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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8화

“너 진짜!”

임유진이 터질 것 같은 빨간 얼굴을 한 채 입술을 꽉 깨물었다.

몇 가닥의 머리카락이 볼에 찰싹 붙은 것이 오늘따라 더더욱 예뻐 보였다.

강지혁은 단지 그녀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안정을 느꼈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이 빨개진 게, 그녀가 부끄러워하는 게 전부 다 자신 때문이라는 생각에 기쁜 것을 넘어 희열마저 느꼈다.

강지혁은 그녀가 더욱더 그에게 끌리기를 원하고 더욱더 그로 인해 심장이 떨리기를 원하며 그의 마음뿐만이 아니라 몸까지 강력하게 원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야만 그는 그녀가 떠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들것 같았다.

임유진은 알까?

강지혁이 그녀를 얼마나 원하고 있는지, 강지혁이 그녀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사실 그는 임유진과 다시 시작하기로 한 뒤에도 여전히 마음 한편에 불안과 초조함을 품고 있었다.

임유진이 그 언젠가 다시 전처럼 그를 사랑할 수 있는지, 노력 때문이 아닌 정말 그를 사랑해서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날이 올 수 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유진아, 사랑해.”

강지혁은 마음속 제일 깊은 곳에 묻어뒀던 자기 마음을 그녀에게 꺼냈다.

...

다음날.

임유진은 잠에서 깬 후 어젯밤 있었던 일을 떠올리고는 금세 얼굴을 붉혔다.

어제저녁, 강지혁의 ‘사랑해’라는 한마디에 두 사람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입술을 맞췄고 그대로 사랑까지 나눴다.

임유진은 어제 지나칠 정도로 그녀를 유혹하는 강지혁 때문에 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

‘조선 시대 때 여자한테 미쳐서 정세를 제대로 돌보지 않은 왕을 뭐라 할 처지가 아니었네.’

임유진은 새삼 사랑이라는 감정이 무섭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미쳐버리면 그때부터는 이성적인 사고를 제대로 할 수 없게 되니까.

하지만 강지혁과는 사이가 좋아지면 좋아질수록 더 좋았다. 전과 같은 분위기도 조금씩 감도는 것 같고 함께 있으면 마음이 포근해지며 두 사람 사이에 있던 보이지 않는 벽도 서서히 허물어가는 것 같았으니까.

이제야 정말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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