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그렇게 날 믿는다면, 이제 그룹은 나한테 맡겨. 이 짧은 시간 동안, 그룹 꼴이 말이 아니야......”그녀는 온 얼굴이 눈물로 범벅된 채, 울음을 참지 못한 목소리로 말했다. “구준 씨, 미안해!”염구준은 부드러운 얼굴로 가을을 바라봤다.아내 얼굴의 눈물을 조심스럽게 닦고, 옅게 웃으며 말했다. “내 말 들어, 다 내려놓고, 누가 사직서를 내든 전부 다 승인해줘!”“진, 진짜 전부 다 승인해?”사무실 안, 몇몇 고위 관계자가 머리를 맞대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안돼, 안된단 말이야! 만약 직원들을 놓아주면, 회사는 안 돌아갈 거고, 우리 그룹은 완전 엉망진창이 될 거야!”염구준은 고위 관계자들을 둘러보고는 천천히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기다리세요!”기다려?뭘 기다리지? 그룹이 파산하는 걸 기다리라는 건가?몇몇 고위 관계자들은 의심스러운 얼굴이었고, 인사팀 매니저가 더더욱 조급한 얼굴로 말했다. “어찌 됐든, 최소한 직원들은 지켜야죠, 만약......”그의 목소리가 갑자기 멈췄다.사무실 밖, 손가을의 수행비서가 가쁜 숨을 내쉬며 달려와 큰 소리로 외쳤다. “손 대표님, 가요, 빨리 가요! 청해 시 메인 은행의 허한 은행장님께서 아래층에 사람을 데리고 와서 기다리고 있어요!”허, 허한?!손가을의 얼굴색이 갑자기 돌변했다.청해 시 메인 은행의 은행장과는 전화를 여러 번 해봤다. 관련 담당자는 그녀를 바로 블랙리스트에 올려, 애초에 연락이 불가능했고, 이제는 허한이 직접 온 것이다. 도대체 뭘 하려고 그러는 걸까?!“무슨 얘기한 거 없어? 설마...... 금융 제재?”손가을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속으로 굳게 붙잡고 있던 것들이 거의 끊어지기 직전이었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밤새 비가 내리고, 배에 구멍이 난 데에 태풍까지 만난 격이었다.만약 정말 금융 제재가 맞다면, 신규 손영 그룹도 더 이상 회생시킬 힘이 없어서 반드시 파산하고 말 거야!“제, 제재만은 안 돼!”여비서는 아직도 가쁜 숨을 몰
아니, 이건 정중한 게 아니다. 경외한다고 말하는 게 맞다!허한은 수많은 억만장자 재벌의 우두머리인 몸으로, 갖가지 방법으로 환심을 사려는 사람들이 넘쳐나는데, 그런 그가 염구준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한다고?!손가을은 빨간 입술을 삐죽거리며, 원망하는 눈빛으로 염구준을 흘겨보았다. 이 자식, 아까는 본인이랑은 상관이 없다고 했으면서!마침 휴대폰을 뒤적이던 염구준이 허한을 흘끗 쳐다보았다. 살짝 고개를 끄덕여 인사하고, 손을 흔들어 그더러 앉게 했다.허한은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을 쓱 닦고 나서야 자리에 앉았다.“그럼 앉겠습니다.”염구준은 다른 사람의 말은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오로지 허한을 한 번 쳐다보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업무 얘기는 가을 씨가 전부 담당하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알고 계시겠죠.”“네, 네!”허한은 몇 번이고 허리를 숙이며 황급히 손가을을 바라보며 손을 들어 가슴에 올리고 말했다. “가을 아가씨, 염 선생님께서 의중을 밝히셨으니, 그럼...... 저는, 신규 손영 그룹에 무이자 대출을 제공하고, 3년 이내 조건 없이 원하는 것이 있으시면 전부 들어드리겠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전부 다요!”“흡!”그룹의 관계자들은 너무 놀라 숨을 들이켜고, 눈알도 거의 튀어나올 듯했다.허한의 뒤에 서 있던 은행 직원들도 모두 눈만 크게 뜨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자신의 귀를 못 믿는 눈치였다.무이자라…이게 어떻게 대출인가?이건 그냥 돈을 주는 것이 아닌가!“허 행장, 당, 당신......”손가을의 빨간 입술이 떨리고, 연약한 체구도 버티지 못하고 덜덜 떨리고 있었다.은행은 자선 기구가 아닌데, 이렇게 터무니없이 이런 큰 혜택을 줄 수는 없다. 허한...... 염구준의 체면을 살려주기 위해서... 구준의 능력은 정말 놀랍다.“가을 아가씨, 절대로 사양하지 마세요!”허한은 손가을의 입에서 나온 “당신”이라는 말에 놀라 고개를 여러 번 휘휘 저으며 말했다. “그냥 제 이름으로 부르시면 됩니다. 아
