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93화

옆에서 육경민이 발끈하며 눈을 부릅떴다.

‘아니, 내가 뭘 잘못했다고! 여기서 내가 왜 나와!’

그는 어색하게 헛기침을 하며 육시준에게 말했다.

“곧 시작인데 다들 안 나가세요? 형, 형수님은 아직이야?”

물론 갑자기 자신을 지목한 데 대한 소심한 복수였다.

가만히 있던 육경서가 이죽거리며 말했다.

“그래서 넌 파트너 정했어? 오늘은 누구 데려올 거야? 설마 애인들이 몰려와서 다투는 일은 없겠지?”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내가 왜? 틀린 말 한 것도 아니잖아. 네가 하도 밖에서 씨를 뿌리고 다녀서 삼촌이랑 숙모가 얼마나 걱정하시는지 알아?”

육경서는 단 몇 마디로 육경민과 그의 가족들의 기를 확 눌렀다.

할아버지한테는 찍소리 못하지만 그렇다고 친척들까지 날뛰는 건 두고 볼 수 없었다.

그들이 아웅다웅하는 사이, 육시준의 경호원이 다급히 안으로 들어와서 그의 귓가에 대고 소곤거렸다.

남자의 표정이 확 변하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일이 있어서 먼저 가봐야 하니 파티에서 내 이름 좀 빼줘.”

말을 마친 그는 휑하니 밖으로 나가 버렸다.

사람들은 궁금한 얼굴로 서로를 번갈아 보았다.

육시준이 이렇게 긴장한 모습을 보인 건 처음이었고 그의 직속 경호원이 모습을 드러낸 것도 처음이었다. 무슨 일이 생겼기에?

육청수 어르신만 똥 씹은 표정으로 인상을 구기고 있었다.

“무례한 자식!”

그는 지팡이로 땅을 두드려대며 불만을 표했다.

“오늘 같은 날에 이 무슨 추태야! 경원이가 이번 파티에 얼마나 정성을 쏟았는데! 이번에 얼굴 드러낸다고 했으면 약속을 지켜야지 이렇게 간단히 취소할 문제냐고!”

그룹 내에서 육시준에 버금가는 능력을 가졌지만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탓에 존재감이 적었던 육경원은 조용히 입술을 깨물었다.

그는 잠시 고민하다가 부드럽고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도 너무 형한테 뭐라고 하지 마세요. 그만큼 중요한 일이겠죠. 어차피 우리 가족들에게는 그리 중요한 파티도 아니었잖아요.”

이번 파티 주최자인 육경원은 인맥을 넓히기 위해 많은 기업인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