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km 떨어진 지휘차 안에서 드론을 통해 그 화면을 포착한 멘딘 제레가 재생 속도를 늦췄음에도 그의 공격 동작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첫 공격의 대상이 될 120명의 수색 선발대를 포함하여 역시 뽀얀 먼지로 휩싸인 화면만 보일 뿐이었다. 그의 손에서 뿜어져 나오는 회백색 모래 입자는 공기를 갈기갈기 찢어놓는 듯 공포스러웠고 무참한 살인 무기와도 같았으며 갑자기 나타난 우레와도 같았다.그 모래 입자는 최전방의 차 세 대를 관통하여 금속 외피를 뚫고 공간 전체를 뒤흔들었다.와르르!고막이 터질 듯한 굉음이 그곳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엔진이며 기름탱크며 세 대의 차가 자갈과 모래로 쉽게 관통되었고 금속부품과 마찰하면서 큰불이 붙었다.쾅, 쾅, 쾅!동시에 불덩이가 하늘로 치솟으면서 세 대의 차가 집단으로 폭발하였다. 주위를 지키고 있던 병사들이 반응할 새도 없이 그 충격에 몸이 갈기갈기 찢겨나갔고, 그들 몸에 장착하고 있던 전투 장비, 총, 수류탄, 연막탄 등도 끊임없이 폭발하며, 순식간에 수많은 희생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공기 중의 자갈과 모래가 날아와 그들의 몸을 가차 없이 관통하고 머리를 박살 냈다. 이것은 염구준이 멘딘가문에게 행하는 무참한 살생이었다.“아니, 이럴 수는 없어!”20km 떨어진 지휘차 안에 있던 멘딘 제레는 공포에 질린 얼굴로 화면을 바라보았다.“사람 맞아?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까지 강할 수가 있지? 전쟁의 신이라도 되는 건가?”그는 단연 전쟁의 신이었다. 그것도 세상에서 가장 강한 전쟁의 신이었다. 그로 말할 것 같으면 멘딘가문 사람들을 죽이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도르만!”지휘차 안에서 멘딘 제레는 몸을 돌려 부르짖었다.“알려줘. 어떻게 하면 전쟁의 신을 죽일 수가 있지? 용하국 전쟁의 신 ……용하국에 죄를 지을 수 없으니 절대로 살려서 용하로 돌려보낼 수는 없어.”도르만은 전형적인 동남아시아인 이름이었고, 멘딘 제레 뒤에 있는 중년 남성이었다. 그의 이마에는 땀이 줄줄 흘렀고, 얼굴에는 핏기가 거의 없었다.
‘반드시 죽일 수 있다고? 난 살아 있는 걸 잡아야 한다고!’“명령이다!”그 순간, 멘딘 제레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큰 소리로 웨쳤다.“멘딘가문의 모든 인력을 카라완다 마을로 집결시키고, 최신식 주력 탱크를 동원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염구준을 산 채로 잡아 와!”피비린내 나는 밤이었다.멘딘 제레의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멘딘가문의 인력은 신속히 동원되었다. 사면팔방에서 2천 명이 넘는 무장 부대가 카라완다 마을 방향으로 신속히 집결되었다.그들의 목표는 오직 하나였다. 인해전술을 사용하여 온갖 대가를 아끼지 않고, 염구준을 생포하는 것이었다.“멘딘가문의 사람들은 다 모였네?”카라완다 마을 앞 십자로 중심에 우뚝 서있는 염구준은 그 모습을 보면서 예상했다는 듯 입꼬리를 올렸다. 멘딘 해니, 페르난다와 라오프의 복수를 위하여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그를 잡으려고 한 것이다. “아깝네...... 진짜 전쟁터는 여기가 아닌데 말이야. 지금도 아니고......”5분 후, 카라완다 마을이 아니라 멘딘 가문 별장이야말로 진정한 전쟁터가 될 것이다. 그들의 임무는 별장에서 요양하고 있는 멘딘 해니를 생포하는 것이다. 그는 멘딘 제레의 유일한 아들이기에 멘딘가문의 미래가 달린 일이기 때문이다.주작과 현무도 마찬가지로 전용 전투기를 타고 직접 고공에서 미사일을 발사하여 멘딘 제레가 소속된 지휘부를 포격했다. 짧디짧은 5년이란 시간 동안 염구준은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 “주작이 완벽하게 임무를 마치려면 내가 해야 할 일은 시간을 벌어주는 것뿐이야!”시간차를 두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화제였다. 그들이 목적지에 도착하려면 5분 정도가 걸리는데 이 중요한 시간 동안 염구준이 마주해야 하는 것은 멘딘가문이 동원한 2천 여명의 인력이었다. 전체 동남아시아 엘리트 중의 엘리트들이 다 모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제대한 뒤로는 이렇게 피가 끓는 게 오랜만인 것 같네?”그 순간, 염구준은 폭소를 터트렸다. 그는 순식간에 밀려드는 그들에게 방
