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을이 중얼거리며 멀리 떠나는 전투기를 바라봤다. 그녀의 눈이 반짝였다.염구준이 점심이면 청해로 돌아온다고?그때면 북방의 혼란도 완전히 진압됐겠지? 당신이 누구든, 나의 남편이고 희주의 아빠면 된다. 아무 일 없이 안전하게 돌아오면 된다!...그날 오전, 북방의 정세는 이미 정해졌다!한씨 가문, 관씨 가문과 염씨 가문은 모두 해방됐다. 장원 밖의 시신과 핏자국도 모두 정리됐다. 소식은 빠르게 북방 전역에 퍼졌다. 삽시간에 큰 파문이 일어났다.전씨 가문이 망했다!10대 일류가문의 수장, 오랜 시간 동안 외부와 관계를 단절한 전장웅이 흑풍조직의 핵심 멤버였고 존주의 대역까지 맡고 있었다. 그는 최강 무성의 실력을 갖췄지만 전신전 손에 죽었다...소식은 거센 파도처럼 북방 각 세력의 민감한 신경을 건드렸다!“3대 가문에서 손씨 그룹과 밀접한 협력관계를 맺는다는 공동성명을 냈다.” “정씨 가문을 대표로 수많은 이류와 삼류가문에서도 주동적으로 손씨 그룹 밑으로 들어가겠다고 공개 성명을 발표했어. 오직 손씨 그룹의 명을 따를 것이라고 태도를 밝혔고!”“가주님들, 더 이상 손씨그룹의 지위를 흔들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졌습니다!”이런 전화, 문자가 북방 각 세력 사이에서 빠르게 퍼졌다. 갈수록 많은 세력의 수령, 가주와 상업연맹이 반 시간 내로 모두 의견을 모았다.북방 시장을 철저하게 개방시키고 손씨 그룹에 타협하겠다. 그리고 암암리에 배치한 가족 무력과 상업 장애들을 모두 제거하고 손씨 그룹의 입주를 열렬히 환영하자!그리고 그날 오전, 여러 개인 별장과 은밀한 장소에서 총 40여 명의 그림자가 몰래 개인 비행기에 탔다. 그들은 모두 다른 도시로 날아갔다.그들이 어디로 향하는지 아무도 몰랐다. 그들의 심복도 오직 그들 등 중심에 핏빛 단풍 문신이 새겨져있다는 것만 알았다.흑풍조직은 발이 백개인 벌레 같았다. 죽어도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았다.그날 점심, 전신전 본부 비행장.“주군!”평상복 차림의 주작전존이 고개를 숙여 문자를 확인
염구준은 멀리 서북 방향을 본 후 다시 주작전존을 향해 웃었다.“이제부터는 네가 북방을 맡아라. 잘 지켜봐. 당분간 다시 돌아오지는 못할 것 같아.”주군이 서북으로 간다...주작전존이 숨을 들이쉬고 염구준을 향해 절을 했다.“주군, 걱정 마십시오. 절대 주군에게 피해가 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쏴!2분 후, 붉은색의 거룡 전투기가 하늘로 솟아오르더니 청해시로 달려갔다. 염구준이 다시 청해로 돌아갔다!...그날 오후 3시, 청해시, 손씨 그룹 본부 빌딩.직원들이 다 모여서 기뻐했다!북방의 전쟁이 끝난 후 손씨 그룹은 북방 시장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2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이는 청해 상업계에서도 절대 없었던 업적이고 청해 상업계의 기적을 창조했다!손가을의 말에 의하면 이렇게 큰 업적을 거둔 것은 어느 한 사람의 공로가 아니라 그룹 전체 직원이 함께 이뤄낸 것이다. 그룹 전체가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한 결과다!“가을 언니!”대표 사무실 밖, 홍천기가 헐떡이며 문을 열었다. 그는 흥분한 채 말했다.“용하국 중남구 은행 총책임자, 청해은행의 은행장 허한이 돈을 들고 왔어. 그것도 현금으로 차 두 대 가득 채웠어!”돈을 들고 왔다고? 게다가 현금으로?책상 뒤에 있던 손가을이 약간 놀란 얼굴을 한 채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의심스럽다는 듯 말했다.“허 은행장이 왜 돈을 들고 와? 우리 지금 현금 필요 없잖아. 자금 유통에도 불편하고...”“어, 그리고 구준 씨 소식은 없어? 전화 연결이 되지 않네.”염 부장? 구준 오빠? 허 은행장이랑 같이 왔어!“가을 언니, 가자, 빨리 가자!”홍천기는 다짜고짜 기쁜 얼굴로 손가을을 데리고 사무실을 나섰다.“구준 오빠가 그러는데 이 돈으로 직원들 보너스 주래. 북방 시장에서 승리를 거뒀으니 직원들을 격려해야 한대!”현금 보너스...손가을은 홍천기를 따라 몇 걸음 달렸다. 그녀는 마음이 움찔하더니 바로 염구준의 뜻을 알아차렸다.손씨 그룹이 빠르게 성장하고 북방 시장에서 빠르게 확장
