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결과는, 정말 너무 참혹하다!배준우는 그녀의 반응이 매우 만족스러웠다. 그녀의 곁을 지나갈 때,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만지며 다정하게 말했다. "착하네."고은영.“…….”이 동작이 왜 자신의 애완동물을 달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배준우가 나갔다.고은영은 혼자 남자마자 서둘러 휴대폰을 꺼내 안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지금 안지영은 이미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비록 모든 일을 깔끔하게 처리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무서웠다.고은영의 전화를 받고, 그녀는 마치 놀란 새처럼 무의식적으로 핸드폰을 던져 버리고 싶었다.하지만 고은영의 번호인 것을 확인하고 참아냈다!전전긍긍하며 전화를 받았다."은영아?"고은영의 목소리도 아주 작았다.“너 왜 그래?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어? "고은영은 지금 안지영에게 어이가 없었다!안지영도 고은영에게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 일은 고은영을 탓할 게 아니다.그녀는 차에 탈 때 진단서를 보물단지처럼 모셔서 배준우의 눈에 띄지 않았다. “내가 어쩔 수 있겠어? 나도 그들이 나가는 소리에 깜짝 놀라 죽을 뻔 했다고! "원래는 배준우의 차 키를 손에 넣을 방법이 없을까 생각했었다.하지만 그와 나태웅이 곧 나간다는 말을 듣고, 안지영이 어디 다른 걸 신경쓸 겨를이 있었을까?고은영."그래도 차를 부수면 안 됐지. 내가 간다고 말했잖아!"지금 차가 동영 건물 지하 주차당에서 누군가에 의해 부서졌다!배준우는 이대로 참지는 않을 거야!고은영은 방금 그가 나태웅에게 말할 때 말투를 생각하니 마음이 떨렸다.안지영."이미 다 끝난 일인데, 더 말하지 말자. 배 대표님 쪽은 어떤 태도야?""그 일 저지른 사람을 꼭 잡아내겠다고 했어!"안지영.”…….”이제, 가슴이 조여왔다!배준우는 왜 꼭 배후의 사람을 잡아내려 하는 거지?그냥 유리 한쪽 잃었을 뿐인데, 사람이 어떻게 이 정도로 인색할 수 있지?안지영은 생각할수록 억울했다.그동안 받은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그녀는 한동안 견딜 수 없었다.
나태웅이 동의한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이 모든 것이 너무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되지 않습니까?"우연의 일치?배준우의 세계에는 자연히 우연의 일치라는 게 없었다.만약 정말 같은 사람이라면, 이 사람은 반드시 그룹 내에 있을 것이다.이건 량천옥의 사람이 아직 그룹 내부에 침투해 있다는 걸 설명한다!여기까지 생각하자, 배준우의 낯빛은 순간적으로 음울하고 차가워졌다."다시 카드를 씻어야 할 때가 된 것 같아!"배준우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몇 년 전 그가 동영을 처음 인수했을 때, 내부에 량천옥의 사람이 얼마나 많았는데?그는 반년의 시간을 들여 그 사람들을 몰살했다!그리고 그도 아는 것이, 량천옥 그 여자는 결코 그 일 때문에 가만히 있지 않을 거다…….나태웅."제가 가능한 한 빨리 조사를 하겠습니다!"배준우는 '응’ 이라고 대답하곤 차가운 목소리로 덧붙였다. "좀 크게 크게 움직여!"분명히, 량천옥의 사람이라면 모두 예의를 차릴 필요가 없고, 그 여자에게 잘 지켜보게 해야 한다.‘그녀의 것이 아닌 어떤 물건들은, 꿈도 못 꾸게 할 거야!’나태웅은 배준우의 뜻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네!"회사 쪽.고은영은 임신 때문인지 배준우의 사무실에서 졸고 있었다.갑자기 '쾅'하는 소리와 함께 사무실의 문이 열렸고, 이 소리에 고은영은 순간 정신을 차렸다.문쪽을 바라보자!깔끔한 단발머리의 량천옥이 온몸에 한기를 뿜으며 사무실 입구에 서 있었다.그녀의 뒤에는 정유비가 서 있었다!량천옥은 예리한 눈빛으로 한 번 훑어보고, 마지막에 시선이 고은영의 몸에 고정되더니 눈빛이 더욱 차가워졌다."배준우는?"고은영은 그녀가 량천옥인걸 발견했다!고은영의 얼굴색도 조금 차가워졌다.그녀는 화목한 집안에서 자란 탓인지 화목하지 않은 가족에 대해 늘 반감을 느끼고 있었다.량천옥이 배준우의 엄마와 함께 힘들게 모은 가산을 빼앗으려 한다는 것을 알고, 그녀는 더더욱 역겨움을 느꼈다.친절하지 않은 말투로 대답했다."나갔어요."량천옥은 그녀의 차
