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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0화

작가: 잔영
"조심해요!"

청용은 곁눈질로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이 몰래 손을 쓰는 것을 보고 다급히 소리쳤다.

사실 염구준은 그가 이렇게 할 줄 알았다. 주의를 돌린 것도 바로 상대를 속게 하기 위해서이다. 상대방이 정말 흑풍인지 아닌지를 시험해 보기 위해서이다.

상대방이 손을 쓰는 것을 염구준은 상대가 흑풍이라 확신했다.

"흑풍!"

그 사악한 눈빛. 세상을 싫어하지만, 여전히 세상을 조롱하는 눈빛.

외침을 듣자, 상대는 갑자기 공격을 멈췄다.

그리고 자리에서 차갑게 얼굴을 막고 있던 검은 스카프를 위로 올렸다.

"하하, 가릴 필요 없어. 네가 재가 되어도 난 널 알아봐!"

상대방은 경멸의 눈빛을 내뿜으며 염구준의 말에도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허허, 나를 알아볼 수 있을 줄 몰랐네. 예상 못 한 건 아니야!"

"내 실력에 대한 인정인가?"

상대방은 말하지 않았다.

"말하지 않아도 상관없어. 오늘 왜 이곳에 왔는지 난 다 알고 있어. 충고하자면, 그때도 넌 나한테 졌고 오늘도, 앞으로도 그럴 거야!"

"하하,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 너도 변했구나. 이렇게 수다쟁이처럼 말이 많아지다니. 큰코다치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말하려는 거야? 곧 아무 말도 하지 못할 테니까?"

상대는 망토에서 두 손을 내밀었다. 해골 같은 손위에는 가죽이 뼈와 살을 단단히 감싸고 있었다.

그리고 손을 따라 손목까지 보니, 팔에는 살이 별로 없었다. 마치 정신이 위축된 마약 중독자와도 같았고 보름 동안 굶은 것처럼 피골이 상접하고 뼈만 앙상했다. 그러나 겉으로 보기에 상대의 기운은 아주 강했다.

‘왜 몸이 이렇게 변했을까?’

염구준은 바로 등골이 오싹한 생각이 들었다.

‘설마, 이 녀석이 수련하는 공법에 부작용이 있는 건가? 정말 그렇다면 지금 상태로 보아 오랫동안 버텼을 것이야. 그렇지 않으면 몸이 이렇게 허약해지지도 않았겠지.’

‘그리고 흑풍이 내뿜는 기운은 완전히 달라졌어. 비록 강한 억압은 아니지만, 알 수 없는 우월감을 뿜고 있어. 이 녀석이 왠지 꿍꿍이가 있다는 느낌이 들어.’

"얘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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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이든은 그가 가장 아끼는 아들이기에 어쩔 수 없었다.“구해줘서 감사합니다. 이 은혜는 평생 잊지 않을게요.”손중석은 연신 감사를 표했다.“별말씀을요. 촌수를 따지자면 제가 삼촌이라고 불러야 합니다. 말을 편하게 하세요.”염구준은 손사래를 쳤다.그는 손태석이 받은 은혜를 갚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다.게다가 지금까지 누굴 도와주면서 한번도 보답을 바란 적이 없었다.“그런 허례허식은 따지지 맙시다. 난 나이만 더 먹을 뿐이에요. 괜찮다면 편하게 형이라고 불러줘요.”손중석도 성격이 털털해서 윗사람처럼 콧대를 세우지 않았다.“준석 형, 일단 나가서 얘기하죠.”염구준은 검갑을 가슴에 메고 손중석을 업었다.이번 구출 작전은 순조롭게 진행되었지만 한편으로 손가을이 걱정되었다.만약 니체르가 미쳐 날뛰며 인질로 잡았을까 봐 걱정이었다.“침입자를 막아!”그때 누군가가 CCTV를 통해 염구준을 발견하고 경보음을 울렸다.이어서 경호원들이 봇물이 터진 듯 쓸어 나와 두 사람의 앞길을 가로막았다.“구준아, 어떡해. 일행이 더 있어?”손중석은 당황해서 목소리까지 떨었다.“없어요. 혼자도 충분해요.”염구준은 몰래 기운을 오른쪽 다리에 모으고는 힘차게 바닥을 밟아 커다란 구멍을 냈다.여기 경호원들과 시간 낭비할 것도 없이 구멍으로 빠지면 그만이었다.“…”그 장면을 본 경호원들은 괴물을 본 것처럼 눈을 휘둥그레 떴다.“쫓아! 저놈이 도망치면 우리 다 죽어!”뒤에서 들리는 고함소리에 다들 정신을 차리고 구멍으로 뛰어내리기 시작했다.하지만 염구준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한편, 손중석도 깜짝 놀라서 감탄을 금지 못했다.“이제 보니 실력이 강한 무술인이었구나. 태석 형도 참 복이 많아.”“복이요? 저 때문에 장인어른 꽤 고생했어요.”염구준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예전의 일을 떠올렸다.모두 무사히 고비를 넘겨서 다행이었다.일 분도 안 되는 사이에 두 사람은 벌써 1층에 도착했다.하지만 더는 도망칠 수가 없었다.입구에서 니체르가 부하들을 이끌고 막

