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사정해 줄 사람 있어? 이젠 없지?"그때 여휘조가 자리에서 일어나 차갑게 염구준을 보며 냉소했다."염구준 씨, 방금 잘난 척 허풍떨지 않았나요? 지금은요?! 5대 명문가 도련님은 왜 한 분도 보이지 않는 거죠? 잘난 척 잘하니까 어디 더 잘난 척 해봐요!""방금 그 곽 아주머니의 말씀이 아주 일리가 있어요. 우리 장모님과 진 아주머니는 그래도 동창이었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게 하는 건 말이 안 되죠. 당신이 진 아주머니의 사위인 이상 장모를 대신하여 큰절을 올리는 게 낫겠네요! 우리 장모님에게 꿇을 필요도 없이 나한테 큰절을 올리면 됩니다. 내가 또 너그럽기로 소문이 자자한 사람이라 큰절만 받으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겁니다. 진 아주머니한테 잘 보일 기회에요. 쓸모없던 데릴사위일 뿐인데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되죠, 하하!"말을 마치고 그의 눈빛은 갑자기 매서워졌다. 그는 옆에 있던 20여 명의 경호원을 향해 손을 흔들었고 큰 소리로 명을 내렸다."멍해서 뭐 해? 저 자식을 눌러서 무릎을 꿇게 만들어!"여휘조가 말을 마치자 20여 명의 경호원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사면팔방에서 달려들었고 염구준을 바닥에 누르려 자세를 취했다.바로 그 순간..."그만해!"약 20미터 떨어진 꼭대기 층 연회장 입구에서 갑자기 나지막한 함성이 울렸다."누가 감히 건방지게 이곳에서 행패야?"아니?!여휘조는 미간을 찌푸리고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힐긋 보았고 순간 멈칫했다.다섯 명의 젊은 남자들이다!한 명은 경마복을 입었고, 한 명은 골프웨어, 그리고 두 명은 캐주얼 양복을 입었고 마지막 한 명은 슬리퍼를 신고 왔다...이게 대체 무슨 옷차림이지? 그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여휘조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오늘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어디서 굴러온 사람들이길래 감히 나한테 이래라저래라야?"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경멸로 가득 찬 표정으로 연회장에 들어온 다섯 명의 도련님들을 바라보았다. 그는 목소리에 비꼬는
스프링 호텔 집행 이사 겸 총지배인, 곽기에게 보낸 문자다.문자를 보낸 지 2분도 되지 않아..."도, 도련님!"연회장 입구에서 양복을 차려입은 중년 남자가 숨을 헐떡이며 뛰어 들어왔다. 그는 멀리서 한진을 보고 놀라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도련님께서 오신 줄도 모르고, 정말 죄송합니다!"한진은 콧방귀를 뀌며 시선을 다시 여휘조의 얼굴에 옮겼고 얼음장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저 사람 알아요? 꼭대기 층 연회장 전체 예약을 당신이 받았어요? 계약과 예약을 취소하고 바로 꺼지게 하세요!"중년 남자는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고 온몸이 식은땀으로 뒤덮였다.그는 스프링 호텔의 당직 매니저 이장하이다. 그는 평소 여가 쥬얼리샵 사장인 여휘조의 아버지 여승지와 가깝게 지냈다.왕연이 이번에 동창회를 열어 친구들 앞에서 체면을 세우려 하자 여휘조는 특별히 이장하에게 연락을 해 꼭대기 층 연회장을 하루 빌렸다.