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25화

작가: 김원호
“내 얘기 하는 거야?”

이때 엄청난 소리가 들려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심지어 실력이 약한 편인 무인들은 입에서 피를 흘렸다.

우레와도 같은 목소리와 함께 잘생긴 남자가 신처럼 허공에서 내려왔다.

윤구주였다.

쿵!

그의 두 발이 땅에 닿는 순간, 견고한 청석 바닥에 균열이 생겼다. 왕과 같은 기운에 주변 공기가 윙윙거렸다.

윤구주의 출현에 고씨 일가 사람들과 태극문, 청성관의 장문인들은 눈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

그들은 훤칠한 윤구주와 그의 젊은 용모를 보았다.

잠깐이지만 신을 만난 것만 같았다.

윤구주는 고씨 일가의 마당에 도착한 뒤 시선을 들어 원이태와 청성관의 양서호를 힐끗 보았다.

“조금 전에 당신들이 나더러 겁쟁이라고 했지?”

윤구주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태극문의 원이태는 저도 모르게 뒤로 한 걸음 물러나면서 우물쭈물하며 대답하지 못했다.

오히려 청성관의 양서호가 용기를 내어 말했다.

“우리가 그랬다면?”

“당신들 고씨 일가 사람이야?”

윤구주가 다시 물었다.

질문을 받은 청성관 양서호는 살짝 당황해서 말했다.

“아니.”

“고씨 일가 사람이 아니라면 비켜. 여기서 자꾸 시끄럽게 굴면 죽일 줄 알아.”

윤구주가 무자비한 목소리로 말했다.

윤구주가 그렇게 말하자 양서호는 고집을 꺾지 않고 말했다.

“이 자식, 난 서남 무도 연맹 청성관의 장문인이야. 네가 무슨 이유로 그렇게 건방진지 내가 한 번 알아보겠어!”

스스로 무덤을 판다는 말이 있다.

눈앞의 청성관 장문인 양서호가 그랬다.

그는 그렇게 말한 뒤 청성관에서 제일 유명한 연리환식을 선보이며 윤구주를 향해 달려들었다.

연리환식은 몸과 그림자가 하나가 되는 것이었다.

청성관의 장문인인 양서호가 연리환식을 선보이자 몸과 그림자가 겹치면서 두 개의 서로 다른 방향에서 윤구주를 공격했다.

“역시 청성관 장문인답네. 아주 완벽한 연리환식이야!”

“맞아!”

“저 자식 재수도 없지. 하필 첫 상대가 양서호 장문인이니 말이야.”

주변 무인들이 의논이 분분할 때 윤구주는 양서호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손바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구주, 왕의 귀환   제626화

    윤구주는 단숨에 청성관의 장문인을 죽인 뒤 고개를 돌려 다른 쪽에 서 있는 태극문의 원이태를 바라보았다.“당신은? 당신도 한 번 시험해 볼래?”원이태의 표정이 굳었다. 그는 뒤로 몸을 물리면서 서둘러 겁먹은 목소리로 말했다.“아뇨... 아뇨...”“그러면 꺼져! 오늘 얘기해 두는데 난 고씨 일가 사람들을 찾아온 거야.”윤구주는 호기롭게 말한 뒤 곧바로 눈앞에 있는 고씨 일가 안쪽으로 향했다.“누가 감히 우리 고씨 일가에 제멋대로 쳐들어온 것이지?”윤구주가 고씨 일가의 내전으로 향하고 있을 때 갑자기 분노에 찬 목소리가 들려왔고 곧 수십 개의 무도 강자들이 튀어나왔다.그들은 전부 종사 급의 강자들이었다.모습을 드러낸 그들은 반원 형태로 윤구주를 겹겹이 에워쌌다.그들의 얼굴에서 차가운 살기가 느껴졌다.고씨 일가에서 많은 고수들이 나타나자 윤구주는 차갑게 웃었다.“겨우 너희들로 날 막으려고?”한 종사 경지의 노인이 화를 내며 말했다.“이 자식, 믿기지 않는다면 어디 한 번 해봐!”“그래!”고씨 일가의 고수들이 공격하려고 준비하고 있을 때, 갑자기 목소리 하나가 내전에서 들려왔다.“그만!”그 목소리와 함께 고씨 일가의 가주 고준형이 내전 안에서 걸어 나왔다.그의 곁에는 아름다운 고시연과, 용호산의 홍진후가 있었다.고준형은 윤구주가 아주 젊고 잘생기자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그는 딸이 헛소리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보니 정말 훤칠했다.윤구주를 본 고준형은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입을 열었다.“성함이 어떻게 됩니까? 왜 갑자기 우리 고씨 일가의 영역에 쳐들어온 겁니까?”윤구주가 말했다.“내 이름은 알 필요 없어. 내가 묻지. 당신은 고씨 일가의 누구지?”“전 고씨 일가의 가주 고준형이에요.”상대방이 고씨 일가 가주라는 말을 듣자 윤구주는 고개를 살짝 들었다.“고씨 일가 가주라면 일이 쉽게 풀리겠군. 내가 원한 물건을 내놔. 그러면 아무도 난처해지지 않고 편하게 넘어갈 수 있을 거야.”윤구주가 바로 물

