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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1화

“그리고 뭐요?”

육시준이 캐묻자 육지원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냥. 어디까지나 내 짐작일 뿐이야. 고정남도 자기 친딸이 ‘사생아’라 불리는 건 원치 않겠지.”

‘그러니까 성신영에게 대충 그 정도 명분만 주고 두고 보려는 거겠지.’

이에 육시준은 미간을 찌푸렸다.

‘엄마가 사생아라는 단어를 꺼내니 고정남이 발끈하긴 했었지...’

“그래서 사생아가 맞긴 한 겁니까?”

“사생아라고 하기엔 또 애매한 구석이 있어.”

“왜요?”

“다들 고정남이 가문의 반대를 못 이겨서 사랑하는 여자를 포기하고 지금의 아내와 결혼한 거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것과 조금 달라.”

목소리를 가다듬은 육지원이 말을 이어갔다.

“고정남은 정말 가문과 인연을 끊고서라도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하려고 했었어. 그런데... 고태규 회장이 어디 보통 사람이야? 결국 지금의 부인, 그러니까 차한숙과 잠자리를 하게 만들었지... 얼마 지나지 않아 차한숙은 임신을 했고 쌍둥이를 낳게 됐어. 그런데 아이들이 돌이 다 되어 가는데 호적에도 못 올리고 있으니 차한숙 쪽 부모가 결국 나서게 된 거야. 그제야 여자는 그제야 고정남에게 차한숙이라는 아내는 물론, 쌍둥이 자식까지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워낙 자존심이 센 여자니 바로 고정남과 헤어지고 서울을 떠났어. 그래서 지금 이런 상황이 벌어지게 된 거야.”

아침드라마 못지않은 스토리 전개에 육시준의 표정은 점점 더 어두워져만 갔다.

“결국 고정남이 그 여자를 배신한 거군요.”

‘와이프가 아이까지 낳았는데도 이기적으로 두 집 살림을 해온 그 우유부단함이 이 모든 사단을 만든 거겠지...’

“뭐, 그런 거나 마찬가지지.”

육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그 여자도 임신 중이었는데 떠날 땐 아이를 지울 거라고 했었다네. 뭐, 시간이 한참 뒤에야 아이를 낳았다는 걸 알게 됐지만.”

이에 육시준이 헛웃음을 터트렸다.

“고태규 회장이 숨긴 거겠죠. 다들... 찌질하네요.”

‘아니면 영감들은 다 그렇게 비겁한 술수를 쓰는 걸 좋아하는 건가?’

“어쨌든 고씨 집안 핏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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