나이로 보나 경력으로 보나 여휘조는 이장하를 공손히 ‘장하 아저씨’라고 부를 만했다!"장하 아저씨?"바로 그때, 여휘조는 이미 이장하 옆으로 걸어갔고 손을 뻗어 한진을 가리키며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방금 도련님이라고 부른 거예요? 대체 어느 집안 도련님인데 이렇게까지 무서워하는 거예요?"그는 말을 마치고 가슴팍을 내리치며 거만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장하 아저씨, 걱정하지 마세요. 용두에서 저희 여 씨 집안이 해결하지 못할 일은 없어요! 도련님이든 뭐든, 내가..."찰싹!갑작스럽게 들이닥친 따귀가 여휘조의 얼굴을 세게 내리쳤고 그가 다 하지 못한 말을 끊어버렸다!"네가 감히!"따귀를 때린 이장하의 오른손은 허공에서 격하게 떨고 있었다. 그는 경악스러움에 휩싸인 여휘조의 얼굴을 빤히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감히 도련님을 불쾌하게 만드시다니. 너 같은 건 열 번 죽어도 모자라! 네 앞에 있는 이분이 바로 우리 스프링 호텔의 한씨 가문 도련님, 한 도련님이야!"뭐, 뭐라고?!여휘조는 손을 들어 부어오른 얼굴을 움켜쥐고 무의식적으로
왜? 대체 왜?명성이 자자한 용하국의 다섯 도련님이 염구준을 이렇게 깍듯이 대하다니? 그리고... 방금 염구준이 문자를 보내 다섯 명의 도련님을 만나게 해주겠다고 했는데 정말 현실이 되었다!그는 허풍을 떨지 않았고 정말 5대 명문가의 도련님을 청해왔다!"구준 씨..."염구준 옆에서 손가을은 입술을 꼭 깨물었다. 그녀는 몸을 숙여 경의를 표하는 도련님들을 보다 다시 침착한 표정의 염구준을 보았고 마음속은 말할 수 없이 복잡했다.‘구준 씨가 한 모든 일은 엄마를 돕기 위해서야!’그는 틀림없이 전신전의 관계를 동원했을 것이다. 심지어 전설의 전신전 전주에게까지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그렇지 않으면 다섯 명의 도련님이 어떻게 염구준을 이토록 공손히 대할까?손씨 그룹을 위해, 손씨 가문을 위해, 그리고 엄마를 위해 염구준은 이번에 틀림없이 적지 않은 신세를 졌을 것이다. 손가는 염구준에게 너무나도 많은 빚을 지었다!"이것은 사적인 연회니 너무 예의를 차릴 필요 없어요."염구준은 무심히 손을 흔들고 그들에게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는 시선을 천천히 여휘조의 얼굴로 옮겼고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여휘조 씨, 방금 도련님들을 청해오면 어떻게 하신다고 했죠? 당신의 장모님께서 저의 장모님께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한다고 하지 않았나요? 내 기억이 맞죠?"여휘조는 얼굴이 굳어졌고 무의식적으로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왕연도 사색이 된 얼굴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고 마침 고개를 돌린 여휘조와 시선을 마주했다. 그들은 모두 상대의 얼굴에 드러난 착잡한 기색을 알아차렸다.두려움과 공포, 그리고 망연함... 심지어 의심까지!이 다섯 명의 도련님은 정말 염구준이 불러온 걸까?그들은 정말 5대 명문가의 도련님이 맞을까?이장하의 한마디로 인해 그들의 신분을 증명할 수 있을까?"아니, 아니야!"여휘조는 정신을 차린 듯 갑자기 손으로 염구준을 가리키며 날카로운 목소리로 고함을 질렀다."당신이 청한 배우죠? 맞죠? 도련님들의 신분이 얼마나 귀하신데 당신이 지
