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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1화

임유진은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눈매가 살짝 휘어진 채 까만 눈동자로 올곧게 쳐다보는 그를 보고 있자니 어쩐지 마음 한구석이 찡하며 코가 시큰해졌다.

‘현수’와 함께 있는 느낌이 들어서 이런 걸까? 아니면 그의 말 때문에 감동이라도 받은 걸까?

전에는 고통스러운 일도 힘든 일도 오로지 혼자만의 몫이었다. 하지만 이 남자는 옆에서 그 고통을 분담해주겠다고 한다.

“나한테 너무 잘해주지 마요. 아무런 의미도 없는 일에 시간 낭비하지 말라는 뜻이에요.”

그가 이렇게 잘해주면 잘해줄수록 마음이 점점 더 무거워진다.

“의미가 있는지 없는지, 시간 낭비인지 아닌지는 내가 판단할 문제예요.”

강현수는 단호한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나는 내 행동이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임유진은 순간 누군가가 심장을 두드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강현수의 차량이 천천히 임유진의 집 앞에 멈춰 섰다.

임유진이 차에서 내린 후 그는 멀어져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더 이상 그녀가 보이지 않을 때야 비로소 시선을 내려 자신의 오른팔에 있는 밴드를 바라보았다.

“유진아...”

강현수는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그녀가 붙여준 밴드 위에 천천히 입을 맞췄다.

그의 마음을 이렇게도 뒤흔드는 여자는 임유진이 처음이다.

그는 그녀가 주는 상처 또한 소중해 마지않았다.

“언젠가 나도 사랑해줄 거지?”

강현수는 혼자만의 공간 속에서 애절한 고백을 조용히 읊조렸다.

그에게 있어 여자란 언제든지, 그가 원하기만 하면 얻을 수 있는 그런 존재였다. 누군가에게 구애라는 걸 굳이 하지 않아도 달라붙는 여자들이 태반이라 이토록 애가 닳는 기분은 처음이었다.

임유진이라는 여자가 주는 사랑 속에서 그녀와 평생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은 날이 지날수록 점점 더 강렬해지고 있다.

한참을 멈춰있던 차량은 드디어 천천히 앞으로 미끄러졌다.

강현수는 시동을 건 후 사이드미러를 통해 어딘가를 싸늘하게 바라보았다.

강현수의 차가 완전히 사라지고 난 뒤, 멀지 않은 곳에 주차되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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