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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화 그녀의 비위를 전혀 맞추지 않아

어두운 밤, 송재이의 졸음이 서서히 사라졌다.

그녀는 눈을 뜨고 헛된 생각을 하고 있었고 체온의 전달로 그녀의 마음도 따끈따끈해졌다.

다음날 송재이는 늦게 일어났다.

세수한 후 거실로 걸어가자 익숙한 밥 냄새가 났다.

부엌에서 수도꼭지가 콸콸거리는 소리가 들렸는데 이내 물소리가 사라졌고 누군가 도마에서 채소를 썰고 도자기가 부딪치는 소리 찌개 끓이는 소리가 났다.

이런 짙은 사람 사는 듯한 소리는 송재이에게 있어서 매우 감동적이었다.

엄마가 살아계실 때만 이렇게 고즈넉한 삶을 느껴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것이 사치가 돼버렸다.

“밥 먹자.”

설영준은 부엌에서 나와 고개를 들어 한마디 했다.

“그래.”

앉아서 보니 오늘 아침 메뉴는 시금칫국이었다.

그녀는 숟가락을 들고 국을 한 모금 마셨고 잠시 후 얼굴이 서서히 붉어졌다.

설영준은 그녀의 맞은편에 앉아 송재이를 바라보며 물었다.

“왜? 방이 너무 더워서 그래?”

그녀는 손을 들어 얼굴을 만졌고 그의 말투에 섞인 조롱을 알아챘다.

“어, 아침에 햇빛이 너무 쨍쨍하네!”

설영준은 마음속으로 알고 있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이 밥을 먹을 때 송재이는 줄곧 머리를 숙이고 설영준을 감히 보지 못했다.

두 사람 사이의 얇은 벽이 끝내 뚫리지는 않았지만 그날 이후 두 사람의 마음은 한결 가까워진 듯했다.

그녀는 장하 별장에서 살고 싶지 않아 이사를 나왔다.

마지막 남은 옷도 쓰레기처럼 버려졌던 수모를 그녀는 줄곧 기억하고 있었다.

비록 그가 여러 번 암시하였다 하더라도 그녀도 앞으로 자신의 집에서만 살기로 했다.

한 번은 그녀가 감기에 걸려 목욕을 하고 일찍 이불에 들어가 잠을 자려 하는데 설영준이 왔었다.

술을 마시고 그녀의 침실에 들어와 두말없이 뽀뽀를 하려 했다.

그녀는 몸이 아픈 데다 그에게 이런 괴롭힘까지 당하니 당연히 화가 나서 손을 들어 그의 뺨을 한 대 때렸다.

그 뺨에 설영준도 술에서 깬듯했다.

송재이는 조금 멈칫했지만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방문 앞을 가리키며 그를 향해 나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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