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밴에 앉아있던 강유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느낌이 이상했다. 주변의 풍경이 낯선 것도 모자라 점점 외진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들이 묵고 있었던 반산 호텔 주변에는 산과 물을 등지고 있었으며 조금만 내려오면 산길을 지나긴 해야 하지만 그 산길은 평평할 뿐만 아니라 주변에 이런저런 가게들도 많았다.하지만 지금 그들이 가는 길은 한 시간이나 넘게 운전했는데도 점점 더 가파르기만 했다.“기사님, 서울로 가는 길을 잘 알고 있는 건가요? 내비게이션을 켜야 하는 거 아니에요?”“당연히 잘 알고 있죠! 이 길은 제가 자주 가는 길입니다. 조금 외진 길이기는 해도 큰길보다 30분 정도 빨리 도착할 수 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기사가 담담하게 대답했지만 강유리는 눈살을 찌푸리며 계속 물었다.“날씨도 안 좋은데 안전한 길로 가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저희가 시간이 급한 건 아니니까요.”“육 회장님께서 시간이 급하다고 하셨습니다.”기사가 말을 얼버무리자 강유리가 날카롭게 물었다.“어떤 육 회장님이요?”기사는 더 이상 대답이 없었지만 대신 운전 속도를 점점 더 올리기 시작했으며 밴은 곧 사고라도 날 듯이 빠르게 달렸다.두려운 마음에 입을 닫은 강유리는 백미러를 통해 자기를 쳐다보고 있는 문기준과 눈이 마주쳤고 서로를 바라보던 두 사람은 동시에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뒷좌석에 앉아있던 강유리는 손목에 차고 있던 시계에서 마취 주사를 발사했고 그 주사는 정확하게 기사의 목에 꽂혔다.숨을 크게 들이마신 운전기사는 두 사람의 의도를 눈치채자마자 마지막 남은 힘으로 핸들을 확 꺾어버렸고 차는 빠르게 가드레일을 향해 달려갔다.이와 동시에 곁에 있던 문기준이 핸들을 빼앗은 뒤, 다른 한 손은 브레이크를 잡았다.절체절명의 순간, 까만색 밴은 외진 길에서 이리저리 비틀거리다가 마지막 순간 벼랑 끝에서 멈추었고 앞바퀴는 그대로 길을 따라 굴러갔다.힘들게 차에서 내린 강유리는 곁에 놓여 있던 우산까지 들고 있었고 밖에 서서 긴장한 듯 그녀를 부축하려고 하던 문기
”여기서 그 사람들이 확인하러 올 때까지 기다릴 거야. 상대방은 내가 목숨을 잃을 상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오지도 않을 거잖아?”“이건 도박입니다. 위험해요.”문기준은 강유리에게 경고하긴 했지만 눈빛은 어느새 반짝거리고 있었다. 솔직히 그는 명문 가문들 사이의 싸움이 소꿉장난처럼 느껴졌으며 특히 여자를 상대하는 짓이 지겹기도 했다.육시준이 반드시 강유리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두라고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도망가려고 했던 것일 뿐, 그 이유만 아니면 문기준의 특수한 신분, 전쟁에 최적화된 피가 흐르는 그는 절대 걸어오는 이 싸움을 피하지 않았을 것이다.그의 생각을 눈치챈 강유리가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를 자극했다.“겁나면 너 먼저 가도 돼.”그녀의 자극이 먹히긴 했지만 문기준은 또 다른 걱정이 생겼다.“만약 상대방이 조심스러운 사람이라 들통날까 봐 안 나타나면 어떡할 거예요?”“그럼 구세주를 기다리는 거라고 치지 뭐! 너희 육 회장님이 질투도 많고 쪼잔하긴 해도 한 가지 확실한 건 있어. 