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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화

임유진은 그의 말을 무시한 채 고개를 숙이고 밥을 먹기 시작했다.

강지혁은 맞은 편에 앉아 열심히 밥을 먹고 있는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생각했다. 어떻게 해야 임유진이 떠날 생각을 안 하고 자의적으로 자신의 곁에 영원히 붙어 있을지.

그는 이제 임유진과 같이 식사를 할 수 있는 점심시간이 기다려지기 시작했고 아무 말 없이 그저 식사만 해도 마냥 좋았다.

지금 돌이켜보면 강지혁은 아마 자신이 ‘혁이’였을 때가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순간이었을 지도 모른다. 강지혁을 ‘혁아’라고 불렀을 때 임유진은 시도 때도 없이 그를 향해 웃어 줬고 다정하게 머리도 말려주며 언제나 입이 닳도록 ‘혁아’라고 불러줬었다.

마치 그녀에게 소중한 존재가 된 것 같은 기분에 강지혁은 항상 임유진이 다시 한번 그를 향해 ‘혁아’라고 불러주길 바라고 또 바랐다.

식사를 끝마친 임유진이 고개를 들어보니 강지혁이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는 도시락에 손도 대지 않았다.

‘그럼 내가 밥 먹고 있는 동안 계속 나만 보고 있었던 거야?’

임유진은 얼굴이 달아오르는 걸 느끼고 얼른 자리에 일어섰다.

"나... 나 이제 가볼게."

임유진은 허리를 숙인 채 도시락을 빠르게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때 강지혁이 임유진의 손등에 손을 올리더니 고개를 살짝 들어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누나, 나 한 번만 ‘혁아’하고 불러줄래?"

강지혁은 마치 애원하듯 그녀를 절절하게 쳐다봤다. 임유진은 그의 부탁에 몸이 굳어버렸고 목구멍이 타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갑자기 왜..."

"‘혁아’라고 불러줘. 난 지금 누나가 나를 ‘혁아’라고 부르는 걸 듣고 싶어."

임유진이 난감한 얼굴을 하며 계속 침묵으로 일관하자 강지혁이 얼굴을 더 가까이 붙여오더니 속삭이듯 말했다.

"딱 한 번만, 응?"

임유진은 강지혁의 입술이 서서히 자신의 입술에 다가오는 것을 느끼고 다급하게 외쳤다.

"혁아!"

임유진의 말에 강지혁의 입술이 딱하고 멈추더니 입꼬리를 위로 말아 올리며 말했다.

"듣기 좋네."

그녀를 잡고 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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