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님, 이 원수는 꼭 갚아야 합니다!"그는 억지로 숨을 붙들고는 울부짖었다. "제가 다친 일은 작은 일이지만 저희 정씨가문의 명성에 흠이 가는 건 큰일입니다! 용준영은 분명히 도련님을 안중에도 두지 않았어요, 그냥 이렇게 방치하시면 안됩니다!"정소헌은 눈을 가늘게 떴다. 그의 눈안에는 차가운 빛이 어렸다.만약 용준영이 순순히 자신의 밑으로 들어왔다면 많은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길이 통하지 않으니 그와 정면돌파를 할수 밖에 없었다.손을 아예 쓰지 않았으면 몰라도 썼으면 깔끔하게 처리해야 한다. 지금은 용준영은 물론이고 염구준까지 죽여야 했다. 그래야 바로 청해시, 어쩌면 중해시까지 차지할수 있을테니까!"풍씨가문과 주씨가문 가주들에게 통지해. 빨리 오라고 말이야."정소헌은 손을 저었다. 표정은 악랄했다."세 가문의 힘을 모아 염구준을 죽이는거야!"겨우 30분도 안되여 풍씨가문과 주씨가문의 가주가 도착했다.얼굴엔 신중함이 가득했다!북방에는 세가들이 매우 많았다. 그중, 풍씨가문과 주씨가문이 바로 정씨가문을 옹호하는 세가였다.정소헌은 비록 젊었으나 많은 사람들이 정씨가문 미래의 가주 자리가 정소헌에게 돌아갈 것을 알고있었기에 그의 부름을 중시할수 밖에 없었다. "모두 같은 편이니까 바로 말하겠습니다."정소헌은 앞에 있는 두 가주를 보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이번에 두 분을 모신 목적은 오직 하나뿐입니다. 바로 중해시에 진출하고 청해시를 차지하는 거예요!"중해시는 동남쪽에서 가장 큰 항구도시로서 자원이 헤아릴수 없이 많았으며 청해시는 운성과 양성을 연결하는 곳으로서 마찬가지로 병기를 다루는 집안이라면 반드시 차지해야하는 땅이었다.중해시와 청해시를 차지하기만 한다면 동남의 절반을 통제하는 것과 같았다. 그렇게 되면 정씨가문의 지위는 반드시 하늘을 찌를 것이며, 심지어 북방의 4대 명문가에도 뒤지지 않게 되리라!"청해시의 가장 큰 장애물은 염구준입니다. 중해시는 손씨가문이고요..."주씨가문 가주, '주승훈' 은 풍씨가
그렇구나, 일찍이 정씨가문 아래에 들어갔구나!"오씨 삼형제가 나선다면 저희의 승산은 훨씬 커집니다!"주승훈과 풍개산도 동시에 세 손가락을 내밀었다. 그들은 모두 패기 어린 표정을 지었다. "저희 주씨와 풍씨, 두 가문은 각각 세 명의 종사들을 파견할겁니다. 염구준의 실력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절대 저희의 적수가 아닐거예요!"세개의 가문이 손을 잡아 총 아홉명의 종사들을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이런 라인업은 충분히 공포스러웠다!"그럼 이렇게 합시다!"정소헌은 득의양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두 가주와 선후로 악수를 한 뒤 미소를 지었다. "두분께서 준비를 다 하신 다음 바로 염구준과 손일남에게 선전포고를 하는 겁니다!""이번 기회를 말미암아 저는 염구준과 손일남에게 왕은 언제나 왕이라는 것을 깨닫게 할 겁니다. 그들과 같은 개미새끼들이 멋대로 도전할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는 것도요!"주승훈과 풍개산은 동시에 포권을 했다. 그들은 일이 끝난 후의 이익 분배를 환상하며 탐욕 어린 표정을 전혀 감추지 않았다."일을 미루어서는 안됩니다, 즉시 시작하죠!"세 가문이 대대적으로 나서자 북방의 세가들은 거의 모두 놀랐다.상상조차 못했다!하룻밤 사이에 정씨가문에서 전해진 소식은 이미 떠들썩했다. 북방의 거의 모든 세가들이 의논했다. 화제는 오직 하나 뿐이었다.청해시는 아홉명의 종사들의 강림으로 위태로워졌다는 것!"세 가문은 이번에 마음을 굳혔어. 청해시 염구준, 중해시 손일남... 그들은 아마 이 재난을 피해가기 어려울거야!""정씨가문 둘째 정해준이 염구준의 손에 죽었다며. 정씨가문이 보복하는 것도 당연해. 다만 규모가 이렇게까지 클 줄이야!""염구준, 손일남... 내가 보기엔 둘 다 도망갈거 같아. 외국으로 피해있지 않으면 죽게 될테니까!"모든 사람들의 견해는 기이할 정도로 일치했다.그들은 청해시 염구준, 중해시 손일남은 절대 세 가문의 적수가 아니라고 여겼다...."일남아, 이번에는 내 말을 들어라!"이튿날 깊은 밤, 중해시, 손씨가문 별장.