그들은 최강의 전방 전선을 구성했고 현재 최정상 기술로 개발된 초강도 합금 방패로 모두 장착되어 있었다. 심지어 전자 팔이 그 방패를 모두 지지하고 있었는데, 최전방에 세워진 방어 벽이 수호 벽을 구성하고 있었다. 이것이야말로 전투진을 유지하는 대형 무기라고 할 수 있었다!드르륵, 드르륵…명이 내려오자, 백 명 정도 되는 철갑 용사가 남풍을 뚫고 손에 쥐어진 합금 방패를 일렬로 빼곡히 이은 채 대부대의 앞쪽에 막아섰다.“초강도 합금 방패? 우습네.”염구준은 앞으로 찔러 나가며 금빛을 바라는 그 슈퍼 방패들을 멸시의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들이 사용하고 있는 합금 방패는 현대 무장 세력의 최고 설비로 불릴 정도였다. 겉면은 20cm 정도 되는 합금 표면이었고 아래층은 한 층이 고강도의 공격을 완화해 줄 쿠션 스프링에 마지막 층은 몸과 직접 닿을 쿠션이었다. 방패는 지면과 45°각을 이루게 디자인되었고 쉽게 수류탄과 폭격을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구경의 저격용 총까지 막을 수 있었다.이 정도 방어력은 일반인들이 돌파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빈틈이 없어 보이는 방어벽이 마주하고 있는 건 일반인이 아닌 현대 최고의 전신, 염구준이었다.“돌파해!”순간, 연구준는 한 치 망설임도 없이 오른손을 서서히 들더니 공중 가격을 더했다.용하구무학, 벽공장!육안으로 볼 수 있을 정도의 손 모양의 기체가 공중에서 연이어 폭발하며 무서운 광속으로 방어벽 앞으로 떨어졌다.최고납후, 무결부좌!멘딘 가족이 거금을 들여 고심이 가꾼 철갑 방어벽이 바람에 휘날리는 종이처럼 염구준의 벽공장 앞에서 산산조각이 났다. 심지어 멘딘 가족의 병사들마저 부서진 금속 파편들에 맞아 부상을 당했고, 100 명이나 되는 정예 병사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그 자리에서 숨졌다.“말, 말도 안 돼!”전투 후방에서 전장을 지휘하고 있던 사람들도, 그 뒤에 대기를 하고 있던 전사들도 방금의 참담한 모습을 보고 경악함을 숨기지 못했다‘이게 바로 염구준이 실력이란 말인가. 진짜 이게
이번 생에 이처럼 무서운 실력을 갖춘 사람을 본 적이 없었고 이렇게 소름 끼치는 전투를 맞이한 적이 없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염구준은 영화에서 나오는 ‘슈퍼맨’ 같은 존재였다. 그들이 상상하고 있는 그 이상으로 강대한 힘을 가지고 있고 그 힘은 이미 인간의 범주를 뛰어나 용하국 고전 태극권의 오기를 모두 끌어 담은 정도였다.“전쟁터를 휩쓸고 다녔던 나날들이 그립군!”염구준의 몸은 고속으로 나선형으로 회전한 채, 양팔은 주포를 꽉 끌어안고 있었다. 수 톤의 무거운 탱크는 마치 미친 듯이 회전하는 토파즈처럼 주변의 모든 것을 공격했다. 멘딘 가문의 병사들, 옆에 세워져 있는 탱크, 경량 로켓, 다기능 보병 차...... 모든 것이 염구준에 의해 쉽게 파괴되었고, 손에 들고 있던 탱크 주포마저 점차 비틀어져 모양을 잃어갔다! 진정한 최고납후! 불과 5분 만에, 전장은 혼돈에 휩싸였고, 멘딘 가문의 경비대는 더 이상의 싸움의 의지도 없었고, 총을 쏠 용기마저 잃었다. 모두가 사방으로 도망쳤으며, 아빠와 엄마를 부르며 울부짖었다. 염구준을 잡는다고? 이미 실패한 거랑 마찬가지다."염구준은 사람이 아니야, 악마야, 악마!" 이십 킬로미터 떨어진 전장 지휘차 안에서, 멘딘 제레는 무인탐사기의 생중계 화면을 통해 전쟁터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는 주체 못 한 채 몸을 벌벌 떨었고 구슬 같은 땀방울이 끊임없이 흘러내렸다. 두려움, 비할 데 없이 거대한 공포가 그를 휩싸고 있었다! 이 정도로 강력한 사람을 대체 무엇으로 물리칠 수 있을까? 인해 전술도 이젠 우스운 장난같이 들리며, 염구준을 생포하려는 생각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걸 느꼈다. "족장님!"멘딘 제레 뒤에 서 있던 도라왕이 갑자기 무릎을 꿇더니 고함을 쳤다. "염구준이 우리 형제들을 너무 많이 죽여버렸어. 더 이상 생포는 포기하고 포화를 쏴서그놈을 문질러 버려!"포화 사격......멘딘 제레는 화면 전체를 뒤엎은 시체들을 보고 이를 악물었다. 그는