량천옥은 기가 막혔다!고은영이 이 정도로 말을 잘 할 줄은 생각도 못한듯 했다!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든 그녀는 바로 반격이 가능했다.그 순간, 정유비가 커피를 들고 들어왔다."사모님, 커피 가져왔습니다.""꺼져!"량천옥은 화가 머리 끝까지 차올랐지만, 고은영을 어떻게 할 수 없어 정유비에게 화를 냈다.정유비는 온몸이 굳어짐과 동시에 얼굴색도 없어졌다. 화가 났지만, 참고 또 참다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돌아서서는 사무실을 나갔다.고은영은 량천옥이 이 정도로 화를 내는 것을 보고는 따졌다. "애꿎은 사람에게 화를 내서 뭐해요."고은영은 량천옥에 대해 아마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경멸하고 있다.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왠지 눈앞의 여자에게 익숙함을 느꼈다!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봐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결국 량천옥은 배 사모님이고, 나이로 따지면 두 사람은 이전에 아무런 접촉도 없었을 것이다.량천옥은 앞에 있는 커피잔을 들고, 한 모금 마시고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헤어져, 조건은 네 마음대로 요구해!""저는 당신과 어떠한 접촉도 원치 않아요. 요구할 조건도 없고요.""쾅~"량천옥이 들고 있는 커피잔을 검은 유리 탁자에 내려쳤다.고은영을 바라보는 시선은 지금 이 순간 더욱 차가워졌다.“좋은 말로는 안 되겠네!"진씨 가문의 요구가 생각났다.량천옥의 얼굴색은 바로 더욱 차가워졌다.빌어먹을……!만약 그날 밤 남성에서 진재혁이 성공했다면, 지금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면, 외국에 있는 그 물건도 손에 넣을 수 있을텐데, 뭐하러 여기까지 와서 이 계집애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겠어?더욱 화가 나는 것은, 저게 무슨 눈빛이야?고은영이 감히 나를 깔봐? 고은영의 눈가가 더욱 차가워졌다."좋게 말 한적도 없는데 얘기할 게 뭐가 있어요?"량천옥은 숨이 막혔다!가슴에 화가 계속 치밀어 올랐다."흥, 입만 산 계집애가! 너 조만간 오늘의 오만함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 ""그럼 그날이 오면 다시
고은영은 억울한 듯 머리를 끄덕였다.그녀는 정말 억울했다. 배준우를 건드린 건 이미 그녀 일생의 가장 큰 불행이었다.지금 그의 계모까지 그녀를 괴롭히는데, 그에게 어찌 의지할 수 있을까?만약 정말로 그 여자가 자신을 괴롭히도록 내버려 두었다면, 그녀의 인생은 아마 더 암담했을 것이다. 배준우는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그녀를 안아 자신의 다리에 앉혔다."사람을 화가 나서 미치게 해 놓고는 왜 네가 억울해?"방금 들어왔을 때 모두 들었다. 량천옥이 화가 나서 나가다가 아래층 홀에서 구두가 부러졌다.분명히 분노를 안고 걸어 너무 힘이 들어갔기 때문이었다.고은영이 코웃음을 쳤다."누가 그 사람이 나를 그렇게 말하라고 했나?"절대 내가 먼저 잘못했다는 것이 아니라고 하는 착한 아기 같은 모습에, 배준우는 더욱 어찌할 바를 몰랐다!이 계집애가 평소에는 담력이 그렇게 작아 보이더니.량천옥 그 여자를 그 정도로 화나게 할 줄은 몰랐다. 아마 이번이 두 번째인가?이 순간, 배준우는 사람을 잘못 선택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보같이 보여도 사람을 화나게 하는 솜씨가 일품이었기 때문이다. "그럼 말해봐. 그 사람이 너한테 뭐라고 말했는데?"배준우는 미소를 지으며 사랑스럽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정유비가 커피를 들고 들어왔을 때, 두 사람의 따뜻한 모습을 봤다!눈 밑에 어두운 빛이 스치며 애써 참으며 커피를 앞으로 내밀었다."배 대표님, 커피 가져왔습니다!"고은영은 정유비를 보고 무의식적으로 배준우의 품에서 나오려 했다.그러나 남자의 힘 센 손바닥이 그녀의 가녀린 허리를 꽉 잡고 있어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배 대표님, 좀......"고은영이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이 사람 뭐 하는 거야!?전에 비밀 결혼을 하기로 해 놓고, 지금은 비밀은커녕 공공연히 회사에서 애정행각을 하고 있다고?배준우는 그녀가 부끄러워서 자신의 품에 숨는 모습을 보며 웃으며 말했다."부끄러워 할 줄도 알아?""놓아주세요!"고은영이 난처한 말투로 말했다.
