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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화

LK 그룹에 출근한 육시준은 오후 내내 정신이 다른 곳에 팔려 있었다.

그는 오 씨 아주머니 말에 일리가 있는 것 같았다. 아주머니 말처럼, 강유리는 아무 이유 없이 억지를 부리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런데 자기가 대체 무슨 잘못을 저지른 것인지 감이 오지 않았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그때, 테이블에 놓인 핸드폰이 울렸고 발신자를 확인해 보니 육경서였다.

육시준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이야?”

“형수님이 다 알게 된 거지?”

전화기 너머 육경서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래, 알게 됐어. 근데 왜?”

말도 안 되게 담담한 육시준의 목소리에 육경서가 흠칫 놀랐다.

‘왜라고 묻다니?’

“목소리가 하나도 다급하지 않아 보이네? 형수님이 화를 안 냈어? 그냥 덤덤하게 받아들인 거야?”

자기는 욕까지 먹었는데 아무일이 없는 것 같은 육서준을 보자 너무 불공평했다.육시준이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자 육경서는 그제야 말을 이어갔다.

“형수님도 화를 냈네, 맞지? 아니, 잘못을 저질렀는데 왜 이렇게 태연해?”

“나도 사과를 했어, 그런데 그 사람이 안 받아준 거야.”

육시준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사과만 한 거야? 다른 건 안 했어?”

“다른 거, 뭐?”

육경서는 답답하게 행복하는 육시준 때문에 어이가 없었다. 어쩌면 형수님은 형에게 내지 못한 화를 그에게 해소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육경서는 자신이 너무 불쌍했다.

어쩔 수 없이 참을성을 가지고 형을 타이르기로 했다.

“선물이라도 주면서 성의 있게 사과를 해야지! 형이 이 일을 숨기는 바람에 형수님이 얼마나 큰 피해를 입었는데! 돈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형수님이 집이랑 결혼반지까지 사주면서 형 체면을 제대로 세워줬잖아. 형을 위해 최선을 다한 거잖아. 그런데 형은? 형수님의 재산을 빼돌려 놓고, 가볍게 사과 한 마디로 끝낸다고?”

동생의 말을 들은 육시준은 그제야 강유리가 아직도 화를 내는 이유가 납득되었다.강유리가 돈을 밝히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그녀에게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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