아직은 포기하기 이르다. 한 번만 더 싸워볼 기회가 남아있다!“멘딘 제레라면 분명 모든 걸 걸고 반항할 텐데, 아쉽네. 그런 기회 따윈 내가 남겨줄 수가 없지.”지금 염구준은 연기 속에 서있었다. 손에 쥐어진 탱크 주포는 이미 끊어진 지 오래고 공중에 있는 전투기부대를 보던 그는 입꼬리를 슬쩍 올렸다.전투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멘딘 제레의 참패를 예상해볼 수 있었는데 백호전존과 청룡전존은 이미 특전 부대를 이끌고 멘딘 가문으로 쳐들어가 멘딘 해니를 잡을 준비를 끝냈다.“멘딘 제레랑 얘기를 잘 나눠야겠네.”염구준은 미소를 지은 채, 옆에서 사방으로 도주하고 있는 병사들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유유히 멘딘 제레를 향해 걸어갔다.큰 보폭은 마치 이 전투의 승리를 선포하는 것만 같았다.“족, 족장님!”전지 지휘차 안에 있는 도라왕은 지휘차의 화면을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 염구준이 가까이 다가올수록 그의 안색은 안 좋게 변해갔다.“족장님, 염구준은 이미 저희 위치를 파악해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습니다! 폭격해서 그 놈을…”“아니!”멘딘 제레는 서서히 고개를 들고 공중을 날아다니는 전신전 전투기를 보며 씁쓸하게 말했다.“이 전투기들은 염주군을 도우러 온 거야. 지금 우리가 염구준을 죽이면 우리도 살아남지 못할 거야.”“오고 싶다는데 방어를 내려. 오라고 해.”…20킬로 정도나 떨어져 있지만 염구준은 급해하지도 않고 멘딘 제레가 자리 잡고 있는 지휘 중심을 향해 느긋하게 걸어왔다.여유를 부리는 것이 아니라 청룡전존과 백호전존을 위해 시간을 벌고 있는 것이다.염구준이 걸어 오고 있는 사이에, 멘딘 가문의 별장 안에는 이미 청룡전존과 백호전존이 순조롭게 저택 안으로 들어왔다.슝슝슝!두 전존이 전투기에서 내렸고 120명의 특전사를 이끈 채 어둠을 뚫고 쉽사리 쳐들어왔다.2분도 걸리지 않아 멘딘 해니를 잡았다. 그들은 병상에 누워있는 멘딘 해니를 단단히 묶은 후 전투기에 올려 염구준이 자리 잡고 있는 곳으로 향했다.한편, 전장의 멘딘 제레의 지휘
“청룡과 백호의 포획 임무는 이미 완성한 것 같은데…”염구준은 담담한 미소를 짓더니 지휘차를 바라보고 말했다.“멘딘 제레, 걱정하지 마. 넌 아직 쓸모 있으니 죽이지 않고 남겨둘 거야.”“나와서 나랑 얘기 좀 하면 어떨까?”멘딘 제레는 차 밖으로 나갈 용기가 없이 수화기를 잡고 소리를 질렀다. 그의 목소리는 스피커를 통해 밖에 울려 펴졌다.“염구준, 너 대체 뭐하는 놈이야?”“전신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용하쪽의 전투기까지 출동시킬 정도면 일반인은 아닐 텐데… 왜 우리 멘딘 가족을 건드리고 내 아들을 망가트리는 건데?”“너무 어리석으니까!”염구준은 한 번 웃음을 터트리며 차가워진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의 아들, 멘딘 해니, 내 아내에게 몹쓸 짓을 했어. 고작 상처낸 걸로 끝난 걸 다행이라 여겨. 난 충분히 멘딘 가문의 체면을 봐줬어! 그런데 그것도 모자라 당신은 계속 나랑 아내를 죽이려 애썼지. 멘딘 제레, 동남아에서라면 다 네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았지?!"멘딘 제레의 안색은 약간 변했지만, 곧이어 냉소를 지었다. 멘딘 해니를 장애로 만들어 놓고, 하마터면 멘딘 가문의 대가 끊길 뻔 했고 심지어 라오프와 페르난다, 그리고 수많은 가문 경비대도 죽었는데... 체면을 봐줬다고?이것은 분명히 멘딘 가문을 안중에도 두지 않는 다는 증거였고 이것 또한 멘딘 가문의 위엄을 모욕하는 행위였다!"염구준!"이 순간, 멘딘 제레는 생각하면 할수록 점점 더 화가 난 나머지 그는 본색을 드러내며 곧바로 통신기를 꽉 쥐고 고함쳤다. "내 명령을 들어라,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반드시 죽여라, 염구 ..."‘준’이라는 글자를 내뱉지 못했다.지휘차 밖의 염구준은 하늘을 향해 호기로운 웃음을 치더니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멘딘 제레, 지금 나랑 사투하려는 거야? 우습네!”“청룡 백호 어디 있는데? 나와!”우르릉…그 순간, 전투기의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 총 20대의 6세대 반중력 전투기가 서북쪽에서부터 날아왔다. 바로 청룡전존과 백호전존이
멘딘 제레의 말이 떨어지자, 염구준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온몸에 살기가 돌았다!‘건방지게! 오늘날 전 세계 주요 강대국들 중 누가 감히 용하국을 피바다로 만들어?’전신전은 5년 동안 전쟁을 치렀고, 사방팔방에서 굴복하지 않는 사람이 없어, ‘용하는 모욕할 수 없다’라는 명성이 자자했다.그런데 지금 멘딘 제레가 감히 용하의 피를 보겠다는 망언을 하다니?!“멘딘 제레!”이 순간, 염구준의 눈빛은 철저히 무관심했고, 마치 사신이 세상에 온 듯한 목소리로 또박또박 말했다.“나, 염구준은 이제 용하국을 대표해서 동남아에 정식으로 전쟁을 선포한다!”“멘딘가문을 멸망시키기 전까지 휴전은 없다!”‘용하국을 대표해서, 전쟁을 선포한다고?!’멘딘 제레는 갑자기 몸이 굳어, 늙은 얼굴에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놀라움이 드러났다.