허한의 무리를 배웅하고, 손가을과 고위 관계자들은 그 자리에 그대로 얼어붙어 있었다. 마치 꿈을 꾼 듯한 기분이었다.대박, 진짜 대박이다!그룹의 곧 파산할 것 같았지만, 갑자기 돌고 돌아 자금 문제가 해결되었다. 비록 그리 큰 숫자는 아니지만, 이건 첫 대출금이다.계약서상에 명백히 기재되어 있었다. 3년 이내 무제한 대출, 신규 손영 그룹은 더 큰 자금난이 생겨도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뜻이다!허 행장...... 그는 염구준의 체면을 살리려 한 걸 거야!!“손 대표님, 저희는 우선 일하러 가겠습니다!”자금 문제가 해결되자, 고위 관리자들은 흥분해 시뻘게진 얼굴로 황급히 직원들의 월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리를 떴다. 특히 인사팀은 곧바로 염구준의 지시대로 진행했고, 사직서를 낸 몇몇 직원들은 바로 승인을 해주었다.사무실 안, 손가을과 염구준만 남겨졌다.“구준 씨, 정말 고마워.”손가을은 입술을 살짝 깨물며 앞에 서 있는 남편을 보고 얼굴이 빨개져 말했다. “이번 일도 당신이 다 해결해 줬는데, 난 어떻게 고맙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어. 오늘 저녁에......”여기까지 말하고 나니 얼굴이 더 빨개졌다.염구준은 가슴이 두근거리며, 뜨거운 눈빛으로 말했다. “가을아, 너......”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주머니 속의 휴대폰이 갑자기 “윙윙” 진동 소리를 냈다. 전화가 온 것 같았다.“엄마?”염구준은 휴대폰을 꺼내 전화가 오는 화면을 보고 곧바로 전화를 받아 웃으며 말했다. “장모님, 회사 일 방금 끝났어요. 가을이랑 같이 집에 가려고......”“구준아, 큰일 났어!”은빛 아파트 집 거실은 이미 난장판이었고, 진숙영과 손태석은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채로, 휴대폰을 들고 큰 소리로 울부짖고 있었다. “방금 우리 집에 마을의 장씨 집안 도련님 장혁이 쳐들어왔어! 그리고 손호민 그 새끼도 있어. 너랑 가을이를 같이 청해 호텔로 가게 만들라는데...... 희주를 데려갔어!”뭐?!사무실 안, 염구준이 갑자기 소파에서 일어났고 눈빛에 서
지금 이 꼬맹이를 인질로 잡아왔으니 네 녀석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군!“희주야!”그때 로얄 스위트룸 밖 복도에서 고함 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염구준이다!복도를 지나던 종업원들이 화들짝 놀라면서 성큼성큼 걸어오는 염구준과 초조하게 뒤 따라오는 손가을의 앞을 가로막았다.“이보세요, 선생님, 여사님. 이렇게…”“비켜!”염구준이 낮게 으르렁거렸다. 두 손을 뻗어 몇몇 종업원들을 뚫고 스위트룸 앞에 다가와 발을 힘껏 날렸다.쾅!값비싼 합금방범문이 통째로 날아가고 그 충격에 문과 연결된 벽이 흔들리며 시멘트 조각과 모래 자갈들이 떨어지고 휜 철근까지 튀어나왔다.“이제 왔어?”장혁은 꼰 다리를 까닥거리며 문을 부수고 들어온 염구준과 뒤를 따른 손가을을 보며 입꼬리를 치켜 올렸다.“감히 내 문을 부쉈어? 진짜 대단하다!”“강철! 시작해!”쓰윽!명령이 떨어지자 객실 구석에서 거대한 체구를 가진 경호원이 나타났다.강철은 한 손으로 바닥에 주저앉은 염희주의 목덜미를 번쩍 들고 다른 손에 든 금속 비수를 염희주의 목에 겨누었다.조금만 힘을 줘도 바로 염희주의 식도를 벨 것 같았다.“너 엄청 대단하잖아? 더 해 봐!”장혁이 시가를 한 모금 빨고는 울부짖는 염희주를 가리켰다.그러더니 목을 빼 들고 자신의 뺨을 찰싹찰싹 때렸다.“염구준, 이리 와서 날 때려! 여기 함 빼려 봐! 네 주먹이 빠를지 아님 강철의 비수가 더 빠를지 보자고! 한 발자국만 움직이면 강철이 네 딸내미 목을 베어버릴 거야!”염구준은 초조한 손가을을 애써 뒤에 숨기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거실을 둘러봤다.객실 안이 한눈에 들어왔다.경호원 4명이 1미터 거리로 염희주를 둘러쌌고 자신과 경호원 사이는 5미터 떨어졌다. ‘5미터라…’오늘 전신전 전주의 진정한 실력을 똑똑히 보여줘야 했다.“염구준, 뭘 꾸물거려?”염구준이 객실을 둘러보는 사이 장혁도 입꼬리를 점점 치켜 올리며 그의 행동을 관찰했다.“왜 딸내미 구하고 싶어? 솔직히 말해 줄게. 내 경호원들 실력은 매우 뛰어나고