싸우더라도 부부 사이의 애정을 보여주는 것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거든.”점심시간이 됐으니 그는 평소대로 그녀에게 점심을 먹었는지 전화할 것이고 연결이 되지 않는 지금,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그들을 찾으려고 갖은 방법을 쓸 것이다.문기준은 자신의 옛 보스를 보잘것없이 평가하는 강유리의 말에 백 번이고 반박하고 싶었지만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모시고 있는 현 대표님의 말과 행동에 무조건 찬성하는 건 보디가드로서의 직업적 도덕이었기 때문이다.벼랑 끝에 매달려 휘청거리는 차에는 더 이상 앉아있을 수 없었기에 두 사람은 우산을 쓴 채 길가에 서 있었다.한 시간 정도 지난 지금, 비는 여전히 퍼붓고 있었고 뚫어진 우산 안으로 빗방울이 뚝뚝 떨어졌다.어느새 강유리의 앞머리는 흥건히 젖어버렸고 축축하게 이마에 붙은 머리 탓에 그 모습은 유난히 비참해 보였지만 팔짱을 낀 채 허리를 쭉 펴고 있는 그녀는 여전히 오만하고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같
그리고 그는 자기 쪽을 봤다. 그를 포함해서 4명이 있다.눈에 거슬리는 경호원부터 해결하기로 했다.그리고 강유리를 해결하려 했다.그의 눈에서 음흉한 빛이 스쳤고 독사처럼 강유리를 지켜보았다. "그래! 네가 스스로 죽으러 왔으니 내가 독하다고 탓하지 마! ""......"강유리는 문기준 손의 우산을 넘겨받았다. "해결할 수 있겠어? "문기준은 행동으로 그녀에게 대답했다.3분도 안 돼 경호원 2명과 운전기사를 바닥에 쓰러뜨렸다.성한일은 놀라서 얼굴이 하얗게 질려 허둥지둥 차 문을 당겨 올라가려고 했다.이 여자는 워낙 싸움을 잘했고, 게다가 옆에 이렇게 강한 사람이 있어 지금 부딪힌다면 자신이 이득을 볼 수 없다……가녀린 작은 손이 그를 손쉽게 끌어내렸다.강유리는 그의 무릎을 걷어찼다. 그가 땅에 무릎을 꿇고, 그녀는 차가운 목소리로 따라오고 있는 문기준을 막았다. "동생을 교육하는 일 내가 하면 돼."성한일은 땅바닥에 털썩하고 무릎을 꿇었다. 아프고 분노했다. "미친년! 누가 네 동생이야…… ""짝! "강유리는 숨결 하나 흐트러지지 않고 손바닥을 날렸다. 그리고 가볍게 물었다. "아니라고? ""재수 없는 년! 네 남편이 아버지를 도와주지 않으면 그만이지 네가 넷째 도련님을 건드려서 아빠가 이번 계약을 잃을 뻔했어…… "성한일은 입이 가볍다. 할 말 못 할 말 다 해버렸다.강유리가 육씨 넷째 도련님의을 잘 못 건드렸다고 암시했다. 그래서 그가 성씨 가문을 도와주지 않으려 하고 그녀가 서울에 돌아오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표시했다.그래서 이 멍청이는 잔꾀를 써서 교통사고를 일으키려고 했다."강유리, 죽어 마땅한 년! 하느님마저 나를 돕고 있어! 원래 네 남편이 옆에 있어서 기회가 없었는데 그가 파주에 가서 너를 지켜줄 수 없게 됐어! 3년 전 네가 망신을 당해서 아빠가 너를 쫓아냈어.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 우리는 네가 돌아온 걸 환영하지 않아! 성씨 가문과 서울도 널 환영하지 않아. 너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말았어야
