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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6화

정확하고 냉정한 대답에 바론 공작은 순식간에 얼굴이 창백해졌다.

분위기가 다시 처지기 시작하자 강철우가 수습해 보려고 했다.

“그만하고, 밥부터 먹자고. 릴리가 무사하면 됐지. 아니면 엄마랑 아빠가 죽을 때까지 자책할 뻔했어.”

“왜 자책하는 건데요?”

릴리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더는 억지 부리지 않고 할아버지와 대화를 이어갔다.

“왕소영이랑 성한일이 Y 국에 간 걸 진작에 알고 있었어. 최근에 계좌에 큰돈이 들어갔는데도 행방을 알아내지 못했어.”

“...”

릴리는 믿기지 않는 듯이 물었다.

“계좌에 큰돈이 들어왔다고요? 저는 왜 확인하지 못했죠? 그러니까 제가 확인한 것은 고성 그룹에서 일부러 저한테 보여준 거네요?”

“고정철은 몇 년 동안 서울에서 몰래 지내고 있으면서 그래도 아는 사람이 많아. 너는 아직 잘 몰라서 당하기 일쑤지.”

강철우가 위로했다.

릴리는 그제야 반응하면서 육시준을 쳐다보았다.

“그 회사에 계좌 이체한 내역을 찾아내지 않기를 원했겠네요? 그래서 상대방이 눈치챌까 봐 더는 확인하지 말라고 한 거예요?”

윤시준은 강유리에게 국물을 떠주더니 대답했다.

이미 예상했던 반응인 것만 같았다.

세상이 아무리 시끄럽다고 해도 그저 강유리에게 국물을 떠주고 싶은 모양이었다.

릴리는 복잡미묘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와이프를 끔찍이 생각하는 남자가 몰래 이렇게 큰일을 벌였다는 것을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

당사자인 릴리를 포함한 모든 사람을 엮여 들였다니.

릴리가 한참 동안 말이 없자 육시준은 그녀가 충격을 받았을까 봐 위로했다.

“할아버지 말씀이 맞아. 고정철은 서울에서 세력이 막강해. 너는 아직 잘 몰라서 그 사람한테 져도 부끄러운 일이 아니야. 다음부터 조심하면 되지.”

인생 후배한테 이런 가르침을 주는 것은 괜찮았지만 밥상머리에서 어른들이 있는 앞에서 이러는 것은 아니었다.

특히 바론과 강미영은 어제부터 이 일을 묻고 싶었지만 시간이 너무 늦어 미루기로 한 것이다.

언급된 이상 끝까지 물을 수밖에 없었다.

“다음부터 이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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