장혁이 눈을 가늘게 뜨고 염구준과 눈물범벅이 된 손가을을 보며 음흉하게 웃었다.“안 꿇는다 이거지? 그래. 손호민, 밖에 종업원들 다 끌고 와.”다 보는 앞에서 염구준에게 모욕을 주면서 지난번에 당한 것을 되갚을 거다!그리고 종업원들 앞에서 청해 제일 미녀가 자신에게 치욕 당하는 꼴을 보여주면 남편인 염구준은 개처럼 장혁인 내 앞에 순순히 무릎을 꿇겠지!“들어와! 다 들어와!”손호민은 주저하지 않고 바로 복도에서 벌벌 떠는 종업원들을 전부 불러들였다.심지어 호텔 경호원까지 부른 탓에 수십 명 넘는 직원들이 겨우 스위트룸에 비집고 들어왔다.“손호민! 잘했어!”장혁이 고개를 돌려 염구준을 바라봤다.“염구준, 이래도 안 꿇을 거야? 괜찮아, 셋 셀 때까지 꿇지 않으면 네 딸내미는 바로 죽음이야!”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장혁이 손가락 하나를 내리며 험악한 표정을 지었다.“하나!”“희주야…”손가을은 염구준 뒤에서 눈물만 하염없이 흘렸다.장혁 빌어먹을 새끼! 어떻게 어린 아이를 인질로 삼아! 게다가 구준에게 무릎을 꿇리고 내게 잠자리까지 원하다니! 손호민, 넌 사촌 오빠란 인간이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정말 인간들이 아니야!“둘!”소파에 기댄 장혁은 섬뜩하게 웃으며 두 번째 손가락을 내렸다.“곱게 말할 때 들어! 하하, 손가을! 이따가 나랑 즐기자고, 내가…”슈우웅!번개가 스쳐 지난 듯이 모호한 한 줄기 그림자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였다.장혁이 입을 연 순간 염구준은 카펫과 대리석 바닥이 부서질 정도로 힘껏 내리 밟고 총탄알처럼 빠르게 강철의 앞으로 다가가 용의 기세로 두 주먹을 뻗었다.쿵!굉장한 소리와 함께 강철과 다른 경호원을 무찌른 가슴이 푹 패어 들어갔다. 그리고 맹렬하게 달려오는 기차 머리에 부딪친 것처럼 날아가더니 뒤에 선 경호원들까지 튕겨 나갔다.전광석화!1초도 안 되는 사이에 장혁의 경호원은 꼼짝도 못하고 염구준의 한 방에 기절해버렸다.“너… 너 이 새끼가…”장혁과 손호민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똑똑히 들어! 아이들 소꿉놀이 수준으로 나한테 덤비려 하지 마! 재벌가든 대단한 가문이든 내 앞에는 그저 하찮은 개미나 다름없으니까!”바닥에 엎드린 장혁은 등뼈가 부러질 듯한 고통에 처절하게 울부짖었다.“날 보내줘. 난 장씨 가문 도련님이야. 네가 날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놨으니 내가…”갑자기 말을 끊었다.염구준이 코웃음을 치며 발로 힘껏 내리 밟았기 때문이다.끄드득! 끄드득! 쿵!장혁의 두 팔과 두 다리, 사타구니 급소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아아악!!!”장혁은 온몸을 부르르 떨며 돼지 멱을 딴 소리를 지르더니 죽어버렸다.“어떻게 이럴 수가…”스위트룸에 들어온 종업원과 경호원들이 이 광경을 보고 저도 모르게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이 사람이 바로 손 아가씨의 남편이자 손씨 그룹 경호 부장 염구준인가?저, 정말로 지독하고 강력하고 대단하구나!특히 몇몇 호텔 경호원들은 열광과 존경이 담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사내 대장부란 어떤 것이냐?염구준, 염 선생 같은 분이 진짜 사내 대장부이지!“당신들이 있어서 내가 좀 수고를 덜겠군.”염구준은 염희주를 품에 꼭 안고 호텔 직원들에게 분부했다.“이 사람들 전부 쓰레기 통에 처넣으세요. 지금, 당장!”염구준의 말을 누가 감히 거역하겠는가?그 결과는 장혁이 몸소 직접 알려주었다.“서두르세요. 얼른요!”종업원들은 지체하지 않고 우르르 몰려와 장혁과 손호민 그리고 부하들을 죽은 개처럼 질질 끌고 밖으로 나갔다.스위트룸 안이 드디어 조용해졌다.“희주야.”손가을은 그제야 염구준의 옆에 다가와 염희주를 받아 안았다.“희주야, 미안해. 엄마가 미안해. 이제 괜찮아. 아빠와 엄마가 구하러 왔어. 다시는 누구도 괴롭히지 않을 거야.”하염없이 눈물 흘리는 손가을의 품에서 염희주는 목이 쉬도록 헐떡이며 울었다.이제 겨우 5살밖에 안 되는 아이가 감당하기엔 너무 끔찍한 경험이었다. 작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손가을의 품에서 한참을 울다 지쳐 잠들어버렸다.“구준.”손가을이 겨