여기까지 말하고 그는 손일남을 향해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의 뜻은 이미 아주 명확했다.염구준은 물론 아주 강하지만 오씨 삼형제의 적수는 아니었다. 하물며 이번에는 오씨 삼형제뿐만아니라 또 다른 여섯명의 종사들도 있었다."우리 가문은 이대로 끝인가..."손일남은 눈을 감았다. 눈물이 그녀의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면 어떡하겠는가? 세 가문의 아홉명의 종사들, 이건 손씨가문로서는 전혀 맞설수 없었다. 그들과 정면으로 맞선다는건 계란으로 바위치기와 같았다. "일남아, 더 이상 망설이지 마!"손역창은 손일남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고통스럽다는 표정을 하고서. "우리 손씨가문이 오랫동안 경영해서 겨우 이루어낸 사업들을 나도 포기하고 싶지 않아.""하지만, 너도 알아야 해, 만약 종사들이 찾아온다면, 우리는 도망갈 기회조차 없다는 것을! 그들이 아직 도착하지 않은 틈을 타서 너라도 당장..."여기까지 말하고 그는 말을 멈추었다.별장 대문 밖에는 조금도 숨기지 않은 아홉개의 강대한 기운들이 마치 먹구름처럼 손씨가문 별장 전체를 뒤덮었다!손씨가문 별장으로부터 약 200메터 떨어진 곳에 아홉명의 그림자가 일자로 늘어섰는데 발걸음은 느려보였지만 속도는 아주 빨랐다. 겨우 몇걸음만에 그들은 이미 대문앞에 도착했다.세 가문의 아홉명의 종사들!"다 잘 들어라!"아홉명의 종사들의 정중심에서, 절반 정도 패자의 경지에 오른 오씨 삼형제의 첫째 '오천무' 는 손에 원환합금칼을 쥐고 손씨가문 별장의 대문을 한칼에 쪼갠 뒤, 큰 소리로 말했는데 그의 목소리는 손씨가문 별장의 상공까지 울렸다."손일남을 넘기고 나머지는 중해시를 벗어나서 다시는 돌아오지마라.""그렇지 않으면, 손씨가문은 오늘부로 완전히 사라질거다!"그들이... 왔다!손씨가문 별장 거실에서 손역창은 온몸을 떨었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무너진 별장의 대문을 보고 다시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손일남을 보면서 참지 못하고 절망했다.결국은 늦었다!그들은 방금전에 세
"제발... 잘 살아주세요, 그리고 저를 말리지 말아주세요!"말을 마치고 그녀는 갑자기 무릎을 꿇고 손천복과 손역창을 향해 세 번 절을 한 뒤 결연한 표정으로 별장 입구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그녀 한 사람의 목숨으로 손씨가문의 모든 사람들의 안전을 맞바꿀수 있다!"일남아..."손일남의 뒤에서 손천복은 늙은 몸을 휘청했다. 그는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손역창은 허리춤의 도를 여러차례 빼내고 싶었지만 억지로 참았다. 두눈은 이미 핏빛으로 붉어졌다.손씨가문의 무인들은 모두 눈물을 흘리며 외쳤다."가주님!!"...손씨가문 별장 입구에는 아홉명의 종사가 서있었는데 마치 산처럼 위압감을 주었다!여덟 명의 종사 절정의 강자들과 한 명의 반 패자는 마치 흔들리지 않는 우뚝 솟은 산악과도 같았다. 온몸에서 풍기는 기운은 비할 데 없이 무서웠다. 단지 거기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손일남이 걸어가기 힘들게 만들었다.거실 입구에서 별장 대문까지 200미터도 안 되는 거리를 그녀는 족히 일분을 걸었다. 별장 문밖까지 갔을때 그녀는 도무지 서있을수가 없었다. 그녀는 가녀린 몸을 휘청했고 여러번 무릎을 꿇을 뻔했다!"네가 손일남이야?"뭇 종사들의 중심에 서있는 오천무는 키가 190센치를 넘었는데 우람한 체구는 마치 탑과도 같았다. 그의 손에는 원환합금칼을 들고 있었는데 목소리는 차갑고 무정했다. "손씨가문 가주 손일남이 하루살이가 범 무서운 줄도 행동하니, 처단하라는 큰 도련님의 명령이 있으시다!"말을 마치며 그는 손일남의 하얀 목덜미를 향해 칼을 휘둘렀다."끝났어..."손일남은 창백한 얼굴을 하고는 처량하게 웃었다. 머릿속에는 한 사람이 더올랐는데, 그는 몸이 다부졌고 얼굴에는 늘 미소가 걸려있었으며 늘 그렇게 담담했다."손가을이 정말 부러워. 다음 생이 있다면 난 꼭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고 그 사람한테 그 사람의 아내가 되고 싶다고 말할거야... 염구준, 안녕..."머리 위에서 부는 칼바람을 느끼며 그녀는 눈을 감고 죽기를 기다렸다.10분의 1