강유리는 눈빛이 차갑게 변하더니 재빨리 옆으로 피했다.하지만 성한일은 미처 움직임을 멈추지 못하고 절벽으로 몸을 던졌다.그의 득의양양한 눈빛은 순간 놀라움으로 변했다.다음 순간 목덜미가 가볍게 잡혔다.귓가에는 여전히 그 시큰둥하고 거만한 소리였다.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그럼 너는? "성한일은 안개로 인해 끝이 보이지 않는 절벽을 보며 침을 삼켰다. "강유리, 안돼…… ""네가 뭔데? 네가 날 환영하지 않는다고 서울도 날 환영하지 않아? 다른 사람에게 이용당한 것도 모르면서, 또 그걸 자랑이라고. 하느님이 널 도와준다고…… 내가 보기에는 넌 그냥 지적 장애가 있는 멍청이야. 지능은 아직 태아 수준이지! 넌 머리도 없어? "강유리의 안정적이지 못한 손은 옷깃을 잡은 채 흔들거렸다.그녀가 싸움을 아무리 잘 한다 하더라도 몸집이 작아서 180센티미터 넘는 성한일을 잡고 있는 건 여전히 힘들었다.이를 느낀 성한일은 조급한 마음에 파열된 듯한 목소리로 외쳤다."강유리…… "손이 또 아래로 조금 떨어졌다.그는 온몸이 굳으면서 경악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누나! 이러지 마. 일단 나 먼저 놔주면 안 되겠어? 누나 힘이 약해서 손이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어떡해. 빨리 나 좀 당겨줘! ""누나? 나는 너 같은 어리석은 동생 없어. 손이 미끄러지면 죽으면 되고. 염라대왕전에서 널 환영할 것 같은데…… ""......"성한일은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좋은 말도 하고 사과도 계속했다.그녀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자 위협하기 시작했다. "강유리! 나는 성씨 가문의 유일한 남자야. 만약 내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아빠는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그래? 네가 여기서 죽는다면 누가 알 것 같아?"강유리는 작은 목소리로 말하며 손을 놓으려 했다.성한일은 완전히 당황하여 눈물이 흘리며 소리쳤다. "아! 살려줘! 엄마, 살려줘! 이 미친년아, 난 귀신이 되어서도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처절한 비명과 함께 강유리는 그
"사모님, 아는 사람입니다. "문기준은 상대를 알아보고 강유리에게 보고하고 차에서 내려 그쪽과 교섭했다.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상대방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길은 양보하지 않고 혼자 걸어와 차창을 두드렸다. "사모님, 발걸음을 옮기세요. 저희가 모셔다드리겠습니다. "강유리는 차창을 반쯤 내리고 본인은 내릴 뜻이 없었다. "저희 차 있어요. "신하균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 차는 증거물입니다. 사모님이 몰고 가시면 제가 난처해집니다. ""???"신하균은 이 여인의 신중함을 매우 높이 평가했다. 한번 속아서 그를 믿지 않는 것도 정상이다.그는 형사증을 꺼내 강유리 앞에 내밀었다."형사 수사대 신하균이고 육시준의 친구입니다. 사모님, 저를 의심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강유리는 육시준의 친구라는 말을 듣자 마음이 조금 놓였다.그의 이름도 성공적으로 그녀의 관심을 끌었다."혹시 신주리의 오빠세요? "신하균은 멈칫했다. 연예계의 정보에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지만 여동생은 관심하고 있어 얼마 전 신주리가 소속사를 옮긴 일은 알고 있다.앞에 있는 이 여자가 그녀가 얘기했던 새 대표인 것 같았다."주리가 저에 대해 얘기해요? "신주리는 업무 중에 자신의 개인적인 일을 언급하지 않는다.