이, 이 남자 정체가 대체 뭐야?염구준은 온통 수수께끼였다. 매번마다 그의 신비한 면모를 알아냈다 하면 또 다른 비밀이 숨겨 있었다. 어쨌든 내 남편인 이상 따지지 않고 넘어가기로 했다.“구준.”손가을이 검정색 카드를 받아 쥐고 딸을 꼭 껴안았다.문득 뭔가 떠올랐다.“아, 희주가 납치당해서 어머니와 아버지가 걱정하고 계셔. 우리 얼른 집에 가자!”염구준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염희주를 받아 안고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집에 가자!포르쉐 한 대가 청해호텔에서 나와 시내 도로를 번개처럼 질주했다.조수석에 앉은 손가을은 쌕쌕 잠든 꼬맹이를 안고 오늘 저녁에 겪었던 소름 돋는 장면을 회상했다. 매 순간을 떠올릴 때마다 얼굴이 점점 하얗게 질렸다.지이잉.갑자기 염구준 호주머니 안에서 휴대폰 진동소리가 울렸다.진동소리가 그치지 않고 계속 울렸다.“용준영?”휴대폰 액정을 확인하던 염구준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전화를 받지 않고 계속 달려 주택 단지 입구에 멈춰 섰다.“가을, 금방 갔다 올게.”손가을은 따지지 않고 꼬맹이를 안은 채 차에서 내렸다.“알았어. 난 먼저 들어가서 부모님한테 오늘 저녁에 있었던 일을 얘기하고 안심하라고 전할게. 구준, 오늘 저녁 올 때까지 기다릴게.”손가을이 살짝 얼굴을 붉히며 돌아섰다.그 모습에 염구준의 마음 한 구석이 뜨거워졌다. 손가을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뒷모습을 바라보다 포르쉐를 몰고 용씨 저택으로 항했다.…대략 20분만에 도착했다.“보스!”용씨 별장 거실에서 용준영이 눈살을 잔뜩 찌푸리고 초조하게 입을 열었다.“며칠 전에 보스가 분부한대로 몇몇 형님들에게 지하 산업을 헐값에 매각했는데 청산한 이후로 그 형님들이 큰 타격을 입었어요. 저는 무탈하지만 형님들이 아마 내가 덫을 놓았다고 생각할 거예요.”염구준이 담담하게 웃었다.지하 세계에서 서로 물어 뜯는 건 아주 정상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이번은 상황이 특이하니 불쌍한 개미들만 적지 않은 손해를 보게 되었다.“보스. 그자들이 이미 움직였어요. 오
지하 절반 세력은커녕 염 보스가 뒤를 봐준다면 전체 지하 세력을 손에 넣는 건 일도 아니다.그러니 전혀 두려워할 것이 없었다.염구준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졌다.그도 나름 자신만의 계획이 있었다.청해는 아주 중요했다!지리적 위치로 볼 때 청해는 용국 해안선 핵심지대에 위치하여 국제 교류의 중요한 연결 고리 작용을 할 수 있다.비록 지리적 우세로 거대한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주지만 그동안 역겨운 파리들이 해외에서 날아오는 바람에 숨겨진 위협을 전부 제거해야 청해의 경제 발전을 이끌 수 있고 용국의 GJ 전신으로서 은퇴해도 백전백승의 국지동량이 될 수 있었다.이번에야말로 오랫동안 잠잠했던 청해를 발칵 뒤집을 계획이다.…청해 외곽 동산클럽.유구한 역사를 가진 이 클럽은 시중심에 위치한 일반 나이트클럽과 확연한 차이가 있다.왜냐면 명·청 시대의 고대 건축물로서 나중에 한 보스가 경매로 사들여 새롭게 보수했기 때문이다. 낮엔 관광객들을 받고 밤엔 청해시 지하 보스들이 만나는 비밀 거점으로 사용하고 있다.이 순간, 최고급 VIP룸에 몇몇 보스들이 둥근 테이블에 둘러 앉아 한 스님에게 술을 따르고 있었다.이 스님은 머리에 6개 계파가 있었지만 자상한 부처님 상이 아닌 포악한 기운을 뿜었다.관자놀이가 툭 튀어나온 걸 봐도 내공이 강한 고수임이 틀림없다.“황호 시주님. 이번에 2억을 원합니다.”스님이 술 한 잔을 마시더니 옆에 앉은 한 보스를 보며 싱긋 웃었다.“돈만 있다면 다른 건 문제없습니다.”‘황호’라 부르는 보스가 손가락을 탁 튕기자 뒤에 선 부하가 검정색 상자를 들고 나왔다.“이 상자에 1억 계약금이 있습니다. 일이 성사되면 나머지를 보충해 드리지요.”황호는 상자를 스님 앞으로 내밀며 사악한 표정으로 공손하게 인사를 드렸다.“일호 대사님, 용준영이 곧 도착합니다. 이번엔 전력을 다해야 합니다. 그자가 부하들을 얼마나 데리고 오든 전부 쓰러트려야 합니다.”스님 ‘일호’가 천천히 입꼬리를 올리며 싸늘하게 웃었다.용준영? 오늘 넌 죽었다
