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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화 꼭 딸을 낳을 거야

다음 날, 서도재는 유 비서에게 열쇠고리를 팔던 노점을 찾아가 똑같은 열쇠고리에 ‘재’자를 새겨 달라고 부탁했다.

삼 일 만에 열쇠고리가 완성되었고, 유 비서가 그 물건을 가져다주었다.

그는 그 위에 새겨진 글자를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예전의 그는 연애할 때 커플들이 하는 일들을 제법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녀가 매일 그의 이름이 새겨진 열쇠고리를 사용하는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여서, 어쩔 수 없이 참기로 했다.

그는 그녀와 똑같은 열쇠고리를 맞췄다는 사실을 그녀에게 말하지 않았다.

...

최근 설씨 그룹은 매우 바빴다. 송재이는 다음 달 동안 세 도시를 오가며 음악회에 출연했고, 항상 최선을 다해 일에 몰두했다.

두 번의 공연이 있었는데 연지수는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단장님은 그녀가 집안일 때문에 급히 빠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때 송재이는 연지수의 얼굴에 멍이 든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

송재이는 그녀가 지금도 괴로워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하지만 개인적인 친분이 없었기에 딱히 위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외지에서 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송재이는 민효연의 별장으로 갔다.

연우는 송재이가 오늘 올 것을 알고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송재이 선생님을 보자마자 본능적으로 그녀에게 달려가서 허리를 꼭 껴안았다.

송재이는 연우를 들어 올리고 두 번 흔들어 주었다.

그녀는 본래 마른 체형이라 연우를 들어 올리는 것도 꽤 힘들었지만, 이 어리고 착한 소녀가 그녀에게 이토록 의지하니 제법 사랑스럽게 여겨졌다.

송재이는 심지어 나중에 아이를 가지게 된다면 연우 같은 딸을 낳고 싶다고 생각했다.

둘은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았으나 마음이 통한 상태였다.

민효연이 계단에서 내려오며 송재이에게 희미하게 웃어 보였다.

“법원의 판결이 나왔어요. 양육권은 예상대로 도정원에게 넘어갔어요. 박윤찬 씨는 정말 좋은 변호사네요.”

그녀의 목소리에는 비꼬는 듯한 어조가 있었지만, 체념한 듯한 무력감도 함께 느껴졌다.

주씨 집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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