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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너한테 좋을 테니까

다음 날 저녁, 송재이는 설영준의 차를 타게 되었다.

왠지 모르게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오늘은 그의 분위기가 평소와 다르게 느껴졌고, 차 안의 공기조차도 약간 무거운 느낌이었다.

“어디 가는 거야?”

그녀가 물었다.

“밥 먹으러 간다니까.”

설영준의 말투는 여전히 평범했다.

신호등에서 멈출 때 그는 그녀를 한 번 쳐다보고 웃었다.

“왜 그렇게 긴장해? 내가 널 잡아먹을까 봐? 잡아먹어도 우리가 다른 사람 잡아먹어야지.”

그가 ‘우리'라고 말한 것은 처음이 아니었다. 그냥 습관적으로 말한 건지, 아니면 진짜로 그들을 같은 편으로 생각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송재이는 고개를 돌렸다.

차창 밖으로 차가 좁은 골목길로 들어서더니 한적한 곳에 멈췄다.

여기는 새로 개장한 상업 거리로,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인테리어였다.

가게는 크지 않았지만 손님들로 북적였다.

“여기서 밥 먹어?”

송재이가 물었다.

“왜, 마음에 안 들어?”

설영준이 웃으며 말했다.

“참고로 오늘 우리 말고도 두 명의 아는 사람이 있어.”

“아는 사람? 누구?”

송재이는 뭔가 단순하지 않은 일이 벌어질 것 같았다. 어제 그가 밥을 먹자고 제안할 때부터 뭔가 신비로워 보였고, 그녀는 그때부터 호기심이 생겼다.

설영준은 일부러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다. 어차피 그들과의 만남은 밥 먹는 것이 주된 목적이 아니었지만, 이 식당의 요리사는 솜씨가 괜찮았다.

그래서 먼저 들어가서 조금 먹고 기다리기로 했다.

한복을 입고 머리를 단정하게 올린 여종업원이 송재이와 설영준을 방으로 안내했다.

여종업원이 메뉴를 건네자 설영준은 한 번 훑어보고 송재이에게 넘겼다.

“당신이 골라봐.”

송재이는 약간 놀랐다. 그동안 외식을 할 때 메뉴를 고르게 한 적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항상 그가 전적으로 주도했고 그녀에게는 반박할 여지도 주지 않았다.

그가 먹는 것을 그녀도 같이 먹었는데 오늘은 많이 달랐다.

송재이는 굳이 거절하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요리 몇 가지를 골랐다.

설영준은 그녀의 맞은편에서 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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