염구준의 뒤에 있던 손일남은 몸을 떨며 감격스러워 어쩔줄을 몰라했다.남자란 무엇인가?이게 진정한 남자다!그녀는 염구준이 싸우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염구준이 매우 강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이 남자가 이렇게까지 강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이 남자는 너무 터무니없게 강하고 무서울 정도로 강하며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강하다!그의 손가락은 마치 무너지지 않는 요새처럼 그녀에게 충분한 안전감을 가져다 주었다."둘째야, 셋째야!"반 패자로서 오천무의 전투경험은 비할 데 없이 풍부하였다. 그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외쳤다. "염구준은 실력이 비범해. 아무래도 같이 덤벼서 죽여야 할 것 같다!"오씨 형제의 둘째 '오천우', 셋째 '오천여' 는 오천무의 양측에서 동시에 튀여나와 손에 똑같은 원환합금칼을 쥐고는 각각 가로와 사선으로 칼을 썼는데 동시에 염구준의 왼쪽 머리와 오른쪽 허리를 공격했다.그들과 동시에 다른 여섯 명의 종사들도 공격했다!그들은 진정한 종사 강자들로서 하나하나가 비할바없이 충족한 화진을 갖고있었다. 그들은 장검을 휘두르고 장도를 휘둘렀으며 배트까지 휘둘렀다. 전혀 다른 각도에서 그들은 모두 염구준을 향해 빈틈없이 공격했다.필살 일격이었다!아홉명의 종사들이 힘을 합친 위력은 굉장했다. 그들이 공격한 순간에 폭발한 전력은 허공에서 육안으로 볼 수 없는 진공 지대를 형성했다!"겨우 이정도야?"염구준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뒤에 있는 손일남을 돌아보고는 낮은 소리로 말했다. "눈 감아."말을 마치고 그는 왼손을 들어 공격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나서 그는 오직 한마디만 내뱉었다."꺼져!"석파천경권!마치 거대한 짐승이 포효하는 것처럼 큰 소리가 울려퍼졌다. 이 소리에 의해 손씨가문 별장 전체가 격렬하게 흔들렸고 거실 테이블 위의 컵들이 거의 전부 가루로 되어버렸으며, 거실에 있던 손역창과 손천복, 그리고 120명의 무인들까지 모두 안색이 창백해졌다. 그들은 자신들의 고막이 터져나가는 것 같았다
아무도 염구준의 실제 실력을 몰랐다.염구준한테 직접 참살된 적국의 총사령관도, 염구준의 손에 죽은 십여 명의 제국 전신들도, 전신전에서 가장 강한 4대 전존들도, 그 누구도 몰랐다!그들은 오직 당시 천조국 국주의 곁에 있던 패자의 실력을 훨씬 뛰어넘은 공포의 강자, 즉 최강의 총사령관이 염구준과의 합에서 두 합을 못견디고 졌다는 것만 알았다.당시, 세 번째 합에서 그의 몸은 염구준의 주먹에 의해 터져서 허공에 피안개를 형성하여 천조궁 전체를 붉게 물들였었다!"내가 누군지 모르는거야?"염구준은 미소를 지으며 눈앞의 아홉 종사들을 쳐다보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조금전에 이미 내 이름을 불렀었잖아? 정씨가문, 풍씨가문, 주씨가문이 날 적게 조사하지는 않았을거 아니야?""청해시 염구준은 이미 비밀이 아닐텐데, 설마 내가 직접 알려줘야 하는건 아니지?"아홉 종사들은 몸이 굳었다. 그들의 살이 없어진 팔뼈들이 심하게 떨렸다.몸의 상처보다 마음속의 놀라움이 더 컸다!그들은 그들의 실력으로 손을 잡기만 하면 청해시는 물론, 중해시까지 완전히 차지할수 있을줄 알았다. 그러나 눈 앞에 서있는 염구준한테 질 줄은, 그것도 반격할 여지조차 없이 질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이건 어느만큼의 차이란 말인가?그들은 심지어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고 의심했다!아무리 무도 왕자라도, 패자의 절정에 있는 고수라도 이렇게까지 무서운 수를 쓸 수는 없었다."염구준, 너는 강하다."다른 여덟의 종사들은 안색이 창백하여 입을 열지 않았다.반 패자 '오천우' 만이 두 눈에 핏발이 가득 차서 염구준을 향해 낮은 소리로 비웃었다. "오늘 네게 패하고 나서야 난 알았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걸!""비록 우리의 팔을 병신으로 만들고 우리를 폐인으로 전락시켰지만, 도련님께서 맡기신 임무는 죽어도 완수해야 하니..."훅!여기까지 말하고 나서 그는 갑자기 숨을 들이마셨다. 그의 아랫배는 순식간에 높이 부풀었다. 온몸은 풍선처럼 팽창했는데 옷은 견디지 못하고 찢어졌다