고은영의 이미 붉어진 얼굴이,자신이 아직도 배준우의 품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더욱 붉어졌다.량천옥의 일은, 배준우는 고은영이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처리했는지 몰랐다.그러나 그 여자가 화가 나서 발목까지 삐게 한 결과에 그는 너무 만족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고은영의 휴대폰에 입금 메시지가 떴다.고은영이 핸드폰을 들어서 보니, 2000만원이 입금 된것이다! 순간 충격을 받았다."배 대표님!"전에 약속했듯이, 배준우는 매달 그녀에게 1000만 원을 선불해 주고, 또 500만원의 월급을 주기로 했다.다 하면 1500만 원이다!그녀는 이미 며칠 동안 휴가를 냈는데도 2000만원이나 받다니!고은영은 하늘에서 떨어진 지폐에 명중 당한 것만 같았다.배준우는 이 돈벌레 같은 모습을 보고 코웃음을 쳤다."나머지 돈은 보너스야!"보너스도 있다는 말을 듣자, 고은영의 작은 얼굴에 웃음꽃이 폈다."배 대표님 감사합니다."전에 겁에 질려 마누라라는 직업과 거액의 빚도 잊어버렸다.잘 끝나기만 하면 그녀는 200억 원의 결별비용을 받을 수 있었다."이게 그 여자를 화나게 한 보너스인가요?"고은영이 한마디 더 물었다.분명히 자신의 미래 직업 방향을 정하려는 것이다.배준우는 머리를 끄덕이고, '응’이라고 대답했다!고은영은 량천옥이 자주 그녀를 찾아오면 그녀의 보너스가 더 높아지기를 순간적으로 바랬다 보너스를 생각하자 고은영은 아부하는 얼굴로 배준우를 바라보았다.배준우는 그녀의 이 돈벌레 같은 모습을 보고 기분이 아주 좋아졌다."말해, 뭐가 더 궁금해?""그럼 한번 화 나게 하면 보너스가 얼마나 되는지 물어봐도 돼요?"계산해 보니, 그녀는 량천옥을 두 번 화나게 해서 600만 원의 보너스를 받았다.그녀는 이 일에 대해 표준을 알고 싶었다. 그러면 마음속으로 계산이 가능했다.배준우는 그녀가 심지어 값을 정하려는 모습을 보고 눈가의 웃음기가 좀 더 깊어졌다.그리고 그가 웃으며 말했다."화가 나 미칠 정도면 200만원, 화가 나 다치면 500
휴대폰이 갑자기 소파에서 울리자, 고은영은 얼른 집어 들고 조심스럽게 배준우가 있는 방향을 보았다.그가 신경쓰자 않자, 그녀도 한숨을 돌렸다!배준우는 문서를 결제할때 방해받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그래서 고은영은 휴대폰을 들고 휴게실 밖 베란다로 가서 도대체 누구에게서 온 전화인지 확인했다.뜻밖에도, 조보은이었다!고은영의 얼굴은 순식간에 어두워졌지만, 그래도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나야!"휴대폰 너머로 애써 부드럽게 말하는 조보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마 그녀 자신도 어색한지 그 부드러움은 매우 부자연스럽게 들렸다.고은영은 차갑게 '네'라고 대답했다.조보은은 그녀의 차가운 대답을 듣고 짜증이 났지만, 화를 누르면서 물었다. "언제 준우를 데려올 거야?"고은영이 눈이 차가워지며, 거침없이 물었다.“제가 왜 데려가야 하죠?""고은영, 나 네 엄마야. 네가 결혼하는데 집에서 준비해야 되지 않겠어?"“집?”고은영이 비꼬며 웃었다.휴대폰 너머의 조보은은, 마음속의 증오가… 하늘을 찌를 지경에 이르렀다.이제야 그녀가 자신을 딸로 인정한다고?예전에는? 자신이 조보은의 집 앞을 지나갈 때 조보은은 그녀를 본 체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할머니는 연세가 많으신 데도 그녀를 오랫동안 키워 주셨다!그녀는 할머니에게 생활비는커녕, 국수, 감자도 드린 적이 없다.할머니는 그녀를 먹여 살리기 위해서 돌아가시기 전까지 혼자 밭일을 해야 했다.지금까지도 할머니의 거동이 힘든 뒷모습을 생각할 때마다, 그녀는 마음이 한없이 아팠다. 휴대폰 너머로 고은영의 비꼬는 말을 듣자, 조보은은 순간 화가 났다."아니 고은영. 너 이게 무슨 뜻이야? 지금 결혼하는 것도 날 거치지 않겠다는 말이야?""그럴 자격이 있어요?"고은영이 날카롭게 반문했다.조보은이 소리를 지르며 말했다."내가 왜 자격이 없어? 난 널 낳아준 엄마야. ""당신도 날 낳아준 엄마란 걸 아네요. 날 키운 게 아니잖아!"조보은의 낳고 기른 은혜를 갚으라는 말을 듣자, 고은영의 반격
고은영이 얼굴에 말라버린 눈물 자국을 아무렇게나 닦고 돌아서자, 배준우의 그윽한 눈동자에 부딪혔다.“배, 배 대표님?”고은영은 무의식적으로 떨었다.그리고 그녀의 이런 변화는 너무 선명했다.배준우의 눈가가 조금 더 깊어 졌고, 길쭉한 다리를 내딛으며 그녀에게 다가오자, 고은영은 무의식적으로 뒷걸음을 쳤다.하지만 다음 순간 바로 남자가 턱을 잡고, 한 손으로 그녀의 가녀린 허리를 감쌌다. "누구랑 통화했어?""량천옥과 같은 나쁜 여자랑요!"고은영이 콧방귀를 뀌었다.배준우가 눈썹을 치켜 올렸다."네 계모?"“아니요!”고은영은 더 화가 났다.량천옥이 이렇게 괘씸한 건 이해할 수 있었다. 지독한 계모는 줄곧 세상에 존재해 왔었다."그 사람과 사이가 안 좋아?""저는 어렸을 때 할머니와 자랐어요."배준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앞서 조사한 자료에도 할머니와 의지하며 사는 부모가 없는 사람이라고 적혀 있었기 때문에 그녀에게 엄마가 있다는 사실은, 배준우도 잘 몰랐다. 