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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3화

릴리가 손목을 빼더니 아주 쉽게 그의 손을 피했다.

아까 그 귀엽던 얼굴은 어디가고 아주 차갑게 그를 바라봤다.

차갑다 못해 시린 두 눈을 본 고정남은 얼어붙었다.

이 두 눈을 보니 그는 마치 다른 사람을 마주하는 것 같았다.

마지막에 그녀를 봤을 때 그녀가 그를 보는 눈동자에 실망이 가득 찼다.

"연이야..."

"전 강릴리예요."

릴리의 눈동자가 조금 흔들렸다.

"고 회장님, 지금 가족들 앞에서 말씀해보시죠. 지금 바로 병원에 가서 바로 친자 검증을 하든지요."

잠시 멈칫하더니 옆에 멍하니 서있는 성신영을 보며 말했다.

"쟤도 같이 불러서 해요. 쟤 아니면 저를 선택하세요."

전화가 통하고 강유리의 유유한 목소리가 들렸다.

"왜?"

릴리가 폰을 귀에 갖다댔다.

"고씨 가문의 사람이 검증 보고서를 믿기 어렵대. 서울 병원에 가서 다시 검증하려고."

다른 한 켠에서 멈칫하더니 말했다.

"어. 그래. 말해둘게."

거실은 아주 조용해서 전화 통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릴리가 오늘 온 것은 충동적인 게 아니라 계획적이었다는 것도 알았다.

"됐어. 난 믿어."

고정남이 낮은 목소리로 릴리에게 답하며 강유리의 말을 막았다.

릴리는 눈썹을 움직이더니 고정남을 보는 눈빛이 이상했다.

"고 회장님은 진짜로 믿는 거예요? 아님 일이 커지는 게 싫어서 그래요?"

고정남이 그녀를 한참 보더니 말했다.

"네 성격을 보아하니 내 젊은 때랑 아주 비슷하구나."

릴리가 입을 삐쭉 내밀더니 전화를 끊었다.

"설마요? 전 뱉은 말은 지키는 쪽이라."

그는 그녀가 비꼬는 것을 알았다.

뭐에 찔렸는지 아니면 빨리 이 일을 끝내고 싶었는지 이 주제에 대해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몇 초간 침묵하더니 말했다.

"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여서 시간이 좀 걸릴 듯 싶구나. 그리고 너희 언니가 요즘 경사가 있어 너무 큰 소란을 일으키면 안 돼. 먼저 집에서 지내고 결혼식이 끝나면 다시 상의하는 거로 하자."

그때면 성신영의 결혼식도 이미 다 끝나있을 것이다.

아무리 그녀가 친딸이 아니라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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