윙!염구준은 잠시 공격을 멈추더니 갑자기 돌아서서 검의로 상대방을 찔렀다.“젠장.”그 장면을 본 세 사람은 어떻게 된 상황인지 깨달았다.염구준은 우대구를 공격하는 척하면서 닌자가 다가오길 기다린 것이다.물론 이것은 네 명의 주관적인 생각이었다.솔직히 염구준은 우대구를 살해하려 했는데 중간에 닌자가 나타나는 바람에 계획을 바꾼 것이다.“푸욱!”검광이 떨어지자 닌자는 황급히 방어하는 바람에 검에 찔려 중상을 입었다.찔린 상처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자 닌자는 가슴이 철컹 내려앉았다.그는 뒤로 물러나며 염구준과 일정한 거리를 두었다.그때 우대구는 방어를 포기하고 도와주려고 나섰다.“안 돼!”서양인이 발걸음을 멈추고 소리쳤다.이렇게 된 이상 두 사람이 달려가도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오히려 죽음을 자초하는 꼴을 당하게 될 것이다.“살려줘!”1 대 1 싸움에서 우대구는 상대방을 이길 자신이 없어 목소리까지 떨었다.염구준의 공세는 전혀 약해지지 않았다.매번 공격할 때마다 수십 개의 검법으로 상대방을 살해했다.그렇게 3명의 도주 중에서 2명이 죽었다.“계속 공격해. 아직 두 명 살아있잖아.”염구준이 도발했다.방금 공격이 너무 빨라서 나머지 두 사람은 막는 것조차 버거웠다.반보천인 네 명이 공격하다가 눈 깜짝할 사이에 한 사람은 죽고 한 사람은 중상을 입었다.손실이 참담했다.옆에서 지켜보던 백호 일행이 안도의 숨을 쉬면서 큰소리로 응원했다.“주상님 멋집니다!”“저 잡놈들이 나대지 않게 죽여주세요!”“방금 엄청 으스대더니 계속 지껄여봐.”이제 승부는 결정되었다.남은 반보천인 고수는 염구준과 맞설 실력이 안 되었다.“물건은 포기하겠다. 여기서 그만두는 게 어때”서양인이 다른 대안을 제기했다.그는 의기소침해하며 방금처럼 날카롭게 대응하지 않았다.“전에는 날 죽이려고 했잖아. 죽이지 못하니까 이제 화해하자는 건가? 세상에 그렇게 좋은 일이 어디 있어?”염구준은 검으로 그들을 가리키며 무뚝뚝하게 말했다.상대방이 살의를 품
모두의 이익을 연관시키는 것이 동맹이 아닌가.쿵!염구준은 어마어마한 검기를 네 사람에게 발사하며 무자비한 공격을 가했다.닌자는 갑자기 제자리에서 사라지더니 주변 환경을 이용해 뒤에서 습격했다.서양인과 혼혈인은 정면으로 맞서고 부상을 입은 우대구는 옆에서 공격했다.서로 잘 모르는 네 사람이 이렇게 호흡이 척척 잘 맞다니 정말 놀라웠다.염구준이 나타나기 전에 몰래 작전을 상의한 것이 티가 났다.쿵!그래도 염구준의 공격이 더 빨랐다.그는 순식간에 두 검을 휘둘러 정면으로 다가오는 두 명을 무찔렀다.너무나 강했다.두 사람은 버티다 못해 각자 뒤로 물러섰다.염구준은 그 틈을 타서 왼쪽 주먹으로 칠권합일을 사용해 우대구를 공격했다.그때 닌자가 갑자기 뒤에 나타나 한 쌍의 비수로 염구준의 허리를 찌르려고 했다.정말 찔린다면 그의 좋은 결혼생활은 끝날 것이니 참말로 음흉한 수법이었다.펑!염구준은 다리에 힘을 주어 위로 번쩍 뛰었다.허공을 찌른 닌자도 같이 점프하면서 다시 공격할 기회를 노렸다.그런데 그 사이에 염구준에게 준비할 시간을 주어서 오히려 당하고 말았다.서늘한 빛이 감도는 검기가 공격하는 바람에 닌자는 다시 바닥으로 돌아왔다.염구준도 착지하면서 입꼬리를 슬쩍 올렸다.네 사람이 임시로 결정한 포위 작전이 실패해버렸다.실천해 보지 않고 입으로만 맞추어서 가능성이 부족했던 것이다.“고작 이 정도야?”염구준은 네 사람을 보면서 비아냥거렸다.그들 실력은 반보천인 중에서도 평범하여 전력을 폭발시킨 도명현에 비하면 실력이 한참이나 떨어졌다.우대구는 세 사람에 비해 조금은 강하지만 먼저 부상을 입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우쭐대지 마. 방금은 그냥 시험한 거야.”서양인은 그래도 고집을 피웠다.실은 속으로 엄청 두려웠다.염구준이 이토록 실전 경험이 강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방금 협공은 실패했지만 보통 무술인들은 쉽게 막아낼 수 없는 작전이었다.“그럼 진짜 실력을 보여줘.”염구준이 도발했다.방금은 시험이 아니라 최후의
검의 주인은 염구준이었다.우대구는 이 검의가 염구준의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쿵!검이 우대구의 손을 찌르고 잠시 대치해 있다가 구자검은 튕겨 나갔다.그래도 절반 넘는 위력을 감소시켰다.염구준이 멀리서 검을 던졌기에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공격을 막는 작용만 했다.“공격이다!”백호는 고함을 지르며 방패막을 들고 앞으로 돌진했다.이번 기회를 아주 잘 포착한 것이다.“제기랄!”낭패를 본 우대구는 방금 염구준의 검에 찔린 탓에 장력이 7할 힘을 잃고 일행의 협공을 감당할 수 없었다.쿵!방패막이 손바닥에 부딪치자 우대구는 뒤로 물러섰다.몸속에서 기혈이 소용돌이 치더니 입가에 붉은 피가 주르륵 흘렀다.숨을 돌릴 시간도 없고 아직 제대로 서지 못한 상황에서 염구준이 고탑에서 나와 구자검을 손에 쥐고 공격한 것이었다.촤아악!그때 세 그림자가 염구준의 앞에 나서며 우대구를 도와 공격을 막았다.상대방의 공포스러운 힘을 느낀 세 사람은 깜짝 놀랐다.그들의 공동의 적은 염구준이니 사람이 많을수록 승산이 높아졌다.“염구준, 우리가 무엇을 했다고 이렇게 화가 났어?”서양인이 웃으면서 말했다.