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어 보니 안에 당근만큼 굵은 영지버섯 세 개가 들어있었다.박스 안에 다른 건 없고 당근처럼 생긴 영지버섯 세 개만 들어있는 걸 본 주세영은 버럭 화를 냈다.“여보, 이것 좀 봐. 소채은이 뭘 가지고 왔는지! 이게 뭐래? 당근도 아니고 나무뿌리도 아니고, 이걸 어디에다 쓴다고.”주세영은 화를 내면서 영지를 전부 바닥에 던졌다. 그러더니 발을 들어 영지를 힘껏 밟았다.순간 영지버섯 세 개가 짓이겨져서 토막 났다.컹!이때 천이경이 기르는 강아지가 달려와서 바닥에 있는 영지를 질겅질겅 씹기 시작했다.“봤지? 이런 건 개들이나 먹는 거야.”주세영은 그렇게 말하더니 씩씩대면서 소파에 앉았다.주세영의 모습에 천이경은 한숨을 쉬었다.이때 또 한 번 벨 소리가 울렸다.“누구세요?”단단히 화가 난 주세영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소리를 꽥 질렀다.“접니다.”문밖에서 나이 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그 목소리를 들은 주세영은 서둘러 문을 열었다.문을 열자 점잖은 차림에 약상자를 등에 지고 있는 노인이 안으로 들어왔다.“황 선생님이셨군요. 얼른 들어오세요!”주세영은 그 노인을 정중하게 맞이했다.눈앞의 그 노인은 서남의 유명한 한의사였다.이번에 그는 천이경의 다리를 치료하기 위해 그의 집에 방문한 것이었다.황석훈은 미소를 지으며 주세영에게 인사한 뒤 집 안으로 들어왔다가 강아지가 바닥에 떨어진 영지버섯을 먹고 있는 걸 보았다.“정말 귀여운 강아지네요!”황석훈은 그렇게 말하면서 천이경을 치료해 주려고 그에게 다가가려 했다가 갑자기 눈을 빛냈다.“아니, 이건?”그는 바닥에 쭈그리고 앉더니 눈이 휘둥그레진 채로 강아지가 먹고 있는 영지버섯을 바라보았다.“왜 그러세요, 황 선생님?”주세영과 천이경은 황석훈이 바닥에 쭈그리고 앉자 궁금한 듯 물었다.황석훈은 영지를 주우면서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세상에, 이런 귀한 것을 왜 강아지에게 먹이는 겁니까?”“귀한 거라고요? 황 선생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황석훈의 말에 주세영은 이해가
“황 선생님, 거짓말하지 마세요. 이... 이... 이게 정말로 최상품 영지버섯이라고요? 당근이 아니라?”주세영은 울고 싶었다. 그녀는 흐느끼면서 황석훈에게 물었다.황석훈은 화를 냈다.“전 40년 넘게 한의사를 했어요. 그런 제가 당근과 영지버섯도 구분하지 못하겠어요?”그 말을 들은 주세영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정말 대단한 집안이군요. 몇십억짜리 영지버섯을 강아지에게 먹이다니 말이에요.”황석훈은 일부러 비꼬더니 몸을 돌려 천이경의 집에서 나갔다.천이경 부부는 완전히 절망에 빠졌다....천이경 부부가 혼란에 빠져 있을 때 소채은은 윤구주를 데리고 그들의 집에서 떠났다.그들은 조용히 거리를 거닐었다.“구주야, 미안해! 오늘 너랑 같이 우리 외당숙을 만나고 싶었는데 이런 일이 생길 줄은...”소채은이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윤구주는 그녀가 자신을 위로하려 한다는 걸 알고 말했다.“채은아, 괜찮아. 난 이런 일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아.”“휴, 나도 생각지 못했어. 아저씨는 아주 착한 사람인데 어쩌다가 저런 여자랑 결혼한 건지.”소채은은 탄식했다.“다들 각자의 삶의 방식이 있는 거지. 우리는 신경 쓰지 말자.”윤구주가 오늘 일을 전혀 마음에 두지 않자 소채은은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구주야, 오늘 나랑 같이 와줘서 고마워. 그러니까 오늘은 내가 맛있는 거 사줄게.”“좋아!”그렇게 소채은은 윤구주의 팔에 팔짱을 끼고 맛있는 걸 먹으러 갔다.서남에는 맛있는 음식이 많았고 그들이 있는 곳은 맛집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그곳에 도착한 뒤 소채은은 아주 근사한 레스토랑을 찾았다.그 레스토랑의 이름은 미향각이었는데 이름부터 예스러운 멋이 있었다.게다가 건물도 서남의 색이 짙게 담긴 독특한 건물이었다.“구주야, 우리 여기서 먹을까?”소채은은 예스러운 멋이 가득한 미향각을 가리키며 말했다.“좋아.”말을 마친 뒤 두 사람은 다정하게 손을 잡고 미향각으로 걸어갔다.미향각 문 앞에 도착해서 보니, 문 앞에 줄지어 서 있는 사람들은