"손 가주가 내가 방금 전에 했던 말을 까먹은 것 같네."염구준은 고개를 저으며 낮은 소리로 웃었다. "내가 말했지, 누구든 손 가주 머리카락 한 오리도 건드릴수 없을거라고. 자폭이라... 좋은 방법이긴 한데, 아쉽게도 잘못 썼어."말을 마치며 그는 두 손바닥을 동시에 뻗어 존재하지 않는 둥근 공을 잡기라도 하는듯 행동했는데 곧 중심으로 천천히 합쳤다."겨우 자폭 따위.""눌러라!"말을 마치자마자 손바닥에 맞닿은 공기가 빠른 속도로 압축되었다. 전방 십여 미터 떨어진 아홉 종사들의 주변 공기는 염구준의 손바닥과 맞닿은 공기와 똑같아졌다. 그것은 마치 허공에서 나타난 아홉개의 에어 케이지처럼 그들의 몸을 단단하게 속박했는데 부단히 팽창하던 그들의 기세를 억지로 내리눌렀다.그들의 근육, 혈관, 골격, 화진...모든 것들이 에어 케이지의 봉쇄하에, 빠르게 압박되고, 변형되고, 왜곡되었다.이 모든 과정이 2초도 걸리지 않았다. 그들은 손씨가문 사람들의 눈앞에서 형체도 알아볼수 없는 싸늘한 시체로 변했다.무려 아홉 명의 종사들이 염구준 앞에서는 자폭도 할 수 없었다!"자, 자폭이 해제되었어..."200여 미터 떨어진 곳, 방금 거실에서 도망쳐나온 손역창과 손천복, 그리고 120명의 무인들은 눈을 크게 뜨고 아홉 종사들의 시체를 바라볼수 밖에 없었다. 그들은 침을 꿀꺽 삼켰다. 눈은 눈알이 튀어나올 것 마냥 커졌다.이건 또 무슨 수인가?염구준, 염선생...저게 진짜 사람인가?그들처럼 지구에 사는 사람이 맞나?외계인도, 신도 아닌 사람이라고?진짜 강하다!!"이제 손씨가문은 완전히 안전해졌어."염구준은 손역창 등의 반응을 개의치 않고, 아홉 종사들의 시체는 더욱 거들떠보지도 않은채 고개를 돌려 뒤에 있는 손일남을 보며 미소 지었다. "손 가주가 조금전 할 말이 있는 것 같아 보이던데?""이제 말해도 돼."손일남의 아름다운 눈은 멍해졌다. 머릿속도 텅 비워졌다.눈앞에 이 남자가 방금 아홉 종사들의 자폭을 막았다고?그는 가장 위급한 순
"아홉 종사들이 곧 돌아올 때가 됐군."북방, 정씨가문 정원 주체별장 거실.주승훈과 풍개산은 편하게 앉아있지도 못하고 수시로 거실문어귀를 바라보았다. 비록 아홉 종사가 나서면 반드시 만전을 기할 것이라는 것을 알았으나 마음속 깊은 곳에서 줄곧 이유 모를 방황과 불안함이 느껴졌다.정소헌은 두 사람의 창백한 안색을 보고 낮게 웃었다.큰일을 해내기는 글렀어!그는 따뜻한 차 한 잔을 들고 가볍게 한 모금 마시며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두분께서는 안심하셔도 됩니다. 저희의 첫 번째 목표는 손씨가문입니다. 손역창과 손씨가문 무인들은 절대 아홉 종사의 상대가 아니에요. 제가 파견한 오씨 삼형제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손씨가문은 끝났어요!"주승훈과 풍개산은 눈을 마주쳤다. 얼굴의 창백함은 점차 사라졌고 대신 동의한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곧 정소헌을 향해 아첨했다. "도련님의 말이 맞습니다. 겨우 손씨가문 따위야, 오씨 삼형제가 나서면 반드시 손에 넣을 것입니다!"정소헌은 득의양양하며 천천히 다리를 꼬았다. "아홉 종사가 돌아오면 즉시 손씨가문을 분할하도록 합시다. 두분께서는 안심하셔도 됩니다. 저는..."쾅!굳게 닫힌 거실 방문이 밖에서 갑자기 부딪혀 정소헌의 뒤의 말을 끊었다!정씨가문의 부하 한명이 비틀거리며 거실로 달려들어 왔는데 정소헌의 앞에 털썩하는 소리와 함께 무릎을 꿇고 주저앉았다. 목소리는 벌벌 떨렸다. 그는 참지 못하고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사망하셨습니다, 다 사망하셨습니다!""오늘 이른 아침, 아홉 종사들의 시체가 문 밖에 버려져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분들의 시체는 마치 로드롤러에 깔린 것 같이 모두 변형되어있었습니다!""저희들이 중해시쪽의 정보원들에게 전화를 했으나 한 통도 통하지 않았습니다. 모두 변을 당한 것 같아보입니다. 그리고... 아홉 종사의 시체는 흰 천으로 덮여 있었는데 그 위에는 피로 글자가 크게 쓰여 있었습니다.""우리를 건드리면 누가 됐든 죽인다!"거실의 공기가 완전히 굳어졌다!정소헌
대결하는 두 사람을 제외하고 정영 팀만 방에 남았다.그들은 혹시나 다칠까 봐 전신 영역을 펼치고 지켜보았다.봉유곡과 염구준은 짧은 시간 내에 벌써 수백 번의 초식을 주고받았다.‘녀석 왜 이렇게 강해?’출관하자마자 강력한 고수를 만난 것이 너무 놀라웠다.방금 전에 오만했던 자신이 조금은 창피했다.“집중하세요!”염구준은 상대방이 멈칫하는 틈을 타 검에 모든 기운을 담아 상대방의 가슴을 공격했다.‘방심했다.’봉유곡은 재빨리 도끼로 가슴을 막고 두 손으로 가까스로 버텼다.오랫동안 싸우지 않았더니 실력이 떨어진 것이다.쿵!검광이 아래로 떨어진 순간 봉유곡의 몸이 뒤로 날아가며 한쪽 얼음 벽에 부딪쳤다.방심한 탓에 염구준의 공격을 미처 막아내지 못했다.“이겼어!”옆에서 지켜보던 주작이 기쁜 나머지 주먹을 불끈 쥐며 펄쩍 뛰었다.정영 팀도 도와주고 싶었지만 이런 규모의 싸움에 끼어들 틈이 없었다.“죽은 척하지 마세요.”염구준은 얼음 덩어리에 묻힌 봉유곡을 향해 소리 질렀다.비록 일격에 상대방을 쓰러트렸지만 우세를 차지한 것은 아니었다.상대방이 방심해서 운이 좋았을 뿐이었다.와르륵!봉유곡은 얼음 덩어리를 헤치고 당당하게 일어났다.찢어진 옷을 보니 전보다 더 미치광이 같았다.“하하하. 좋다. 날 열받게 하는데 성공했어.”한때 세상에 이름을 떨친 강자였는데 지금은 반천인 경지 애송이에게 당해서 수치스러웠다.“허풍은 그만하고 제대로 싸우죠.”염구준이 비아냥거렸다.“현체연혈!”갑자기 봉유곡이 기합을 넣더니 몸뚱이가 커지며 너덜너덜하던 옷을 완전히 찢어버렸다.기운은 변하지 않았는데 체력이 눈에 띄게 강해졌다.염구준은 육체를 강화하는 비술에 관한 기록을 본 적이 있었지만 구체적인 수련 방법은 몰랐다.그의 눈에 봉유곡은 실전된 무술을 많이 알고 있는 보물 같았다.산 채로 체포할 수 있다면 적지 않은 무술들을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았다.휙!갑자기 봉유곡이 도끼를 들고 염구준을 향해 공격했다.속도가 너무 빨라 잔영이 스쳐지나는