“내가 늦게 왔다면 부하들은 너희 손에 죽었겠지. 내가 바보인 줄 아나?”1 대 4라도 그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하하하, 무슨 소리야. 5층에 뭐가 있었는지 말할 수 있어?”서양인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하, 네가 뭐라고 내가 대답해야지?’염구준은 알려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비록 쓸모없는 정보지만 말하면 귀찮게 될 것이다.“거기에 천인 경지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보네. 꺼내 봐.”서양인이 제멋대로 추측했다.대놓고 떠보면서 정보를 캐내려는 짓이었다.하지만 그런 잔꾀에 넘어갈 염구준이 아니었다.“아직 거기 있어. 능력이 있으면 직접 가서 봐.”본전도 못 찾은 서양인이 싸늘하게 말했다.“이봐, 오해하지 마. 그냥 꺼내서 보여주면 서로에게 좋잖아.”물건은 이미 타서 재가 되었으니 있을 리가 없었다.혹시나 있다고 해도
염구준은 심신을 가다듬고 마음을 진정시켰다.이렇게 된 이상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다.양가죽 고대 서적에 이렇게 적혀 있었다.“천인 경지에 도달하고 싶으면 옥패 8개를 모아라.”이 정보는 이미 알고 있었으니 처음부터 여기에 올 필요가 없었다.하지만 이곳에 오지 않았더라면 고대 서적에 어떤 단서가 있는지 몰랐을 것이다.모든 것이 또 옥패를 가리키고 있다.염구준은 마음을 추스르고 계단을 향해 걸어갔다.6층에 무엇이 있는지 보고 싶었다.탁!그때 놀라울 정도로 강력한 기운이 느껴졌다.한 계단만 올랐을 뿐인데 주변에 무형의 압력이 휩싸이면서 하마터면 바닥에 주저앉을 뻔했다.그는 애써 버티며 또 계단 하나를 올라갔다.그러자 압력이 더 증가하여 몸이 천근이나 되는 것처럼 무거워서 발을 들 수가 없었다.‘돌아가자.’염구준은 결단력 있게 5층으로 돌아왔다.그제야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것처럼 온몸이 홀가분했다.6층은 억지로 올라가지 않으려고 마음먹었다.이번 행차 목적은 천인을 돌파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비록 만족스러운 단서를 찾아내지 않았지만 그래도 완성한 셈이었다.염구준은 돌아서 아래층으로 내려왔다.계단에 있던 반보천인 일행은 이미 떠났는지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고 괴뢰만 어슬렁거렸다.한편, 황지열 외에 네 명의 반보천인 고수가 있었다.그들은 염구준이 5층에 올라오자 잠시 손을 잡으려고 결정했다.“알아서 물건을 내놔. 그러면 덜 고통스러울 거야.”먼저 우대구가 백호 일행을 노려보며 시비를 걸었다.그는 이 사람들이 염구준이라 생각하고 복수하고 괴롭히고 싶었다.“능력이 있으면 어디 한번 가져가.”백호가 싸늘하게 대꾸했다.진짜 싸우면 승산은 없지만 그렇다고 두렵지 않았다.그때 주작이 옆으로 보며 조소를 날렸다.“붉은 장미, 상대방이 고향 지인인데 사정이라도 해 봐. 그러면 살려줄 수 있잖아.”주작은 동양 닌자를 가리켰다.“흥, 내가 너처럼 죽는 걸 두려워할 줄 알아?”그 말에 불쾌한 붉은 장미가 시큰둥하게 대답했다.솔직
그들을 힐끗 보던 염구준이 걸음을 멈추었다.“참, 황지열은 왜 안 보여?”기억한 것이 틀리지 않았다면 처음으로 들어온 사람이 바로 황지열이다.‘설마 5층으로 올라갔나?’“몰라. 들어올 때 있었는데 어느새 사라졌어.”닌자가 무뚝뚝하게 대답했다.염구준은 시선을 우대구에게 돌려 뚫어지게 쳐다봤다.“나도 몰라. 여기 일은 우리한테 말하지도 않았어.”그는 염구준이 폭주할까 봐 두려워서 바로 대답했다.“됐어. 이따가 너한테 따질 게 있어.”염구준은 갑자기 기운을 폭발시키더니 계단으로 올라갔다.그는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몇 계단을 올라가자마자 뒷사람들 시야에서 사라졌다.“이게 아닌데?”뒤에 있던 우대구 일행은 충격을 받았다.방금 그들은 이런 상황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설마 상황이 변했나?”서양인은 의심하면서 5층으로 돌진하려고 올라갔다.나머지 사람들도 뒤처지는 게 싫어서 바짝 뒤를 따랐다.쿵!머리가 5층 바닥과 부딪혔을 때 무엇이 계단 아래로 날아왔다.아무리 반보천인 고수라도 이런 충격에 머리에 커다란 혹이 생길 것이다.정말 아팠다.나머지 사람들도 멈추지 않고 올라가더니 똑같이 부딪치고 말았다.5층에 무형의 힘이 그들을 막고 있었다.어떻게 보면 실력이 부족해서 염구준처럼 올라갈 수 없었던 것이다.