말이 끝나기 무섭게 스무여 명의 건장한 경호원들이 미향각에서 나와 대스타 은설아를 경호하러 갔다.그 광경에 소채은의 눈빛이 빛났다. 그녀는 먼 곳에 있는 차를 보려고 발꿈치를 들면서 말했다.“와! 대스타 은설아 씨가 식사하러 온 거구나. 왜 대관 됐나 싶었는데.”윤구주는 자기가 구했던 연예인이 이곳에 밥을 먹으러 올 줄은 몰랐다.그는 미소 띤 얼굴로 소채은에게 말했다.“채은아, 너 저 연예인 알아?”“당연하지! 게다가 난 은설아 씨 엄청난 팬이라고!”소채는 들뜬 얼굴로 말하면서 발꿈치를 들어 먼 곳에 멈춰 선, 사람들에 둘러싸인 차를 바라보았다.소채은이 은설아의 팬이라는 말을 들은 윤구주는 코를 만지작댔다.“구주야, 넌 모르겠지만 은설아 씨 엄청 인기 많아. 은설아 씨가 찍은 영화들 국내에서도 엄청나게 흥행했고 이젠 할리우드에도 진출할 예정이래. 가장 중요한 건 은설아 씨가 다른 연예인들과는 다르게 가식적이지 않다는 거야. 인성도 그렇고 일하는 스타일도 그렇고, 그래서 국내 팬들이 엄청 많아! 작년에 있었던 국기 사건 기억해?”윤구주는 고개를 저었다.“작년 국제 영화제 때 주최 측에서 외국인들에게 잘 보이려고 은설아 씨에게 영어로 얘기해달라고 했거든? 그런데 은설아 씨가 어떻게 한 줄 알아?”소채은이 말을 이어갔다.“어떻게 했는데?”윤구주가 질문했고 소채은이 대답했다.“은설아 씨는 주최 측의 요구를 거절했을 뿐만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어로 얘기했어. 더욱 대단한 건 은설아 씨가 소감까지 다 얘기한 뒤 우리나라 국기를 몸에 두르고 위풍당당하게 자리를 떴다는 거야!”그 말을 들은 윤구주는 눈을 빛냈다.윤구주는 연예인들에게 관심이 없었다.심지어 기차역에서 은설아를 구했을 때도 그녀와 별다른 얘기를 하지 않았다.그러나 소채은의 얘기를 들어 보니 은설아가 조금 달리 보였다.적어도 애국심만큼은 일반 사람들보다 훨씬 더 강한 듯했다.윤구주는 은설아를 태운 차를 바라보며 입꼬리를 올렸다.대스타 은설아가 도착하자 거리가 꽉 막혔다.
은설아가 차에서 내리자 근처에 있던 팬들은 열광했다.심지어 미향각 문 앞에 서 있던 소채은까지 흥분해서 발꿈치를 들고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었다.“구주야, 어서 봐. 은설아 씨가 나왔어! 어머, 정말 너무 예쁘다. TV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더 예쁜 것 같아!”소채은은 들뜬 얼굴로 말하면서 휴대 전화로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은설아의 사진을 찍었다.윤구주가 말했다.“채은아, 너 은설아 씨가 그렇게 좋아?”“응, 나 은설아 씨 진짜 엄청 좋아해! 내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연예인이 바로 은설아 씨야!”소채은이 말했다.윤구주는 그 말을 듣고 말했다.“네가 원한다면 내가 잠시 뒤에 만나게 해줄게.”“뭐?”소채은은 자신이 잘못 들은 건 줄로 알았다.“잠시 뒤에 은설아 씨랑 만나게 해줄게.”윤구주는 웃으며 말했다.그러나 소채은은 그 말을 듣더니 손을 들어 윤구주의 이마를 짚어 보았다.“구주야, 너 열 나는 거 아니지?”“아니, 왜 그래?”“어디 아픈 것도 아닌데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은설아 씨가 얼마나 인기 많은 대스타인데. 국내 팬들도 엄청 많다고. 왜 나 같은 평범한 사람과 만난다는 거야?”소채은이 중얼거렸다.윤구주는 자신이 그녀의 목숨을 구한 적이 있다고 말할 생각이었다.그러나 그는 결국 말하지 않았다.윤구주는 그저 미소 띤 얼굴로 사람들에 둘러싸인 은설아를 바라볼 뿐이었다.곧 은설아는 경호원들의 경호를 받으며 미향각으로 향했다.주변에 팬들과 경호원들이 너무 많아서 윤구주는 은설아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전혀 없었다.은설아는 미향각으로 들어갔고, 십여 명의 경호원들이 문 앞에 서서 열광하는 팬들을 막았다.“휴, 오늘 은설아 씨가 이곳을 대관했나 봐. 구주야, 미안해. 오늘은 여기서 먹지 못하겠다.”소채은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윤구주는 웃으며 대답했다.“사실 이 안에 들어가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아.”“응? 여긴 이미 대관 됐는데? 게다가 밖에 경호원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어떻게 들어간다는 거야?”소채은은 어리둥절했다.
