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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사실 나도 확실하지는 않아.”

한지영이 말했다.

“오늘 소민영과 마주쳤는데 강지혁이 널 보호한다고 했어. 그리고 네가 지혁과 만난다고 했어. 하지만 네 옆에 있는 남자라고는 혁이밖에 없잖아. 혁이가 강지혁이 아닐까?”

혁이의 모습은 정말 노숙자 같지 않다. 그리고 인터넷에서도 지혁에 대한 사진을 찾을 수가 없다. 임유진이 이전에 검색해 보았지만 아주 멀리에서 찍은 뒷모습밖에 없었으며 선명한 얼굴 사진은 전혀 없었다.

유진은 지영의 목소리가 점점 희미해지는 것 같았다.

유진은 혁이가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안다.

유진은 혁이와 자신이 같은 세계의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안다.

하지만 혁이가 강지혁이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그래, 혁…… 두 사람 모두 혁이다. 왜 여태껏 생각하지 못했을까?’

혁이…… 강지혁. 교통사고로 사망한 진애령보다 유진에게 더 큰 트라우마를 준 사람은 지혁이다.

사람들은 항상 유진이 죽인 사람이 지혁의 여자이기에 이런 고통을 받는 게 마땅하다고 했다.

다른 사람들은 지혁에게 아부하기 위해 유진을 더 괴롭히고 고생시켰다. 단지 지혁이 말한 한마디 때문이다.

“그냥 감옥에서 잘 살게 해요.”

잘…… 하여 다른 사람들은 유진을 그렇게 괴롭혔다.

“유진아, 듣고 있어?”

지영은 이상한 침묵을 눈치채고 물었다.

지영은 혁이가 유진에게 어떤 존재인지 안다. 만약 혁이가 진짜 지혁이라면 유진은 아주 큰 상처를 받을 것이다.

다만 지영은 친구가 정말 단단히 속기를 원하지 않아 유진에게 전화를 건 것이다.“듣…… 듣고 있어.”

유진은 깊은숨을 들이쉬었다. 몸이 너무 떨려 핸드폰조차 제대로 잡지 못할 지경이다.

“지영아…… 나…… 조금 있다 다시 전화 걸게.”

유진은 거의 온몸의 힘을 다 써서 비로소 이 말을 했다.

“그래. 알았어. 유진아, 너무…… 너무 슬퍼하지 마.”

지금 지영이 할 수 있는 건 그 말 한마디뿐이다.

전화를 끊은 뒤에 유진은 유리문을 통해 그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렇다. 인터넷에서 지혁의 뒷모습 사진을 보았을 때 혁이의 뒷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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