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한참이 지난 뒤에야 고시연은 정신을 차렸다.그녀가 기절했던 이유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너무 컸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정신을 차린 지금은 별문제 없었다.“시연아!”“시연아!”옆에 있던 고준형과 고씨 일가의 두 형제는 고시연이 정신을 차리자 서둘러 걱정스럽게 그녀를 불렀다.고시연은 침대에서 일어나 앉은 뒤 도우미에게 물을 한 컵 달라고 해서 물을 마셨다.그녀의 상태가 조금 호전된 것 같자 고준형은 그제야 걱정스레 물었다.“시연아, 괜찮니?”“괜찮아요.”고시연이 말했다.“아빠한테 얘기해 봐. 대체 고도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내가 듣기론 고도 4대 문파 사람들이 전부 죽임당했다면서?”고시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꾸했다.“네...”그 말에 고준형은 곧바로 화가 난 표정을 지었다.“대체 어떤 놈이 간이 배 밖으로 나와서 감히 우리 무도 연맹의 사람을 죽인 거야?”고시연은 윤구주라고 바로 말하지 않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이 일은 제 탓이에요... 제가 먼저 그 사람을 건드려서는 안 됐어요.”“누군데?”그녀의 말에 고준형은 흠칫했다.“전 그의 성만 알아요. 이름은 몰라요.”고시연은 윤구주를 떠올리면서 중얼댔다.“성이 윤씨라고? 설마 안경언 씨가 말했던 그 젊은이니?”고준형이 계속해 물었다.고시연은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표정이 모든 걸 설명했다.“아주 간이 배 밖으로 나온 놈이네. 감히 우리 서남에서 그런 짓을 벌여? 심지어 내 딸까지 위협해?”분노에 찬 고준형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맞아요. 그 자식 죽고 싶어서 그러는 게 틀림없어요. 아버지, 명령만 내리시면 저랑 둘째가 지금 당장 사람들을 데리고 그 자식을 찾아가서 갈기갈기 찢어 죽일게요!”옆에 있던 고해진이 앞으로 나서면서 말했다.다들 윤구주를 찾으려고 할 때 고시연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아빠, 오빠, 그 사람을 찾아갈 필요 없어요.”“왜?”고해진은 답답하다는 얼굴로 갑자기 입을 뗀 고시연을 바라봤다.“그 사람이 내일 우리를 찾아올 거라고 했
고준형은 의아한 얼굴로 자기 딸을 바라보았다.고시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갑자기 자신의 미간을 가리키며 말했다.“아빠, 이것 보세요.”그 말에 고준형과 고씨 일가 형제들은 고시연의 미간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녀의 미간에 금빛 연꽃 낙인이 있었다. 그 낙인은 마치 불꽃 같아 보였는데 보일 듯 말 듯했다.“이게 뭐야?”화련 낙인을 본 고준형은 당황스러웠다.고시연의 입가에 비참한 미소가 걸렸다.“이건 그 사람이 제 몸에 남긴 생사 주술이에요.”“뭐? 생사 주술?”“네, 이제 그 사람 손에 제 목숨이 달려 있어요. 제가 살 건지, 죽을 건지는 그 사람 뜻에 달려 있죠.”고시연의 말을 들은 고준형은 화가 나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빌어먹을 놈! 감히 나 고준형의 딸을 위협해? 내가 그놈은 반드시 죽여버릴 거야!”