돌아왔다!나의 좋은 남편, 희주의 좋은 아빠, 손씨 그룹의 정신적 지주, 청해의 무관의 왕, 손씨 가문의 자랑인 그가 돌아왔다!“다들 나를 기다렸구나!”염구준은 웃으며 성큼성큼 손가을 곁으로 다가갔다.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는 아내를 꼭 품에 안고 소리내어 웃었다.“손씨 그룹의 축하 행사를 시작한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직접 모두 가장 기대하는 것부터 진행합시다.”“직원들에게 보너스부터 나눠줍시다!”손씨 그룹에서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보너스는 다른 보통 기업 직원들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았다!“양성하, 양 교수는 ‘북국가인’화장품을 개발해 기업에 크게 이바지했다. 하여 그에게 상금 1000억 원을 지급한다.”“전지봉, 북방지사를 책임지며 여러 차례 좋은 계책을 세웠다. 그는 그룹을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았고 이번 북방의 승리에도 그의 공로가 크다. 하여 그에게 상금 900억 원을 지급한다.”“진종강, 경호원 부부장, 용준영을 협조하여 그룹의 안전을 지켰다. 그는 목숨을 걸고 그룹에 충성했다. 하여 그에게 상금 800억 원을 지급한다.”수십억, 수백억, 천억...허한이 사람을 시켜 끌고 온 차 두 대를 꽉 채운 현금은 빠르게 직원들에게 나눠졌다. 그룹 직원들은 환호했고 현장의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염 부장님 만세, 손 대표님 만세, 손씨 그룹 만세!”“어, 저기, 상금 받았으면 그만 자리 비켜, 이제 내 차례야!”“서두르지 말게, 염 부장님이 말씀하셨어. 우리 모두 상금 받을 수 있대...”로비 밖, 직원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누군가는 현금 한 자루를 메고 즐겁게 로비를 나섰다. 또 누군가는 캐리어에 돈을 담고 사람들을 비집고 입구로 걸어갔다.첫 차에 실린 돈이 거의 다 나눠졌을 때...“들여보내 줘, 들여보내달라고!”로비와 멀지 않은 곳에서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다. 환호 소리 속에 섞인 울부짖음은 유난히 거슬리게 들렸다. 현장의 분위기도 많이 다운됐다.가슴에 신주라는 글자가 찍힌 옷을 입은 마른
“저희가 피땀 흘려 가며 번 돈입니다. 그 돈으로 목숨을 구해야 하는 동료도 많습니다. 사람은 양심이 있어야하지 않습니까? 저희는 광산에서 목숨 걸고 일했습니다. 밥도 배불리 먹지 못하게 하면 안되죠!”뭐라고?염구준은 눈이 휘둥그레졌지만 안색이 바로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는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다들 계속하세요. 계속 보너스를 나눠주세요.”그러고는 손가을의 손을 잡은 채 그 세 남자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무슨 일이 있어도 나랑 가을이는 당신들에게 미안한 일은 하지 않을 겁니다.”“따라오세요!”그렇게 말하고 염구준은 손가을과 같이 멀지 않은 엘리베이터로 성큼성큼 걸어갔다.약 2분 후, 그룹의 가장 위층, 대표 사무실.“자, 앉으세요.”