스크린을 통해 살기 가득한 염구준을 보니,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네, 네가 용하를 대표해? 아니, 넌 안 돼!”“용하를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은 너희 지존 용주 아니면 전설의 전신전주밖에 없어! 너, 너......”여기까지 말하자, 그는 갑자기 뭔가를 깨달은 듯 고개를 들어 하늘에서 선회하고 있는 전투기들을 바라보았다.그의 동공이 서서히 작아지고, 결국 소리 없는 비명을 질렀다. “그럴 리가, 그분이 존재할 리 없어, 너, 너......”안되는 게 뭐가 이렇게 많아!지금은 손가을이 여기에 없으니, 염구준은 더 이상 신분을 숨기지 않고 손을 번쩍 들어 크게 흔들며 소리쳤다.“청룡, 백호, 주작, 현무, 4대 전존은 어디에 있는가?”“이 늙은 멍청이한테 내가 누군지 알려줘!”쿠르릉!하늘 높은 곳에서 모든 전투기의 해치가 열리고 청룡, 백호, 주작, 현무, 전신전 4대 전존,그리고 특전대원 240명이 모두 무릎을 꿇고 허리를 숙여 입을 모아 말했다.“전신전의 모든 주군을 뵙습니다!”‘전 세계에서 누가 전신전 4대 전존을 호령하면서 주군이라고 불리지?전신전주 본인밖에 없는데!’“염구준, 그, 그가 정말 그 전설의 존재
“두 번째는, 동남아 코코넛 상인들에게 용하국의 손씨 그룹과 힘을 합쳐, 가장 우수한 퀄리티의 코코넛을 가장 저렴한 가격에 수출하도록 통지해!”“당신 아들, 멘딘 해니는 앞으로 집에 가두고, 영원히 세상에 나오지 못하게 하고, 평민을 괴롭히지 않고, 사리사욕을 채우지 않게 해. 그렇지 않으면 다 죽을 줄 알아!”멘딘 가문만 지킬 수 있다면, 이것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염 전주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멘딘 제레는 마치 큰 형벌을 면제받기라도 한 듯, 염구준을 향해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럽게 한마디를 했다.“염 전주님께서 왕림해 주셔서 멘딘 가문은 영광입니다. 괜찮으시다면 며칠 놀러 오세요......”“필요 없어!”염구준은 큰 손을 저으며 그대로 뒤를 돌아 멀어져 갔다.동남아의 일은 원만히 해결된 셈이지만 앞으로 시간을 더 들일 필요가 있다. 바로 손가을과 합류해서 용하국으로 돌아가야했다.......그날 오후, 용하국 청해시, 손씨 그룹 본부.“대표님, 염 부장님, 드디어 돌아오셨네요!”염구준과 손가을이 그룹 1층 로비에 들어서자, 머리가 새하얀 ‘관 교수’ 가 근심 가득한 얼굴로 마중을 나와 말했다. “대표님, 큰일입니다. 아주 큰일이에요! 저희 코코넛 스킨케어 시리즈의 가품이 생겼습니다. 저희 정품이랑 거의 똑같아요!”‘뭐?!’손가을이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이번에 동남아로 간 건 코코넛 수입 문제 협의를 위해서였고, 구준 씨가 특히 전신전의 지인에게 부탁해서 어렵게 협상했는데, 이제는 가품까지 나오다니… 그럼 협상이 무슨 의미가 있지?!’“안 돼!”손가을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마음속에 한 가지 생각이 자신도 모르게 빠르게 커졌다.“관 교수님, 코코넛 스킨케어 시리즈는 온전히 저희 자체 연구 개발이고, 자료는 다 교수님 손에 있으니 외부로 유출될 수 없는데...... 정말 정품이랑 똑같아요? 확실해요?”관 교수는 얼굴이 붉어지며 부끄러워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대표님과 염 부장님께서 동남아에
염구준이 수압의 영향을 받지 않고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베르는 당황했다.이제 손에 무기도 없어서 어떻게 막아야 할지 막막했다.“멈춰!”“당장 공격을 멈춰!”“부성주님, 조심하세요!”그 장면을 보던 반보천인 세 명은 막을 겨를도 없이 소리를 질렀다.바로 그때,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 염구준은 공격을 멈추고 지하를 내려다보았다.푸!두 사람 사이에 있는 두터운 진흙 속에서 갑자기 무엇인가 모래를 사방에 뿌리면서 올라오는 것이었다.염구준이 재빨리 진흙의 가운데를 잘라버리자 생물체가 죽었는지 바닥에 툭 하고 떨어졌다.마침 검기도 기운을 소진하여 공격을 멈추고 돌아서서 살펴보았다.“젠장, 그냥 지하에 처박혀 있을 것이지, 뭐 하러 죽으러 나왔어?”염구준이 불청객에게 짜증을 부렸다.만약 생물체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이 검에 죽을 사람은 베르였다.진흙과 모래가 가라앉자 다들 생물의 정체를 주시했다.굵기가 2미터나 되고 꼭대기에 날카로운 이빨이 수두룩하게 생긴 심해의 모래벌레였다.이 벌레는 성체가 되면 길이가 30미터에 달하고 풍부한 광물을 함유한 화산암을 먹고 살기에 이 구역에서 텃세가 특히 강했다.