옆에 있던 고씨 일가 형제들도 화를 내며 말했다.“맞아요. 정말 건방지고 악랄한 놈이네요. 감히 시연이를 협박하다뇨?”“시연아, 그 빌어먹을 자식 지금 어디 있니? 내가 지금 당장 널 위해 복수해 주마!”고준형은 화를 내며 말했다.고씨 일가의 현임 가주 고준형은 대가 8품 이상이었고, 육신을 단련한 무인이었다.대가 8품 이상이면 9품 태허 경지 법사를 상대할 수 있었다.고씨 일가 사람들이 화를 내는 건 서남 무도 연맹 전체가 화를 내는 것과 다름없었다.고씨 일가가 서남 무도계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그런데 누군가 고씨 일가에서 가장 아끼는 셋째 아가씨의 몸에 생사 주술을 걸었다고 하니 고준형은 화가 나지 않을 수가 없었따.“아빠, 아빠는 그 사람 상대가 안 돼요... 심지어 우리 서남 무도 연맹 전체가 그 사람 상대가 안 돼요. 유일하게 그 사람 사대가 될 수 있는 건 아마... 할아버지뿐일 거예요!”고시연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고시연이 할아버지 얘기를 꺼내자 고해식이 제일 처음 입을 열었다.“시연아, 그게 무슨 말이야? 아버지는 대가 8품이야. 그런데 어떻게 아버지보다 더 강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단 말이야?”“맞
용호산 천암사의 대사가 도착한 뒤 고준형이 직접 사람들을 데리고 나와서 그들을 맞이했다.홍진후 정도 항렬이면 고씨 일가 어르신과 엇비슷했다.고진용의 팔순 잔치만 아니었어도 그가 직접 산에서 내려왔을 리는 없었다.“안녕하세요, 대사님. 대사님께서 직접 저희를 찾아주신 건 저희 고씨 일가의 영광입니다!”고준형은 나온 뒤 곧바로 정중하게 홍진후를 향해 예를 갖췄다.홍진후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고 가주, 그럴 필요는 없어.”“아닙니다. 저희가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이죠.”고준형이 정중하게 말했다.“천암사와 고씨 일가는 백 년 가까이 좋은 인연을 유지하고 있지. 이번에 갑자기 날 초대하시다니, 무슨 일이야?”홍진후가 물었다.“홍 대사님, 홍 대사님께서 제 딸을 구해주셨으면 합니다!”고준형이 말했다.“뭐? 고시연 말이야?”홍진후는 의아한 듯 말했다.홍진후가 산에서 내려온 적은 아주 드물었지만, 그는 고시연에 대해 알고 있었다.그리고 고시연이 고씨 일가 어르신이 가장 아끼는 손녀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게다가 고시연의 약혼자는 화진 4대 가문 중 하나인 남궁 세가 출신이었다.그러니 누구라도 고씨 일가의 체면을 고려해야 했다.“네, 시연이 맞습니다.”고준형이 한숨을 쉬었다.“고시연에게 무슨 일이 생겼길래 내게 도움을 청하시는 거지?”홍진후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고시연은 고씨 일가에서 애지중지 여기기로 유명한데, 어쩌다가 구해달라고 부탁하는 처지가 된 걸까?“대사님, 제 딸이... 제 딸이 생사 주술에 걸렸습니다.”‘응?’그 말을 들은 순간 용호산의 홍진후는 미간을 살짝 구겼다.“생사 주술이라고?”“네! 그게 아니었다면 제가 어떻게 감히 대사님께 여기까지 와달라고 했겠습니까?”고준형은 탄식하면서 말했다.“그렇다면 얼른 들어가서 확인해 보지.”홍진후가 말했다.“대사님, 안쪽으로 드시죠.”고준형은 곧바로 용호산의 홍진후를 데리고 고씨 일가 안마당으로 걸어갔다.고씨 일가 안마당.그곳에는 고씨 일가 무인들이 많았다.태극문