  • 군신의 귀환   제2241화

    “그만 짜증내고 재료를 갖고 가자. 니체르 공작께서 이번 연구를 엄청 중시한단 말이야.”두 사람의 대화를 들어보면 이곳은 연구 기지 같았다.다행히 제대로 찾아왔다.끼익!그때 문이 열리면서 희미한 불빛이 들어오자 염구준은 감쪽같이 숨어버렸다.전등이 켜졌을 때 주변 물건들이 눈에 들어왔다.적지 않은 폭발물들이 쌓여 있는 것을 보아 이곳은 창고 같았다.두 남자는 누가 침입했는지 심지어 천장에 구멍이 난 것도 모르고 진열대에서 물건을 챙기고 떠났다.그들이 나간 후, 염구준은 어느새 문으로 다가가 밖으로 빠져나갔다.이곳을 한바퀴 돌아본 결과 대부분 연구원과 경호원들이었다.연구원들은 억지로 여기 잡혀 왔는지 다들 툴툴거리면서 일했다.이런 환경에서 아무리 복지가 좋아도 살아나갈 수 있다면 다행이었다.그가 구석의 방을 지날 때 안에서 엄숙한 남자의 소리가 들려왔다.“빨리 나머지를 작성해. 아니면 네 아들을 죽여버릴 거야.”그러자 다른 남자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개새끼야, 먼저 제이든을 보여줘. 아니면 한 글자도 안 써!”촤아악!“빨리 써. 영상을 봤는데도 부족해? 설마 시체를 보고 싶어?”남자가 다그치더니 뺨을 때리며 소리를 질렀다.염구준은 밖에서 두 남자의 대화를 똑똑히 들었다.협박을 당하는 남자는 입안에 피가 가득 고이고 온몸은 상처투성이었다.그는 몸을 파르르 떨며 고민에 빠졌다.전에 직접 아들을 용하에 보내서 상대방이 겁을 준다고 생각했었다.그런데 영상 속 배경은 농장이 확실했다.퍽!그때 누가 심문실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드디어 당신을 찾았네요.”염구준은 환하게 웃으면서 심문을 받는 남자를 쳐다봤다.이 사람이 바로 손중석이다.제이든이 휴대폰 배경화면으로 가족 사진을 설정해서 알고 있었다.“넌 누구야? 왜 본 기억이 없지?”심문하던 남자가 인상을 찡그리며 물었다.그들은 이곳에서 외부와 왕래를 끊고 지낸 지 한 달이 되었다.그러니 공항에서 어떤 일들이 발생했는지 전혀 몰랐다.“살고 싶으면 빨리 꺼져!”염구준