매니저의 말에 은설아는 아름다운 얼굴을 들어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며 말했다.“난 그 사람들이랑 식사하고 싶지 않아.”매니저는 그 말을 듣더니 한숨을 쉬며 말했다.“설아야, 네 마음 나도 이해해. 그렇지만 천음 엔터에서 우리 새로 찍는 영화에 투자했고 오늘엔 서남 상회 회장님과 시장님도 왔으니 네가 가야 하지 않겠어?”“내가 얘기했지. 난 그 사람들과 식사하고 싶지 않다고!”은설아가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뚱뚱한 매니저는 조금 무안했다.그녀는 은설아를 힐끗 보며 말했다.“그래... 일단 쉬어. 내가 그 사람들에게 얘기할게.”말을 마친 뒤 뚱뚱한 매니저는 떠났고 은설아 혼자 화장실에 남았다.사실 오늘 이 식사 자리는 조금 전 그 뚱뚱한 매니저가 마련한 것이었다.은설아는 이런 식사 자리를 가장 혐오했다. 그런데 뚱뚱한 매니저는 그녀가 외출하고 나서야 오늘 함께 식사해야 할 상대가 천음 엔터 사장이라고 얘기했다.은설아는 뚱뚱한 매니저가 그녀의 신분을 이용하여 그들에게 잘 보이려고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런 생각이 들자 은설아는 짙은 혐오감이 들었다.은설아 혼자 외롭게 거울 앞에 서 있을 때 갑자기 그녀의 등 뒤에서 발소리가 들렸다.“누구예요?”은설아는 바짝 긴장하며 서둘러 고개를 돌렸다.어느샌가 훤칠한 남자가 그녀에게서 2m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미소 띤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어? 당신이 왜 여기 있는 거죠...?”준수한 얼굴의 남자가 윤구주임을 알아 본 은설아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윤구주가 저번에 기차역에서 그녀를 구한 뒤로 그녀는 줄곧 윤구주에게 보답하고 싶었다.그런데 오늘 이곳에서 그를 만나게 될 줄은 생각지 못했다.“은설아 씨, 또 만났네요.”윤구주가 입을 열었다.“여긴 어쩐 일이세요?”윤구주를 본 은설아는 들떴다.“이곳에 밥 먹으러 왔다가 우연히 은설아 씨를 봐서요. 인사 나누려고 왔죠.”윤구주는 솔직히 대답했다.은설아는 그 말을 듣고 이렇게 말했다.“그렇군요. 어느 테이블에서 식사하는 건가
윤구주가 누구냐고 묻자 은설아는 황급히 말했다.“제 친구예요.”친구라는 말에 민머리 남자는 싸늘한 눈길로 윤구주를 힐끗 본 뒤 말했다.“은설아 씨, 저희 도련님께서는 은설아 씨를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지금 당장 그곳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희가 난처해집니다.”민머리 남자가 협박하듯 말하자 은설아는 어쩔 수 없이 말했다.“그래요, 알겠어요.”말을 마친 뒤 그녀는 서둘러 품 안에서 금빛을 반짝이는 명함을 꺼내 윤구주에게 건넸다.“제 명함 가져가서 제 경호원이랑 얘기하면 들어올 수 있을 거예요. 제가 잠시 뒤에 찾아갈게요.”윤구주는 명함을 받은 뒤 인사했다.“고마워요..”그리고 은설아는 민머리 남자를 따라갔다.민머리 남자를 보며 윤구주는 눈을 가늘게 떴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미향각 문 앞.이때 그곳은 팬들로 붐비고 있었다.문 앞에 서 있던 십여 명의 정장을 입은 경호원들은 바짝 경계했다. 혹시라도 팬들이 미향각 안으로 쳐들어올까 봐서 말이다.소채은은 여전히 원래 자리에 서서 윤구주를 기다리고 있었다.“채은아!”윤구주는 어느샌가 그녀의 뒤에 도착했다.“구주야, 어디 갔다 온 거야?”소채은이 물었다.“그냥 한 번 둘러봤어. 참, 채은아. 아까 여기 들어가서 밥 먹고 싶다고 했지? 그리고 은설아 씨도 보고 싶다고 했었고.”윤구주가 물었다.“그랬지.”“그렇다면 날 따라 와!”윤구주는 그렇게 말하면서 소채은의 손을 잡고 미향각 문 앞으로 걸어갔다.윤구주가 정말로 자신을 데리고 미향각으로 향하자 소채은은 당황스러웠다.“구주야, 뭐 하는 거야?”윤구주가 말했다.“안으로 들어가서 식사하려고 그러지.”소채은은 그가 어떻게 들어가려고 하는지 의문이었다.윤구주는 어느샌가 그녀를 데리고 문 앞에 도착했다.두 사람이 문 앞에 도착하자마자 문가의 경호원이 그들을 막아섰다.“멈추세요. 오늘 이곳에는 아무도 들어갈 수 없습니다.”그 경호원이 그렇게 말하자 윤구주는 금빛 명함 한 장을 꺼냈다.“이게
