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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화

”이게 지금 몇 번째예요? 일부러 저 골탕 먹이는 건가요? 전에 대본도 좋았는데 왜 수정했어요? 메인 작가라는 거 이렇게 티내는 거예요?”

표정이 확 굳은 오예라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대꾸했고 서민우가 언짢은 듯 눈살을 찌푸렸다.

“그래서 수정한 대본을 확인하지 않으셨다는 말인가요?”

오예라가 살짝 흠칫하다가 재빨리 대답했다.

“대본을 수정하든 안 하든 전 이렇게 연기할 거예요! 이 역할 자체가 이렇게 연기를 해야만 하는 거예요! 감독님이 지금 저한테 괜히 억지를 부리는 거잖아요! 제가 너무 피곤해서 그러는데 오늘은 여기까지 찍을게요!”

말을 끝낸 오예라가 손에 들고 있던 촬영 도구를 버린 채 촬영장을 벗어나려고 하자 매니저가 다급히 그녀에게 커피를 건네며 화를 식히라고 부채질까지 했다.

‘화를 식히긴 무슨? 화가 나는 건 되려 스텝들인데!’

이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이미 이틀을 허비했다. NG가 몇십 번이나 났는데도 연기자는 개선할 여지가 보이지 않았고 어제도 이렇게 흐지부지 끝났었다.

게다가 촬영 현장에는 신인들 밖에 없었고 오예라의 인지도가 꽤 높았기에 아무도 그녀에게 감히 뭐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카리스마 있게 행동하던 서민우도 오예라의 오기를 꺾지 못했다.

서민우는 어떻게든 잘 설득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오예라 씨, 우희나 씨가 일정이 빠듯해서 오늘 이 장면을 무조건 완벽하게 찍어야 합니다. 조금만 더 촬영에 집중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강유리가 밀고 있는 우희나는 연기자 수준도 높았을 뿐만 아니라 다른 스케줄로 꽉 차 있었다. 그녀는 <마음의 문> 촬영이 끝나자마자 이 드라마에 합류하게 되었고 중간에는 광고 촬영과 모델 활동도 틈틈이 끼어 있었다.

만약 이번 촬영 때문에 뒤에 있던 스케줄에 차질이 생기기라도 하면 서민우는 절대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우희나 씨만 바쁘고, 저는 한가해 보여요? 우희나 씨가 주인공이라고 모든 사람이 우희나 씨 스케줄에 맞춰야 해요? 지금 감독이라고 눈에 뵈는 게 없는 거 같은데, 이 바닥도 룰이라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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