"솔직히 말하면 5대 명문가의 한씨 가문에서 평소에 착용하는 최고급 보석과 쥬얼리들은 모두 우리 아버지가 직접 가져다줬어요. 한 도련님과는 여러 번 만난 사이라고요!"말을 마치고 그는 빠르게 손가락으로 액정을 터치했고 아버지 여승지의 전화번호를 눌렀다."그래, 휘조야."수화기 너머에서 차분하고 엄숙한 중년 남자의 목소리가 천천히 전해졌다."사돈을 모시고 동창회에 참가하러 가지 않았냐? 웬일로 나한테 전화했어?""아버지!"꼭대기 층 연회장에 서 있는 여휘조는 건방진 표정으로 손을 뻗어 염구준과 도련님들을 가리키며 매섭게 말했다."여기 지금 병신 데릴사위 한 명 있는데, 돈을 써서 장하 아저씨를 매수하고 사람을 찾아 도련님들을 사칭하고 있어요... 아, 바로 5대 명문가의 도련님들이요! 주제넘게 도련님 행세를 하다니! 아버지, 한 도련님 본 적 있잖아요? 지금 당장 사람 좀 데리고 오세요. 반드시 장모님을 도와 저 사람들의 추악한 모습을 사람들에게 알려야 합니다!"다섯 명의 도련님을 사칭한다고?"그래, 알겠다!"수화기 너머에서 여승지는 어두워진 안색으로 차갑게 입을 열었다."늦어도 20분이면 도착할 거다!"‘탁’말을 하자마자 그는 전화를 끊었다."방금 들었죠? 우리 아버지가 곧 오실 겁니다!"여휘조는 핸드폰을 넣고 손을 뻗어 염구준을 가리키며 건방진 표정으로 말했다."지금 당장 무릎을 꿇고 사죄해도 늦지 않았어요. 우리 아버지가 사람을 데리고 오고 나면 무릎 꿇고 사과할 기회도 없어요."작은놈을 건드리니 큰 놈이 온다고?염구준은 웃는 듯 마는 듯 고개를 돌려 옆에 서 있는 한진을 보다 천천히 고개를 돌려 왕연과 여휘조의 얼굴을 훑어보고 옅게 웃었다."아버지가 온다고요? 잘됐네요. 장모님을 어떻게 도울 건지 여기서 기다려 보죠."...눈깜짝 할 사이에 20분이 지났다.저벅, 저벅, 저벅!양복을 입은 중년 남자가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 4명을 데리고 성큼성큼 연회장 입구에서 빠르게 걸어 들어왔다.그가 바로 여휘조의 아버지 여
말을 하고 그녀는 또다시 고개를 돌려 염구준과 진숙영을 보며 교만한 표정을 지었다."염구준, 봤어? 이분이 바로 내 사돈이자 여가 쥬얼리의 사장님이셔!""사돈, 저 염 씨 녀석이 글쎄 사람을 시켜 여기서 연기를 하게 했지 뭡니까? 도련님들을 사칭하고... 아, 그리고 저 사람은 염구준의 장모이자 제 오랜 동창인 진숙영이에요! 오늘 반드시 저를 도우셔야 합니다. 저 친구가 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하게 만들어야 해요!"여승지는 온몸이 얼어붙었고 이가 심하게 떨려왔다.이해했다!그는 모두 알아차렸다!눈앞의 저 염구준이라는 사람은 틀림없이 숨어 있는 귀한 명문가의 도련님일 것이다. 심지어 다섯 도련님을 제압할 수 있는 정도일 것이다! 이 빌어먹을 왕연이 염 도련님에게 미움을 산 것도 모자라 다섯 명의 도련님들까지 끌어들였다!심지어 이제 와서 여 씨 집안의 도움을 받으려 한다!여 씨 집안은 그녀로 인해 큰 화를 입을 것이다!"한 도련님!"순간 여승지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빠르게 한진에게 다가가 갑자기 한쪽 무릎을 꿇고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제 아들이 무식해 어리석은 제 장모에게 현혹되어 한 도련님의 친구를 불쾌하게 했나 봅니다. 용서해 주십시오!"뭐, 뭐라고?!여승지가 무릎을 꿇자, 연회장 전체가 바로 떠들썩해졌다.여휘조, 왕연, 고연민, 그리고 옆에 있는 20여 명의 경호원, 한 무리의 동창들까지... 모두 넋을 놓고 눈앞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그들의 뇌리에는 한가지 생각이 저도 몰래 떠올랐다.저 용모가 뛰어나지 않은 청년이 정말 한씨 집안 도련님인 건가?그리고 답은 분명했다. 여승지는 한진을 잘못 알아볼 리가 없으며 이유 없이 일반인에게 인사를 하고 무릎까지 꿇으며 공손히 대할 리가 없다!그럼...이분이 한 도련님인 이상 다른 네 분의 신분은 말하지 않아도 뻔하다.분명 한 도련님과 동등한 지위를 갖고 있는 용하국의 5대 명문가 도련님일 것이다!"아버지... 아버지!"여휘조는 그제야 무언가를 깨달은 듯 깜짝 놀란 얼굴로 반
