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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4화

명재경의 가슴팍에는 아직 그때의 상처가 남아있었다.

그는 탁천수에게 예의를 갖춰 허리를 숙였다.

“내 아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말해봐.”

“도련님은 서남의 한 놈이 쓴 술법에 당한 겁니다.”

“서남?”

“네, 회장님.”

명재경은 그날 미향각에서 있었던 일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다 보고했다.

윤구주가 탁시현의 무릎을 꿇리게 한 것도 모자라 화염을 일으키는 술법으로 온몸을 불타오르게 해 탁시현이 재 한 줌도 남기지 않고 사라져버렸다는 것을 들은 탁천수는 바로 앞에 있는 테이블 위에 주먹을 내리꽂았다.

그러자 견고해 보였던 테이블이 단번에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그놈 정체가 뭐야?”

명재경은 침을 한번 꼴깍 삼키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놈은 상당한 실력자이고 무예와 법술을 모두 익힌 대가의 경지에까지 오른 놈입니다. 저도 그놈의 상대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런 상처까지 얻은 거고요.”

탁천수는 명재경이 향문에서 온 법사라는 것과 탁시현이 거금을 들여 데려온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런 그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니 심기가 뒤틀려버렸다.

“그래서 내 아들이 죽은 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 뜻인가?”

“아니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제 말은 그놈을 처리하려면 저보다 더 강한 제 사부님 정도의 고수가 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부디 제가 지금 당장 향문으로 떠날 수 있게 허락해 주십시오. 제가 바로 저희 사부님을 모셔오겠습니다. 사부님이라면 그놈 따위 한 방에 처리할 수 있을 겁니다.”

명재경의 다급한 말에 탁천수는 분노를 조금 가라앉히고 말했다.

“그래. 향문에 다녀오는 것을 허락하지. 그리고 나는 나대로 그놈을 처리하겠다. 이 탁천수가 처리하지 못하는 놈은 없어.”

탁천수는 뒤에 있는 경호원을 향해 말했다.

“지금 당장 다크 사이트에 수배령을 내려. 내 아들을 죽인 그놈과 은설아라는 계집을 잡아 오면 현상금으로 2천억 달러를 주겠다고 해.”

2천억 달러!

난생처음 들어보는 듯한 숫자에 자리에 있는 모두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명재경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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