그 말을 들은 소채은은 마치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채은아, 네가 주문해!”윤구주가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소채은은 무척 기뻤다.그녀는 서둘러 고개를 끄덕이더니 메뉴판을 들고 주문하기 시작했다.주문을 마친 뒤 소채은은 그제야 의아한 얼굴로 말했다.“구주야, 대스타 은설아 씨 왜 우리한테 이렇게 잘해주는 걸까? 너 뭘 했길래 저 사람들이 우리를 안으로 들여보낸 거야?”윤구주가 말했다.“내가 은설아 씨랑 아는 사이라고 하면 믿을 거야?”“뭐? 은설아 씨를 안다고? 말도 안 돼! 기억을 잃은 네가 언제 은설아 씨를 알게 된 거야?”소채은은 전혀 믿지 않는 눈치였다.윤구주가 말했다.“믿지 않는다면 그냥 흘려들어.”소채은은 확실히 믿지 않았다.그녀가 보기에 윤구주는 기억을 잃은, 자동차 정비와 싸움을 할 줄 아는 것 외엔 다른 건 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다.그런데 갑자기 그가 대스타를 안다고 하니 쉽게 믿을 수 없었다.그러나 윤구주는 더 설명하지 않았다.잠시 뒤, 종업원이 맛있는 음식들을 들고 왔다.그것 외에도 직원은 몇천만 원짜리 와인 라피트를 두 병 가져왔다.“천천히 드세요.”직원이 와인을 들고 와서 말했다.“네? 전 이렇게 비싼 와인을 시킨 적이 없는데요?”몇천만 원짜리 와인을 본 소채은은 서둘러 말했다.직원이 말했다.“이건 위층에 계시는 은설아 씨께서 특별히 선물로 드리는 겁니다. 공짜예요!”‘뭐라고?’소채은은 입을 떡 벌렸다.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또 은설아 씨가 사주는 거라니? 대체 무엇 때문에? 설마 정말로 구주가 은설아 씨를 아는 걸까?’소채은은 고개를 들어 턱을 괸 채로 눈앞의 윤구주를 바라보았다. 윤구주는 소채은이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걸 보고 어리둥절한 얼굴로 물었다.“채은아, 왜 그렇게 쳐다봐?”“헤헤, 내 남자가 대체 무슨 마법을 부렸길래 은설아 씨가 우리에게 이렇게 잘해주는지 궁금해서 말이야.”윤구주는 웃었다.널따란 2층에는 윤구주와 소채은만이 조용히, 편하게 점심을 먹고 있었다.식사를
거나하게 취한 은설아는 룸 안으로 들어와서 윤구주를 바라보았다.“음식은 입맛에 잘 맞으세요?”소채은은 당황했다.윤구주는 곧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네.”“그러면 다행이네요. 혹시라도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저한테 예기해 주세요! 혹시 제가 술 한 잔 권해도 될까요? 그래도 제 목숨을 구해주신 은인이신데.”얼굴이 빨갛게 된 은설아는 술잔을 들고 윤구주에게 말했다.윤구주는 거절하지 않고 테이블 위 와인잔을 들어 은설아와 한잔했다.옆에 있던 소채은은 완전히 넋이 나갔다.대스타 은설아가 윤구주를 찾아와서 그에게 술을 권하다니, 게다가 그를 은인이라고 불렀다.이게 무슨 상황인 걸까?술을 다 마신 뒤 윤구주는 그제야 은설아에게 말했다.“은설아 씨, 이쪽은 제 여자 친구 소채은이에요. 은설아 씨 팬이라서 얘기를 나눠보고 싶다네요. 그리고 사인을 받을 수 있을까요?”은설아는 그 말을 듣더니 웃으며 말했다.“그럼요!”그녀는 그렇게 대답한 뒤 고개를 돌려 소채은을 바라보았다.처음으로 대스타를 가까이서 보게 된 소채은은 은설아가 자신을 바라보자 너무 기뻤다.“은설아 씨... 안녕하세요! 전 소채은이라고 해요. 전 은설아 씨 팬이에요. 전 은설아 씨를 첫 작품 때부터 좋아했어요!”소채은은 은설아 앞에 서자 말도 더듬었다.은설아가 말했다.“소채은 씨라고요? 반가워요! 소채은 씨, 정말 아름다우시네요.”은설아는 참지 못하고 칭찬했다.은설아의 말대로 비록 소채은은 은설아 만큼 꾸미지는 않았지만 외모만 보면 전혀 그녀에게 꿀리지 않았다.대스타에게 칭찬을 받은 소채은은 무척 신났다.그렇게 은설아는 윤구주가 있는 룸에 앉아서 소채은과 수다를 떨었다.소채은은 팬이라서 은설아에게 이것저것 물었고 가끔은 언제 새 영화를 찍냐고 묻기도 했다.대스타인 은설아는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폼을 잡지 않았고 오히려 진지한 얼굴로 소채은의 질문에 일일이 대답했다.윤구주는 그런 그녀의 점이 마음에 들었다.그렇게 약 30분 뒤, 사람 몇 명이 위층에서 내려와 윤
“당, 당신 언제쯤 떠날 생각이야?”세나미가 갑자기 용기를 내서 물었다.“왜? 벌써 날 쫓아내고 싶은 거야?”윤구주는 고개를 들더니 미소 띤 얼굴로 세나미를 바라보았다.“쫓아내려는 게 아니라... 당신이 여기 있으면 우리 설국인들이 두려워해서 그래.”세나미는 솔직히 말했다.윤구주는 그 말을 듣더니 크게 웃었다.“걱정하지 마. 난 이미 내 것을 손에 넣었으니 이만 가볼 거야.”손에 넣었다고?세나미는 조금 이해가 가지 않았다.그러나 윤구주의 떠나겠다는 말에 세나미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파란 눈동자로 윤구주를 바라보았다.왠지는 모르겠지만 윤구주가 떠나겠다고 하는 순간 그녀는 조금 실망스러우면서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젠장, 나 왜 이러는 거지? 