그러나 지금 그녀가 엄마가 있으면서 이렇게 사는 걸 보면, 그 엄마는 차라리 없는 게 낫다는 것을 대충 알 수 있었다.그녀의 턱이 차가워진 걸 느끼고, 배준우는 그녀의 손을 잡고 안으로 걸어갔다!충분한 온기에 고은영의 몸도 좀 편안했다.배준우가 따뜻한 물 한 잔을 그녀에게 건넸다. "좀 마셔.""감사합니다.”배준우는 그녀를 한번 쳐다봤다."많이 번거로워?"그 전화에 대해 말하는 것 같았다. 그녀를 화나 나서 울게 한 통화는, 내용도 좋은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고은영이 눈을 내렸다."그 사람이 대표님을 데려와 보여 달래요."봐?조보은이 어떤 성격인지 고은영이 모를 리가 있을까?아마 보이는 것처럼 간단하지 않을 거다!배준우가 눈썹을 찌푸렸다.“넌 뭐라고 했어?”"상관할 필요 없어요.. 저는 할머니와 언니 외에는 혈연이 있는 가족이 없다 생각하거든요. "조보은과 서정우 두 사람에게, 고은영은 아무런 감정도 느낄 수 없었다.배준우는 고은영의 뜻을 알아차렸다
량천옥은 화가 잔뜩 나서 배씨 가문 저택으로 돌아와, 물건을 챙기고 다시 병원에 가려고 하는 도중 그녀의 어머니 량일과 마주쳤다! 그녀를 보곤 량일은 소파에서 일어나며 물었다. "어디 갔었니? 병원에서도 안 보였는데!”량천옥은 절뚝거리며 들어가 가방을 소파 위에 내려쳤다."배 회장이 배준우를 만나겠다고 해서 회사에 한 번 갔잖아요!"이 말을 하자, 량천옥은 정말 화가 났다.현재 국내의 모든 그룹은 모두 배준우의 것이다. 그녀는 정말 가고 싶지 않았지만, 동영 내부에 아직 배성훈의 사람이 있어, 갈 수 밖에 없었다!근데 가서 배준우을 못 만났을 뿐만 아니라, 그 파렴치하고 천한 년을 또 볼 줄은 누가 알았겠어! 량일은 '배준우'라는 말을 듣고 순간 눈가에 한기가 스쳤다!량일이 물었다. "고 씨 그 계집애는 다 처리했어? 나와 진 씨 가문이 약속한 걸 잊지 마. 진재혁이 배준우에게 시집가야. 그 지분이 네 손에 들어올 수도 있다고!"진씨 가문의 셋째 딸, 진재혁은 열여섯 살 때 배준우를 처음 보고, 지금까지 배준우를 좋아하고 있었다.진씨 가문은 이전부터 배성훈에게 이 일을 말했지만, 배준우는 바로 거절했다.진씨 가문 어르신은 자신의 손녀를 애지중지하여, 2%의 지분을 들여 량천옥에게 손을 썼다.남성의 일은, 바로 량천옥이 모두 배정한 일이다. 돌이킬 수 없게, 먼저 아이가 생긴 후에 진재혁이 손을 쓰게 하려 했다.그때가 되면, 배준우가 원하지 않더라도 진재혁과 결혼해야 한다. 진 씨 그룹의 2% 지분은, 량천옥에게 엄청 큰 유혹이었다. 남성에서의 그날 밤, 뜻밖에도 고은영 그 계집애 때문에 모두 망치게 될 줄은 누가 알았겠어!"저 죽일 년!"량천옥은 화가 나서 이를 갈았다.량일은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왜? 고은영이 배준우를 떠나려 하지 않아? ""걔가 떠난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거예요!"조사했을 때 분명히 돼지처럼 멍청하다고 했었는데!고은영이 이 정도로 말을 잘할 줄 생각도 못 했다. 이 여우가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고 이미 화가 나서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말해봐, 정말이야?” 다시 입을 열었고 그의 말투에는 위험한 기운이 감돌았다. 전화가 아니라 만약 눈앞에 있었다면 안지영은 나태웅이 자신을 바로 목 졸라 죽일 것 같았다.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거야?” “안지영!” “난 장선명 씨와 약혼한 상태야. 네가 무슨 상관이야? 너는 네 사촌 걱정이나 해. 내가 너희 나씨 가문을 너무 가볍게 생각했나 보네. 여자는 불여우처럼 순수한 척, 남자는 정신병자에 하나도 좋은 게 없어. 그 뿌리가 다 썩었어!” 그녀는 작은 입술로 욕을 퍼부었다. 안열은 그 모습을 보며 입술이 저절로 떨렸다. 아까는 화가 나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더니 지금은 완전히 미친 듯이 말하고 있었다. 안지영은 정말로 미친 듯이 화가 난 상태였다. “사과하라고? 대체 누가 누구한테 사과해야 하는 건데! 내 아버지는 아직 병원에 누워 있고 네 사촌은 와서 날 때렸는데 나더러 사과하라고? 너희 나씨 가문 집안 교육이 이 모양이야? 다 멍청이들이야?” 이제는 나태웅의 조상까지 욕을 먹었다. 안지영의 이 폭발적인 성격에 안열은 이제야 제대로 실감했다. 안지영은 욕하는 건 진짜 잘했다. 이제는 나씨 가문이나 하씨 가문, 심지어 그들의 조상까지도 욕을 먹었다. 그녀의 거침없는 욕설을 들으며 나태웅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갔다. 그리고 안지영의 입은 더 이상 멈출 수 없는 폭풍처럼 계속 퍼부어졌다. 한참 동안 욕을 쏟아내고 겨우 숨을 골랐다. “더 욕할 거야?” 그의 말투는 안지영의 폭발적인 분노와는 대조적으로 매우 차갑고 차분했다. “하, 왜? 더 듣고 싶은 거야? 너...” “더 욕할 거 없으면 내일 병원에 같이 가자.” 그의 말투는 그 어느 때보다 단호하고 냉랭했다. ‘젠장, 이 사람은 정말 사람 말을 못 알아듣나?’ “나더러 사과하라고? 생각도 하지 마! 꿈도 꾸지 마!” 꿈속에서도 사과할 일 없을 것이다. “그럼, 한 가지 말할 게 있어.” “뭔데
