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68화

“너는 입만 열면 네 엄마인데, 네 여동생은 안중에도 없어? 좋아, 정말 네 엄마의 좋은 딸이야!”

임정호는 화가 나서 곧장 방으로 뛰어 들어가더니, 이윽고 앨범 한 권을 꺼냈다.

임유진은 경직됐다. 이 앨범은…… 어머니의 앨범이다. 그중에는 어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도 많다!

임정호는 라이터를 꺼내 앨범에 불을 붙였다.

“너 여동생을 이렇게 볼 수 없다면, 이 앨범을 줄 필요도 없어. 너의 어머니도 너 같은 딸을 원하지 않을 거야!”

앨범이 불타오르자 임정호는 타일 바닥에 불붙은 앨범을 그대로 내던졌다.

임유진은 거의 비명을 지르며 달려가서 두 소매를 걷고 필사적으로 그 타오르는 불꽃을 내리쳤다.

‘태우면 안 돼, 안 돼!’

이것은 어머니가 그녀에게 준 추억이고! 그녀의 그리움이기에 이렇게 태우면 안 된다.

임유진은 그녀가 얼마나 오랫동안 무의식적으로 비명을 지르는지조차 몰랐다. 그녀는 단지 두 손으로 타오르는 불꽃을 계속 내리칠 뿐, 심지어 불이 손을 데었는데도 개의치 않고 필사적으로 불을 끄려고 했다.

미친 사람처럼 말이다.

그녀의 이런 모습에 임정호, 방미령과 임유라는 깜짝 놀랐다.

마침내, 불이 꺼졌을 때, 임유진은 너덜너덜해진 앨범을 보고 나서야 자신의 얼굴이 온통 눈물투성이 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비틀거리며 앨범을 품에 안은 채 눈을 들어 아버지라고 불러야 할 사람을 차갑게 바라보았다.

이 남자는, 평생을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던 아내의 유품까지도…… 이렇게 함부로 대할 수 있다니, 그의 마음속에는 이미 그녀의 어머니가 전혀 없었다.

사랑이란 시간이 흐르면 그리움도 남지 않는 법이다.

청초하고 우아한 얼굴에는 눈물에 젖은 낭패로 가득 찼지만 예쁜 두 눈은 차갑게 임정호를 바라보았다.

임정호는 딸의 눈빛에 조금 놀랐지만, 억지로 체면을 세워 한마디 했다.

“너…… 누가 아버지를 그렇게 보라고 했어. 이 앨범을 내가 태우고 싶으면 태우는 거야!”

임유진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고 더 차가워진 눈빛으로 말했다.

“엄마가 지금 살아 계셨다면, 분명 자신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