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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0화

평소 같았으면 여운해의 체면을 세워줬을 테지만 이번 일은 전혀 상관하지 않고 차갑게 말했다.

“여 통판, 구체 상황은 제가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여 도련님께 물어보세요!”

여 도련님, 그렇다면 망할 놈의 아들, 여소광?

“소광아!”

여운해는 이마를 찌푸리며 여소광을 노려봤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대체 뭔 짓을 한 거야? 숨기지 말고 그대로 말해!”

쿵!

“쿵” 여소광 머리가 하얘졌다. 원래 창백했던 얼굴은 전혀 핏기가 없어졌다!

말해?

뭘 어떻게 말해?

아버지한테 자기가 양 성주에 대해 나쁜 소문을 퍼뜨렸고 손씨 가문의 세력을 빌려 염구준을 죽이려 했다고 얘기를 하라고?

아무리 담이 커도 그 말은 할 수 없었다!

“왜 말이 없어?”

여운해는 얼굴빛이 점점 더 흐려졌다. 그는 무언가 의식한 듯 그늘진 얼굴로 말했다.

“소광아, 무슨 잘못을 저질렀든 바로 용서 빌어. 숨기지 말고. 세상에 비밀은 없어. 만약...”

그의 소리가 뚝 멎었다!

주머니에서 갑자기 전화가 급하게 진동했다. 누가 전화를 한 것이다.

“성주님?”

전화를 꺼내 들고 발신자를 확인한 여운해는 몸이 떨려왔다. 그는 바로 전화를 받았다.

“ 성주님, 여운해입니다. 명을 내려주십시오!”

중해시 성주 양천기가 낮고 냉철한 말투로 말했다. 목소리는 폭발 직전인 활화산 같았고 한 글자 한 글자 쩌렁쩌렁한 게 칼날같이 날카로운 분노가 느껴졌다.

“자네 아들 여소광이 악의적으로 내 소문을 퍼뜨린 건 너그러이 용서하겠다!”

“하지만, 그 자식이 감히 염구준을 건드리다니!”

“네 아들을 죽이든 살리든, 성주 댁을 떠나든 남든, 네가 알아서 해라!”

말을 다 한 양천기는 전화기를 힘껏 뿌리쳤다. 여운해의 귀가에서 “퍽” 소리가 울려 퍼졌다.

마치 천근이 넘는 거대한 돌덩이가 그의 귀에, 그의 마음에 떨어진 것 같았다!

“망했다, 다 망했어...”

여운해 귓가에서 울리는 “뚜뚜” 거리는 전화 연결음이 그의 고막과 심장을 자극했다. 그는 온몸이 떨렸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

양 성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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