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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6화

임유진은 자신의 눈치를 보는 한지영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꼭 사건의 진상을 파헤쳐서 진애령 씨 그렇게 만든 사람도 알아내고 내 결백도 찾을 거야."

"그보다 너는? 너는 백연신 씨랑 어떻게 된 거야?"

임유진이 되레 물었다.

"그냥 똑같지, 뭐."

한지영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남들 눈에는 그저 평범한 커플처럼 보일 거야."

하지만 가끔은 너무 ‘평범한 커플’처럼 보였기에 한지영은 종종 백연신과 진짜 연인 사이가 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매번 그런 기분이 들 때면 백연신은 그저 복수하기 위해 이러는 거라고 스스로 다그쳤다.

"나는 여전히 백연신 씨가 복수를 위해 너한테 접근했다는 생각은 안 들어."

임유진은 만약 백연신이 정말 복수를 한다면 더 쉽고 빠른 방법을 선택했지 이렇게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드는 복수를 택할 것 같지는 않았다.

"나도 제발 그게 사실이 아니었으면 좋겠어."

한지영이 입을 삐죽거리며 대답했다.

임유진은 뭐라고 더 얘기하고 싶었지만, 그녀도 백연신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니었기에 그냥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어떤 일은 직접 겪어야 안다고는 하지만 임유진은 한지영만큼은 상처받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화장실에서 나온 두 사람은 다시 룸으로 향했다. 문을 열어보니 마침 백연신이 한 손은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다른 한 손은 강지혁이 앉아 있는 의자의 등받이에 올려놓고는 허리까지 숙인 채 강지혁에게 무슨 얘기를 하고 있었다.

꽤 가까운 거리에서 눈까지 마주치며 얘기하는 두 사람을 보고 임유진과 한지영은 처음 보는 광경에 자리에 그대로 굳어버렸다.

"둘이... 뭐해요?"

한지영은 두 사람이 같이 있는 장면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느껴졌고 심지어 그 주위로 꽃가루가 날리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백연신은 한지영의 표정을 보더니 그녀가 또 이상한 생각이나 하고 있는 게 뻔하다며 얼굴을 찌푸렸다.

"아무것도 아니야."

백연신은 숙이고 있던 허리를 펴며 다시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응, 아무것도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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