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유진은 진지한 얼굴로 분석하다가 그제야 강지혁이 자기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왜... 왜 그렇게 봐?”“네가 너무 예뻐서.”임유진의 질문에 강지혁이 아주 담담하게 대답했다.그 말에 임유진은 또다시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강지혁이 이렇게 달콤한 말을 내뱉을 때마다 그녀는 정말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예쁜 건 자기가 더 예쁘면서!’“크흠. 참, 백연신 씨 쪽은 어떻게 됐어?”임유진은 헛기침을 한번 하며 화제를 돌렸다.이틀 뒤에 한지영은 두 번째 수술에 들어가게 된다. 의사는 수술이 잘 끝나면 한지영이 머지않아 금방 의식을 되찾을 거라고 했다.그런데 만약 의식을 찾은 뒤에 백연신이 옆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한지영은 분명히 엄청 슬퍼할 것이다.“아직.”강지혁이 고개를 저었다.“백씨 일가에서는 현재 백연신 씨가 실종됐다는 뉴스 외에 다른 소식은 일절 입에 올리지 않고 있어. 회사와 가문 일은 현재 백연신 씨의 ‘어머니’가 맡고 있고 백연신 씨의 사람들은 권리를 다 박탈당했어.”그 말에 임유진의 얼굴에 걱정이 일었다.“백연신 씨 설마...”“죽지는 않았을 거야. 만약 죽었으면 그 여자가 진작 공표했겠지. 아무런 방해물 없이 자기 친아들들에게 가문을 물려줄 수 있으니까. 그런데 급급하게 백연신 씨의 수족들을 쳐내고 있다는 건 백연신 씨가 언제 다시 돌아올지 모르니 미리 대비하고 있다는 뜻이지.”임유진은 그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뭐가 됐든 살아있으면 그것으로 됐다.이틀 후.한지영의 수술 당일, 임유진은 수술실 밖에서 한지영의 부모와 함께 수술이 끝나기를 기다렸다.몇 시간의 수술이 끝난 후 문이 열리고 의사에게서 수술이 순조롭게 끝났다는 얘기를 듣고서야 세 사람 모두 한시름 놓았다.“유진아, 정말 고마워.”“정말 고마워.”한씨 부부는 지난번 임유진에게 사과한 뒤로 틈만 나면 그녀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제 딸을 구해준 은인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어
“왜? 내가 뭐 틀린 말 했어?”“아니 그게 아니라... 너 방금 우리 엄마한테 어머니라고 한 거야?”임유진이 조금 벙찐 얼굴로 물었다.“결혼했으니 당연한 호칭이잖아. 왜, 어머니 말고 장모님이라고 부를까? 아니면 어머님?”강지혁이 되물었다.어머니든 장모님이든 아니면 어머님이든 호칭만 따지면 전혀 문제 될 건 없었다.다만 임유진은 줄곧 강지혁에게 있어 ‘어머니’라는 호칭은 조심스러운 호칭이라고 생각했었다.그의 어머니는 그에게 상처만 주고 떠나버렸으니까.강지혁은 많이 놀란듯한 임유진을 빤히 바라보더니 허리를 숙여 그녀를 꽉 끌어안았다.“그 여자한테 버림받은 뒤로 ‘어머니’라는 단어에는 분노만 느꼈었어. 누군가를 ‘어머니’라고 부르는 건 당연히 생각해본 적 없고. 그런데 유진이 네 덕에 ‘어머니’라는 단어가 얼마나 따뜻한 단어인지 알게 됐어.”강지혁은 천천히 눈을 감은 채 임유진의 어깨에 기대 지금껏 그 누구에게도 얘기한 적 없는 속마음을 꺼냈다.“네가 이토록 그리워하고 있는 걸 보면 네 어머니도 분명히 너처럼 좋은 엄마셨겠지. 나는 네 어머니한테 감사해. 너를 낳아줘서, 너를 이 세상에 데려와 줘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 만약 너의 어머니가 아니었으면 나는 널 만나지도 못했을 거야. 그리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감정도 영영 느끼지 못했겠지.”임유진은 지금 마치 그의 숨결 속에 포근하게 감싸져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며 오늘따라 유독 더 그와 가까워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강지혁이 자신의 상처를 입 밖으로 먼저 내뱉은 건 지금이 처음이다.“내가 네 엄마를 어머니라고 부른 건 단지 우리가 결혼해서가 아니야.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여자의 어머니니까, 너를 태어나게 하고 나한테도 살아갈 의미를 느끼게 해준 분이니까, 그래서 어머니라고 부른 거야.”강지혁이 낮은 목소리로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유진아, 너는 내가 살아가는 의미야.”임유진은 순간 코가 찡해 나고 가슴은 뜨거워지는 것을 넘어 벅차올랐다.그녀는 눈앞에 있는 이
