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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0화

화를 내려고 하던 강유리는 눈살을 찌푸리면서 물었다.

“보고하지 않았다고? 어제 네가 바람피우는 현장을 잡으러 오라고 전한 거 아니었어?”

문기준은 강유리의 격한 표현에 입꼬리를 살짝 떨면서 대답했다.

“전 그런 적 없습니다. 제가 아닙니다.”

“그럼 누구야?”

“저도 모릅니다.”

아무 말 없던 강유리는 머릿속에 뭔가 떠올랐다가 확신이 서는 듯했다. 육시준은 그녀가 거절했다는 거에 대해 화를 낸 게 아니라 거절을 한 것도 모자라 임천강을 만났다는 점에 화가 난 것이고 어젯밤에 했던 말들도 일부러 그녀에게 들으라고 한 말이 확실했다.

전 애인과 아무리 아름다운 추억이 많다고 해도 그건 그저 추억일 뿐이고 사람은 현재를 살아야 한다는 말…

아름다운 추억은 개뿔, 임천강과 그녀의 추억 속에는 금전 거래밖에 없었다!

화가 잔뜩 난 강유리는 다시는 육시준과 연락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휴대폰이 들어있는 가방을 구석에 던져버렸는데 이내 가방을 힐끔 쳐다보던 그녀는 손을 뻗어 가방을 잡아당겼다.

그를 달래주진 않아도 사실을 정확히 알려서 말도 안 하고 떠난 육시준이 자기 행동을 후회하게 만들고 싶었다.

이런저런 생각에 장편 문자를 작성한 강유리가 전송을 눌렀지만 한참이 지나도 문자가 전송되지 않았다.

눈살을 확 찌푸리던 강유리가 전화를 걸었지만 신호가 터지지 않았다.

“네 휴대폰은 통화 가능해? 신호 터져?”

그녀가 고개를 든 채 문기준에게 묻자 문기준은 휴대폰을 꺼내 만지작거리다가 대답했다.

“아니요.”

억수로 쏟아지는 폭우에 빗방울이 여기저기 튀고 있었으며 빗속을 달리는 벤 안에서는 창밖의 풍경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호텔에서 배치해 준 운전기사는 두 사람의 대화에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이쪽은 개발 구역이라 경제 발전이 다른 곳에 비해 뒤떨어졌습니다. 특히 비 오는 날에는 항상 신호가 잘 안 터집니다. 이곳만 벗어나면 괜찮을 겁니다.”

살짝 짜증이 난 강유리는 고개를 숙여 휴대폰을 만지작거렸고 문기준은 기사를 힐끔 쳐다보다가 눈빛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한편, 목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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