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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1화

한편, 밴에 앉아있던 강유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느낌이 이상했다. 주변의 풍경이 낯선 것도 모자라 점점 외진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들이 묵고 있었던 반산 호텔 주변에는 산과 물을 등지고 있었으며 조금만 내려오면 산길을 지나긴 해야 하지만 그 산길은 평평할 뿐만 아니라 주변에 이런저런 가게들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 그들이 가는 길은 한 시간이나 넘게 운전했는데도 점점 더 가파르기만 했다.

“기사님, 서울로 가는 길을 잘 알고 있는 건가요? 내비게이션을 켜야 하는 거 아니에요?”

“당연히 잘 알고 있죠! 이 길은 제가 자주 가는 길입니다. 조금 외진 길이기는 해도 큰길보다 30분 정도 빨리 도착할 수 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기사가 담담하게 대답했지만 강유리는 눈살을 찌푸리며 계속 물었다.

“날씨도 안 좋은데 안전한 길로 가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저희가 시간이 급한 건 아니니까요.”

“육 회장님께서 시간이 급하다고 하셨습니다.”

기사가 말을 얼버무리자 강유리가 날카롭게 물었다.

“어떤 육 회장님이요?”

기사는 더 이상 대답이 없었지만 대신 운전 속도를 점점 더 올리기 시작했으며 밴은 곧 사고라도 날 듯이 빠르게 달렸다.

두려운 마음에 입을 닫은 강유리는 백미러를 통해 자기를 쳐다보고 있는 문기준과 눈이 마주쳤고 서로를 바라보던 두 사람은 동시에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뒷좌석에 앉아있던 강유리는 손목에 차고 있던 시계에서 마취 주사를 발사했고 그 주사는 정확하게 기사의 목에 꽂혔다.

숨을 크게 들이마신 운전기사는 두 사람의 의도를 눈치채자마자 마지막 남은 힘으로 핸들을 확 꺾어버렸고 차는 빠르게 가드레일을 향해 달려갔다.

이와 동시에 곁에 있던 문기준이 핸들을 빼앗은 뒤, 다른 한 손은 브레이크를 잡았다.

절체절명의 순간, 까만색 밴은 외진 길에서 이리저리 비틀거리다가 마지막 순간 벼랑 끝에서 멈추었고 앞바퀴는 그대로 길을 따라 굴러갔다.

힘들게 차에서 내린 강유리는 곁에 놓여 있던 우산까지 들고 있었고 밖에 서서 긴장한 듯 그녀를 부축하려고 하던 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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