순간 강지혁의 눈가가 빨갛게 물들었다. 긴장을 너무 많이 한 것인지, 아니면 너무 많이 기대한 것인지 그는 지금 몸 전체가 다 떨렸다.“날 사랑한다고? 정말...?”떨리는 목소리가 그의 입안에서 흘러나왔다.“응. 난 이런 거로 거짓말 안 해. 혁아, 나는 널 사랑하고 있어. 널 전처럼 사랑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 널 다시 사랑하는 것과 시간의 흐름은 아무런 관계도 없었어.”대단히 큰일을 겪은 것도 아니고 그럴 만한 특별한 계가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그저 원래부터 그래야 하는 것처럼 임유진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그를 향한 마음을 깨달았다.전에 강현수 앞에서 얘기했을 때보다 더 확실하게 깨달았다.강지혁은 다시 한번 임유진을 꽉 끌어안았다.“분명히 날 사랑한다고 했어. 네가 네 입으로 말한 거야. 절대 못 물러.”“응, 무를 생각 없어.”임유진은 조금 울먹거리는 듯한 강지혁의 목소리에 그의 등을 토닥이며 물었다.“혁아, 너 울어?”강지혁은 그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얼굴을 그녀의 어깨에 더 깊게 얼굴을 파묻었다.임유진은 어깨가 젖어가는 걸 느끼며 그를 더 꼭 끌어안았다....묘원 입구 바로 옆에서 대기하고 있던 고이준은 임유진과 함께 묘원에서 걸어 나오는 강지혁의 얼굴을 보고는 보면 안 될 것이라도 본 사람처럼 눈을 깜빡거렸다.강지혁의 눈가가 빨개진 것도 모자라 살짝 부은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반면 임유진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상당히 기분이 좋은 듯 보였다.고이준은 눈앞의 광경을 보며 두 사람이 꼭 애먼 여자애를 울린 다 큰 남정네와 그런 남정네에게 괴롭힘을 당해 눈물을 흘린 여자애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다만 성별이 바뀌었을 뿐.‘그런데... 대표님이 괴롭힘을 당했다고? 그래서 울기도 하고? 아니, 애초에 대표님이 울었다는 것부터가 말이 안 되잖아! 대표님이 울기는 왜 울어. 분명히 모래 같은 게 눈에 들어가서 그걸 빼려다 눈물이 나온 게 틀림없어!’고이준이 혼란스러운 생각을 정리하
강지혁은 한참이나 임유진의 손길을 느낀 뒤에야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이제 가자.”그러고는 아직도 벙쪄 있는 고이준을 힐끔 노려보았다.이에 고이준은 움찔하더니 바로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숙였다.강지혁의 반응으로 보아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본 게 틀림없었다.‘난 이제 죽었다...’차에 올라타고 이제 막 시동을 걸려는 그때 고이준의 휴대폰이 울렸다.고이준은 바로 전화를 받고 전화기 너머에서 들리는 얘기를 듣더니 이내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뒤를 돌아 강지혁에게 보고했다.“백연신 씨가 나타났습니다.”“네?!”그 말에 먼저 반응한 건 임유진이었다.“어디 있대요, 지금?”“재원시에 있는 고씨 가문에 있다고 합니다. 비밀스럽게 나타난 거라 경찰 측도 백씨 가문도 아직 모르는 것 같고요.”고이준의 말에 임유진이 고개를 갸웃했다.고씨 가문?“고유정 씨 집안 말인가요?”임유진이 물었다.그녀는 전에 고유정이 백연신의 약혼녀라고 한지영을 찾아갔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그 뒤에 한지영이 하마터면 크게 사고 날 뻔한 것도 모두 고유정의 짓이었고 말이다.백연신이 백씨 가문으로 급히 돌아간 건 고유정과 무슨 관계가 있을지도 모른다.“고유정 씨는 고씨 가문의 양녀입니다. 그리고 고씨 가문은 현재 친딸을 찾았고요. 백연신 씨는 그 집 친딸인 고은채 씨와 함께 고씨 가문으로 돌아갔습니다.”그 말에 임유진이 멈칫했다.백연신이 왜 고은채와 함께 있는 거지?왜 경찰에 연락하지 않고 고씨 가문을 찾아간 거지?“백연신 씨와 연락하고 싶은데 가능할까요?”임유진의 말에 고이준이 고개를 저었다.“재원시는 저희가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지역이 아니라서 백연신 씨와 컨택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합니다.”그 말에 임유진이 입술을 깨물었다.백연신이 왜 고씨 가문 사람과 함께 있는 거지?그때 강지혁이 임유진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그만 생각해. 최소한 백연신 씨가 살아있다는 건 확인했잖아. 고씨 가문과 엮인 이유는 천천히 알아보면 돼.”임유진은 그 말에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이. 네 말대로 너는 내... 