염구준은 한 번도 자신의 신분을 내세운 적이 없었다. 세 남자의 옷이 더러웠지만 개의치 않았다. 심지어 직접 그들에게 차를 대접하며 상냥하게 말했다.“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말해봐요. 다들 신주그룹의 광부인데 월급을 못 받았다고요?”세 남자는 감히 소파에 앉지 못하고 서로 눈치를 봤다. 그들은 차를 따르는 염구준과 과일을 씻는 손가을을 지켜보다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쿵, 쿵, 쿵!셋 모두 그들 앞에 무릎을 꿇었다.“아,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빨리 일어나세요!”갑작스럽게 무릎을 꿇어 손가을이 많이 놀랐다. 그녀는 손에 든 과일을 버리고 황급히 앞으로 다가가 사람들을 부축했다.“이러지 않아도 됩니다. 할 말이 있으면 말로 해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나랑 구준 씨는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우리는...”손가을의 말이 끝나기도 전, 세 남자는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염 부장님, 대표님. 저희도 다 알아봤어요. 당신들 좋은 사람이에요! 하지만... 저희 월급부터 먼저 주면 안 될까요? 저희 이미 반년동안 월급을 받지 못했어요!”반년동안 월급을 받지 못했다고?염구준은 눈을 가늘게 뜨고 세 사람을 빠르게 훑어보았다. 그리고 그들의 호주머니에 눈빛이 머물렀다.그들의 상의 호주머니는 납작했다
손씨 그룹이 신주그룹을 합병시킨 후부터 내부 지시가 전달되어 모든 산하 기업 부서에서 직원을 우대할 뿐만 아니라, 모든 월급을 20% 인상하고, 즉시 관련 자금을 지불하라고 했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서북의 항도광산은 여전히 제멋대로여서 복리대우를 높이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심해졌고 모든 광부들의 연말보너스까지 취소했다. 그리고 월급은 6개월치 지급하지 않고 있었다. 한 달만 더 있으면 구정인데 불쌍한 광부들은 겨울을 나는 따뜻한 복장 한 벌 없이 아직도 1년 전의 여름 복장을 입고 있었다! “우리가 항도광산에서 일한 지도 벌써 5, 6년이 되었어요!” 세 명의 광부 중에 얼굴이 먼지투성이가 된 마른 남자 한 명이 소매를 걷어 올려 수십 개의 멍자국을 드러내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염 부장님, 이것 보세요. 모두 그 공사를 감독하는 사람들이 때린 것입니다. 월급 말만 하면 때려요. 저만 해도 벌써 열 번 넘게 맞았어요.” “이 5, 6년 동안 광산의 월급 지급은 한 번도 제대로 준 적이 없어요. 최근 반년을 포함해서 적어도 10개월은 밀렸어요. 저희도 일을 그만두기 싫어서 계속 여기에 있는 게 아니라 공사 감독들의 세력이 너무 높아 그만두고 싶어도 감히 말을 하지 못하고 있는 중이에요.” “감히 사직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월급도 주지 않고. 가족들이 모두 배를 굶고 있어요. 그래서 신주그룹의 지도자가 바뀌었다는 말을 듣고 몰래 뛰쳐나와 구조를 요청하는 거예요. 염 부장님, 저희는 월급 전액은 바라지도 않아요. 절반만 줘도 괜찮으니 제발…….” 대서북은 염진과 어머니가 처음 만난 곳이었다! 염구준은 주먹을 꽉 쥐고 광부의 팔에 난 상처를 주시하면서 낮은 소리로 물었다. “당신 이름이 뭡니까?” “당신에게 무슨 짓 하지 않을 거니까 겁내지 마요. 다만 당신의 신분을 확인해야 당신이 항도광산의 직원이라는 걸 알 수 있으니까요.” 그러자 광부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무의식적으로 주머니를 만졌다. 하지만 주머니에 다가간 손이 단번에 굳었다.
