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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화 너의 남자

전화를 끊은 주현아의 머릿속엔 설영준과 송재이가 나란히 걸어가는 장면으로 가득 차 있었다. 너무 짜증 났지만 한편으로 서럽기도 했다. 그리고 뭐라 말할 수 없는 질투도 섞여 있었다. 복합적인 감정이 주현아를 힘들게 했다.

몇 분 뒤, 주현아가 다시 차에 올라탔다. 지금 바로 송재이를 찾아갈 생각이었다. 직접 얼굴 보고 대화하고 싶었다.

...

송재이는 설영준의 차를 타고 오케스트라로 향했다. 하지만 너무 이목을 끌까 봐 설영준에게 길 맞은편에서 차를 세워달라고 했다.

설영준도 바로 아래에 세울 생각은 없었지만 송재이가 이렇게 말하자 묘하게 기분이 나빴다. 마치 설영준과의 사이가 떳떳하지 못한 것처럼 말이다.

설영준이 송재이를 차갑게 쏘아봤다.

“나 갈게.”

송재이는 예의상 이렇게 말했다. 설영준이 송재이에게서 시선을 거두더니 앞을 바라보며 대꾸하지 않았다.

조금 전까지 괜찮았는데 왜 갑자기 기분이 안 좋아진 거지?

송재이는 약간 어리둥절했지만 시간이 없던 터라 바로 차에서 내렸다.

오전 훈련이 절반쯤 끝나고 잠깐 화장실에 들린 송재이는 거울 앞에서 두 여자애가 토론하는 걸 들었다.

“너도 들었어? 누가 우리 오케스트라 인수한다고?”

“나는 그냥 찌라시인 줄 알았는데 너도 들었구나.”

“에이 설마. 이렇게 갑자기?”

눈이 휘둥그레진 송재이가 얼른 화장실에서 나와 대화에 끼어들려 했다.

“방금 한 얘기 뭐예요? 누가 오케스트라를 인수해요?”

...

이 소식은 아직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내부적으로 쉬쉬거리는 정도였고 단장에게 확인한 내용은 없었다.

연습실로 돌아온 송재이는 마음이 불안했다. 인수라면 사안이 중대한데 아직 어느 회사에서 인수하는지도 모른다.

송재이는 앞길이 막막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생각에 잠겨 있는데 연지수가 몸을 배배 꼬며 걸어왔다. 정교한 화장에 파마도 다시 한 것 같았다.

송재이와 그저 스쳐 지나갔을 뿐인데도 송재이는 연지수에게서 나는 독한 향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송재이는 자기도 모르게 재채기했다.

연지수가 고개를 돌리더니 자기가 뿌린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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