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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우리 집사람

송재이는 그녀의 선글라스 너머의 표정을 볼 수 없었으나 다소 주저하고 있다는 건 알아챘다.

“왜 안 들어와?”

설영준은 손에 들려 있던 젓가락을 멈추며 담담하게 말했다.

서도재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뒤에 있는 연지수를 한번 돌아보고 그녀에게 들어오라는 신호를 보냈다.

어젯밤 연지수는 완전히 망가진 채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

이번이 서도재가 그녀에게 손을 댄 두 번째였다.

서도재는 원래 여자를 때리는 습관이 없었다. 하지만 그건 여자들이 그의 한계를 건드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어제 오후 설영준은 서도재의 회사로 와서, 그의 앞에서 연지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당시 전화는 스피커폰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설영준이 연지수를 약속 장소로 부를 때, 그녀의 아첨하는 듯한 흥분된 반응은 서도재의 자존심을 완전히 짓밟았다.

하지만 설영준이 곁에 있는 상황에서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침착한 척했다.

설영준은 전화를 끊고 나서 서도재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수 씨는 정말 밝아. 역시나 내 타입은 아니야. 난 우리 집사람처럼 조용한 여자가 좋거든.”

서도재는 병원에서 송재이를 이미 만났었다. 송재이는 조용하고 말이 많지 않았는데 그는 그녀를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간지러웠다.

하지만 설영준이 “우리 집사람”이라고 말한 건 분명한 주권 선언이었다.

서도재는 마음이 불편했고, 설영준이 그의 앞에서 이 전화를 건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형, 혹시 지수 씨가 무슨 잘못을 했어? 그래서 화난 거야?”

그가 탐색하듯 물었다.

“내일 서 전무가 연지수 씨랑 같이 오면 알게 될 거야.”

설영준은 이 한마디만 하고 소파에서 일어섰다.

서도재는 그를 문까지 배웅했고 문이 닫히는 순간 얼굴의 웃음이 사라졌다.

집에 돌아온 다음 연지수를 다시 보니 그녀의 웃음이 가식적이고 허영스럽게 느껴졌다.

지난번에 클럽에서 남자를 만난 일은 눈감아줄 수 있었다. 어차피 그도 바람을 피우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녀가 설영준에게 아양을 떠는 것은 용납할 수 없었다.

자존심이 경쟁자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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