같은 반보천인인데도 실력 차이가 어마어마했다.5층에 도착한 염구준은 가운데 석대에 시선을 끌렸다.정확하게 말하자면 석대 위에 있는 누런 양가죽으로 만든 고대 서적이였다.5층에서 이 물건만 중요한 것 같았다.염구준은 주변을 살폈다.석대 주변에 대형 괴뢰 4마리 있고 황지열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이 늙은 여우는 마치 공기처럼 사라진 것 같았다.“몰라. 먼저 서적부터 챙기고 보자.”결심한 그는 몸을 번쩍 들어 대형 괴뢰에게 돌진했다.고대 서적을 얻으려면 이것들부터 처리해야 했다.탁, 탁!인기척을 느낀 괴뢰가 움직이면서 공격을 퍼부었다.염구준은 옆으로 피하면서 그들 공격 속도가 청궐검을 지키던 괴뢰와 실력이 같
염구준이 좋은 검을 얻자, 다들 탐욕스러운 눈빛을 보냈다.하지만 누구도 감히 다가오지 못했다.검은 그저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였다.“갖고 싶으면 얼마든지 덤벼.”염구준은 반보천인 실력으로 그들을 도발하는 것 같지만 실은 겁을 주었다.“…”그들은 상대방이 불쾌한 심정을 알고 시선을 돌려 금은보화를 계속 챙겼다.죽으면 아무리 좋은 무기도 소용없지 않은가.이어서 염구준은 계단 입구에 도착해 일행을 기다렸다.한참 뒤에 백호는 무기를 빼앗고 싱글벙글 웃으면서 다가왔다.“주상님, 이 검을 보세요. 제가 사용하는 검보다 더 좋습니다.”“제 것도 좋아요. 정말 힘들게 손에 넣었어요.”세 사람은 무기가 마음에 드는지 손을 떼지 못했다.고대의 제련 기술은 현대와 다르다.무기 제련에 대해서 그래도 고대 기술이 더 대단했다.붉은 장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누구도 도와주지 않아 평범한 무기를 얻어서 꺼내기 민망했다.“다들 잘했어. 3층으로 올라가자.”염구준은 미소를 지으며 계단에 올랐다.2층보다 몸을 누르는 압력이 더 강력해졌다.이 고탑은 누가 설계했는지 참 기괴했다.일행이 3층에 도착했을 때, 전신지상의 고수들이 그곳에 있었다.3층의 압박감은 전신 경지가 감당하지 못했다.그들은 고대 용하 문자가 새겨진 금속판을 빼앗고 있었다.고대 무학 같았다.“백호, 여기는 너한테 맡길게. 최대한 많이 챙겨. 용하 조상들이 남긴 물건이야.”염구준이 지시했다.1층, 2층의 물건들은 필요 없어서 남들이 가져도 아깝지 않았다.하지만 무학 서적은 용하의 조상들이 남긴 지혜의 결정체다.“주상님, 걱정 마세요. 절대 손도 대지 못하게 할 겁니다.”백호가 자신 있게 대답했다.촤아악!염구준은 백호 일행이 대응하지 못할까 걱정되어 앞으로 돌진해 한 사람을 죽이고 두 사람에게 중상을 입히고 4층으로 올라갔다.부하들을 데리고 온 이상 어떤 일은 직접 고생하지 않고 부하들이 실천을 통해 수련할 수 있게 기회를 양보했다.4층의 압박감은 반보천인 실력인 고수
위층의 압력은 약하지 않지만 염구준 일행이 올라가는 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촤아악!그들이 2층에 올라가자마자 한 괴뢰가 검을 휘두르며 공격했다.예민한 염구준은 바로 검을 들어 번쩍이는 검기를 발사했다.쿵!검과 괴뢰 모두 산산조각이 났다.이쪽 괴뢰의 힘이 강해졌다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2층에 존재하는 무형의 압박감은 전신 경지에 도달해야 감당할 수 있었다.무술인의 실력이 강해서 괴뢰 수량도 그렇게 많지 않았다.오히려 싸우기 수월해졌다.2층에는 방이 없고 한눈에 벽을 볼 수 있었다.“무기다.”먼저 들어온 반보천인 고수들은 한 명도 보이지 않고 선반에 각종 무기가 나열된 것이 보였다.“10분 내에 마음에 드는 무기를 찾아.”염구준이 지시를 내렸다.한 무기가 무술인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얼마나 유혹적인지는 그도 잘 알고 있었다.“네.”일행은 대답하고 마음에 드는 무기 쪽으로 달려갔다.“저 검은 뭐지?”염구준이 검을 훑어보다가 시선이 구석에 있는 한 검에게 멈추었다.다른 무기는 다들 다투면서 빼앗으려고 하는데 유독 이 검 주변에 시체와 키가 엄청난 괴뢰가 있었다.그 검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 괴뢰를 이기지 못해서 죽거나 포기한 것이다.“바로 너다!”염구준은 중얼거리며 맹렬하게 괴뢰에게 돌진했다.그 사이 작은 괴뢰들이 방해했지만 종이처럼 염구준의 검에 잘려 나갔다.손가을이 무술을 배우겠다고 결심했으니 적당한 무기가 필요했다.그는 이 검을 아내에게 선물로 주고 싶었다.“저기 봐. 저 사람이 검을 가지러 갔어.”혼잡한 전투 속에서 그 장면을 본 누군가가 소리를 질렀다.다들 좋은 검이란 걸 알고 있지만 괴뢰가 끈질기게 지키고 있어서 다들 포기한 것이다.탁, 탁!괴뢰가 기척을 느끼고 갑자기 검을 들어 염구준을 공격했다.큰 키에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것을 보아 반보천인 실력과 맞먹는 거 같았다.쿵!염구준은 검을 들어 공격을 막고는 팔을 흔들어 괴뢰를 뒤로 물리쳤다.그리고 빠른 속도로 돌진해 검끝으로 괴뢰 몸뚱이를 찔렀