여승지는 벼락을 맞은 듯 머릿속에서 ‘쿵’하는 소리가 울렸다. 한쪽 무릎을 꿇고 있던 몸도 참다못해 살짝 휘청거렸고 속으로 조금의 요행도 바라지 않았다!염 선생님...‘방금 역시나 내 생각이 맞았어. 한 도련님마저 염 선생님이라고 부를 정도니, 여휘조 저 녀석과 왕연이 오늘 얼마나 무서운 사람에게 미움을 샀는지 뻔하지!’"사, 사돈?"한진과 다른 도련님의 신분은 더 이상 의심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왕연은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일그러진 웃음을 띠고 말했다."다, 다시 한번 잘 보세요. 정말 한 도련님 맞아요? 잘못 본 거 아닙니까? 염구준이 어떻게 한 도련님 같은 분을 알겠어요? 게다가 도련님들을 모두 불러오다니 분명 말도 안 돼요! 쓸데없는 사람인 데다 데릴사위라..."‘찰싹!’또다시 맑은 소리를 내는 따귀다!"미쳤네!"여승지는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세게 왕연의 뺨을 내리쳤다. 그리고 연거푸 그녀를 걷어차며 화난 목소리로 소리쳤다."도련님들 앞에서 감히 행패를 부려? 당신이 아니었다면 우리 아들이 오늘 도련님들께 미움 살 일이 있겠어? 그것도 모자라 우리 여 씨 집안까지 끌어들여서 당신을 돕게 하려고? 꿈도 꾸지 마!"말을 마치고 그는 갑자기 고개를 돌려 붉게 물든 눈동자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는 여휘조를 매섭게 노려보았다."쓸데없는 녀석! 지금 바로 두 가지 선택 기회를 줄게. 당장 고연민이랑 이혼한 뒤 왕연과 사이를 철저히 잘라내고 염 선생님과 도련님들께 큰절을 올려서 사죄드려! 그렇지 않으면 지금 당장 널 때려죽이고 여 씨 집안 족보에서 없앨 거다!"‘때려죽이고 족보에서 없애다니...’여휘조는 몸을 벌벌 떨었고 두려움으로 인해 심장이 터질 지경이었다!여 씨 집안은 여승지를 제외하고 또 여러 사촌 형제가 있다. 아무나 선택해도 여가의 가업을 이어받을 수 있기에 그가 있든 없든 중요치 않다!게다가 그가 오늘 건드린 것은 일반인이 아니라 다섯 명의 거물급 인물들이다... 아니, 다섯 명이 아니라 여섯 명이
그럼...손가을은 입술을 가볍게 깨물고 고개를 돌려 염구준의 옆모습을 보며 착잡한 눈빛을 드러냈다.옆에 서 있는 이 남자는 자기 남편이지만 마치 베일에 싸인 사람처럼 가까이에 있어도 멀리 있는 것 같았다. 아무리 큰 문제라도 그는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다.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문자 하나로 다섯 명의 도련님을 불러와 동창회에서 엄마의 체면을 세워주었다!‘구준 씨보다 더 훌륭한 사위가 또 있을까?’정답은 없을 것이다."한진 씨."외부인이 자리에 있으니, 한진에 대한 염구준의 호칭도 자연히 조금 달랐다. 그는 여가 부자와 왕연 모녀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오늘은 장모님의 동창회에요. 상황을 너무 보기 좋지 않게 하고 싶지 않네요. 상관없는 사람들은 모두 물러보내고 동창회를 계속 진행하는 게 어떨까요?"