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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화

강유리는 결국 파티 홀로 가지 않았다.

각종 정보들을 취합해 봤을 때, 육시준이 LK의 수장이라는 가설은 거의 사실인 것 같았다.

그녀가 소문에 둔감해서가 아니라 그가 일부러 신분을 숨기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이제 어떻게 그를 마주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사람들이 가득 모인 자리에서 차분한 표정을 유지할 자신이 없었다.

그녀는 엘리베이터를 나와 곧장 주차장으로 갔다.

그곳에 롤스로이스가 주차되어 있었고 그 차의 양측은 비워져 있었다. 모든 게 조보희가 말했던 상황과 비슷하게 들어맞았다.

강유리는 조롱당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조보희가 예전에 했던 말이 떠올랐다. 돈이 많은 사람은 항상 신중하고 주변을 경계하며 빈틈을 보이지 않는다던 말. 그녀는 항상 이익을 위해 움직였으니 그가 자신을 경계했다고 해도 할 말은 없었다.

하지만 어찌ㅠ됐건 기분이 아주 나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녀는 차로 성큼성큼 다가갔다. 분풀이로 힘껏 걷어차 줄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그녀의 허리를 잡고 뒤로 끌어당겼다.

귓가에서 조보희의 앙칼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 미쳤어? 저거 그분 차잖아! 차에 흠집이라도 냈다가 어떻게 배상하려고 그래?”

조보희는 립스틱을 차에 놓고 와서 다시 주차장으로 내려온 것이었다.

마침 주차장에 도착했는데 롤스로이스를 발로 걷어차려는 강유리를 목격했다.

“나 돈 많아. 이까짓 거도 배상 못할 것 같아?”

강유리는 잔뜩 화가 나서 짜증스럽게 대꾸했다.

조보희가 목을 움츠리며 말했다.

“그런데 왜 소리는 지르고 그래?”

강유리는 그 차를 힘껏 노려보았다. 조보희는 한참 고민하다가 가방에서 모자와 선글라스를 꺼내 그녀에게 주며 말했다.

“차고 싶으면 차. 내가 망보고 있을게!”

강유리가 한심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도 아니고 곳곳에 CCTV와 블랙박스가 있는데 들키지 않을 리가!

하지만 굳이 사고 쳐서 비싼 돈 물어줄 필요는 없었다.

“면허증 있지?”

조보희가 기죽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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