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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7화

툭.

육시준은 숟가락을 내려놓고 고개 들어 강미영을 차갑게 쳐다보았다.

“작은이모 말씀이 맞으세요. 한집안 식구끼리 숨기는 거 있으면 안 되죠. 제가 비밀로 하면 안 되었어요.”

강미영은 한숨을 내뱉더니 부드러운 말투로 변했다.

“내 뜻을 알아줘서 고마워...”

“그런데 저는 예전에는 이런 도리를 모르고 계실 줄 알았어요.”

“...”

강미영은 무언가 깨달은 듯 표정이 확 변했다.

병원에서 싸웠던 기억이 생생한데 이 순간 역할이 바뀐 듯했다.

속은 사람과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

하지만 속은 사람은 언제나 불공평하다고 느꼈다.

강유리는 우두커니 육시준을 바라보았다.

육시준은 바론 공작을 바라보더니 계속해서 말했다.

“이 일은 릴리가 피해를 보지 않게 할 자신이 있었어요. 그래서 운이 좋았다고 말할 순 없죠. 속였던 건 걱정 끼쳐 드리고 싶지 않아서였어요. 아버님께 곧 귀국해야 하는 어려움을 떠안겨 드리고 싶지도 않았고요. 이해되시겠어요?”

아주 설득력 있는 설명이었다.

바론 공작은 이해가 안 되는지 미간을 찌푸렸다. 귀국할지 말지든 더 자세히 고민해봐야 했다.

‘나를 위해서 그랬다고 해도 일부러 안 알려줄 일은 아니잖아?’

바론 공작이 무슨 말을 하려고 입을 뻥긋하자 육시준이 먼저 물었다.

“할아버지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강철우는 겪을 만큼 겪어본 나이라 그의 말뜻을 모를 수가 없었다.

그는 바로 반응하면서 늘 그랬듯이 어영부영 넘어갔다.

“그럼! 다 너의 아버님을 위해서 그런 거잖아! 마음이 넓은 사람이라 모든 걸 이해하실 거야!”

바론 공작이 강미영과 강유리에게 설명할 때도 은근슬쩍 바론의 편을 들어준 그였다.

노력을 많이 한 사람이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때 강유리를 도와주지 않은 것이 마음에 걸렸는지 애써 좋은 할아버지로 남고 싶었다.

가정이 화목하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하지만 누구라도 바론을 도와줬을 것이다.

바론은 이해하지 못하고 흥분하기 시작했다.

“이해는 하는데 우리를 속인 건 받아들일 수 없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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