서로 의논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진의 귀에는 다르게 들렸다.이것은 상의가 아니라 전신전 전주의 명령이다!"이리 와!"한진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손을 세게 흔들었다."여가 부자와 왕연 모녀를 전부 쫓아내고 지금부터 용두에 여가 쥬얼리는 더 이상 없을 거야! 바로 실행해!"연회장 밖에는 스프링 호텔에서 근무하는 50여 명의 경호원들이 우르르 몰려 들어와 여가 부자와 수행경호원을 모두 때려눕혀 발목을 잡아 연회장 밖으로 끌고 나갔다.그리고 왕연 모녀!이 악랄한 여인에게 경호원들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방망이로 정면을 내리쳤다. 왕연은 울며불며 난리가 났고 결국 몽둥이에 맞아 기절해 발목을 잡힌 채 밖으로 끌려 나갔다.연회장이 조용해졌다!바깥 복도에서 여승지의 울부짖는 소리만 간간이 들려왔다."한 도련님, 용서해 주세요... 이 녀석아, 진작 이혼하라고 했잖냐. 여가에는 이젠 너 같은 자식이 없다... 왕연, 우리 여가를 이렇게 만들었으니, 너도 잘 지낼 생각 하지 마! 여가를 위해 당신과 당신 딸을 죽일 거야..."소리가 점점 멀어지다 더 이상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사위 잘 둔 덕에 이제 재벌들과 한자리에 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민아!”함께 학교를 다닐 때도 곽민과 친하게 지냈고 방금 전 왕연이 못 되게 굴 때도 진숙영의 편을 들어준 건 곽민뿐이었기에 진숙영은 다른 사람들은 깔끔하게 무시한 채 곽민의 손을 잡고 환하게 웃어보였다.“이리 와. 우리 사위는 저쪽에 앉았어. 내가 소개해 줄게. 다른 도련님들한테 얼굴 도장도 찍을겸.”한편, 그녀의 말에 곽민은 안색이 창백하게 질리고 진숙영의 팔을 잡은 손에도 힘이 꽉 들어갔다.다른 도련님들?‘동창들 중에서 나름 잘 나간다는 애들도 도련님들에 비할 바야 못 되지.’곽민을 제외한 다른 동창들 역시 산해진미를 앞에 두고도 젓가락질 한 번 못한 채 눈치만 살필 뿐이었다.초특급 재벌들의 자제들, 그 수치를 헤아릴 수조차 없는 막대한 자산, 용하국 권력과 재력의 상징을 이렇게 직접 눈앞에서 본다는 것만으로도 가문의 영광이라 할 수 있는 일이었고 워낙 강력한 포스에 다들 인사는커녕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했다.한편, 손가을의 손을 꼭 잡은 염구준은 다른 사람들에겐 눈빛도 주지 않은 채 바로 곽민의 앞으로 다가갔다.“방금 전, 상황에서 장모님의 편을 들어주신 건 사모님뿐이셨습니다. 저희 장모님과 아주 돈독한 사이신가 보네요. 그리고 아까 애기를 들어보니 사모님 남편분은 의대 출신이고 지금 사모님은 가정주부시라죠?”한진을 힐끗 돌아본 염구준이 싱긋 미소를 지었다.“그건 한진 씨한테 맡기시죠.”‘한진한테 맡긴다고? 그... 그게 무슨 소리인지...’“아, 아니 그게...”한진을 힐끗 바라보던 곽민이 다시 잔뜩 겁 먹은 얼굴로 염구준을 돌아보았다. 정말 기가 많이 죽었는지 목소리마저 살짝 떨리고 있었다.“난 그냥 평범한 사람이야. 포부 같은 것도 별로 없고. 한진 대표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데... 내가 뭐라고 내 일자리까지 알아봐 주겠어.”이에 염구준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살짝 웃었다.‘장모님 친구라는 것만으로도 그런 대접받으실 자격 충분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