왜 난 이 악마가 이곳에 남아있길 바라는 거야? 저 사람은 악마라고! 우리 설국인들을 얼마나 많이 죽였는데! 심지어 우리 아버지도 저 사람에게 살해당했다고!’세나미는 서둘러 기분을 다스리면서 끊임없이 자신에게 경고를 했다.“난 떠날 거야. 대신 내게 약속 하나 해줘.”윤구주가 갑자기 고개를 돌리면서 별처럼 빛나는 두 눈으로 세나미를 바라보았다.“말해.”세나미도 고개를 들었다.“앞으로 설국은 우리 화진의 속국이고 100년간 그걸 유지해야 해.”윤구주가 충격적인 말을 했다.‘뭐라고?’윤구주가 설국이 화진의 속국이라고 하자마자 세나미는 표정이 굳었다.속국이 된다면 설국은 앞으로 화진에 의해 통제당한다는 걸 의미했다.그것은 한 나라에 있어서 엄청난 치욕이었다.“놀랄 필요 없어. 이건 설국을 위한 결정이니까. 설국은 땅도 작고 자원도 적어. 이 일이 있은 뒤로 나머지 아홉 개의 나라에서 과연 설국을 받아줄 것 같아?”윤구주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고 세나미는 침묵했다.나약한 나라에는 외교가 없었다. 그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였다.게다가 이번 일로 설국은 큰 타격을 받았고 아마 다른 아홉 개의 나라에서는 설국을 깔볼 것이다.그래서 다른 아홉 개의 나라에서 설국
더욱 무시무시한 것은 윤구주의 정수리 위에 금빛 용들이 맴돌고 있다는 점이었다.금빛 용들은 모두 길이가 아주 길었고 총 9마리였다.용 9마리와 코끼리 9마리, 그 광경에 세나미는 순간 눈이 휘둥그레졌다.“지금 지고 공법을 수련하는 건가?”윤구주의 뒤에서 용 9마리와 코끼리 9마리가 나타나자 사람들을 압도하는 엄청난 기운이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그리고 그에게서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천지 원기까지 전부 윤구주에게 흡수되는 중이었다.“저 악마, 대체 얼마나 강한 거야? 저게 말이 돼?”세나미는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그녀는 파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윤구주를 바라보았다.윤구주의 몸은 흰색의 적선 빛줄기로 둘러싸여 있었다.조각상 같은 그에게서 파멸적인 기운이 느껴졌다.윤구주는 날카로운 이목구비에 반짝이는 눈, 그리고 엄청난 기세를 지녔다.“설국인들을 그렇게 많이 죽이지만 않았으면 아마 세계 최고 미남이라는 소리를 들었을지도 몰라.”세나미는 그렇게 생각했다.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윤구주의 기운이 갑자기 변화했다.그의 뒤에 있던 코끼리 9마리와 그의 위에서 맴돌고 있던 금빛 용 9마리가 그 순간 서로 융합하기 시작했다.금빛 용과 청색 코끼리가 하나로 융합되는 순간, 하늘과 땅이 뒤흔들렸다.그리고 근처 대지가 쩌적 소리를 내면서 수많은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엄청난 파동에 먼 곳에 있던 금전마저 흔들렸다.세나미는 서둘러 옆에 있던 트럭만 한 크기의 거대한 바위를 잡고서야 겨우 중심을 잡았다.그러한 진동은 거의 5분간 지속되었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던 윤구주가 갑자기 소리를 버럭 질렀다.“융합!”웅웅!크엉!코끼리 9마리와 금빛 용 9마리가 그 순간 하나가 되었다.그것들이 하나가 되는 순간, 윤구주의 기세가 폭발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그리고 그의 주변에 있던 천지 원기가 마치 쓰나미가 밀려오는 것 같은 소리를 냈다.윤구주가 입고 있는 옷도 기세가 상승함에 따라 펄럭대면서 소리
“그러나 국주님, 화진의 수십만 대군과 그 악마 같은 놈이 아직도 우리 설국 경내에 있으니 어떻게 할까요?”설국의 대신은 걱정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그가 말한 악마는 다름 아닌 윤구주였다.세나미를 국주 자리에 올린 후 윤구주는 쭉 금전 뒤에 있는 뒷산에 머물러 있었으며 세나미를 포함한 그 누구도 그가 무엇을 하는지를 몰랐다.악마와 같은 윤구주가 설국을 하루빨리 떠나지 않으면 그들은 살해당할까 봐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그러나 세나미는 걱정하지 말라는 듯 말했다.“그가 있어도 걱정하지 마. 만약 그가 진짜 설국을 망하게 하려고 했다면 나를 이 국주 자리에 올려놓지도 않았겠지.”“그러나 우리 설국의 금전에 화진인이 살고 있다고 소문이 퍼지면 우리 체면이 말이 아닐 겁니다.”대신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화진인이 설국의 금전에 살다니!