안지영과의 대화를 끝낸 후 고은영은 마침내 자신이 지금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더 이상 불안하게 이리저리 쫓기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안지영은 여전히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다. 고은영을 달래고 나서도 심장이 가라앉을 틈도 없이 나태웅의 전화가 집 전화로 걸려왔다. 그녀는 번호를 볼 수 없어서 그냥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이틀 남았어.” 그 한 마디에 안지영의 화가 폭발했다. “뭐라는 거야?” “주원이에게 사과해!” 안지영은 입을 다물었다. ‘이 미친놈! 끝까지 이러는 거야?’ 만약 예전 같았으면 안지영은 그에게 말도 안 되는 반격을 했겠지만 지금은 화가 나서 전화를 바로 끊어버렸다. 안열이 들어왔을 때 안지영은 얼굴이 새카맣게 변해 있었다. “배씨 부인 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요?” 안열은 안지영이 이렇게 감정적으로 불안한 이유가 결국 고은영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감정은 조금 달랐다. 안지영은 고은영으로 인해 말문만 막힐 정도였고 다른 사람 때문이라면 분명 엄청 화를 낼 것이다. “아니에요!” 사실 고은영에게 생긴 일도 그녀를 괴롭히고 있었다. 그녀의 세상은 너무나 복잡했고 고은영이 또 울기 시작할지도 몰랐다. 안열은 안지영의 목소리에서 누그러지지 않는 화를 느끼며 궁금해했다. 고은영이 아니라면 또 누가 그녀를 이렇게 만든 것인지 궁금했다. “그럼 도대체 무슨 일이죠?” “나태웅이 나더러 하주원에게 사과하라고 했어요. 이틀밖에 안 남았다면서요.” ‘이 사람이...!’ 나태웅에게 욕을 할 만큼 다 했는데도 그를 물리칠 수 없었다. 지금 안지영은 연달아 욕할 힘조차 없었다. 그의 존재를 설명할 만한 적절한 말을 찾을 수가 없었다. ‘미친놈? 병신?’ 안열은 놀라며 물었다. “뭐라고요? 사과요?” ‘정말 이 사람 끝까지 그러는 거야?’ 안지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니까요. 제가 왜 사과를 해야 하죠? 제가 뭘 잘못했는데요?” 얼마 전 나태웅의 집착과 하주원
안지영은 잠시 침묵했다. 이렇게 큰일이면 분석하는 데 얼마나 큰 두뇌 용량이 필요할지 알 것 같았다. 그래서 고은영이 울려고 할 정도로 급해진 게 이해가 갔다. 자신이라도 정말 울고 싶을 정도였다. ‘이게 도대체 뭐야, 진짜?’ “그럼 나태현은 량천옥이 너희 언니의 친엄마라는 걸 알아?” “그건 나도 몰라.” 상황이 이미 너무 복잡해서 이젠 고은영조차 잘 모르겠다고 하는 게 너무 당연하다. 이런 상황에서 나태현과 고은지가 거래를 했다는 것만 봐도 그의 동기는 좀 의심스럽다. 하지만 어쨌든 그는 이제 지신혜와 결혼을 약속했고 고은지를 천락 그룹에 다시 데려가려 했다. 그동안 고은지가 천락 그룹에서 일했던 전력도 있으니 나태현의 속셈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게 분명했다. 안지영은 고민하다가 말했다. “음, 난 네가 차라리 네 언니에게 말하는 게 나을 것 같아.” “지금 말해?” “그럼, 무조건 말해야지! 량천옥이 아무리 미워도 네 언니의 친엄마잖아.” 진실을 알게 된 후 고은지가 어떻게 반응할지는 그녀의 자유다. 하지만 지금처럼 불확실한 상황에서 계속 숨기면 만약 나중에 후회할 일이 생길 수도 있다. 고은영은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나태현이 구희주의 아빠라는 사실은?” “그건, 생각 좀 해볼게!” ‘이건 말을 해야 할까 아니면 말하지 말아야 할까?’ 안지영은 바로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 지금 일은 보통 어려운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태현은 대체 무슨 생각인 거지? 역시 나씨 가문 사람이야. 어쩜 다들 이렇게 나쁜 자식이지?’ 전에는 나태현이 꽤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와 보니 하나같이 나쁜 자식들이었다. “그래도 얘기하는 게 좋겠어!” 이렇게 큰일을 말 안 하면 나중에 얼마나 큰일로 번질지 알 수 없었다. 안지영은 귀찮은 일은 딱 질색이었다. 그래서 고은영더러 고은지에게 모든 일들을 잘 설명해 주라고 말했다. 어차피 고은지는 지금 모든 결정을 내린 상황이었고 아무런 일도 모르는 전제