  • 군신의 귀환   제2240화

    “저까지 나서겠다면요?”그 남자는 바로 호찬이었다.‘반보천인이 더 있었어?’니체르는 상대방의 기운을 느끼고 확신했다.“호찬 씨, 청해에 있지 않았어요? 어떻게 왔어요?”손가을은 익숙한 얼굴을 보고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대표님이 위험할까 봐 용필 형과 상의하고 따라왔습니다. 멋대로 따라왔으니 달갑게 벌을 받겠습니다.”호찬은 앞으로 다가가 한쪽 무릎을 꿇고 공손히 말했다.예전에 그는 다른 사람이 키운 종이었다.그런데 염구준을 따른 후 그의 종이 되기로 자처했다.“호찬 씨, 일어나세요. 뭐 하는 거예요?”손가을은 바로 손을 뻗어 그를 부축했다.현장에 있던 무술인들은 그 장면을 보고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떳떳한 반보천인 고수가 손가을에게 무릎을 꿇다니, 그제야 그녀의 신분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심지어 손가을은 실력을 숨긴 고수라고 생각했다.다시 위험을 느낀 니체르는 어쩔 수 없이 전화로 도움을 요청해야 했다.“흑… 목, 어디에 있어요? 로얄 층에 와서 도와줘야겠어요.”그가 찾는 사람은 바로 흑풍 존주였다.상대방의 반보천인 2명과 붙어서 손가을을 붙잡으려는 수작이었다.염구준이 정말 손중석을 찾으러 갔다면 바로 손가을을 인질로 삼을 것이다.“난 지금 폐관 수련하는 중이에요. 이만 끊을게요.”흑풍은 적당한 핑계를 대고 휴대폰을 꺼버렸다.염구준이 있는 곳이라면 목숨이 10개라도 가고 싶지 않았다.“젠장!”열받은 니체르는 매너고 나발이고 할 것 없이 휴대폰을 바닥에 내팽개쳤다.자신을 돕겠다고 맹세를 하던 흑풍 존주는 중요한 순간에 도와주지도 않았다.“저 이만 가도 되죠?”손가을의 편에 반보천인 두 명이 있으니 이미 절대적인 주도권을 장악했다.“편한대로 하십시오.”니체르는 그녀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2대1 싸움에서 호찬의 기운은 그보다 조금 약하지만 승산이 없었다.“갑시다.”손가을은 인파를 가로질러 밖으로 나갔다.한 사람이 퇴장하니 적지 않은 사람들도 작별 인사를 하고 전쟁터를 떠났다.얼마 지나지 않아 현

  • 군신의 귀환   제2239화

    “맞습니다. 증거를 보여주세요.”누군가 나서서 맞장구를 쳤다.이런 기술은 누구나 원했지만 또한 다른 사람이 소유하는 것은 원하지 않았다.미리 대비한 니체르는 웃으면서 부하들에게 손을 휘둘렀다.“빔프로젝터를 켜서 대표님들에게 보여줘.”그러자 전등이 꺼지고 화면이 나타났다.종이 세 장에 적힌 내용으로 보아 방금 쓴 것 같았다.각 나라의 기술자들은 그것을 보고 탄성을 질렀다.어떤 귀재가 이런 연구를 했는지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하지만 용하의 기술자들은 미간을 찌푸리며 염구준을 쳐다보았다.화면의 내용은 노트에 적은 것과 똑같았다.그렇다고 현장에서 바로 질문할 수 없었다.니체르는 감탄하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며 의기양양한 말투로 강세를 보였다.“저를 믿으세요. 저…”탁!마침 니체르가 흥분하며 연설하려고 할 때 공교롭게 전기가 끊겨서 현장은 어둠에 삼켜졌다.“다들 걱정하지 마세요. 아마도 전원이 나간 것 같습니다.”니체르는 스멀스멀 올라오는 분노를 억누르고 모두를 안심시켰다.하지만 그의 시선은 계속 한쪽만 노리고 있었다.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띵!바로 그때 전등이 다시 켜졌다.현장은 변함이 없는데 한 사람만 보이지 않았다.염구준이 사라진 것이었다.니체르는 속이 철렁 내려앉았다.‘설마 손중석을 찾으러 갔나?’갑작스러운 상황에서 그는 파티를 뒤로 하고 먼저 염구준을 찾아야 했다.“손 대표님, 남편은 어디로 갔습니까?”“화장실에 갔어요.”손가을이 바로 대답했다.“그래요? 그럼 바로 돌아오겠죠?”하지만 니체르는 의심스러워서 더 캐고 물었다.“그건 잘 모르겠어요. 가끔 남편이 화장실을 가면 며칠은 돌아오지 않거든요.”손가을은 어깨를 으쓱 올리며 헛웃음을 지었다.니체르는 손가을이 남편을 엄호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는 것을 눈치챘다.“염 선생이 길을 잃지 않았는지 가서 찾아봐!”“알겠습니다!”부하 수십 명이 이구동성으로 대답하면서 중요한 장소로 뛰어갔다.파티 참가자들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감지하고 웅성거렸