‘강직, 정직, 벌봉, 사퇴까지? 그게 이렇게 심각한 일이야?’ 광부들은 온몸을 떨며 서로 마주 보며 상대방의 눈 속의 공포를 보았다. ‘일이 커진 것 같은데!’ 그들이 몰래 청해로 온 것은 월급을 받으려고 한 것뿐. 눈앞의 염구준이 하층 직원을 이렇게 중시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게다가 그 나쁜 놈들에게 처벌까지 내리겠다니. 지금의 항도광산이 손씨 그룹의 휘하에 속하지만, 실제로는 대서북쪽은 청해에서 2000여 리 떨어져 있었다. 그 공사 감독들은 현지에서 세력이 방대하고 모든 책임자가 지분이 있어 서북황제라고 불리기도 한다. 더 무서운 건 항도광산의 책임자인 이엄웅의 배후엔 깡패와 경찰들이 있을 뿐만 아니라, 든든한 뒷배가 있어 예전의 신주그룹도 그를 어떻게 할 수 없었다. 그런 인물을 염구준이 강직이나 사퇴시킬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불가능한 일인 것 같았다. ‘대표님이 직접 나선다고 해도 가능석이 희박한데, 부장님이 어떡해…’“구준 씨. 나 왔어!” 바로 이때 손가을이 다시 돌아왔는데 뒤에는 트렁크를 들고 있는 두 명의 재무직원이 있었고 또 그 뒤에는 두 명의 배달원이 있었다. 그들은 음식을 들고 대표님 사무실로 들어갔다. 트렁크를 열자 지폐는 가득 차 있었는데, 적어도 4억 원은 되는 것 같았다. 그 안에는 세 벌의 깔끔한 직원 복장과 세 켤레의 작업화도 있었다. 눈앞의 광부들이 모두 너무 말라서 좀 작은 사이즈로 준비했다. “일단 밥 먹고, 그리고 호텔에 가서 샤워하고 하룻밤 쉬고 내일 대서북으로 돌아가요.” 염구준은 두 명의 재무직원과 배달원에게 가라고 손짓한 뒤 부드럽게 말했다. “멍하니 있지 말고 얼른 먹어요.” ‘밥 먹으라고? 이 와중에 월급보다 중요한 게 어디 있어?’ 임영철과 두 광부는 감격하여 눈물을 흘리며 지폐를 담은 트렁크를 안고 여러 번 점검한 후에야 염구준과 손가을을 향해 연신 고개를 저었다. “염 부장님, 손 대표님, 돈이 너무 많아요. 저희의 월급은 40만 원 밖에 안 돼요.
