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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화

강유리는 오후 내내 업무에 집중할 수 없었다.

퇴근시간이 다 되어서야 소지석에게 연락해서 해명해 주기로 약속했던 것이 기억났다.

전화를 걸었는데 상대가 받지를 않았다.

아마 촬영 중일 거라 짐작한 그녀는 집에 가봐야 기분이 나쁜데 현장에 나가 보기로 했다.

현장에 도착하니 소지석이 촬영을 마무리하고 잠깐 쉬고 있었다.

그녀의 얘기를 들은 그가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까 피어싱 사장님한테 연락이 왔었어. 누군가 홈서비스를 주문했는데 주소를 착각했다고 하던데?”

강유리가 의아한 목소리로 물었다.

“주소를 착각해?”

소지석이 되물었다.

“맞아. 설마 내가 모르는 뭔가가 또 있어?”

강유리는 재빨리 고개를 저었다.

“아니. 주소를 착각했다면 설명이 되네. 안영이처럼 순진한 애가 그렇게 담대한 짓을 벌였을 리 없지.”

‘오해를 풀어줬으면 그랬다고 말이라도 좀 해주지! 괜히 왔잖아!’

강 감독이 다음 촬영을 재촉하고 있었기에 소지석은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섰다.

떠나기 전, 그는 진지한 얼굴로 경고하듯이 말했다.

“유리야, 서울은 해외랑 달라. 내 능력에도 한계가 있어. 매번 너희들 사고 친 거 수습해 줄 수 없다고. 절대 LK 쪽 사람들은 건드리지 마!”

그녀와 소지석은 해외에서 처음 만났다.

비슷한 직종의 일을 하고 있었기에 빠르게 친구가 될 수 있었다. 나중에 그와 소안영이 남매라는 것을 알고 그녀도 그를 오빠처럼 편하게 대했다.

그는 그녀를 위해 많은 골칫거리를 해결해 주었다. 그래서 그의 말이라면 강유리도 거의 따르는 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좀 달랐다.

이미 저질러 버렸으니…

소지석이 촬영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그녀도 자리를 뜨려다가 마침 대기실에서 나오는 육경서와 마주쳤다.

그가 반가운 얼굴로 그녀에게 다가왔다.

“형…”

주변 사람을 의식한 그가 재빨리 말을 바꾸었다.

“누나, 저 데리러 오신 거예요? 저 너무 행복해요! 아줌마가 해주신 맛있는 집밥을 또 먹을 수 있겠네요!”

한껏 들뜬 목소리였다.

“똥이나 먹어!”

강유리는 제 발로 걸어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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