더 중요한 건 금전은 단순히 설국의 조정을 의논하는 곳일 뿐만 아니라 세나미 같은 미녀설국국주가 주무시는 곳이기도 하다.만약 다른 나라에 전해지면 온갖 상상만으로도 사람들의 잡담거리가 될 수 있었다.“걱정하지 마. 이 일은 내가 잘 처리할 거야.”세나미는 이 일을 많이 언급하기를 원하지 않았다.말을 마친 그녀는 또 물었다.“다른 용건은 있어?”“없습니다.”“없으면 다 물러 가봐.”설국 대신이 공손히 물러간 후 세나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금전의 뒤쪽을 향하여 걸어갔다.금전 내부는 넓고 굴곡졌다.세나미는 경비병을 데리고 금전 뒤쪽의 뒷산으로 향했다.산봉우리로 둘러싸인 뒷산 속에는 설국의 황릉이 있었다.건국 이후 역대 설국 황실들은 죽으면 이곳에 묻혔다. 순간 어두워진 얼굴로 황릉을 쳐다보던 세나미는 물었다.“그 자식은?”황릉을 지키던 경비병이 빠르게 달려와 대답했다.“국주께 아뢰옵니다, 그자는... 안으로 들어갔습니다.”경비병의 말을 듣고 세나미는 검푸른 눈동자로 황릉의 깊은 곳을 바라보았다.“알았어, 물러가 봐.”세나미의 말이 끝나자, 주위의 경비병과 시녀들은 일제히 물러갔다.그러자 세나
정태웅에게 전용기 한 대를 마련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곤륜지역에서 나온 이 꼬마 스님은 공처럼 뚱뚱한 정태웅이 전용기 한 대를 정말로 배치하는 것을 보고 존경스러운 눈길로 그를 향해 말했다.“멋있어요,태웅 형 ! 앞으로 소승은 태웅 형의 손에 총이 되어 형이 가리키는 곳만 쏘고 두렵다고 절대 뒤로 물러나지 않을 것이에요.” 정태웅은 싱글벙글 웃었다.이렇게 전용기 한 대를 준비한 두 명은 설국으로 떠났다.그리고 비행기에 탑승한 후 민규현과 천현수에게 왕을 찾으러 설국으로 떠난다고 문자를 남겼다.허물어진 마당 안!정태웅과 조수이의 문자를 받은 민규현과 천현수는 눈살을 찌푸렸다.“형님, 어떻게 해요? 백곰이 수이를 데리고 설국으로 떠났어요.”민규현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그들은 이미 비행기에 탑승했으니 막으려고 해도 막을 수가 없어!”천현수는 어이가 없다는 듯 문자를 한 번 더 보았다.“뚱땡이가 나쁜 짓 하려고 수이를 데리고 간 게 분명해요.”민규현은 콧방귀를 끼며 말했다.“내버려둬! 지금의 급선무는 왕이 돌아올 때까지 여기를 잘 지키는 것이니 백곰은 돌아온 후 혼내주자. ”천현수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설국!세나미가 황위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 세계에 전해지자, 현재 세계 각국에서는 설국에 새로운 국주가 탄생했다는 것을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주가 여자라는 것도 알고 있다.설국에서 명성이 높은 세나미였기때문에 백성들은 여자가 국주로 되리라 생각하지 못했지만, 더 이상 말은 하지 않았다.현재 설국의 급선무는 대세를 안정시키는 것이었다.이 시각!설국, 금전!최고 명예의 전당을 상징하는 설국 황실은 윤구주의 기운에 눌려 수십만 평방미터의 땅을 차지하고 있는 금전이 무려 한자나 내려앉았을 뿐만 아니라 오래된 건물들이 많이 파손되기도 했다. 다행히 금전은 실질적인 피해를 보지 않았다.지금, 이 순간에는 금빛 두루마기를 입은 세나미가 금전 중앙에 조용히 앉아 있고 양옆에는 시위 병과 설국
정태웅은 얼른 핸드폰에서 세나미의 사진을 찾아내 공수이에게 넘겨주었다.“어때? 몸매가 S급이고 이쁘지?”대머리 스님은 눈을 똑바로 하고 핸드폰을 바라보며 흥분돼서 말했다.“너무 아름다워요. 소승은 특별히 이국적인 것을 좋아합니다.”“하하하!”정태웅은 큰소리로 웃었다.“태웅 형, 이 이국적인 절세 미녀를 어떻게 하면 찾을 수 있는지 알려주세요.”공수이는 순간 또 연애하는 기분이 들었다.붉은 머리에 짙은 파란색 요정 눈동자를 매치해 한층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세나미는몸매도 비주얼도 일품이라 정말 아름다웠다.“수이 동생, 이 여자는 가질 수가 없어.”정태웅은 핸드폰을 치우고 말했다.“왜요?”공수이는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현재 설국 국주이기 때문이야.”이 말을 들은 공수이는 슬펐다.그래!나는 비록 세상에 무서운 거 하나 없지만 남의 국주를 빼앗아서 자기의 여자로 삼을수는 없었다.무엇보다도 공수이가 원하는 건 평등한 사랑이었다.예를 들면 내가 상대방을 좋아하는 만큼 상대방도 나를 똑같이 좋아해 주기를 바랐다.뺏기만 한다면 강도와 다를 게 없었다.대머리를 긁적이며 공수이는 말했다.“제가 이 아름다운 국주랑 결혼 할 수 없지만 설국의 다른 여인을 찾을 수 있어요.”“뭐? 설국에 가겠다고?”