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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5화

“정말 현수를 거절했어요?”

샘은 신기한 동물을 보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강현수가 바로 앞에 있던 터라 임유진은 이 상황이 어색하고 무척이나 민망해졌다.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고르고 있던 찰나 샘은 다시 손을 빠르게 움직이며 입을 열었다.

“현수를 마다하는 여자는 처음 봐요. 우와, 신기해.”

“어째 기분 좋아 보인다?”

강현수는 팔짱을 낀 채 샘을 흘겨보았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상황이니까 그렇지.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도 다 똑같은 반응일걸?”

베테랑은 베테랑인 건지 샘은 강현수와 얘기를 하면서도 단 한 번의 실수 없이 메이크업을 완성해 나갔다.

차량이 파티장 입구에 도착했을 때 임유진의 메이크업과 스타일링도 전부 마무리가 되었다.

“드레스는 네가 준비하는 거 맞지?”

샘은 메이크업 도구를 정리하며 물었다.

강현수는 줄곧 옆에 있던 큰 쇼핑백을 꺼내 들어 임유진에게 건넸다.

“우리는 먼저 내릴 테니까 이거로 갈아입어요. 사이즈는 아마 맞을 겁니다.”

그는 말을 마친 후 사람들을 데리고 벤에서 내렸다.

혼자 남겨진 임유진은 쇼핑백 안에 들어있던 선물 상자를 천천히 열었다. 그리고 안에 들어있는 드레스를 보는 순간 눈시울이 붉어졌다.

강현수가 준비해둔 드레스는 보라색 드레스로 밑단에는 레이스와 수정으로 된 나비들과 꽃들이 예쁘게 수 놓여있었다.

이 드레스는... 어릴 때 그가 그녀에게 얘기해줬던 것과 똑같았다.

강현수는 그때 꽃무늬가 있는 보라색 원피스를 그녀에게 선물해주겠다고 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지금 그는 그 여자아이가 임유진이라는 것도 모르면서 결국에는 그녀에게 드레스를 선물로 주었다.

임유진은 그 생각에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만 같았지만 애써 감정을 추스르며 그가 선물해준 드레스를 조심스럽게 입었다.

옷을 다 갈아입은 임유진이 문을 열고 나오는 순간 강현수는 넋을 잃고야 말았다.

이 드레스는 언젠가 어릴 때의 그 여자아이를 만나면 주려고 했던 드레스였다. 하지만 그는 배여진을 만나고 나서도 그녀에게 그 많은 옷을 선물해주지 않았다.

이대로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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