그리고 공격성은 형태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방어해! 이것들이 떼로 공격할 거야!”염구준은 통신기에 주의를 주고 잠시 베르를 살해하는 것을 뒤로 미루기로 했다.위험한 상황에 닥쳤으니 자기들끼리 싸운다면 사기를 떨어트리기 때문이었다.푸푸!말이 채 끝나기 전에 수많은 모래벌레들이 땅속에서 나와 무차별한 공격을 퍼부었다.일반 무술인이 한 입에 먹힌다면 바로 두 동강이 났다.반보천인 무술인들은 잠수 장비가 망가지면 심해의 수압을 견뎌야 하기에 역시 방심할 수 없었다.그러니 아무도 죽음을 무릅쓰고 공격하지 않았다.심해 모래벌레들이 신출귀몰하며 공격하자, 다들 혼란에 빠져 허둥지둥했다.그들에 비해 염구준은 다가오는 놈들을 가볍게 잘라냈다.이 벌레들은 사납지 않은데 갑자기 땅속에서 튀어나올 때 당황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염구준은 감지
싸움은 잠시 한 단락 끝났다.베르가 씩씩거리며 통신기에 대고 고막이 터질 듯 소리를 질렀다. “염구준, 왜 우릴 도와주지 않아?!”“당신들도 날 도와주지 않았잖아요.”염구준은 어처구니없는 가스라이팅을 무시하고 반문했다.베르는 이런 말로서 염구준을 각 세력의 반대편에 세워 고립시키려는 수작이었다.이제 막 대군을 지휘할 수 있는 임시 사령관을 담당하게 되었으니 위세를 떨칠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웃기지 마. 우리는 반보천인 무술인이라 다른 무술인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어. 그런데 넌 한심하게 지켜만 보고 있었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아?”베르는 정의로운 척 그의 영혼까지 고문하며 계속 나무랐다.눈치가 없는 무술인들은 정말 베르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하하하. 방금 수십 명이 넘게 살려달라고 비명을 질렀는데도 당신은 구하러 가지 않고 도망가느라 바쁘던데요? 그 말을 하고도 양심에 찔리지 않습니까?”염구준은 그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이기적인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이래라저래라 간섭하는지,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또 염구준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이렇게 분석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리기 십상이었다.“흥, 따박따박 말대꾸는. 누가 너 같은 놈을 낳았는지 그 어미가 궁금하다.”베르는 솔선수범하지 않으면서 말로도 밀리게 되자 인신공격을 하기 시작했다.“죽고 싶어?”그러자 염구준이 버럭 화를 내며 베르에게 검을 겨주었다.상대방이 시비를 건다면 원하는 대로 한바탕 싸워줄 기세였다.“내가 무서워할 줄 알아?”베르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커다란 방패를 들고 맞섰다.이번 행차에 스텔라성에서 실력이 있는 반보천인 네 명을 파견했기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었다.쿵!염구준의 검이 방패에 닿은 순간 둔탁한 소리가 나며 베르가 뒤로 몇 발치 물러갔다.“물에서 방패를 쓰다니, 죽으려고 작정했군.”물속에서 방패의 부력이 커서 오히려 싸움에 방해가 되었다.그는 계속 검으로 공격하며 가볍게 제압했고, 뒤로
그 생물의 정체는 대왕 오징어였다.이 생물은 빛을 두려워해서 항상 심연에 숨어 있기에 과학자들은 파도에 밀려온 시체들만 주워서 연구했었다.대왕 오징어는 가장 긴 것은 40미터 이상에 달했다.염구준은 지금 상황을 보고 속으로 탄성이 흘러나왔다.“젠장, 오징어 소굴을 건드렸나?”심지어 그중에서 덩치가 큰 오징어는 전신 경지에 도달했다.마침 수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와서 다행이지, 염구준이 혼자 싸운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염 선생님, 이제 어떡해요?”통신기에서 초조한 노신기의 목소리가 들렸다.그 말 뜻은 그가 나서서 천기문의 부하들을 지켜달라는 의미였다.솔직히 그들 실력으로 이렇게 많은 대왕 오징어를 상대하기 버거웠다.“살아남아서 바다 밑 끝까지 오세요.”염구준은 한마디만 남기고 검을 휘두르며 계속 아래로 내려갔다.지금은 사방이 어두워서 대체 누가 누구인지 구분하는 것조차 어려웠고, 모두 자원해서 온 거라 그들을 책임질 의무가 없었다.“다들 최선을 다해 바다 밑으로 내려가자!”노신기는 목숨을 걸 각오로 모두에게 용기를 북돋아주었다.순식간에 각 세력은 대왕 오징어와 무차별적인 싸움을 벌였다.하지만 캄캄한 물속은 대왕 오징어들에게 유리한 곳이라 인간들은 1대1 싸움에서 얼마 버티지 못하고 참담한 희생을 치러야 했다.