“그러면 내가 한 번 봐도 되겠니?”홍진후가 물었다.고시연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자신의 미간을 가리키며 말했다.“대사님, 여기 보세요.”홍진후는 고시연의 미간을 살펴봤다.고시연의 미간에 화염 연꽃 낙인이 보일 듯 말 듯한 걸 발견한 용호산의 홍진후는 눈을 가늘게 떴다.“아주 포악한 술법이군.”“대사님, 이 생사 주술을 풀 수 있습니까?”고준형이 서둘러 물었다.홍진후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동공에서 천둥과 번개가 미친 듯이 유영하고 있었다. 그는 천천히 손가락 하나를 벋어 고시연의 미간을 눌렀다.그 순간, 자색의 천둥 번개가 그의 손끝에서 고시연의 미간으로 흘러 들어갔다.그것은 용호산 천암사의 가장 강한 뇌법이었다.그 뇌법이 고시연의 미간으로 흘러드는 순간, 고시연은 온몸을 흠칫 떨었다. 그녀의 미간을 살펴보니 화염 연꽃 낙인은 공격을 받은 것처럼 천천히 약해지기 시작했다.“건곤감리, 뇌정오역!”황진후는 한 손으로 수인을 맺었고 원형의 뇌법 낙인이 순식간에 고시연의 미간으로 쏘아졌다.그 뇌법이 출현하는 순간, 마치 뇌전을 온몸에 두른 것처럼 번개가 치지직 소리를 내면서 그녀의 온몸을 유영했다.그 뇌전들은 서로 뒤엉켜서 고시연의 미간으로 흘러 들어갔다.마치 윤구주가 시전한 화련금안술을 제압하려는 듯 말이다.용호산의 홍진후가 고시연을 위해 생사 주술을 풀려고 할 때, 남릉의 금빛 찬란한 스위트룸 안에서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있던 윤구주는 갑자기 뭔가를 감지하고 두 눈에 빛을 번뜩였다.“흥! 감히 내 화련금안술을 풀려고? 할 수 있겠어?”윤구주는 차갑게 말하더니 수인을 맺은 뒤 하늘을 가리켰다. 순간 빛 한 줄기가 별똥별처럼 고씨 일가로 날아갔다.고씨 일가 쪽.용호산의 홍진후는 뇌법을 통해 고시연의 화련금안술을 풀려 했는데 그 순간 빛 한 줄기가 하늘에서 내려와 고시연의 체내로 들어갔다.그 빛줄기가 몸 안으로 들어가자 고시연은 처참하게 비명을 내질렀다. 곧 그녀의 미간에서 뇌법에 제압당했던 호련금안 낙인이 갑자기 반짝였고
고신연의 온몸이 완전히 불타오르고 있을 때, 용호산의 홍진후는 분노에 차서 소리를 지르며 두 손으로 수인을 맺었다. 순간 쿠구궁 소리와 함께 뇌전들이 그의 몸에서 나타났다.그 뇌전들은 순식간에 고시연의 체내로 파고 들어가서 불꽃을 막으려고 했다.그러나 그것은 막을 수가 없었다.더욱 무시무시한 건 화염이 마치 모든 것을 불태울 것처럼 고시연의 전신을 뒤덮었다는 것이다.“아빠... 살려주세요!”고지연의 입에서 고통에 찬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시연아!”고준형은 딸이 불타서 죽을 것 같자 겁을 먹고 서둘러 홍진후에게 말했다.“대사님, 어서 제 딸을 구해주세요!”그러나 안타깝게도 용호산의 홍진후도 화련금안술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고시연이 불타서 죽을 것 같을 때, 갑자기 펑 소리가 고시연의 몸에서 들려오더니 곧 그녀의 온몸을 뒤덮었던 금색 불꽃이 순식간에 사라졌다.불꽃이 흩어진 뒤 고준형과 용호산의 홍진후는 순간 멍해졌다.다들 무슨 일이 있었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때, 갑자기 차가운 목소리가 사람들의 귓속을 파고들었다.“내 화련금안술을 풀려고? 죽고 싶어?”그 목소리는 마치 허무에서 온 것 같기도, 또 가까이 있는 것 같기도 했다.그러나 고시연은 그 목소리가 윤구주의 목소리라는 것을 똑똑히 알고 있었다.그 마귀였다!윤구주 말이다!윤구주의 목소리에 고준형은 당황했다.더욱 당황스러운 건 용호산의 홍진후였다.그는 눈을 부릅뜨고 그 목소리를 향해 말했다.