슈우웅!붉은 빛이 스치더니 얼음 인간이 설구를 공격했다.그를 깨운 장본인을 갈갈이 찢어 죽이고 싶었다.쿵!염구준이 검을 들고 공포스러운 일격을 막았다.첫 공격이라 두 사람은 무승부였다.“구자검!”얼음처럼 차가운 남자의 눈에서 의아한 빛이 흘렀다.“어쩐지 네가 눈에 거슬린다 했어.”염구준은 콧방귀를 끼며 맞받아쳤다.“그건 나도 마찬가지거든요.”예로부터 정파와 사파는 대립했고 검을 사용하는 무술인은 정파에 속했다.두 사람은 공포스러운 기운을 발산하며 서로를 쏘아봤다.“선배님, 참 대단하세요. 얼음에 자신을 봉인해 죽은 척하면서 오랜 세월을 살아오셨네요.”염구준은 얼음 인간의 비밀을 밝혔다.이 수법은 숙면 장치와 흡사했다.“흥! 그때 변고가 없었더라면 나도 구차하게 살지 않았어.”얼음 인간은 계속 기운을 발산하며 오만하게 굴었다.염구준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질문했다.“그때 무슨 일이 있었어요? 그리고 옥패 8개는 무슨 용도가 있습니까?”남자의 말투를 보아 많은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하하하.”그가 소리 내어 웃더니 억지를 부렸다.“알고 싶어? 알려주기 싫은데. 영영 모른 채로 살 거라.”좋게 얘기하려고 했는데 상대방이 일부러 말하지 않아 염구준은 열받았다.“그럼 말할 때까지 무력을 써야겠어요.”그는 검을 가로 휘두르며 상대방을 물리쳤다.“고작 반천인 실력이냐? 본왕의 실력을 보여주마.”얼음 인간은 오만하게 말하며 기운을 반천인 경지로 억눌렀다.표정만으로도 등골이 오싹하게 만들어서 어쩌면 천인 경지가 아닐 수도 있었다.“젠장. 실력을 낮췄어요?”염구준은 조소를 날렸다.“겉보기엔 강력한 기운을 발산하지만 진짜 실력은 그저 그렇네요.”똑같이 반천인 실력이라면 상대방을 쓰러트릴 자신이 있었다.“시끄럽다. 반천인 경지로 충분히 너를 죽일 수 있다.”얼음 인간은 자신의 실력에 자부심을 가졌다.말이 끝나자마자 도끼를 휘둘러 수많은 빙추를 발사했다.강력한 공격에 맞서, 염구준은 화염의 검기를 휘둘렀다.쿵!
“하하하, 옥패는 내 것이다!”달무가 미친듯이 웃으면서 왼쪽 팔에 기운을 모아 힘껏 공격했다.한 방에 딱딱한 얼음덩어리들이 사방으로 튕겼다.갑자기 돌변한 달무를 보고 모두 놀랐다.광폭 펭귄에게 포위되었을 때, 극한철충에게 공격당했을 때도 전혀 이런 실력을 발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여우 꼬리가 드디어 드러났네.”염구준은 달무의 뒷모습을 보며 코웃음을 쳤다.방금 전에 달무가 보물에 욕심이 없이 통 크게 분배하는 것만 봐도 돈이 목적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이제 보니 옥패가 그의 진짜 목적이었다.“젠장. 위장해서 어부지리를 챙기려고 했어? 내 손에 죽을 줄 알아.”백호는 배신감에 열받아 씩씩거렸다.“급할 거 없어. 도망치는 것도 아닌데 일단 지켜보자.”염구준은 어깨에 멘 큰 가방을 내려 검갑을 꺼냈다.다년간의 전투 경험으로 보아 얼음 인간은 위험하다는 직감이 들었다.쿵!달무가 또 주먹을 날려 큰 구멍을 내고더니 얼음 인간의 목에서 옥패를 잡아당겼다.그런데 옥패를 확인한 순간, 그의 표정이 이내 굳어버렸다.“이거 가짜야!”염구준은 얼음 인간에게서 살인 기운을 느꼈다.“달무는 곧 죽겠구나.”말이 떨어지자마자 얼음 인간은 얼음을 깨고 손을 뻗어 달무의 목을 졸랐다.아주 오래되고 사악하고 강력한 기운으로 보아 강력한 고수가 틀림없었다.“개미 같은 인간아. 감히 나한테 무례하구나.”펑!남자가 기운을 발산하여 나머지 얼음을 부숴버리고 왕좌에서 천천히 일어섰다.온몸에서 발산하는 어마어마한 기운은 천인보다 더 강력했다.충격을 받은 염구준은 몸속에서 전의가 불타올라 숨이 가빠왔다.무서워서 이러는 것은 아니었다.“사… 살려줘.”달무는 숨이 막혀 발버둥을 치며 애원했다.“죽어라!”얼음 인간은 손에 힘을 주면서 달무의 목을 가볍게 비틀었다.그리고 달무의 힘과 혈액을 흡수해 자신의 기운을 상승시켰다.‘극악무도한 수법이구나.’염구준이 눈을 가늘게 뜨고 지켜봤다.다른 사람의 기운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줄은 생각도 못했다.