위기가 닥치자 베르가 긴급 공공 통신 채널을 열고 이런 제안을 했다.“이러다 다 죽습니다. 우리 모두 협력하여 살길을 열어야 합니다. 바다 밑에 도착하면 지금처럼 힘들지 않을 겁니다.”솔직히 베르도 염구준처럼 대놓고 아래로 내려가고 싶었지만 그런 실력이 되지 못했다.“찬성합니다.”“협공합시다!”각자 싸우다가 자칫하면 전멸할 수 있으니 다른 세력들도 이 제안에 동의했다.“반보천인이 앞장서고 전신 경지, 전신지상 무술인이 그 다음, 나머지는 뒤를 따라갑니다!”베르는 정예병을 살리고 나머지는 죽든 살든 상관하지 않을 생각으로 배치하기 시작했다.“공격합시다!”그의 명령이 떨어지자 다른 사람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모두가 슬픔과 공포에 빠져 있을 때 염구준이 두터운 잠수복을 입고 바닷속으로 들어갔다.간밤에 가볍게 생물을 절단하면서 그의 단전은 이미 기운으로 꽉 찼다.“염 선생이 바다에 들어갔어요.”모든 사람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으니 작은 동작이라도 이내 알아챘다.그가 갑작스럽게 뛰어드는 바람에 노신기 일행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대체 왜 저러는 거야?”“내가 앞장 설게요. 촉각이 있는 생물일 뿐, 두렵지 않습니다.”일부 반보천인은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서둘러 잠수복을 입고 바다에 뛰어들었다.염구준의 손에 완벽한 해도가 있으니 그가 정보를 어느 정도 장악하고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그래서 먼저 보물을 찾아낼까 봐 조바심이 났던 것이다.어떤 사람들은 말로는 보물을 찾으러 왔다고 하지만 솔직히 고대 옥패를 노리고 왔다.일단 옥패에 있는 무공을 연마하면 자신의 실력을 제고할 수 있으니 나중에 재물을 손에 넣어도 늦지 않거니와 그때는 더 쉬울 거라 생각했다.염구준은 바다 밑에 있는 균열을 향해 가다가 가끔씩 방향을 조절했다.아직 사방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 가장 힘이 덜 드는 방법을 사용했다.깊은 곳으로 들어갈수록 물고기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고 점점 어두워져 앞이 보이지 않았다.염구준은 길이가 석 자가 되는 청봉을 잡고는 언제든 적을 무찌를 준비를 했다.방금 잘린 촉각의 길이를 볼 때, 본체에 비해 너무 짧아서 치명상을 입히지 못했다.만약 덩치가 어마어마한 팔조괴물이라면 아직도 어두운 곳에 숨어 있는 게 틀림없다.촤아아! 촤아아!그때 물살이 바뀌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더니 수백 개의 검은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었다.각 세력의 정예병이 움직인 것이다.어떤 무술인은 일정한 거리에 도착한 후 빠르지도 늦지도 않는 속도로 염구준의 뒤를 따랐다.그가 앞장서서 길을 터달라는 뜻이었다.염구준은 그들을 신경 쓰지 않고 아래 균열이 빨아들이는 대로 끌려갔다.‘얼마든지 따라와 봐.’지금 상황으로 말하자면 누가 누구의 총받이가 될지
선박 위의 사람들이 절박하게 울부짖었지만 아무도 응답하지 않자 각 세력들이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다.분위기를 보아 곧 위험이 닥칠 것 같았다.촤아아악!“엄청난 것이 몰려오고 있어! 빨리 위로 올라가!”나중에 물에 들어간 무술인들이 제일 먼저 해수면으로 올라와 보고했다.이어서 대다수 무술인들은 통신기에 비명소리만 남기고 사라졌다.각 세력이 어쩔 바를 몰라 혼란에 빠졌을 때, 노신기는 염구준의 옆얼굴을 보며 속으로 감탄했다.그의 말이 옳았다.“다들 맞서서 싸웁시다!”염구준은 어마어마한 기운이 몰려오는 것을 감지하고 우렁차게 소리쳤다.그게 무엇이든 이미 상대방을 건드린 이상 맞서서 싸워야 했다.정신을 차린 각 세력들은 갑자기 조상들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떠올라,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무기를 집어 들었다.촤아아!다시 몇몇 사람이 수면위로 올라오더니 놀라운 속도로 선박을 행해 헤엄쳤다.“저게 다 뭐야?”누군가 겁에 질려 비명소리를 질렀다.“나도 몰… 악!”같이 헤엄치던 일행이 말하다 바다 밑에 있는 물건에 잡혀 끌려가고 말았다.그리고 밧줄처럼 생긴 것들이 수면 위로 올라와 선박에 있는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악!”“살려줘!”순식간에 비명소리와 경악 소리가 섞여서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었다.정체를 알 수 없는 생물체에 다들 지레 겁을 먹었다.