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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7화

"고마워요."

임유진이 책을 건네받으며 말했다.

"내가 더 고맙죠."

"윤이가 듣지 못하는 바람에 지금까지 사람들과 많이 어울리지 못했어요. 그런데 유진 씨가 이렇게 수어까지 배우겠다고 해서 내가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탁유미가 미소를 지었다.

"윤이는 너무 사랑스러운 아이예요. 나를 좋아해 줘서 너무 다행이고요. 윤이가 좋은 인연이라서 이렇게 일도 할 수 있었다는 느낌이 들어요."

임유진의 말에 탁유미는 뭔가 할 말이 있는 듯 입술을 움찔거리다 결국 한마디만 할 뿐이었다.

"그러게요... 정말 좋은 인연인가 봐요."

"그럼 언니, 저 먼저 가볼게요."

"그래요. 잘 가요."

임유진이 퇴근한 후 탁유미는 가게 문을 닫고 가게 뒤편의 작은 집으로 들어왔다. 방 안에서는 탁유미의 엄마가 잠든 윤이를 옆에서 토닥토닥해주고 있었다.

"윤이 잠들었어요?"

탁유미는 윤이가 자신의 말을 들을 리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소리를 낮춰 물었다.

"응, 막 잠들었어."

답을 한 탁유미의 엄마는 이내 임유진에 대해 물었다.

"임유진 씨, 정말로 수어가 배우고 싶대?"

"네, 진심으로 배우고 싶은 것 같아요. 아까 수어책을 선물해 주니까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탁유미가 얼굴에 미소를 띠며 답했다.

"그래, 사람은 좋아 보이더라. 윤이한테도 잘하는 것 같고."

탁유미 엄마는 요 며칠 임유진을 다시 보게 되었다.

"감옥에 들어가게 된 것도 뭔가 누명을 쓴 것 같더라고요."

탁유미가 말을 이었다.

"전에 우연히 유진 씨가 친구랑 통화하는 걸 들었는데 사건을 뒤집는다는 소리를 했어요. 누명이라도 썼으니까 그런 말을 하는 거 아닐까요?"

"너처럼 기구한 운명인가 보다."

탁유미 엄마는 안타까운 듯하면서도 화난 얼굴을 지으며 말했다.

"너도 억울하게 누명을 쓰지 않았더라면 감옥까지 가지도 않았어. 심지어!"

"엄마, 그만 해요."

탁유미가 고개를 저으며 진정하라는 듯 타일렀다.

"뭐가 어떻게 됐든, 나는 지금 윤이랑 엄마랑 이렇게 같이 살게 된 것만으로도 하루하루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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