남편이고 아이들 아빠잖아.”“만약 내가 아이들 아빠가 아니었으면? 그래도 내 생각을 했을까?”강지혁이 되물었다.마치 아이들에게도 질투를 느끼는 듯한 그를 보며 임유진은 소리 내어 웃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당연히 하지!”임유진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하게 대답했다.그녀는 강지혁을 사랑하고 있고, 강지혁을 사랑하고 있기에 아이들이 더욱더 사랑스럽게 느껴진 것이다.임유진은 한 손을 들어 또다시 부드럽게 강지혁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내가 유미 언니랑 지영이 일에 열성인 건 두 사람이 지금 내 도움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야. 두 사람 모두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줬으니까 나도 갚고 싶어. 특히 지영이한테는 더 그렇고. 만약 지영이가 없었으면 나는 너랑 만나지도 못했을 거야.”아마 차가운 감옥 안에서 희망도 뭣도 없이 살다가 생을 마감했을지도 모른다.강지혁은 그녀의 눈빛에서 뭔가 읽은 듯 조금 누그러진 목소리로 말했다.“한지영이 너한테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 친구인지 잘 알고 있어. 그래서 한지영 일이라면 네가 어떻게든 돕고 싶어 한다는 것도 알고, 네 마음속에 한지영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도 알아. 어쩌면 나보다 더 클지도 모르지.”그 말에 임유진이 웃었다.“너랑 지영이를 어떻게 비교해. 애초에 두 사람을 대하는 내 감정이 다른데.”“굳이 비교하자면?”강지혁의 질문에 임유진은 잠깐 고민하더니 이내 진지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두 사람 모두 내가 목숨을 걸 수 있는 사람이야.”그 말에 강지혁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사실 그도 알고 있다. 임유진이 의리를 중요시하는 사람이고 언제나 잘해주는 것의 두 배를 갚는 사람이라는 것을 말이다.당시 한지영은 임유진을 위해 자기 앞날을 포기했고 3년이나 옆을 지켜주며 임유진이 절망에 빠지지 않게 최선을 다했다.강지혁은 오히려 한지영에게 고마워해야 한다. 고통스러운 3년을 그가 아닌 누군가가 메꿔주었다는 것에.또한 그런 한지영과
임유진은 음식이 입에 잘 맞는지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하지만 식사가 거의 끝날 때쯤 갑자기 젓가락을 내려놓더니 강지혁에게 토하고 오겠다는 제스처를 취하고 서둘러 룸을 빠져나가 화장실로 달려갔다.룸 밖을 지키던 여경호원은 자연스럽게 그런 임유진의 뒤를 따라갔다.강지혁은 임유진이 화장실로 들어간 것을 확인한 후 휴대폰을 꺼내 조금 떨어진 테이블에서 식사하고 있는 고이준에게 전화를 걸었다.“아까 차에서 못했던 말, 지금 해봐.”고이준은 그 말에 젓가락을 내려놓고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사실 아까 고이준은 차 안에 임유진이 있어 전부 다 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다가 결국 입을 꾹 닫았다. 그런데 그 짧은 찰나의 망설임을 강지혁이 눈치를 챈 것이다.“보고에 따르면 백연신 씨와 고은채 씨가 함께 있는 모습이 무척이나 연인 같아 보였다고 합니다. 게다가 고씨 가문에서 비밀리에 뭔가를 준비하는 것 같다고도 했고요. 아마 백연신 씨를 도와 권력을 다시 빼앗으려는 것 같습니다.”그 말에 강지혁은 생각에 잠겼다.그러다 잠시 후 다시 입을 열었다.“일단 이 얘기는 유진이한테 계속 비밀로 해. 괜히 신경 쓰게 하고 싶지 않으니까.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아내면 그때 내가 다시 얘기할 거야. 그러니까 백연신과 고은채가 어떤 사이인지 정확하게 알아봐.”“네, 알겠습니다.”한편, 임유진은 토하고 나니 그제야 속이 조금 편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사실 입덧은 3개월째에 들어서면 그만 멎어야 하는 것이 정상인데 그녀는 전혀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자료도 찾아보고 의사에게도 물어보니 입덧은 임산부의 체질에 따라 다르며 어떤 임산부들은 아이를 출산할 때까지 계속 입덧을 한다고 했다.입덧하게 되면 먹었던 것들을 다 토하게 되기에 아이에게 충분한 영양소를 전해주기 위해서는 많이 먹는 것밖에 없었다.임유진은 그 생각에 쓰게 웃으며 아직 전혀 임산부 같지 않은 평탄한 자기 복부를 바라보았다.“엄마가 더 많이 먹도록 할게.”그녀는 세면대에서 간단히