“당신은... 대체 정체가 뭡니까? 어떻게 실전된 지 오래된 천리전음 같은 비술을 아는 겁니까?”“용호산 출신의 당신은 내 이름을 알 자격이 없어. 고씨 일가 사람들에게 내 말을 전해. 내가 필요하다고 했던 걸 준비해 놓으라고. 내일 직접 가지러 갈 테니까 말이야.”그 말을 끝으로 목소리는 사라졌다.윤구주의 목소리가 사라지자 불타 죽을 뻔했던 고시연은 다리에 힘이 풀려서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용호산의 홍진후는 놀란 얼굴로 고준형을 바라보았다.“고 가주... 대체 얼마나 무
아침 일찍부터 고씨 일가에 수백 명의 무도 강자들이 모였다.그들은 전부 대무사 급이었고 심지어 수십 명은 무도 연맹 대가 급 강자였다.그러나 그들의 표정은 모두 심각했다. 동시에 그들은 고씨 일가 정문 앞에 걸린 거대한 시계를 계속 살피고 있었다.그들은 그 마귀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고씨 일가 정전 안쪽에는 수십 명의 무도 강자들이 있었다.태극문과 청성관의 장문인, 고씨 일가의 강자들, 용호산의 홍진후도 대전 안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고씨 일가의 가주 고준형은 제일 위쪽에 앉아 있었다.그는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그리고 그의 옆에는 아주 빛나는 큰 총이 놓여 있었다.90kg쯤 되는 그 총은 강철로 만들어졌고, 그 총으로 고준형은 유명해졌었다.고준형의 곁에는 고씨 일가의 셋째 딸 고시연이 앉아 있었다.그러나 예전에는 아름답던 고시연이 지금은 아주 초췌해 보였다.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녀는 꼼짝하지 않았다.“몇 시야?”얼마나 지났을까, 고준형이 갑자기 입을 열어 물었다.한 종사 경지의 노인이 앞으로 나서면서 말했다.“가주님, 9시가 됐습니다.”그 말을 들은 고준형은 대꾸하지 않았다.그저 눈빛이 점점 더 어두워졌을 뿐이다.10시.윤구주와 고시연이 약속한 시각이었다.윤구주는 10시가 되면 직접 고씨 일가로 와서 봉안보리구슬을 가져갈 거라고 했다.이제 한 시간만 남았다.시간은 계속해 흘렀다.한 시간은 고씨 일가 사람들에게 마치 1년처럼 느껴졌다.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시간만 바라봤다.9시 30분.9시 40분.9시 50분.시간이 1분 1초 흘러서 거의 10시가 될 때쯤, 태극문의 장문인 원이태가 갑자기 앞으로 나섰다.“고 가주님, 그 건방진 자식이 도착했는지 제가 나가보겠습니다.”태극문이 나서자 청성관의 양서호도 말했다.“저도 나가보겠습니다.”말을 마친 뒤 두 장문인은 윤구주가 도착했는지를 알아보려고 자신의 사람들을 데리고 대전을 나섰다.고씨 일가 마당에는 수백 명의 무도
“내 얘기 하는 거야?”이때 엄청난 소리가 들려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심지어 실력이 약한 편인 무인들은 입에서 피를 흘렸다.우레와도 같은 목소리와 함께 잘생긴 남자가 신처럼 허공에서 내려왔다.윤구주였다.쿵!그의 두 발이 땅에 닿는 순간, 견고한 청석 바닥에 균열이 생겼다. 왕과 같은 기운에 주변 공기가 윙윙거렸다.윤구주의 출현에 고씨 일가 사람들과 태극문, 청성관의 장문인들은 눈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그들은 훤칠한 윤구주와 그의 젊은 용모를 보았다.잠깐이지만 신을 만난 것만 같았다.윤구주는 고씨 일가의 마당에 도착한 뒤 시선을 들어 원이태와 청성관의 양서호를 힐끗 보았다.