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3화 설영준에게 또 한 번 거짓말하다

“현아도 요새 살이 많이 빠졌어. 그래도 정신은 점점 차리는 것 같더라. 괜찮아. 여자아이니 심술부릴 만도 하지.”

민효연이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다.

“주성 그룹도 요즘 인수 의향을 내비치던데 민 사장님은 알고 계셨나요?”

설영준이 갑자기 물었다.

장기 말을 들고 있던 민효연의 손이 멈칫했다.

“설 대표, 주성 그룹이 인수한다는 회사를 귀띔해 주기라도 하려고?”

“회사가 아니라 오케스트라입니다.”

이 일은 주성 그룹도 매우 조심스러웠기에 성사하기 전에는 절대 외부에 알릴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같은 바닥에 몸을 담그고 있는 설영준은 이런 소식을 알고 싶지 않아도 들렸다.

이에 설영준은 역시 짬밥은 무시 못 한다고 생각했다. 설동훈도 전에 주정명은 속이 매우 좁은 사람이니 조심하라고 당부한 적이 있었다. 그래도 이렇게 빨리 움직일 줄은 몰랐다. 하지만 주정명이 노린 건 설영준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다.

설영준은 눈빛이 날카로웠고 표정은 웃는 듯 마는 듯 아리송했다.

“사장님이 지금까지 한 제일 현명한 선택이 주성 그룹과 선을 그은 거예요. 그러니 제가 손을 쓴다 해도 사장님을 다치게 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

민효연이 한참 침묵하더니 입을 열었다.

“내 생각은 여전히 같아. 주정명이 한 짓은 나랑 아무 상관 없어. 하지만 현아는 건드리지 마. 현아를 다치게 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

“그건 주현아가 사장님만큼 총명한지 봐야죠. 낄끼빠빠라는 말이 있잖아요. 그걸 잘해야 무사할 수가 있는 거 아니겠어요?”

설영준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주현아가 내 아이를 죽인 건 사실이잖아요. 내 사람을 함부로 건드렸으니 이 원수는 죽을 때까지 기억할 수밖에 없어요.”

맞은편에 앉은 민효연이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 그렇게 한참을 가만히 있던 민효연이 부자연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내 딸은 내가 잘 교육할게. 전에 설 대표한테 한 짓은 내가 대신 사과하지.”

“사과가 중요한 건 아니에요. 앞으로 다시는 범하지 않는 게 중요하지.”

설영준이 싱긋 웃어 보였다. 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