“장로님, 얼음 인간을 만나려면 얼마나 더 가야 합니까?”설구가 통로 안쪽을 가리키며 대답했다.“이 통로를 따라 계속 가면 만날 수 있어요.”염구준의 무공 실력을 본 이상 감히 거짓말을 할 수 없었다.“가자. 설마 내가 부축해 주길 기다려?”염구준은 몇몇 사람들을 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지금은 책망할 때가 아니었다.정영 팀원은 그가 화났다는 것을 알고 고개를 푹 숙였다.통로로 이동할 때는 그나마 순조로웠다.안으로 깊숙이 들어갈수록 방한복을 입었는데도 엄청 추웠다.“맞습니다. 바로 이 느낌이에요. 거의 다 온 거 같습니다.”설구는 흥분하여 목소리가 떨렸다.뒤에서 따라가던 사람들은 다시 정신을 차리고 발걸음을 독촉했다.이번 행차의 목적은 결국 얼음 인간이었다.무리에 섞여 있던 달무의 눈에 서늘한 빛이 스쳐 지났다.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누구도 알지 못했다.통로 안으로 들어갈수록 온도가 급격히 하강해 설씨 가족들은 더는 버티지 못하고 중도에서 기다리기로 했다.또 한참을 걸어가자 통로가 점점 넓어지더니 방 하나가 나타났다.주변이 어두컴컴하여 손전등을 켜도 전부 비추지 못했다.“아아아.”염구준이 크게 소리를 치고는 귀를 기울여 메아리 소리를 기다렸다.방향판도 없으니 이 방법밖에 없었다.한참 뒤에야 메아리가 울려 퍼졌다.“여기 공간이 엄청 넓어서 조명탄을 사용하세요. 그리고 각별히 조심해야 합니다.”피웅!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조명탄이 위로 치솟으며 방을 밝게 비추었다.“사람 얼굴이다.”누가 주변을 살피다가 한쪽 벽에서 요귀의 얼굴을 발견한 것이다.다들 가리키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더니 정말 그곳에 있었다.그러나 거리가 있는 데다 조명탄이 소진되어 방은 또 다시 어둠에 잠겼다.“가까이 가서 봅시다.”염구준이 앞장서서 가더니 또 조명탄 하나를 쏘아 올렸다.이번에 똑똑하게 보았다.얼음 안에 빨간 옷을 입은 남자가 한 손에 커다란 도끼를 들고 왕좌에 앉아 있었다.자세히 보면 남자는 야릇한 미소를 짓고 눈동자는 내리
백호는 그의 모습만 봐도 강력한 초식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아챘다.모든 사람들이 멀리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서야 염구준은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가만 있으니까 내가 우스워 보여? 타올라라!”체내의 기운을 빠르게 움직이자 온몸이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다.이어서 강력한 권영을 번쩍이며 빠른 속도로 공격했다.극한철충을 죽이겠다고 반천인 경지의 실력을 사용한 것이다.지속적인 공격을 퍼붓자 주변 온도가 계속 상승했다.남극 빙원에서 생존하는 생물들은 워낙 고온을 좋아하지 않아 염구준의 화염 공격을 피해 바닥과 벽 사이를 뚫고 들어가버렸다.“좋은 냄새 나네.”공격을 거두자 맛있게 구운 고기 냄새가 풍겼다.하지만 극한철충은 징그럽게 생겨서 식욕을 돋우지 못했다.한바탕 공격을 퍼부었더니 바닥에 죽은 벌레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겨우 살아남은 철충들은 다시는 나오지 않았다.그제야 염구준은 돌아서서 가운데 통로로 들어갔다.그 시각 얼음 인간은 그와 만나길 엄청 기대하고 있었다.먼저 간 일행은 한참을 달리다가 염구준이 오기를 기다렸다.뜨끈한 열기를 감지한 정영 팀은 그가 반천인 힘을 사용했다는 것을 알았다.“저기요. 저기 있는 분은 어떤 사람이에요?”달무가 궁금해서 물었다.“당신이 알 바가 아니야.”백호는 체면도 주지 않고 싸늘하게 대답했다.비굴한 목숨을 살려줬는데 정체를 캐묻자 정영 팀은 매우 불쾌했다.게다가 상황이 불리하면 바로 돌아서는 인간은 염구준의 신분을 알 자격이 없다 여겼다.“아, 네. 제가 괜한 소리했네요.”달무가 멋쩍게 웃으면서 옆으로 물러섰다.“안 되겠어. 주상님을 도와주러 갈 거야.”한참을 기다려도 염구준이 나타나지 않자 주작은 걱정되었다.“안 돼. 주상님의 명령대로 여기 있어야 해.”백호가 나서서 말렸다.그는 명령을 어기지 않고 지시한 때로 잘 따라서 염구준이 신뢰하는 부하였다.“비켜. 아니면 무력을 쓸 거야.”주작은 짜증이 났다.지금 그녀는 염구준에게 대한 걱정이 선을 넘어서 마음이 혼란스러웠다.“주상