  • 군신의 귀환   제2238화

    “감사합니다.”손가을은 가볍게 인사하고 일행과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방금 니체르가 불쑥 치고 들어와 실력을 탐색하는 것이 매우 불쾌했었다.“가을, 괜찮아?”염구준이 걱정스럽게 물었다.“당신이 있는데 무슨 일이 있겠어.”손가을은 든든한 남편을 바라보았다.이번 파티에서 니체르가 초대한 사람들은 모두 이튿날 신에너지 토론회에 참석할 각국 대표와 오스크국 귀족들이었다.현장에서 다들 매너를 지키고 있어 굳이 질서를 통제할 필요가 없었다.여기서 니체르 외에 누구도 감히 소란을 피우지 못했다.염구준 부부가 들어오자 적지 않은 인사들이 이쪽으로 시선을 돌렸다.왜냐면 염구준의 옷차림과 신분 때문이었다.“저기 봐요. 저런 옷차림으로 어떻게 들어왔대요?”“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저분은 에드로 친왕도 깍듯이 대하는 염 선생이에요.”“저분의 아내는 더 대단한 분이래요. 이번 행차에 항모 전투팀이 경호를 맡았다던데 용하도 비즈니스 제국이 다 되었네요.”뭇사람들 눈에서 부러움과 질투가 흘러나왔다.사교 능력이 뛰어난 인사들은 벌써 다가와 말을 걸면서 좋은 인상을 남기려고 애썼다.니체르가 손목 부상을 치료하는 사이 염구준 부부는 현장에서 가장 눈이 부시는 인물이 되었다.마침 안세환이 병원에 가서 다행이었다.만약 이 장면을 봤다면 혈압으로 또 쓰러졌을 것이다.염구준은 아내 옆에 서서 거물들끼리 대화하는 것을 듣기만 했다.그러다 가끔 옆에서 말을 걸 때 예의상으로 대답해 주었다.파티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부상을 처치하고 현장으로 돌아온 니체르는 염구준을 전보다 더 경계했다.두 사람의 모순은 손중석을 내놓지 않는 이상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니체르 또한 순순히 내놓을 사람이 아니었다.이익 앞에서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 와도 체면을 주지 않았다.“여러분, 바쁘신 와중에 파티에 참석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그때 니체르가 발언하자 다들 대화를 중단하고 그를 쳐다보았다.으리으리한 파티를 열어 거물들을 초대한 것은 단순히 각 나라의 친교를 위함은

  • 군신의 귀환   제2237화

    니체르가 당황하더니 이내 인상을 굳히며 손에 힘을 주었다.일면식도 없는 불청객이 나서서 그의 계획을 망친 것이 너무 불쾌했다.“안녕하세요. 안세환 님.”“악.”안세환이 소리를 지르며 손을 거두려고 했다.그런데 니체르가 놓아주지 않아 결국 돼지 멱따는 소리를 지르더니 기절해버렸다.누구도 시키지 않는 짓을 해서 명을 재촉하는지 정말 답이 없는 사람이었다.“의사 있어요? 여기 사람이 쓰러졌습니다. 빨리 병원에 옮겨야 합니다.”니체르는 조급해하며 외쳤다.그러자 개인 의사 두 명이 나서서 안세환에게 응급처치를 하고는 들것에 눕혀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파티에 오자마자 쓰러지다니 차라리 오지 않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그런데 니체르는 아직도 손을 내밀고 누가 잡아 주길 기다렸다.“휴.”손가을이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그녀는 어느새 은장갑을 꼈는지 한 손으로 염구준을 잡고 다른 손을 내밀었다.남편이 옆에 있으니 전혀 두렵지 않았다.염구준은 그녀의 뜻을 알고 잠시 나서지 않기로 했다.그러면서도 체내에 기운을 끌어올려 언제든 공격할 준비를 했다.만약 변고가 생긴다면 아무 고민도 하지 않고 바로 니체르를 살해할 작정이었다.뒷일은 나중에 생각해도 그만이니까.쿵!손가을이 악수하자 쌍방은 기운을 사용하여 서로의 실력을 탐색했다.니체르는 반보천인 고수였다.염구준은 기운이 흐르는 것을 보고 상대방의 실력을 추측했다.아내가 감당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다행히 손가을에게 은장갑과 호신 옥팔찌가 있어서 가까스로 견딜 수 있었다.“니체르 공작, 내 아내의 손을 그렇게 잡고 있는 건 예의가 아니죠.”염구준이 니체르의 손목을 잡더니 갑자기 근육이 부풀 정도로 기운을 폭발시켰다.원래 가족을 끔찍이 여기는데 대놓고 아내를 괴롭히는 걸 참지 못했다.강적을 만난 니체르는 손에 힘을 풀고 염구준과 맞섰다.그 사이에 손가을이 빠르게 손을 거두었다.아내가 손을 다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보물이 지켜서 부상을 입지 않았다.하지만 니체르와