소민준은 임유진을 보며 넋을 잃었던 자신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때 임유진이 입을 열었다.“미안해요. 룸을 착각했네요.”그러고는 룸을 나가려는 듯 바로 몸을 돌렸다.하지만 그녀의 말에 소민준 일행 중 한 명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조롱 가득 섞인 얼굴로 말했다.“정말 착각 맞아요? 난 왜 유진 씨가 우리 민준이가 여기 있는 걸 알고 일부러 들어온 것 같지? 출소했다는 소식은 들었어요. 그런데 아직도 이렇게 우리 민준이 뒤만 졸졸 따라다니면 어떡합니까.”사람들은 그 말에 박장대소하며 웃었다.“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아직 민준이 앞에 나타나는지 모르겠네.”“유진 씨, 설마 세령 씨 누님을 그렇게 만들어 놓고 이제는 상간녀가 돼서 세령 씨랑 우리 민준이 사이에서 분탕질이라도 하려는 건 아니죠? 물론 분탕질하려 해도 민준이가 봐줘야 말이지.”임유진은 차가운 눈빛으로 눈앞에 있는 인간들을 바라보았다.말하는 내용으로 보아 당시 진애령 사건의 진범이 잡혔다는 사실을 아직 모르는 듯했다.하지만 소민준과 진세령은 그 사실을 알고 있다.그런데도 친구들이 아직 모르고 있다는 건 일부러 얘기하지 않았다는 뜻이다.임유진의 추측대로 소민준과 진세령은 강지혁에게 호되게 당한 일 때문에 친구들 앞에서 임유진 얘기를 아예 꺼내지 않았다.사실 임유진 사건은 당시 사건에 연루되어 있었던 사람들과 변호사업계 사람들만 알고 있을 뿐 아직 크게 화제가 되지는 않았다.그러니 이 사람들이 모르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방금 하신 말들, 모욕죄로 고소당할 수도 있어요.”임유진이 차가운 얼굴로 경고했다.“아이고 무서워라. 어디 한번 해보던가요.”그녀의 말에 아까 제일 먼저 입을 연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임유진에게로 다가왔다.“차라리 이번 기회에 제대로 사과를 하는 건 어때요? 그럼 혹시 알아요? 세령 씨가 넓은 마음으로 용서해줄지?”남자가 건들거리며 임유진의 어깨를 잡으려는데 닿기도 전에 임유진의 뒤에 있던 경호원에게 손이 잡혀버렸다.경호원은 남자의 팔을 잡은 후 그대
소민준도 옆에서 거들었다.“들었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세령이야. 네가 아무리 우연인 척 이렇게 아등바등해봤자 나는 너 안 좋아한다고. 그러니까 추잡스러운 짓 좀 그만해.”“룸을 착각한 거라고 이미 두 번이나 말한 것 같은데, 너 청력에 무슨 문제 있니? 그리고 너는 내가 잊지 못할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 아니야. 나는 여전히 널 만난 게 내 인생 최대 실수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너나 추잡스러운 생각 좀 그만해.”임유진의 말에 소민준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지더니 그대로 앞으로 걸어가 임유진에게 손을 올렸다.하지만 뺨을 내리치려는 그때 임유진의 경호원이 소민준 친구를 옆으로 던져버리더니 바로 옆으로 다가와 소민준의 팔을 잡고 바닥에 제압해버렸다.“사모님, 이 남자 어떻게 처리할까요?”경호원이 물었다.“지금 바로 경찰에 신고할 테니 그대로 계속 제압해주세요. 또 달려드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들도 제압해주시고요.”“네, 알겠습니다.”두 사람의 말에 룸 안에 정적이 흘렀다.소민준을 간단히 제압한 여경호원의 몸놀림에 다들 그대로 굳어버려 소민준을 구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소민준은 바닥에 얼굴이 찰싹 달라붙은 채로 소리를 지르며 벗어나려고 애썼지만 경호원의 힘에 꼼짝도 하지 못했다.“임유진, 좋은 말로 할 때 빨리 이 사람한테 민준이 풀어주라고 해! 내 말대로 안 하면 소씨 가문과 진씨 가문이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그렇게 되면 너는 이 S 시에서 발도 못 붙이게 될 거라고!”그 말에 임유진이 뭐라 대꾸하려는데 그보다 먼저 웬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어디 한번 해봐. 어떤 방법을 쓸지 궁금하니까.”남자는 말을 마친 후 임유진의 바로 옆에 섰다.남자는 다름 아닌 바로 강지혁이었다.룸에는 또다시 정적이 찾아왔고 강지혁을 아는 사람들은 완전히 굳어버렸다. 그중에는 물론 소민준과 진세령도 있었다.방금까지만 해도 소리를 지르던 소민준은 목소리 내는 법을 잊어버린 듯 입을 꾹 닫았고 진세령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버렸다.“뭐, 뭔가 오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