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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화

육경서가 아무렇지 않은 듯 대답했다.

“형이 무슨 일이 있을 리가요. 육경민 그 개새끼가 일이 있어야죠! 아버지가 다 가족이니까 일 키우지 말자고 저녁에 집에서 다시 얘기하자고 하셨어요.”

“오늘 집에 간다고요?”

“네. 형이 얘기 안 했어요?”

육경서는 실언했다고 생각하고는 황급히 손으로 입을 막았다.

‘이 빌어먹을 익숨함. 데자뷰 인가? 저번에도 내가 함부로 말해버렸는데 이번에도 형이 먼저 말하지 않은 건 아니겠지?’

“말했어요. 그런데 이 상황에서 집에 간다고요?”

그녀의 말에 육경서는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말했다.

“지금 상황이 뭐 문제 있어요? 왜 집에 가면 안 되는 건가요?”

“……”

저녁 무렵, 노을이 천천히 하늘을 물들이고, 색이 깊고도 옅어 부드러운 느낌이 든다.

검은색 롤스로이스 자동차가 정원에 들어섰다.

강유리는 아직 망연한 표정으로 조수석에 앉아 있었다. 남의 집안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어 놓았으니, 그녀가 아무리 대담한 사람이라고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갑자기 몸이 안 좋아. 아무래도 다른 날로 잡는 게 좋겠어.”

육시준은 어쩔 수 없이 손을 뻗어 그녀의 차디찬 손을 잡고 말했다.

“내가 말했다시피 우리 집은 그 집이랑 아무런 관계도 없고, 왕래도 없어. 우리 부모님께 밉보이지 말자. 응?”

“……”

강유리의 눈이 파르르 떨렸지만, 육시준의 큰 손을 잡자, 마음이 안정되는 느낌을 받았다. 그의 말투는 자상하고 상냥했으며, 마치 아이를 달래는 듯한 말투였다.

그녀는 얇은 입술을 오물거리며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이 일로 여보가 형제들이랑 등을 지면, 부모님은 나한테 화풀이 할 거라는 생각은 해 본 적 없어?”

강유리는 종래로 자신만만한 사람이었고, 절대 자기 자신을 비천한 위치에 놓지 않는 사람이었지만, 육시준에 대한 일에서는 예외였다. 그가 별일 없을 거라고 말해도 그녀는 각별히 조심했다. 그가 존경하는 어른들 앞에서 그녀는 그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까를 더욱 걱정했다.

“화풀이하면 나한테 하시겠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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