이러고 보면 두 사람은 사이가 괜찮은 것 같았다.강유리는 입꼬리를 올렸다. "자주 얘기하죠. "그리고 미친 듯이 주선해 주기도 하고……강유리는 신하균의 차를 탔다. 그 뒤에 있던 많은 차량은 두 길로 나뉘었다. 일부는 반산호텔로 돌아가고 일부는 정상으로 갔다.신하균은 차에 오르자 말이 많아졌다. 분명 새침하고 엄숙한 얼굴인데 꽤 수다스러웠다."우리가 알아낸 단서와 사모님이 방금 운전한 차를 보면 모든 증거는 성한일을 가리키고 있어요. 이미 경계하고 있어서 우리가 현장에서 사람을 잡을 가능성이 매우 낮습니다. 이 일은 의도적인 살인으로 정의할 수 있고 집안일로도 정의할 수 있습니다. 사모님의 생각에 따라…… ""저더러
그는 그녀의 반응을 믿을 수 없다는 듯 아래를 내려다보며 등을 두드려 주었고 인내심 있게 다시 물었다."놀랐어?"강유리는 여전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머리를 육시준 가슴에 문지르며 여전히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운전석의 신하균이 차에서 내려 인사를 하려고 했을 때 휴대폰이 울렸다.그는 옆에 가서 전화를 받았다.부하 직원이 전화를 걸어 그쪽 상황을 보고했다.전화를 끊고 느릿느릿 걸어온 그는 남자의 품에 안겨 놀란 여인을 보며 말문이 막혔다……너무 직설적인 눈빛에 강유리는 다운된 기분에서 빠져나와 고개를 들고 그를 올려다봤다."정말 도망갔어요? "육시준은 눈살을 찌푸렸다. "도망갔다고? "신하균은 황급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모두 그 밴에서 잡았어요. "강유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됐어요. "신하균은 강유리의 담담한 얼굴을 쳐다보고 참다못해 물었다. "사모님이 벗겼어요? "강유리는 멈칫했다.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었을 때 의혹을 품은 육시준의 표정을 보았다. 그녀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난 아니에요. 제가 한 게 아니에요. 함부로 말씀하지 마세요. "신하균"…… "육시준은 강유리를 데리고 호텔 방으로 돌아갔다.그녀의 옷은 여전히 젖어 있었고 머리카락도 축축했다. 갈아입지 않으면 감기에 걸리기 쉬웠다.욕실에서 물소리가 들려오고 육시준은 바깥 소파에 앉아 전화로 신하균의 보고를 들으며 어이없다는 듯 미간을 문질렀다."문기준이 있는데 그녀가 직접 했다고 생각해? ""하지만 그런 방법은 그녀만이 생각해 낼 수 있지.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육시준은 언짢은 말투로 미간을 찌푸렸다.신하균은 멈칫하더니 정색한 목소리로 말했다. "성씨 가문 일은 너무 복잡해. 강유리 씨도 마음이 독한 편이고, 만만하지 않은 것 같아. 너에게 다가온 동기가 단순하지 않은 것 같아.”육시준은 생각하고 말했다. "우리가 결혼한 전제가 그녀가 나를 스폰 해 주는 거야. "신하균 "???""그리고 그녀의 동기가 불순
강유리는 거절하지 않았다.호텔 방으로 음식이 배달됐고 맛있어 보였다.강유리는 점심도 먹지 않고 지금까지 서두르다 보니 벌써 오후가 넘어 저녁 시간이 다 되었다……강유리는 우아하고 빠르게 자신을 배를 채웠다. 그녀는 맞은편에 음식은 별로 먹지 않고 자기에게 요리를 집어주느라 바쁜 남자를 바라보았다."안 먹어? "상대방이 대답하기도 전에 그녀가 먼저 말했다. "하긴, 육 회장처럼 바쁜 사람은 시간에 맞춰 끼니를 챙겨 먹어야지. 이 이르지도 늦지도 않는 시간에 밥이 넘어가겠어? "그녀는 상대방이 건네준 국그릇을 받아 우아하게 한 모금 맛보았다. "나처럼 버림받고 굶은 채로 납치당한 것도 아니고. "육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래. 