정태웅은 의아해하며 공수이를 바라보았다.“네, 지금 구주형이 설국에 있잖아요. 우리가 할 일도 없는데 이 기회에 설국에 가서 이쁜 여인도 찾아보고 우리 구주형도 만나면 얼마나 좋아요!”옆에 있던 공수이가 말했다.불현듯 설국으로 윤구주를 찾으러 간다는 공수이의 말을 들은 정태웅은 망설였다.“그런데 왕이 떠날 때 우리보고 여기 남아서 서울을 지키라고 했어.”“지킬 게 뭐가 있어요. 누가 감히 우리를 괴롭히겠어요,태웅 형.”공수이의 말을 들은 정태웅은 그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지금의 서울은 노룡사 전투를 거치면서 문벌들이 자취를 감춘 지 한참이나 되었고 제자백가의 가문들도 모두 몸을 사그리고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게다가
“진짜야?”믿지 못한 정태웅은 말했다.“당연히 진짜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서준 동생은 진짜 보기 힘든 검도 귀재예요. 곤륜지역을 놓고 말해도 그는 양보할 틈도 없는 놀라운 재능을 가지고 있어요. 이 몇 년 동안 저는 구주형님 외에 그보다 검을 더 잘 쓰는 변태를 한 명 밖에 못 봤어요.”공수이는 회상 하듯 입으로 중얼거렸다.“그래? 꼬맹이보다 검을 더 잘 쓰는 사람이 있어?”정태웅은 의심스러운 듯 물었다.세상에서 보기 드문 남궁서준의 검법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던 정태웅은 공수이의 말을 듣고 꼬맹이보다 검을 더 잘 쓰는 자가 있다고 하니 의아하기만 했다.“그럼요. 그 변태는 정말 강해요!”마음속에서 그자가 떠오른 공수이는 참지 못하고 말을 이었다.“그게 누구야?”정태웅은 얼른 물었다.“그 변태의 이름은 말하기도 귀찮아요. 저는 단지 그자가 서요산 검종이라는 것만 알고 있어요.”공수이가 대답했다.서요산 검종?이 몇 글자를 들은 정태웅은 갑자기 가슴이 쿵쾅거리며 떨리기 시작했다.전설이 너무도 많은 서요산은 줄곧 화진무도의 전설이었다.그런데 지금 이 시각 공수이는 남궁서준보다 더 강한 변태가 서요산 검종에서 왔다고 한다.깜짝 놀란 정태웅을 본 공수이는 또다시 중얼거렸다.“됐어요, 그 변태는 그만 말해요. 태웅 형, 저를 왜 찾아오셨어요?”생각을 거둔 정태웅이 말했다.“우리 왕의 소식이 전해졌어.”뭐요?“진짜요? 우리 구주형님이 돌아온다고 하나요?”공수이는 흥분해서 물었다.정태웅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아직은 아니야. 그러나 설국은 국주까지 우리 왕에게 살해당하면서 완전히 무너져 버렸어.”정태웅은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쳇! 뭔 일인가 했더니, 고작 설국국주의 머리를 자른 거요? 재미없어요.”공수이는 이런 것에 관심이 없었다.“나 참! 한 나라의 국주야. 너는 놀랍지도 않아?”공수이의 표정을 본 정태웅은 의아해했다.“우리 구주형이 곤륜지역에 있을 때 외부 구역 역주의 친아들도 죽였는데 그까짓
공수이의 앞에 금빛 큰 종에 일곱 개의 검이 떨어졌다.대지가 진동하고 거대한 종이 요란하게 울렸다.진동에 흔들려 뒤에 있는 산봉우리에서 하나하나의 거대한 바위가 굴러떨어졌다.칠 검에 잘린 부적을 달고 빙글빙글 돌던 금색 큰종은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꼬맹이의 북두칠성 오의는 막아냈다.“나쁘지 않네! 꼬맹이야. 지난번보다 칠성오의가 또 돌파한 것 같으니 다시 해봐.”공수이는 가부좌를 틀고 금빛 종 안에 앉아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꼬맹이 남궁서준을 향해 말했다.금지술 북두칠성 오의를 시전해도 금강종을 깰 수 없자 오직 15살밖에 안 된 꼬맹이는 눈을 부릅뜨고 꼬마 스님을 노려보며 말했다.“오늘 반드시 당신의 쓰레기 같은 종을 깨고 말 거야!”“하하! 얼른 덤벼봐!”“솔직히 말하면 본이 세상에 나의 금감종을 깰 수 있는 사람은 구주형밖에 없었어. 만약 네가 나의 금강종을 깰 수 있다면 앞으로 곤륜지역에서 그 교만한 자들과 허풍을 떨 수 있어!”공수이의 말을 들은 꼬맹이 남궁서준은 검의 기운를 모아 다시 싸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갑자기 이때 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이 자식들아, 그만 싸워!”공처럼 뚱뚱한 정태웅이 소리를 치며 달려왔다.정태웅이 온 것을 본 공수이는 눈을 요리조리 굴리며 말했다.“태웅 형, 이곳에는 어떤 일로 오셨나요?”두 사람에 의해 사방이 모두 부서지고 뒷산에 굴러떨어져 뒹구는 거대 바위를 바라보며 정태웅은 말했다.“이 자식들아, 내가 만약 오지 않았다면 너희들이 여기를 아주 파괴해 버릴 생각이었던 거야?”“태웅 형, 염려하지 마세요. 저는 단지 동생이랑 겨루고 있었을 뿐이에요. 맞지, 동생?””남궁서준을 향하여 곁눈질하며 공수이는 대답했다.남궁서준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헛소리 그만하고 계속 싸울래요? 싸우지 않을래요?”공수이는 대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됐어, 동생. 겨루고 싶다면 내일 계속하고 오늘은 그만해.”말을 마친 공수이가 두 손을 벌리자, 그의 앞에 드리워졌던 금강종이 흔적도 없이 사
