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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화

“강유리! 좀 얌전히 있어!”

강유리가 고개를 한껏 치켜들고 소리쳤다.

“싫어!”

육시준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고집스러운 그 눈동자를 보고 있자니 이 여자가 정말 술 취해서 이러는지 아니면 일부러 취한 척하는 건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알싸한 알코올 향기가 그의 코를 자극했다. 그는 한숨을 내쉬며 그녀에게 물었다.

“도대체 얼마나 마신 거야?”

강유리는 그 질문에 잠시 진지하게 고민했다.

“당신이 유부녀라는 자각은 있어?”

강유리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어느 유부녀가 클럽 가서 선수를 부르고 낯선 남자 몸을 더듬거려? 도대체 그런 건 누구한테 배운 거니?”

남자의 익숙한 향기가 코끝에서 느껴졌다. 그는 지금 무척 분노한 상태였다.

강유리는 멍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다가 물었다.

“당신 진짜 육시준이야?”

육시준이 인상을 쓰며 되물었다.

“이제야 나를 알아본 거야?”

그녀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예전에는 당신 정말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솔직히 모르겠어.”

“다시 알아가면 되잖아. 궁금한 게 있으면 지금 물어봐. 솔직하게 대답해 주겠다고 약속하지.”

그가 한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

강유리는 고개를 돌리고 완벽에 가까운 그의 얼굴을 잠시 감상했다.

창밖의 네온등이 안으로 비쳐 들어와 로맨틱한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당신은 나 좋아해?”

육시준은 예상치 못한 질문에 잠시 당황했다.

하지만 술 취한 강유리는 예민하게 반응했다. 그에게서 바로 대답이 들려오지 않자 그녀는 그것을 부인이라고 단정했다.

“그럴 줄 알았어. 나 혼자 착각에 빠져 살았던 거야. 고백은 무슨, 첫눈에 반하기는 무슨, 다 가짜잖아! 장경호가 나를 속였어! 모두가 당신이랑 짜고 나를 속였다고!”

예쁜 눈동자에 어느새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항상 도도한 모습만 보이던 그녀와 달리 오늘의 그녀는 조금 색달랐다.

육시준은 심장이 갑자기 벌렁거렸다.

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래듯 말했다.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사과할 필요 없어. 안영이 말이 맞아. 우린 그냥 계약 부부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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