이 집 사모님은 나쁜 놈들과 싸우고 그들의 옷까지 벗겼으니 확실히 체력 소모가 컸을 거야. ""풉."방금 입에 넣은 국을 다 뿜어버렸다.육시준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반응을 살펴보더니 싫은 기색 하나 없이 티슈를 한 장 뽑아 그녀에게 건넸다.강유리는 입을 닦고 눈을 들어 그를 노려보았다."육 회장 정말 첩자가 많아. 다 당신 사람들이어서 뭘 해도 당신을 속일 수 없어. ""당신을 서울로 데려가려던 사람은 내가 아니야. ""......"정중한 설명에 강유리는 잠시 멈칫했다.그녀는 약간 의아해했다. 질투가 많은 남자가 자기가 다른 사람의 옷을 벗긴 일을 따지지 않았다.그녀는 잠시 멈칫하다가 말했다. "내가 벗긴 게 아니야. ""알고 있어. "육시준은 조용히 대답했다. "내가 작별 인사 없이 떠난 일, 그리고 널 혼자 보낸 일, 싫으면서 왜 그때 묻지 않았어? "육시준이 이렇게 묻자 강유리가 말했다. "넌 나에게 이렇게 말할 자격 없어! 너도 내가 임천강을 만나는 걸 싫어하면서 왜 나에게 묻지 않았어? "왜 만나느냐고 묻지도 않고 다른 사람의 말만 믿고 혼자 정의를 내렸다.그녀가 그 몰래 전 남자친구를 만난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전 남자친구를 잊지 못했다고 생각했다.문제는 그녀는 중
예상치 못한 그녀의 물음에 육시준은 잠시 어리둥절했다.조마조마하고 의심 가득한 눈동자에 그는 마음이 약해졌다."너는 그럴 가치가 있어.”"하지만...”"하지만은 없어."육시준이 말했다."사과하는 거 아니야? 화제를 바꾸려고?”그는 그녀의 이런 연약하고 무력한 모습을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그녀는 언제나 밝고 자신만만해야 한다. 강유리는 그가 엄숙하게 추궁하는 모습을 보며 웃었다."알았어, 넌 내가 임천강을 만나러 가려고 너와 영화 보는 것을 거절했다고 생각하는 거야?”그녀의 말에 육시준의 얼굴빛이 어두워지며 아무 말 하지 않았다.강유리는 그의 침묵에 이미 짐작했다는 듯이 말했다."그런 거 아니야. 양건휘는 전에 처방 약을 팔았어. 난 그의 밑에서 일하고 있어서 그를 만나러 간 거야. 단지 일을 위해서였다고!아냐, 난 그를 만나러 간 게 아니야. 난 그가 처방 약을 사 간 사람인지 몰랐어!알았다면 그의 의도를 알았을 거야! 알았다면, 나는 호기심에 그를 만나러 가지 않았을 거야!”“...”육시준의 깊은 눈동자에 놀라움이 가득했다.그는 이런 상황을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정황상, 육경원과의 통화 내용을 다시 생각해 보니 그가 일부러 부추긴 것이 분명하다.기술도 없고 매우 옹졸한 수법이었지만 그는 성공했다.그는 눈앞에 있는 이 여자한테 자꾸 이성을 잃는다…강유리는 그가 여전히 차가운 얼굴을 하고 있자 그가 자기를 믿지 않는 줄 알고 언성을 높이며 말했다."정말이야, 못 믿겠으면 문기준에게 물어봐! 난 이미 사과했어, 그러니까 더 이상 화내지 마!”육시준은 정신을 차리고 그녀를 보며 말했다."사과했다고? '미안해' 이 세 글자는 왜 없어?”"하...?”"그리고 그것 때문만이 아니야. 넌 나 더러 유치하다 하고, 안쓰럽다고 하면서 말로만 달래잖아.”"아...”‘싸울 때 한 말을 진담으로 받아들이면 어떻게 해.’그녀는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눈앞의 남자를 진지하게 바라보았다.그의 안색은 아까보다는 나아졌고 덤덤한 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