“이 자식들이 또 무슨 소동을 일으킬지 모르니 제가 얼른 가봐야겠어요.”허물어진 작은 장원을 지나면 곧 교외 뒷산으로 이어졌다.이때 한줄기의 검기가 구름을 가르고 날아갔다!맑은 하늘에 하얀 빛줄기가 나타났다.찬란하고 아름다운 검기가 나타나자 허공에는 갑자기 일곱 갈래의 북두성망이 나타났다.그 성망들은 검기가 나타남에 따라 전부 반짝반짝 빛났다.“금지술, 북두칠성 오의!”음산한 소리가 뒷산에서 들려오고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칠성이 반짝이더니 푸른 하늘이 갑자기 어둡게 변했다.이 어둠은 주변 수백 장내 공간을 모두 암흑으로 뒤덮었다.그 뒤로 그림자 하나가 날아 올랐다.그는 나이도 많지 않고 키도 크지 않았으나 온몸을 거스르는듯한 검의 기운이 하늘을 찔렀다.그는 두 손에 금빛 찬란한 대검을 안고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순간 사람과 검이 완전히 하나가 되었다.그가 바로 남궁 가문 천년에 한 번 있을법한 무도 귀재, 꼬맹이, 소년후 남궁서준이었다!그 꼬맹이가 검과 하나로 되어 금지술 북두칠성 오의를 사용했다.아래쪽 바위 중앙에서는 대머리 꼬마 스님이 닭 다리를 뜯으며 꼬맹이를 힐끗 보며 말했다.“와! 훌륭한 검법이네. 곤륜지역밖에서 너 같은 무도 귀재를 만나다니 이 검 하나로 곤륜지역 몇몇 고대 종문과 실력자들과 겨룰 수 있겠는데!”이 말을 한 사람이 바로 꼬마 스님 공수이였다.그는 곤륜지역에서 몰래 도망쳐 나온 공가 세자인데 누구도 그의 진정한 실력을 모른다.유일하게 알려진 것은 그는 곤륜지역에 미친스님이라는 스승이 있다는 것뿐이다.곤륜지역, 심지어 몇몇 지역에서도 감히 그를 건드릴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그리고 공수이는 미친 스님의 유일한 제자였다.“헛소리 그만하고 제 검을 받아봐요!”남궁서준은 비록 열다섯 살이지만 공중에서 사람과 검이 하나가 되어 온몸을 거스르는듯한 검기는 이미 탁월했다.(사람과 검이 하나로 된 남궁서준은 겨우 15세 였다. 그러나 그 검기 실력은 매우 막강했다.)이 시각 남궁서준이 북두칠성을 시전하자
서울, 교외.허물어진 장원 내.이 허물어진 장원은 당시 윤구주와 어머니가 서로 의지하며 살던 곳이다.서울에 돌아온 후 윤구주가 줄곧 살던 곳에서 지금은 형제들이 살고 있다.윤신우의 명령을 받고 줄곧 윤구주를 따르던 용민, 철영, 재이 세 명이 장원 밖에서 지키고 있었다.이때 호탕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하! 우리 왕은 너무 멋있어! 설국 국주의 머리를 또 자르다니!”말하는 모습만 봐도 암부 3대 지휘사,백곰 정태웅이었다.공처럼 비대한 몸을 가진 그는 태블릿 PC를 들고 헤드라인을 장식한 국제 뉴스를 보고 크게 웃었다.“형님, 얼른 보세요. 설국에서 아름다운 여인이 새 국주가 되었다고 하네요.”정태웅은 말하면서 민규현 옆으로 달려가 손에 든 태블릿 PC를 민규현에게 건네주었다.민규현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우리 왕에게 미움을 샀으니 대가는 치러야지.”“형님 말씀 맞아요. 감히 우리 화진의 무학 보물을 훔친 작은 오랑캐 나라 설국은 왕이 그들을 참수하여도 죄가 마땅합니다.” 이때 천현수도 말했다.“새로운 설국국주는 런디클럽 명기보다도 기막히게 아름다워. 쯧쯧! 저 몸매, 가슴,엉덩이 봐봐!”옹졸한 표정을 지은 정태웅은 국제 뉴스에 나온 세나미의 사진을 가리키며 말했다.경멸하듯 그를 노려보며 천현수가 말했다.“설국의 여자 군신이자 미래의 설국 황후였던 세나미가 설국의 국주가 될 거라고 생각도 못 했어.”“이 여자 따위가 설국의 여자 군신이라고요?”정태웅은 승인하지 않는 얼굴이었다.“승인해, 세나미는 진짜 설국에서 유명해.”천현수가 말했다.“여자 군신 같은 웃기는 소리를 하지 말고 이쁜 여자는 붙잡아서 왕의 첩으로 만들어야 해.”정태웅은 중얼거리며 갑자기 사방을 둘러보며 말했다.“수이는 어디 있어? 이 자식이 또 클럽에 여자 찾으러 간 건 아니겠지?”정태웅이 말한 이는 바로 곤륜지역에서 몰래 도망쳐 나온 공수이었다.윤구주가 설국으로 떠난 후 완전히 자아를 놓아버린 그는 매일 저녁 정태웅을 붙잡고 클럽에 방문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