  • 군신의 귀환   제2236화

    초대장은 손가을에게 있어서 어쩔 수 없이 기다려야 했다.안세환은 속에서 열불이 나도 참아야 했다.“염 선생님, 손 팀장님 오셨네요.”그때 입구를 지키던 경호원이 염구준 부부를 보더니 바로 웃는 얼굴로 공손하게 인사했다.이것이 바로 신분 차이었다.안세환 같은 사람들은 자신이 대단하다고 우쭐거리기만 할 뿐, 솔직히 타인의 눈에 아무것도 아니었다.“여기 초대장이요.”손가을이 초대장을 건넸다.“두 분이 직접 오셨는데 초대장은 없어도 됩니다. 들어가십시오.”마침 매니저가 나오면서 공손하게 문을 열어줬다.매니저가 이러는 것도 나름 이유가 있었다.위에서 염구준을 보면 절대 무례하게 굴지 말고 항상 감시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가자.”염구준은 손가을의 손을 잡고 입구로 걸어갔다.그러다 안세환을 스칠 때 한마디 던졌다.“옷보다 신분이 더 중요합니다. 내가 수영복을 입고 온다해도 저들은 지금처럼 깍듯이 모실 겁니다.”그 말에 안세환의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하더니 뻔뻔하게 일행의 뒤를 따랐다.이렇게 규모가 큰 파티에 수많은 거물들이 참석하기에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엘리베이터에 올라탄 염구준은 층수를 표시하는 모니터만 주시했다.‘움직였어.’엘리베이터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각 층 사이를 이동하는 시간을 계산했다.처음 몇 층은 빨간 숫자가 나타나는 이동 시간은 똑같았다.그런데 12층과 13층 사이를 지날 때 시간이 2배로 늘어난 것이었다.그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마지막 층까지 각 층마다 이동 시간을 계산했다.이젠 12층과 13층 사이에 한 층이 더 있을 거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하지만 그곳은 엘리베이터와 계단으로 갈 수 없을 것이다.다행히 설계 도안이 있고 목표 층을 찾았으니 천천히 찾기만 하면 되었다.그렇다고 지금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기회를 노려야 했다.띵!그때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문이 천천히 열렸다.오늘 파티는 바로 로얄 층에서 진행되었다.“하하하, 염 선생, 드디어 오셨군요.”염구준이 나타나자 오늘의 파티 주최자

  • 군신의 귀환   제2235화

    염구준이 이렇게까지 말한 이상, 제이든도 고집을 피우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끼익!“아직도 안 끝났어? 저녁 먹을 시간이야.”손가을이 들어오더니 깜짝 놀라며 잔소리를 했다.그러고 보니 두 사람은 오후 내내 도안을 붙들고 있었다.레스토랑에 내려온 온 후, 손가을은 밥을 먹다가 문득 뭔가 떠올랐다.“구준 씨, 오늘 저녁에 파티 있는데 같이 갈래?”“파티?”염구준이 작은 소리로 되물었다.방금 단서를 찾아서 오늘 저녁에 무조건 오스크국의 제국 빌딩에 가야 했다.그런데 아내의 눈빛을 보고 있으니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바쁘면 관둬. 이번 파티는 니체르가 주최했어. 장소는 제국빌딩이고 규모가 꽤 크다고 들었어.”손가을이 야릇하게 웃더니 그의 표정을 살피며 떠보듯 말했다.남편이 요새 조사하는 사건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에 일부러 자극한 것이었다.“여보, 그런 건 어디서 배웠어?”염구준이 피식 웃었다.“당신한테서 배웠지. 언제까지 거짓말만 할 거야?”손가을은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전에 염구준이 했던 어처구니없는 말들이 모두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따지지 않았다.두 사람은 식탁에서 티키타카 장난을 치며 잡담을 나누었다.부부로 산 지 오래되어서 거짓말을 했다고 화내거나 따지지 않았다.어둠이 내리자, 용하의 대표팀은 손가을의 안내로 제국빌딩의 파티에 참석했다.내일 신에너지에 대한 토론회가 있는데 아직도 토론 내용을 결정하지 않은 것이 참 이상했다.그리고 제이든은 파티에 참석하지 않고 염구준이 어딘가 잘 감추어 놓았다.목적지에 도착하면 할 일이 워낙 많아서 그를 보살필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지금 제국빌딩 입구에 일행이 모였다.그중에서 염구준만 턱시도를 입지 않고 특이하게 검갑까지 메고 있었다.“창피해 죽겠어요. 그냥 호텔에 있지 왜 나와서 꼴사납게 굴어요?”안세환은 또 염구준에게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창피하면 우리랑 있지 말고 가세요.”염구준은 전혀 체면을 주지 않았다.솔직히 그도 특이하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파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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