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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화

강유리의 표정이 점점 하얗게 질려갔다.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소안영에게 말했다.

“나 좀 말리지 그랬어?”

소안영이 코웃음 치더니 말했다.

“어떻게 말려? 내가 네 앞을 가로막고 서 있었는데 네가 손을 뻗어서 그 사람 근육을 만지고 있고! 내가 얼마나 수치스러웠는지 알아?”

강유리는 할 말을 잃었다.

그녀는 차라리 전화하지 말걸 후회했다.

그 상황을 머리에 상상하니 소름이 돋고 손발이 오그라들었다.

그녀는 애써 감정을 추스르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래서 그 사람 그때 표정은 어땠어?”

“당연히 기분 나빠하지.”

마누라가 술집에서 선수 불러서 노는데 좋아할 남자가 어디 있을까?

강유리도 괜한 질문을 했다고 후회했다.

“그 사람이 집에 남자를 보냈다는 건 무슨 말이야?”

문자를 떠올린 강유리가 물었다.

그 얘기가 나오자 소안영은 다시 분노가 치밀었다.

“나랑 조보희 네 친구잖아! 그래서 너 구해준다고 우리가 선수 불렀다고 했거든! 그런데 네 남편이 자기가 운영하는 클럽 선수들을 우리 집에 보낸 거야! 그것도 본가에!”

강유리는 그 장면을 생각하니 갑자기 숨이 막혔다.

얼마나 수치스럽고 곤란했을까?

선수 불렀다가 남편에 들킨 강유리나 부모님이 같이 사는 집에 선수가 찾아온 친구들 중 누가 더 창피할까?

“미친놈이네! 애먼 너희들한테 홰 화풀이하고 그래!”

강유리도 기분이 나빠졌다.

“그러니까! 우리가 무슨 죄가 있다고! 너한테 차마 화를 내지 못해서 우리한테 내는 것 같았는데? 그런데 넌 지금 깬 거야?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기억 안 나?”

강유리는 곰곰이 기억을 되짚어 보았다. 욕실에서 그의 벗은 몸을 본 것 같기도 한데…

순간 그녀의 얼굴이 확 붉어졌다.

이런 변태가!

“뭐 생각난 거 있어?”

소안영이 재촉하듯 물었다.

강유리는 혹시라도 속마음을 들킬까 봐 허둥지둥 전화를 끊었다.

그래도 미안했는지 다시 소은영에게 문자를 보냈다.

[너희 오빠한테는 내가 해명할게. 나 때문에 너까지 곤란해져서 미안해. 클럽 영업 정지로 인한 손실은 내가 배상할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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