어떤 실수는 한 번 저지르면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예전에 량천옥은 악행을 저지르며 두려움 없이 살아왔고 아무런 후회도 없었다. 그 누구도 그녀에게 아무런 방법을 쓰지 못했으며 그녀는 자신이 어떤 대가를 치를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물론, 그때는 아무도 그녀에게 손을 쓸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그런 강력한 여자가 자발적으로 모든 심판을 받겠다고 결심했다. “나태현이 구희주가 자신의 딸인 걸 알았다고 했지?” 고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량천옥은 눈을 떴고 그녀의 눈빛은 이제 완전히 맑아졌다. 그리고 그 안에는 강한 분노와 증오가 서려 있었다. 구희주가 자신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는 다른 여자와 결혼을 약속하고 자신과 고은지를 거래로 고은지를 자신의 곁에 두려고 하다니. 도대체 그는 무엇을 하려는 걸까? 이 모든 상황은 나태현의 의도가 순수하지 않다는 걸 확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량천옥은 깊게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 “알았다. 이 일은 내가 처리할게.” 그녀는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자신의 딸, 고은지는 여전히 그녀를 증오하고 있으며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녀의 온몸에서 풍기는 슬픔은 과거 그녀의 손에 고통받았던 고은영조차도 압도할 정도였다. 결국, 두 사람은 어떻게 헤어졌는지 모르겠다. 고은영은 원래 배준우를 만나러 가려고 했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안지영을 찾게 되었다. 안지영은 본래 회의를 가려고 했지만 고은영이 찾아오자 30분을 미뤘다. “왜 이렇게 걱정이 많아 보여? 배준우가 너 괴롭혔어?” 고은영은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지영아, 내 뇌가 부족한 것 같아.” 안지영은 웃으며 말했다. “너 뇌가 부족한 건 항상 있는 일 아니었어?” 그녀는 장난스럽게 고은영을 놀리며 말했다. 하루 이틀 있는 일도 아닌데 왜 이렇게 죽상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고은영이 이 말을 듣고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이 순간, 고은지는 예전과는 다른 집요함을 보였다. 나태현이 그녀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그것이 그녀를 이렇게 단단히 만들었는지 알 수 없었다. 량천옥은 계속해서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고은영이 차에 올라타자마자 량천옥은 질문을 던졌다. “어떻게 됐어? 은지가 왜 일을 하겠다고 했지? 돈은 줬어?” 량천옥은 상황을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는 고은지가 돈 때문에 일을 하러 간다고 믿고 있었다. 돈만 주면 고은지가 편안하게 몸을 회복할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고은영은 그녀를 바라보며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언니가 천락 그룹에서 일하겠다고 했어요.” “뭐?” 고은지가 천락 그룹에서 일한다는 말을 들은 순간 량천옥은 숨이 막힐 정도로 놀랐다. 고은지가 예전에 천락 그룹에서 일했던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 나태현이 고희주의 아버지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량천옥은 고은영을 바라보았다. “안 가면 안 돼?” “나태현이 언니와 거래를 한 것 같아요!” “무슨 거래?” 거래라는 말에 량천옥은 갑자기 경계심을 드러냈다. 남자와 여자가 거래를 한다면 그게 무슨 의미일까? 그녀는 몇 년 동안 배씨 가문에서 여러 가지 남자의 모습을 본 적이 있기 때문에 그 속에 숨겨진 더러운 진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나태현이 지씨 가문과의 결혼 소식이 보도되었음을 알았다. ‘약혼도 한 마당에 고은지를 천락 그룹으로 돌아오게 한다는 건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결혼도 하기 전에 외도를 하겠다는 건가?’ 량천옥은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다. 고은영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결국엔 말을 꺼냈다. “나태현이 구희주의 아빠예요.” “뭐?” 량천옥은 고은영의 말을 듣고 잠시 말문이 막혔다. 구희주의 아빠라니, 그 말이 너무 충격적이었다. 구희주가 우울증에 걸린 이유는 자신이 조영수의 딸이 아니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학교의 아이들은 그녀를 그 문제로 계속해서 괴롭혔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나태현이.