“주상님, 조각상의 눈의 움직이는 거 같아요.”만사에 세심한 주작이 이상함을 눈치챘다.“허허, 꼬맹이 아가씨, 귀신 씨 나락 까먹는 소리하지 마.”붉은 장미가 요염하게 웃으면서 시비를 걸었다.두 사람은 서로 맞지 않아 오는 동안 기회만 생기면 서로 트집을 잡았다.“흥, 분명 움직였거든. 그리고 꼬맹이 아가씨라고 부르지 마. 다시 말하면 얘들 시켜서 혼낼 줄 알아.”주작은 화내며 콧방귀를 꼈다.말이 끝나기 바쁘게 백호와 현무가 나서서 주작의 편을 들어주었다.4대 전존은 생사를 함께하니 다른 사람이 시비 거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알았어. 너희들 사람이 많다 치자.”붉은 장미는 더는 도발하지 않고 뒤로 물러섰다.탁!염구준은 그들이 싸우든 말든 개의치 않았다.그때 이상한 소리가 들려 발걸음을 멈추고 주변을 살펴보았다.“뒤로 물러서!”말하는 동시에 구자검을 휘둘러 가장 가까이 있는 두 조각상을 부숴버렸다.조각상이 정말 움직였다.탁, 탁, 탁!”탁탁 소리가 계속 들리더니 조각상이 손에 든 검을 휘둘렀다.청석 바닥에 균열이 생긴 것을 보아 위력이 약하지 않았다.만약 무방비 상태라면 전신지상이라도 죽지 않으면 중상을 입었을 것이다.스스슥! 쿵!염구준이 주의를 준 덕분에 백호 일행은 미리 준비하고 피하거나 조각상을 공격해 부상을 입지 않았다.미친듯이 금은보석을 챙기던 일행은 반응하지도 못한 채 그 자리에서 핏덩어리가 되어버렸다.탐욕에 눈이 멀어 목숨을 잃어버린 것이다.탁, 탁!조각상이 공격한 후 금속 마찰음을 내며 움직였다.“저건 뭐예요?”붉은 장미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괴뢰예요. 누가 기관을 건드린 거 같아요.”염구준은 검을 휘두르며 몇몇 괴뢰를 물리쳤다.이 괴뢰들은 위협은 되지 않지만 통로를 빼곡히 막고 있어 계단을 올라가려면 전부 제거해야 했다.“모두 내 뒤를 따라와.”염구준은 명령하며 검기로 그들 주변을 보호했다.백호 일행은 더는 묻지 않고 그에게 바짝 다가갔다.“돌진한다!”염구준은 한마디만
“진작에 그랬어야지. 사람은 잔꾀를 부리면 오래 못살아.”염구준의 말투가 진지해졌다.어엿한 삼선도 둘째 도주가 그 정도 실력밖에 안 된다고 믿지 않았던 것이다.전력을 사용한 도명현은 투력이 강해졌지만 여전히 열세를 차지했다.싸우면 싸울수록 그가 아무리 강해져도 눈앞의 남자는 더 강해지는 것 같았다.정말 자신이 1도 없었다.“싸울 의지는 불 같은데 실력이 많이 부족하네.”염구준은 아주 여유 있게 대응했다.싸움이 길어지면서 도명현의 몸에 상처만 낼 뿐 전력으로 싸우지 않았다.옆에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어 비장의 카드를 꺼내면 안 되었다.도명현은 온몸에 상처를 입어서 이젠 말할 힘조차 없었다.드르릉!바로 그때 7층 고탑의 문이 서서히 열렸다.오래된 기운이 탑 안에서 흘러나와 모두를 덮치고 빠른 속도로 먼 곳까지 확산되었다.드디어 탑이 열렸다.그곳에는 수많은 무술인들이 꿈에 그리던 물건이 있다.스스슥!몇몇 반보천인 고수들은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안으로 들어갔다.그들 일행도 다른 사람이 먼저 찾아낼까 봐 뒤를 바짝 따랐다.어떤 사람은 반보천인 고수와 싸워도 승산이 없으니 아무 물건이나 얻어도 낭패는 아니라고 생각했다.“염구준, 탑이 열렸다. 여기서 멈추지 않으면 보물을 빼앗겨.”도명현은 살 희망을 찾고 그의 집중력을 다른 곳으로 유인했다.유일하게 살 수 있는 기회인데 염구준이 물러나지 않으면 다른 방법이 없었다.“급하지 않아. 널 죽이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으니까.”염구준은 공격 속도를 올렸다.도명현의 대검은 이미 흠집이 나서 언제든지 부러질 수 있었다.“젠장!”근거리 싸움에서 필살기를 사용할 기회마저 없이 방어만 하느라 지칠 대로 지쳤다.윙!염구준은 상대방이 한계라는 것을 눈치채고 갑자기 검을 휘둘러 단번에 살해했다.정말 꼴 사납게 죽어버렸다.마치 뜨거운 물에 청개구리를 생으로 삶아서 죽이는 것처럼 말이다.도명현은 그렇게 황천길로 내려갔다.“우리도 가자.”염구준은 검을 거두도 고탑 입구로 향했다.“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