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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4화

“이미 전에도 얘기했다시피 나는 이제 너한테 아무런...”

“감정도 없다고?”

강지혁은 그녀의 말을 가로챘다.

“그러면 지금은 내가 아닌 누구를 좋아하는데?”

임유진은 그의 눈빛이 보내는 위험한 신호를 감지했다.

“누구도 안 좋아해. 거기에는 강현수도 포함이야.”

그녀는 강현수를 더 이상 둘 사이에 끼어들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 때문에 다친 그의 손이 너무나도 걱정됐다.

“좋아하지도 않는데 왜 강현수가 너를 끌어안도록 내버려 둔 건데? 언제부터 둘이 그렇게 친했다고.”

“내가 강현수한테 마음이 있다고 하면 그건 어릴 때의 우정일 뿐일 거야.”

임유진은 솔직하게 얘기했다.

“그리고 지금은 강현수를 볼 때마다 죄책감만 들어...”

“죄책감?”

강지혁이 눈썹을 치켜 올리며 물었다.

“강현수는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날 찾아 헤맸는데 정작 난 기억이 돌아왔으면서도 진실을 얘기해주지 못했으니까.”

그녀는 다 알면서도 강현수가 사람을 착각한 채로 그렇게 내버려 두었다.

“어제 날 갑자기 끌어안은 것도 어릴 때의 그 아이와 내가 겹쳐 보여서 그랬을 거야.”

보라색 드레스를 입고 나온 뒤 강현수가 어떤 표정이었는지 그녀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 시선은 임유진을 향한 것이 아닌 어릴 때의 그 여자아이를 향한 시선이었다.

그러니 어제의 그 포옹은 단지 어릴 적 그녀와 ‘현수’ 사이의 포옹일 뿐이다.

“그래. 네가 강현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거 믿을게. 그럼 나는? 날 다시 사랑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야?”

강지혁은 몸을 일으켜 두 손을 침대 위에 두어 그녀를 품속에 가둔 채 시선을 마주쳤다.

가까워진 거리에 임유진은 흔들리는 동공으로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눈앞에 있는 남자는 지독하게도 그녀의 취향이었다. 훤한 이마에 오뚝한 콧날, 그리고 섹시한 입술에 예쁜 눈동자까지. 그 어느 하나 취향이 아닌 곳이 없었다.

그는 눈길 하나로 사람을 쉽게 제압하고 또 쉽게 매혹한다. 이대로 계속 그의 눈을 보고 있으면 저도 모르는 사이 그에게 홀리고야 만다.

이런 남자를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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