“조금 전에 당신들이 나더러 겁쟁이라고 했지?”윤구주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태극문의 원이태는 저도 모르게 뒤로 한 걸음 물러나면서 우물쭈물하며 대답하지 못했다.오히려 청성관의 양서호가 용기를 내어 말했다.“우리가 그랬다면?”“당신들 고씨 일가 사람이야?”윤구주가 다시 물었다.질문을 받은 청성관 양서호는 살짝 당황해서 말했다.“아니.”“고씨 일가 사람이 아니라면 비켜. 여기서 자꾸 시끄럽게 굴면 죽일 줄 알아.”윤구주가 무자비한 목소리로 말했다.윤구주가 그렇게 말하자 양서호는 고집을 꺾지 않고 말했다.“이 자식, 난 서남 무도 연맹 청성관의 장문인이야. 네가 무슨 이유로 그렇게 건방진지 내가 한 번 알아보겠어!”스스로 무덤을 판다는 말이 있다.눈앞의 청성관 장문인 양서호가 그랬다.그는 그렇게 말한 뒤 청성관에서 제일 유명한 연리환식을 선보이며 윤구주를 향해 달려들었다.연리환식은 몸과 그림자가 하나가 되는 것이었다.청성관의 장문인인 양서호가 연리환식을 선보이자 몸과 그림자가 겹치면서 두 개의 서로 다른 방향에서 윤구주를 공격했다.“역시 청성관 장문인답네. 아주 완벽한 연리환식이야!”“맞아!”“저 자식 재수도 없지. 하필 첫 상대가 양서호 장문인이니 말이야.”주변 무인들이 의논이 분분할 때 윤구주는 양서호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손바
윤구주는 단숨에 청성관의 장문인을 죽인 뒤 고개를 돌려 다른 쪽에 서 있는 태극문의 원이태를 바라보았다.“당신은? 당신도 한 번 시험해 볼래?”원이태의 표정이 굳었다. 그는 뒤로 몸을 물리면서 서둘러 겁먹은 목소리로 말했다.“아뇨... 아뇨...”“그러면 꺼져! 오늘 얘기해 두는데 난 고씨 일가 사람들을 찾아온 거야.”윤구주는 호기롭게 말한 뒤 곧바로 눈앞에 있는 고씨 일가 안쪽으로 향했다.“누가 감히 우리 고씨 일가에 제멋대로 쳐들어온 것이지?”윤구주가 고씨 일가의 내전으로 향하고 있을 때 갑자기 분노에 찬 목소리가 들려왔고 곧 수십 개의 무도 강자들이 튀어나왔다.그들은 전부 종사 급의 강자들이었다.모습을 드러낸 그들은 반원 형태로 윤구주를 겹겹이 에워쌌다.그들의 얼굴에서 차가운 살기가 느껴졌다.고씨 일가에서 많은 고수들이 나타나자 윤구주는 차갑게 웃었다.“겨우 너희들로 날 막으려고?”한 종사 경지의 노인이 화를 내며 말했다.“이 자식, 믿기지 않는다면 어디 한 번 해봐!”“그래!”고씨 일가의 고수들이 공격하려고 준비하고 있을 때, 갑자기 목소리 하나가 내전에서 들려왔다.“그만!”그 목소리와 함께 고씨 일가의 가주 고준형이 내전 안에서 걸어 나왔다.그의 곁에는 아름다운 고시연과, 용호산의 홍진후가 있었다.고준형은 윤구주가 아주 젊고 잘생기자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그는 딸이 헛소리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보니 정말 훤칠했다.윤구주를 본 고준형은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입을 열었다.“성함이 어떻게 됩니까? 왜 갑자기 우리 고씨 일가의 영역에 쳐들어온 겁니까?”윤구주가 말했다.“내 이름은 알 필요 없어. 내가 묻지. 당신은 고씨 일가의 누구지?”“전 고씨 일가의 가주 고준형이에요.”상대방이 고씨 일가 가주라는 말을 듣자 윤구주는 고개를 살짝 들었다.“고씨 일가 가주라면 일이 쉽게 풀리겠군. 내가 원한 물건을 내놔. 그러면 아무도 난처해지지 않고 편하게 넘어갈 수 있을 거야.”윤구주가 바로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