“알았어!” ……. 이번에 대서북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았다. 당일 오후, 손가을과 염구준은 향산 로열 저택으로 가서 짐을 싸고 만단의 준비를 했다. 손태석과 진숙영은 직접 푸짐한 만찬을 준비했다. 특히 방금 염구준을 만난 염희주는 엄마 아빠가 출장 간다는 말을 듣고 눈물투성이가 되었다. “희주야, 그만 울어!” 진숙영은 희주를 껴안고 허둥지둥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리고 사위와 딸을 보더니 긴 숨을 내쉬며 말했다. “구준아, 넌 염씨 가문의 아이야. 네가 말하지 않아도 나와 네 아버지는 이 일을 알고 있었어. 염씨 가문의 가주인 염진이 오래전에 우리를 찾아왔었는데 그땐 그냥 네 친척이라며 너와 가을이의 사진을 봤었어. 우리도 나중에야 그 사람이 네 아버지이고 우리의 사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 “하지만 안타깝게도 너의 어머니는……아이고, 내가 왜 이 얘기를 꺼내가지고. 아무튼 사돈이 젊었을 때 대서북에서 살았다고 하니 가서 확인해 보아도 괜찮은 선택인 것 같아. 청해는 나와 네 장인어른이 돌보고 있을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염구준은 밥 먹는 동작을 잠깐 멈추었다. ‘염진…… 벌써 청해에 왔었구나!’ 잠깐 침묵한 후 염구준은 웃는 얼굴로 손을 들어 희주의 머리를 만지며 반짝이는 눈빛으로 서북쪽을 바라보았다. ‘대서북, 어머니가 살던 곳, 아들이 가요.’ 용하국 대서북 평정시. 이곳은 서북 4개 성의 30여개 지급 시 중의 하나로서 사방 천리가 광야이고 산천과 하류가 밀포되어 있으며 지하와 산간 지대에는 수만억 톤에 달하는 방대한 광산자원이 내포되어 있어 해마다 생산되는 광물이 전국 총생산량의 26%에 달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평정시는 공통적인 호칭이 있었는데 바로 ‘보물단지’였다. 개혁개방 이후 전국, 심지어 국외자본까지 평정시로 몰려들어 크고 작은 광산을 하나 또 하나 세웠고, 20년 전부터 신주그룹도 평정시에 진출하기 시작해 각 가문들과 함께 투자해서 방대한 광업공사 연맹을 맺었다. “월급, 우리의 월
더 비참한 건, 최근엔 심지어 광부들이 광산에 내려갈 때 배가 고파서 기절하기도 했다. 광구에서 제공한 숙박환경은 개집만도 못했고, 음식은 더욱 쉰내 나는 찐빵과 유통기한이 지난 반찬들뿐이었다. “모두 죽고 싶어? 감히 여기까지 와서 소란을 피우다니!” 사무빌딩 앞에서 몸이 우락부락한 남자가 손에 굵은 강철봉을 들고 3명의 공사감독과 함께 차가운 눈빛으로 70여 명의 광부들을 바라보며 흉악한 웃음을 지었다. “누가 월급을 달라고 보채는 거야? 한 번 나와봐.” 우락부락한 남자가 나오자마자 모두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현장에 있던 모든 광부들은 눈앞의 우락부락한 남자를 알았다. 그의 별명은 ‘금강’인데 이곳의 광부감독은 아니지만 사장 이엄웅 밑에서 일하는 대단한 싸움꾼으로서 전 대서북에서 명성이 자자했다. 그는 평정시 가장 큰 규모의 깡패조직의 우두머리였고 전문적으로 광구를 지키는 일을 하고 있었다. 소문에 의하면 몇 년 전에 광구에서 파업으로 떠들썩할 때, 그 자리에서 강철봉으로 3명이나 때려죽였는데 아무런 풍파도 일으키지 않고 광구 배후의 사장에 의해 쉽게 가라앉혔다고 한다. “금…금강.” 사람들 중에서 엄청 수척한 광부 한 명이 온몸을 떨며 금강을 바라보았다. “저희는 고의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닙니다. 사장에게 말해서 저희에게 월급만 지급한다면 바로 돌아가서 일할 게요.” “저… 저희는 반년 동안 한 끼도 배불리 먹은 적이 없어요!” 이때 금강이 실눈을 뜨고 광부를 째려보며 흉악한 웃음을 지었다. “밥 안 먹었다고? 또 누가 밥 안 먹었어? 내가 밥 먹여줄 게!” 전방의 군중들은 소동을 일으키더니 한 명씩 나서기 시작했다. 총 6명의 광부가 부들부들 떨며 가장 앞으로 나왔다. 방금 그 광부는 떨리는 입술로 말했다. “금… 금강 형님. 저희 광산에 서류가 있잖아요. 제9광구가 손씨 그룹에 속하고 복지도 높아져서 월급을 20% 상승했다고 들었는데 저희는…” ‘이 촌놈들이 감히 복지를 높여달라는 거야?’금강의 안색이 매서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