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15화

그의 행동으로 아무 감각 없었던 그녀의 다리가 조금씩 찌릿찌릿하기 시작했다.

“아!”

그녀가 신음소리를 반복했다.

끝음을 길게 끌다가 억누르는 것이 너무 야릇하게 들려서 못된 상상을 하게 했다.

육시준이 그녀를 흘겼다.

강유리도 자신에게서 흘러나오고 있는 이상한 소리에 흠칫 놀랐다.

발그스레해진 볼을 하고는 결사적으로 그의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조심 좀 해. 다리가 불편...”

남자는 그저 피식 웃고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화장실 입구를 두줄로 늘어서서 지키던 보디가드들은 이미 돌아갔다.

생존욕구가 강한 임강준도 어디로 갔는 지 보이지 않았다.

어둠이 드리우고 학교 정원에 가로등이 켜졌다.

불빛이 나무잎 사이로 길을 비췄다. 두사람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진다. 조용하니 꽤 낭막적이었다.하지만 이건 연기일 뿐이다.

강유리는 만감이 교차하고 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조차 구분이 가지 않는다.

다행은 육시준이외에 누구도 그녀의 초라한 모습을 보지 못한 것이고, 불행은 육시준이 그녀의 초라한 모습을 본 것이다.

‘어떻게 그의 앞에서 당당하게 행동할 것인가?’

그가 하루 아침에 재벌이 된 그 순간부터 그녀는 자격을 잃었던 것 같았다.

그녀는 체념한 듯 그의 품에 안겨 찍소리도 못하고 바닥으로 떨어지는 자신의 위상을 촘촘히 느끼고 있었다.

차에 오른 후에도 침묵은 계속 되었다.

그러다 어느순간, 강유리는 정신이 바짝 들었다.

고개를 돌려 입을 열려는데 뒤쪽의 검은 물체에 시선을 뺏꼈다.

어깨를 한번 들썩이고 짜증스럽게 물었다.

“뒤쪽에 저건 뭐야?”

육시준은 앞쪽에 시선을 고정하고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네가 원했거.”

그녀는 손을 뻗어 검은색 주머니를 헤쳐보았다.

그녀의 눈꼬리에 격련이 이렀다.

‘재벌이면 이렇게 제멋대로야?

롤스로이스를 생리대로 채운다고?’

“이렇게 많이 사면 어떡해?”

중얼거리는 그녀는 너무 어이가 없었다.

육시준은 아랑곳 하지 않고 대꾸했다.

“좋아하잖아?”

‘어느 누가 생리대를 좋아하는가?

잠깐.’

그녀는 조금전 상황을 골똘히 회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