한때, 고은지는 딸과 함께 평범한 삶을 살기를 바랐다. 평온한 삶을 원했기 때문에 이혼 후에는 열심히 일하고 아이와 함께 살아가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 짧은 평화는 결국 깨지고 말았다. 구희주는 조영수의 딸이 아니었고 그로 인해 일련의 문제가 발생했다. 사회적 편견에 의해 아이는 우울증에 시달렸고 결국 식물인간이 되어 이곳에 누워 있다. 그런 간단한 소망들이 결국은 격렬한 증오로 바뀌었다. “그렇다면 언니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뭐야? 언니 소원이 뭔지 말해봐. 내가 도와줄게...” “은영아!” 고은영의 말을 끝내기도 전에 고은지는 차갑게 소리쳤다. 고은영은 잠시 말을 멈추고 고은지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 고은영에게는 고은지의 눈에서 날카로운 분노가 드러나는 것을 보았다. 한때, 고은지의 눈에는 세상의 고단함과 부드러움만이 담겨 있었지만 지금은 그 속에서 마치 늑대처럼 야수적인 기운이 풍기고 있었다. 그렇게 갑작스러운 변화에 고은영은 숨이 막혔다. “나태현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나태현이 언니에게 무슨 말을 했어?” 고은영은 궁금해했다. 왜 고은지가 이렇게 갑자기 변했는지, 왜 이렇게 두려운 변화가 일어났는지 알 수가 없었다. 고은지는 대답하지 않고 침착하게 말했다. “희주의 일, 정말 량천옥에 대한 아무런 증거도 없어?” 고은영은 순간 숨을 멈췄다. 고은지의 차가운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 여자가 여전히 자유롭게 돌아다니더라고?” 고은영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고은지의 말속에서 느껴지는 분노가 너무 강해서 고은영은 무엇을 말해야 할지 몰랐다. 량천옥이 아직 밖에서 돌아다니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 어떻게 분노를 참을 수 있겠는가? 고은지의 마음속에서 량천옥은 분명히 지옥에서 천 갈래로 찢겨야 할 사람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만약 그들 사이에 그런 관계가 없었다면 아마 고은영은 고은지에게 증거를 찾아준다고 말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량천옥과 고은지 사이의 관계를 알게 된 후 고은영은 더 이
량천옥은 생각을 거듭한 끝에 결국 가방에서 카드를 꺼내 고은영에게 건넸다. “이게 뭐죠?” 고은영은 물었다. “안에 2억 원이 들어있어. 고은지에게 전해줘.” 결국 그녀는 조금씩 무심해졌다. 고은지는 지난 몇 년 동안 조영수와 결혼한 뒤 좋은 시절을 보내지 못했다. 이혼한 후에도 제대로 된 직장이 없었고 지금은 구희주를 돌봐야 하니까 돈이 얼마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고은영은 찡그린 채로 카드를 바라보았다. 량천옥은 그것을 고은영의 손에 강제로 쥐여주었다. “너는 똑똑한 아이니까 분명히 은지에게 잘 전달할 방법이 있을 거야.” 고은영은 카드를 잠시 들고 있던 손으로 다시 한번 확인한 뒤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았어요.” 량천옥의 돈을 받는 것에 대해 그녀는 망설이지 않았다. 어차피 그녀는 고은지를 보상해야 했기 때문이다. 고은영이 카드를 받은 것을 본 량천옥은 약간 마음이 놓였다. 그동안 량천옥이 어떻게 지냈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병원에서 고은지가 고통받는 모습을 볼 때마다 량천옥은 그 자리에 자신이 누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은 함께 란완리조트에 도착했다. 고은영이 차에서 내릴 때 량천옥은 차 안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 고은영은 고개를 돌려 바라봤고 량천옥은 입가에 쓴 미소를 띠며 말했다. “나는 안 올라갈 거야.” 지금 그녀가 올라가면 모든 일이 설명이 안 될 것 같았다. 고은지가 자신을 보고 화를 내고 미워할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두려웠다. 자신의 딸의 눈에서 자신을 향한 증오를 보고 싶지 않았다. 고은영은 량천옥의 뜻을 이해하고 더 이상 강요하지 않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혜나는 고은영이 돌아오자 정중히 다가가며 말했다. “사모님.” “언니는요?” “희주 아가씨의 병실에 있어요.” 고은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곧바로 엘리베이터를 탔다. 구희주의 병실에 도착했을 때 문을 열자마자 고은지가 혼자 병상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녀는 어제와 똑같은 자세로 조용히 구희주의