염구준이 경계하면서 주변을 살폈다.하지만 정예 팀 외에는 누구도 말을 듣지 않았다.“아아아악!”그때 누군가의 비명소리가 들렸다.달무의 팔에 젓가락만큼 굵고 길이가 1 미터인 벌레가 기어 다니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그의 팔을 갉아먹었다.벌레를 발견한 다른 사람은 바로 검으로 잘라버렸다.“도망쳐! 벌레 엄청 강력해!”모두 공포에 질려 보물을 담은 가방을 내팽개치고 염구준에게 달려갔다.사람의 욕심은 끝니 없어서 죽어도 불쌍하지 않았다.“극한철충이예요. 이 벌레는 남극 빙원에서 보기 드물지만 나타날 때마다 주변 사람들은 생존할 확률이 극히 적어요.”설구가 벌레를 알아보고 겁에 질려 덜덜 떨었다.그 사이 빨리 도망치지 못한 사람들은 이미 갈갈이 뜯겨 먹혔다.쿵!염구준은 기운으로 다가오는 극한철충을 토막냈지만 그래도 계속 공격했다.완강한 생명력은 바퀴벌레와 비슷했다.“전력으로 싸워서 바로 폭발시켜!”그가 주변 사람에게 지시했다.탐색하면서 공격한 결과 극한철충은 화연 종사에 도달하기만 해도 쉽게 죽일 수 있었다.그런데 벌레가 밑도 끝도 없이 기어 나왔다.퍽! 퍽!정영 팀은 협공으로 극한철충을 폭발시켰다.아무리 생명력이 완강해도 불에 탄 벌레는 살덩어리가 되어 움직이지 못했다.“뭐야, 벌레집을 건드렸나? 왜 더 많아진 거 같지?”미친듯이 기어 나오는 벌레를 보자 백호는 등골이 오싹했다.사람의 체력은 한계가 있어 모두 소진할 때까지 싸워도 벌레를 죽일 것 같지 않았다.“장로님이 말씀하신 얼음 인간은 어디 있어요?”염구준이 엄숙하게 물었다.지금 눈앞에 세 갈래 길이 보이는데 거기서 한 통로는 틀림없이 얼음 인간이 있는 곳으로 갈 것이다.여기 벌레들을 전부 폭발시키려면 적어도 땅을 10 미터 파서 둥지를 찾아야 하는데 지금 그럴 시간이 없었다.“근데 여기 보물은 어떡해요?”설구는 보물들을 챙길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돈이 중요해요 목숨이 중요해요?”염구준은 벌레를 폭발시키며 말했다.이 순간에도 미련을 못 버리고 꾸물거려
저항력이 약한 악어의 배에 구멍이 뚫리더니 빨간 속살이 드러났다.아직 내장이 나오지 않은 것을 보니 살이 꽤 두터운 것 같았다.“크앙!”악어는 아팠는지 꼬리를 홱 휘두르며 호수에 들어갔다.도망친 것이다.염구준은 깊은 원한도 없으니 뒤쫓지 않고 돌아서서 일행을 따라갔다.통로를 따라 걷다가 먼저 들어온 일행을 발견했다.염구준이 나타나자 그들은 대단한 사람을 본 것처럼 모두 멍하니 쳐다봤다.“황금산을 찾았어요? 왜 움직이지 않아요?”염구준이 장난스럽게 말했다.“진짜 황금산이에요.”그때 주작이 그의 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리며 대답했다.세상 곳곳을 다니면서 별의별 희한한 일을 겪어본 주작마저도 이런 장면은 처음이었다.염구준은 무슨 물건인지 궁금해서 다가가 보았다.진짜 황금산이었다.반짝이는 황금과 많은 보석들이 한 곳에 쌓여 있는데 대충 보아도 10미터는 되는 것 같았다.이것을 전부 팔아버리면 어마어마한 돈을 벌 수 있다.“하하하. 봤지? 나 거짓말하지 않았지?”달무가 정신을 차리더니 미친듯이 웃었다.“그럼. 우린 형님을 의심한 적이 없었어.”달무의 부하 두 명은 서둘러 가방에 값나가는 보석들을 담기 시작했다.전에 언급했던 황금은 이미 물러갔으니 이거라도 챙겨야 했다.이 순간 가방이 너무 작은 것이 원망스러웠다.그 모습을 본 설씨 가족들이 나서서 제지했다.“이 보물들은 우리가 먼저 발견했으니까 모두 우리 몫이에요.”조금만 챙겨도 엄청난 돈을 벌 수 있고 몰락한 설씨 가문을 재기하려면 자금이 필요했다.“우리 같이 들어왔는데 너희가 먼저 발견했다고? 웃기지 마.”인성이 나쁜 달무의 부하들은 손에 든 무기를 휘두르면서 말했다.그러다 싸움 실력이 엄청난 염구준을 생각하고 다시 내려놓았다.이 자리에서 무기를 휘두른다면 바로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었다.분위기가 심각해지자 달무가 멋쩍게 웃으면서 중재했다.“하하하. 보물들이 많은데 싸울 필요가 있어요? 사이 좋게 나누면 되잖아요. 저기 선생님이 절반을 챙기고 나머지 절반은 나랑
