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046화

거실에는 야릇한 침묵이 흘렀다.

육시준은 비슷한 성격에, 툭하면 싸우는 부녀를 보며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었다.

이런 말투는 당연히 문제없다. 하지만 그걸 들춰내고 일부러 그러는 건 문제다...

“풉!”

옆에 서 있던 릴리가 참지 못하고 먼저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고는 극히 과장된 목소리로 말했다.

“언니, 일부러 그런 거죠? 제가 언제 그렇게 가식적으로 말했어요? 그런데 아버지가 애교스러운 말투를 좋아하는 건 사실이에요. 연습 많이 하셔서 앞으로 아버지가 화낼 때마다 애교 부리세요. 굉장히 효과적이고 백발백중이에요.”

“...”

신하균은 옆에 서서 소리 없이 입가를 씰룩했다.

남의 약점을 논하는 건 그렇다 치고, 그걸 그 사람 앞에서 말하면 어떡하나?

그 사람 체면은 생각하지 않는 건가?

이전에 효과가 있었다고 해도 앞으로는 효과가 없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바론이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

“헛소리하지 마! 내가 언제 그랬어?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애교를 부린다고 마음이 바뀌면 뭐가 돼?”

“당연히 우리를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아버지가 되는 거죠. 사랑해요.”

릴리는 그를 향해 하트를 날리고 윙크도 했다.

“...”

가장 어찌할 도리가 없는 것은, 이 망할 계집애와 의견이 맞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가 화를 낼 때 이 계집애는 애교를 부리며 그의 환심을 산다는 것이다.

화가 나지만 어찌할 수도 없다.

어쨌든 원칙을 지켜야 하는 큰일도 아닌데, 굳이 감정 상하게 혼낼 필요가 없고, 또 그렇게 하지도 못한다.

그리고 이 일 때문에 딸과 사이가 멀어지고 싶지 않다...

입술을 꽉 깨물고 생각하던 바론은 한참 뒤에야 결론을 냈다.

“이번에는 됐어.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 그리고 나는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야. 너희가 정말 잘못을 저질렀다면 나는 절대 눈감아 주지 않을 거야.”

“네네, 맞아요! 아버지는 매우 합리적이고 원칙적인 사람이죠. 하지만 이번에 입장을 바꿔서 제 생각을 해주셨으니 큰 변화라 할 수 있어요. 이중잣대를 쓰지 않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