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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화

염진은 구렛나루가 희끗희끗했다. 그는 거실의 매 구석을 살펴보고는 말했다. "저는 일이 있어서 이만 가봐야될 것 같습니다. 구준이와 가을이가 집에 없으니 그 애들의 사진이라도 보여주실수 있으십니까? 결혼식에 참가하지 못한게 매우 유감이거든요."

결혼식?

결혼식에서의 해프닝은 절대 언급하지 말아야 해!

진숙영은 안색이 살짝 변했지만 곧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무슨 사진이 있겠습니까, 그 두 애는 사진을 거의 찍지 않아요... 아, 제 핸드폰에 사진이 한장 있긴해요. 여기요."

말하면서 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염구준과 손가을의 사진을 염진 앞에 건넸다.

"훈남훈녀네, 잘 어울려..."

염진은 낮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사진을 몇눈 더 보았다. 그후 더는 말하지 않고 일어나 포권을 쥐었다. "다른 일이 없으시면 저는 먼저 작별을 고하겠습니다."

말을 마치고 그는 진숙영의 밥을 먹고 가라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옆에 있던 회색 옷을 입은 노인을 데리고 빠른 걸음으로 떠났다.

"이상한 사람..."

진숙영은 염진의 뒷모습이 멀어지는 것을 보며 몇 마디 중얼거렸다. 그녀는 방금 염구준에게 전화를 걸어 알리려고 했었다. 이때, 보모의 목소리가 마침 울렸다. "사모님, 11시 반이에요. 염희주 아가씨 데리러 유치원에 가셔야해요!"

"오!"

진숙영은 대답을 하며 핸드폰을 쥐고는 보모와 함께 달려나갔다.

...

한편, 향산별장 기슭, 금방 검은 방탄전용차를 탄 염진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전부 사라졌다.

"나으리."

회색 옷을 입은 노인은 염진의 옆에 앉아 낮은 소리로 말했다. "도련님이 보고 싶으세요?"

염진은 묵묵히 고개를 저었다.

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부터 두 부자는 이미 원수가 되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손태석은 그가 가기로 마음먹은 것을 보고 더이상 만류하지 않았다. 두 부부는 직접 염진을 별장 밖까지 배웅해줬다.

"도련님과의 관계 회복에 신주 아가씨께서 도움이 되실수도 있습니다."

회색 옷을 입은 노인, 즉 염씨가문 대집사 '염옥정' 은 혼탁하던 눈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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