“각 구역에 통로가 있으면 입구에 동그라미 그리고 없으면 엑스 표시하세요.”염구준이 현장에서 지휘하기 시작했다.그동안 동고동락하면서 설씨 가문은 그의 말을 의심치 않았다.지시를 받은 사람들은 바쁘게 움직였다.달무와 그의 부하들은 궁전의 서랍들을 뒤지며 보물을 찾았다.이렇게 큰 대가를 치렀는데 주먹만 한 황금을 찾지 않는다면 큰 손해라고 여겼다.“아씨, 개뿔도 없잖아.”인내심이 바닥난 누군가 불평하기 시작했다.여기에 어마어마한 황금이 있다했는데 정작 와보니 아무것도 없었다.“달무, 황금은 어디 있어?”부하는 ‘형님’이라고도 부르지 않았다.그들 모두 이기적인 인간들이라 눈앞에 이익이 있으면 형님이라 빌붙고 얻을 것이 없으면 아는 척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달무는 화내지 않고 웃으면서 대답했다.“하하. 이봐. 내가 뭐 하러 거짓말을 하겠어. 계속 찾아.”풍덩!부하 한 명이 괜한 돌멩이를 던지며 화풀이했다.“젠장, 여기 호수만 뒤지지 않았는데 설마 밑에 있는 거 아니겠지?”돌 하나가 큰 파도를 일으킨다고 그때 호수면에 거대한 소용돌이가 휘몰아쳤다.돌을 던진 남자는 화들짝 놀라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엄청난 기운이야.’염구준은 수상함을 느끼고 다급하게 말했다.“호수 아래에 뭐가 있어요. 거기서 떨어져요!”푸우욱!갑자기 물보라가 사방에 튕기면서 호수에서 거대한 머리가 나타나 돌을 던진 남자를 통째로 삼켜버렸다.돌을 던진 대가로 목숨을 잃은 것이다.‘악어?’남극 빙원에 악어가 있다니 참 신기했다.보통 사람들의 인식을 뛰어넘는 동물이 여기 있다니, 이런 냉혈 동물들은 극한 지역에서 살면 안 되었다.“크앙!”거대한 악어가 포효하며 궁전으로 올라왔다.“극한빙악입니다!”설구가 소리를 질렀다.실체를 본 적이 없지만 광산에서 화석을 판 적이 있었다.멸종된 동물이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니 정말 놀라웠다.스으윽!악어가 꼬리를 흔들더니 달무의 부하를 쳐서 핏덩이로 만들어버렸다.일격의 파워만 봐도 반천인 경지에 도달했다는 것을 알
"끄아악!"브루언은 아파서 비명을 지르면서 바닥에서 뒹굴며 겁에 질린 채로 입을 열었다. "너희들은 사람이 아니라 악마야.""퉤, 별 것도 아닌게 까불고 있어." 백호는 침을 뱉으며 말했다. 브루언을 채 해결하기도 전에 동굴에서는 또다시 욕설이 들려왔는데, 목소리를 들어보니 달무 일행이었다."X발, 브루언 그 새끼가 사람이야? 오랫동안 함께 해온 사이에 배신을 때려?""그 새끼가 계획을 망치지만 않았어도 그렇게 많은 사람이 죽지는 않았을 거야.""진짜 내 눈에 들키지만 마라. 보는 즉시 갈기갈기 찢어죽여버릴 테니까."말만 들어서는 쌓인 게 이만저만이 아닌 것 같았다.이윽고 달무 일행이 모습을 드러냈고, 그들은 멀리서 서 있는 염구준 일행과 눈이 마주쳤다.지금 달무 쪽 일행은 총 여섯으로, 손실이 매우 막심했다. "살려줘!"그들의 모습을 본 브루언은 바닥에서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로 아주 작은 소리로 도움을 구했다.'뻔뻔하면 무적이라더니.'탕!달무는 앞으로 걸어가 일격으로 그를 죽인 뒤 웃으면서 염구준 등을 바라보았다."저희 대신 배신자를 처리해주신 거, 감사합니다."그는 전에 염구준이 도와주지 않았던 것은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감사인사를 했다.상대방이 손을 쓸 생각이 없다는 걸 눈치챈 염구준은 그를 신경쓰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백호, 네 일이나 잘해. "이 말을 들은 백호는 대문 앞으로 다가가 두 손을 문에 대고 팔에 핏줄이 보일 정도로 힘을 주었다."하압!"이 거대한 힘에 문 위에 있던 얼음은 전부 갈라져 땅에 떨어졌고 얼음이 없어지자 두꺼운 대문 역시 반응을 보였다.끼익.대문은 소리를 내면서 천천히 양쪽으로 움직였다.이 두 문은 가볍지 않았다. 백호조차도 이마에서 땀이 나올 정도로 힘이 들었으니까 말이다."후!"문이 완전히 열리자 백호는 힘을 거두고 탁한 기운을 토해냈다.안에는 약간의 빛이 있었는데, 내부 장식은 고대의 궁전처럼 보였다. 비록 오랫동안 얼어붙어 있었던 장소지만 이곳은 사람들에게 위엄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