하지만 이 순간, 그녀에게도 하나의 요구가 있었다. “지금은 은지에게 말하지 말아 줘. 나에게 시간을 좀 줄 수 있을까?” 량천옥은 간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비록 지금은 자신의 딸과 만날 수 없지만 그녀는 여전히 이렇게 보살펴 주는 것을 매우 즐기고 있었다. 그녀가 떠날 때 고은지는 아직 어렸었다. 그동안 고은지에게 따뜻함을 전해준 적도 없었고 어머니로서의 사랑을 느끼게 해준 적도 없었다. 그녀는 고은지에 대해 알아봤다. 조보은은 고은지에게 잘해주지 않았다. 고은지는 어릴 때 그 집에서 노예처럼 살았고 고은영보다도 못한 삶을 살았다. 고은영이 조보은에게 쫓겨나고 나서 그녀는 할머니의 사랑을 받았다. 비록 힘든 삶을 살았지만 할머니의 자애로운 사랑 덕분에 마음은 그렇게 아프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의 딸, 고은지는 항상 조보은의 압박 속에서 살아야 했다. 량천옥은 고통에 찬 눈빛으로 고은영에게 말했다. 고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언니에게 말하지 않을게요.” 지금 고은지의 몸 상태는 버틸 수 없을 정도로 약해졌다. 수술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그녀에게 더 이상의 고통을 주고 싶지 않았다. “고마워, 이전 일들 정말 미안했어.” 이 기간 동안 량천옥은 고은영에게 얼마나 많은 사과를 했던지 모른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사실 고은영에게 그렇게 미안한 점은 없었다. 그녀와 배준우의 모자 관계는 항상 천지 차이였고 그들은 항상 적대적이었다. 고은영은 배준우와 결혼하면서 자연스럽게 끌어들여졌을 뿐이었다. “아 맞다, 희주를 위해 준비한 것들도 많은데. 언제 가져오면 좋을지 알려줘.” “한 번에 많이 가져오지 마세요. 언니가 의심할 수도 있어요.” 고은영은 차분하게 말했다. 고은지는 세심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다. 이 기간 동안 병원에서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이유는 첫째로 그녀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였고 둘째로 량천옥이 고은지에게 이를 알려줄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엇을 하든 항상 조심스러웠다.
지금 그녀는 고은지에게 말할 수 없었다. 구희주의 아버지가 나태현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나태현이 이 사실을 알게 된 후에도 여전히 다른 여자와 약혼을 한다는 것조차도 말할 수 없었다. 그는 식물인간 상태인 구희주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았고 지금까지 그들에게는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 “언니는 이제 막 수술을 마친 상태니까 마음을 안정시키는 게 중요해, 알겠지?” 고은영은 부드럽게 말했다. 고은지는 눈을 감고 눈물이 흘렀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예전의 구희주가 착하고 성숙했던 모습을 떠올렸다. 그토록 착한 그녀의 아이가 왜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아이는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았다. 이 생각에 고은지는 가슴이 미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그 사람을 찾아줘, 꼭 찾고 싶어.” 고은지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이 순간, 그녀는 마치 미쳐버린 사람처럼 그 남자를 바로 찾아가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고은영은 고은지를 안았고 자신의 가슴도 아프게 내려앉았다. 고은지는 그 남자, 그리고 량천옥을 미워했다. 그리고 량천옥은 고은지가 퇴원한 이후, 다시는 그녀와 마주할 기회를 잃었다. 어느 날, 고은영이 회사에 도착했을 때 지하 주차장에서 차에서 내리자마자 량천옥이 무언가를 들고 걸어오는 모습을 보았다. 고은영은 배준우를 힐끗 보며 말했다. “먼저 올라가요.” 배준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량천옥을 잠시 바라본 후, 아무 말 없이 엘리베이터 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배준우와 량천옥 간의 이 싸움에는 승패가 없었다. 결국 남은 것은 상처로 가득 찬 마음뿐이었다. 고은영과 고은지가 얽혀든 것은 량천옥에게 치명적인 타격이었다. 량천옥은 고은영 앞에 서서 여전히 감추지 못하는 고통을 얼굴에 드러내며 손에 든 것을 고은영에게 건넸다. “이것 좀 전해줘.” “이게 뭐죠?” 고은영은 차갑게 물었다. 고은영은 구희주와 관련된 일에 대해 여전히 량천옥에게 마음속에 약간의 거리감을 두고 있었다. 하지만 량천옥이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