윙!그때 누군가 열 줄기 검기를 발사해 밧줄처럼 생긴 생물을 잘라버렸다.“저건 또 뭐야? 엄청 단단하네.”제일 처음으로 공격한 사람은 역시 염구준이었다.“끼익!”바다 밑에서 공격을 당한 생물은 날카로운 이명소리를 내며 위로 올라왔다.생각보다 쉽게 잘리자 각 세력들은 용기를 내서 공격을 퍼부었다.“별거 아니네. 단번에 잘려지잖아.”자신감이 생긴 그들은 필사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본래 각 세력의 실력으로 쉽게 생물을 잘라낼 수 있는데, 이 생물이 모두가 혼란에 빠진 틈을 이용해 습격할까 봐 진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물론 염구준도 모든 사람을 책임질 의무가 없으니 주변에
“가서 건져 와. 살아있으면 좋고, 죽었으면 하는 수 없지.”그 한마디를 남기고 메노스는 계속 시끄럽게 구는 꽃무늬 셔츠남을 뒤로한 채 조용히 선실 안으로 들어갔다.메노스가 이 후계자를 아끼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자기 목숨까지 걸 정도는 아니었다.한편, 잠수함을 타고 온 대어당, 안설홍, 레온 가문의 세 세력은 자연스레 한데 모여 서로를 의지하며 다른 세력에 대항할 방비를 했다.그에 비해 염구준의 일행은, 아까 그의 압도적인 전투력을 목격한 덕분에 분위기가 다시 끓어올랐다.“염 선생님은 진짜 강하시네요! 한두 번 만에 반보천인 한 명을 처리하시다니!”“염 선생님만 계시면 스텔라성도 별 것 아니에요!”“전 마음 정했어요. 이번 일만 끝나면 무조건 염 선생님을 제 스승님으로 삼을 거예요.”세 척의 어선 위의 사람들은 불과 며칠 만에 염구준의 팬이 되어버렸다.하지만 정작 염구준 본인은 사람들의 찬사 따위에 눈도 깜빡하지 않고, 아타와 노신기를 향해 입을 열었다.“계획대로 시작하죠.”“네!”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바로 수색 인원들을 바다에 투입했다.다른 세력들도 질세라 각자 인원을 내보냈지만, 서로 자기 일을 하느라 별로 큰 충돌은 없었다.이 바다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벌써부터 피를 흘릴 이유는 없기 때문이었다.염구준은 주변을 둘러보고 모든 세력이 각자 행동 중인 걸 확인하곤, 조용히 자리에 앉아 기운 회복에 집중했다.방금 전의 싸움에서 그는 다른 사람들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속전속결로 싸움을 끝내기 위해 일부러 몸에 무리를 주는 권법을 강제로 사용했었다.하지만 실제로는, 그 한 방의 주먹과 한 번의 검격으로 무려 30%의 기운이 빠져나간 상태였다.완전히 회복하려면, 최소 열 시간이 필요했다.그의 모든 행동은 타 세력들에게 낱낱이 관찰되고 있었지만, 감히 함부로 움직이는 사람은 없었다.그리고 날은 조용히 어두워졌다.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엔 무수한 별빛이 바다에 반사되어, 마치 두 개의 은하수가 펼쳐진 듯한
“하하하! 겉멋만 든 자식이, 결국은 허세였구나!”로브는 이 약한 일격에 박장대소하며 자신감이 들었다.‘어쩌면 정말로 다른 사람들이 말한 것처럼 아직 몸을 채 회복하지 못한 것일 수 있겠어.’그 모습을 지켜보던 베르 일행은 눈에 띄지 않게 기운을 운용하며 적당한 타이밍에 염구준을 제거할 기회를 노렸다.하지만 뭔가 이상했다.사람들은 곧 염구준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심상치 않다는 걸 느꼈다. 기운의 강도로 보아 그들을 속이는 것 같지 않아 보였다. 특히, 왼주먹에 모인 에너지는 숨이 멎을 만큼 강렬했다.“이런 허세에 난 안 속아!”로브는 상대방이 그저 겁을 주려는 연기일 뿐이라고 생각하고는 기세등등하게 구자검을 뿌리치고, 단검을 휘두르며 염구준을 향해 돌진했다. 그는 원래 지는 척하려고 했었지만 지금 상황으로 보아선 그럴 필요가 없다고 여겼다.“칠상권종극오의, 칠권합일!”이에 염구준은 입꼬리를 올리며 두 자루의 단검을 향해 왼팔을 휘둘렀다.쾅!주먹이 단검에 닿는 순간, 두 자루의 단검은 그대로 부서져 바닥에 나뒹굴었다.이 공포스러운 주먹을 그가 막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안 돼!”로브는 이번 주먹이 진짜라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공포에 사로잡혀 피하려 했지만, 이미 공격 태세로 몸이 나간 상태라 도망칠 수가 없었다.쾅!염구준의 일격은 그대로 로브의 가슴을 강타했고, 로브는 힘없이 밀려났다.그러나 염구준은 멈추지 않고 곧바로 검으로 로브의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 복부까지 갈라 길고도 흉측한 상처를 남겼다.풍덩!로브는 이 어마어마한 충격에 바다로 떨어졌고, 생사조차 알 수 없게 되었다.그러나 염구준은 그를 돌아볼 생각이 없었다.애초에, 이건 남들에게 자신이 초입 반보천인을 상대할 여유가 없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였다.이 싸움은 승부가 명확했지만, 너무 빨리 끝난 탓에, 진짜 실력을 가늠하기 어려웠다.게다가 로브는 제대로 싸운 것도 아니고, 허점투성이였기에 평가 기준도 되지 못했다.관중들은 모두 멍한 표정이었지만,
