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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

정말 심심했다.

“언제 시간 되면 친구들에게 소개해 주는게 어때? 네 여자가 어떻게 생겼는지 아주 궁금하네.”

이한이 말했다.

그들 무리에서 강지혁이 평소 여자를 멀리하는 것이 소문이 났다. 그 당시 진애령과 혼담이 오갈 때도 지혁은 아주 차가운 모습이었는데 한 여자 때문에 그 먼 곳까지 가서 경찰로 민가를 포위한다?

그래서 이한은 이 일을 들은 후 아연실색했고 곧바로 지혁에게 전화를 걸어 물었다.

다만 이한의 호기심에 지혁은 아주 불쾌했다. 다른 남자가 유진에게 관심 두는 게 싫었고 그 사람들에게 유진을 보여주고 싶지도 않고 심지어 자신만 볼 수 있는 곳에 유진을 두고 싶었다.

만약 이한과 그 무리의 사람에게 소개해 줬다가 그중 누군가에게…….

지혁은 이한 그 무리의 사람이 여자에게 인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특히 강현수.

강현수의 마음에 드는 여자는 결국 강현수의 여자친구가 된다. 비록 강현수의 여자친구는 쉽게 바뀌지만 끊긴 적이 없다.

만약 강현수가 유진을 마음에 들어 한다면…… 여기까지 생각한 지혁의 마음은 알 수 없이 초조해졌다.

아마도 다른 사람의 눈에는 강지혁이라는 이 세 글자만이라도 원하는 여자를 무조건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유진에게 이 세글자는 가장 큰 금기이다.

“여자 하나일 뿐인데 볼 게 뭐 있어.”

지혁이 담담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 여자는 다른 여자와 다르잖아. 넌 그 여자 때문에 어르신까지 버렸잖아.”

이한이 말했다.

“쯧쯧, 네가 여자를 그토록 신경 쓰는 것을 본 적이 없어. 너무 사랑해서 숨기려는 거지.”

하지만 이한이 이렇게 말할수록 지혁은 더욱 초조해졌으며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것은 온통 그 청순한 얼굴뿐이다. 지혁은 순간 알 수 없는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지혁이 언제 자신의 여자가 다른 남자에게 반할까 봐 걱정한 적이 있는가? 설마 지혁이 진짜 유진을 사랑하게 된 것일까?

아니, 그럴 리가 없다. 지혁은 단지 유진과 함께 지내는 것을 좋아할 뿐이다.

지혁은 평생 어떤 여자도 사랑하지 않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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