불쌍하게도 그는 꿍꿍이가 많은 여우같은 사람들에게 이용당했다.그러나 금발에 금색 수염, 푸른 눈동자를 가지고 구부정한 몸매에 하얀 로브를 입은 메노스는 순진한 그와는 달리, 더욱 노련했다.“이번 일은 중요하고 사방에서 호시탐탐 노리고 있으니 함부로 나서지 않는 게 좋아.”겨우 이정도 이간질로는 그를 속일 수 없었지만, 그에게는 민폐 팀원이 있었다.꽃무늬 셔츠남은 거대한 아기처럼 징징대며, 눈물까지 찔끔 흘렸다.“메노스 할아버지, 전 할아버지가 키워주신 아이잖아요! 설마 저한테 무관심 해지신 거예요?”“그만. 복수해줄게, 그러니 그만해.”메노스는 꽃무늬 셔츠남이 우는 걸 보자, 마음이 사르르 녹아서 옆사람을 향해 물었다.“로브, 저 녀석의 실력이 어떻지?”“강하다는 말은 들었지만, 직접 싸우는 건 본 적 없습니다. 저쪽 진영엔 반보천인이 둘이 있는데, 제 실력과 맞먹습니다.”로브는 아는 걸 전부 털어놓았지만, 계속 불안한 예감이 들어서 표정이 좋지 않았다.역시나 메노스는 그의 예감처럼 말도 안 되는 명령을 내렸다.“그래, 네가 가서 한번 떠봐. 내가 뒤에서 봐줄테니.”“네.”로브는 원망 어린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이를 악물고 대답한 뒤, 요트에 올라타 염구준이 있는 어선을 향해 달려갔다.메노스는 정말 그의 목숨 따위는 안중에도 두지 않고 명령을 내린 거였다. 두 배 사이의 거리가 짧은 것도 아니라 위험한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바로 도와줄 수도 없었다.슉!로브는 어선에 뛰어올라 기세 넘치게 소리쳤다. “염구준, 한 번 붙어보길 원한다!”다소 똑똑한 선택이었다.혹시라도 집단구타를 당할까 걱정이 돼서 먼저 큰소리부터 친 것이다.하지만 염구준을 향해 시비를 거는 로브가 마음에 들지 않아 그레이가 나서서 입을 열었다.“너 따위가 감히?”부두에서 2:1로 이기긴 했지만, 그래도 로브는 패배자였다.게다가 이제 막 반보천인의 문턱에 선 수준이 감히 염구준을 상대로 나서기엔 한참 부족했다.“받아들일 건가?”로브는 그레이와 말싸움을
그는 입을 열자마자 자신은 염구준의 적이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천기문이든 아타든 그는 애초에 경쟁상대로 생각해두고 있지 않았다. “흥, 비겁한 놈!”노신기는 화를 내며 말했지만 섣불리 움직이지 않고 염구준이 어떻게 나올지 기다렸다.어선이 잠수함을 상대한다는 건 아예 말도 안 되었다.“예부터 보물은 능력 있는 사람이 가져가는 법이지.”염구준은 꼬리를 밟혔음에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혹여 다툼이 생긴다 해도, 실력으로 누르면 될 일이었다.게다가, 보물을 탐색하는 세력이 많을 수록 고대 옥패를 찾아낼 확률도 커지기 때문에 어쩌면 더 이득이었다.게다가, 정확한 위치 없이 찾아야 한다는 건 사막에서 바늘 찾기와 다를 게 없었다. “고마워. 만약 보물을 찾게 된다면 염 선생도 나눠줄게.”“만약 고대 옥패를 발견한다면, 바로 주고.”대어당의 당주는 크게 기뻐하며 약속했다. 염구준에게 복종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며 말이다.적과 동료는 늘 변하는 법이다. 변하지 않는 건 오직 이익뿐이었다.염구준은 그를 슬쩍 바라보곤,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이런 식의 허울뿐인 약속 따위는 진즉에 질려 있었기 때문이다.마지막까지 믿을 수 있는 건, 오직 자신의 검 뿐이었다.“후욱, 후욱.”노신기는 분이 풀리지 않았지만, 염구준이 나서지 않는 이상 홀로 대어당과 맞붙을 자신이 없었다.철썩철썩!이윽고 바닷물이 또 한 번 요동치더니 이번엔 세 척의 잠수함이 물 위로 떠올랐다.적어도 세 개의 강대한 세력이 더 온 것 같았다.그리고 멀지 않은 곳의 두 방향에서 모두 배가 다가오고 있었는데, 또 다른 두 세력이 오는 것 같았다.보물을 나눠가지려는 사람이 점점 더 많아진 것이다.“염 선생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폐 끼치지 않을 테니 걱정 마세요.”“염 선생님께서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건 조상 대대로 전해진 보물이니 저희도 어느정도는 가져가 가문에 보태야죠.”“염구준, 날 기억해?”새로 온 이들 중 대부분이 염구준과 한번쯤 얽혔던 사람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