  • 구주, 왕의 귀환   제627화

    “지금 나한테서 뭔가를 알아내려는 건가? 내가 말했을 텐데. 당신들은 내 정체를 알 자격이 없다고.”윤구주가 말했다.그 말에 사람들은 전부 화가 났다.홍진호는 용호산의 천암사에서 가장 명망 높은 3대 대사 중 한 명이었기 때문이다.윤구주는 겨우 20대면서 홍진호에게 자신의 정체를 알 자격이 없다고 했다.용호산의 홍진후는 별로 화가 나지 않는지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그렇다면 저희 용호산 천암사에 대해 들어봤습니까?”윤구주는 그 말을 듣더니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왜, 천암사로 날 짓누르려는 건가?”“그런 뜻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렇게 오늘 멋대로 고씨 일가에 쳐들어오고 사람을 죽인 것은 수련자의 원칙을 어긴 일이라 제가 몇 마디 건넨 겁니다.”홍진후가 말했다.“하하, 나한테 수련자의 원칙을 운운하는 건가? 홍진수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윤구주가 말했다.그는 홍진수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이때 천암사에서 항렬이 매우 높은 홍진수는 심장이 철렁했다.그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눈앞의 윤구주를 바라보았다.“당... 당신은 대체 누굽니까? 어떻게 제 이름을 알고 있는 겁니까?”윤구주는 크게 웃었다.“내가 말했지, 당신들은 내 이름을 알 자격이 없다고. 천암사의 대천군이 온다고 해도 똑같아. 그도 알 자격이 없어.”대천군은 용호산 천암사에서 가장 강한 대사의 칭호였다.천암사에서 대천군은 신과 같은 칭호였다.그런데 윤구주는 천암사의 대천군도 그의 이름을 알 자격이 없다고 했다.그 말에 홍진후는 단단히 화가 났다.천암사에서 항렬이 아주 높은 그는 이렇게 건방진 사람을 처음 보았다.심지어 대천군조차 그의 이름을 알 자격이 없다고 하다니!“정말 건방지군요!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말이 있는데, 이렇게 멋대로 굴어도 될 것 같습니까?”그 말과 함께 홍진후의 온몸에서 자색의 번개가 쳤다.마치 신이 지상으로 내려온 것만 같았다.그러나 윤구주는 차갑게 웃었다.“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워. 용호산이 오늘 고씨 일가를 대신해 나서주려고

  • 구주, 왕의 귀환   제628화

    두 번의 공격을 윤구주가 쉽게 막아내자 천암사의 홍진후는 표정이 점차 심각해지기 시작했다. 그는 윤구주를 죽어라 노려보았다.“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한다더니, 30년 동안 산에서 내려오지 않았더니 화진에 이런 천재가 있을 줄이야. 상상도 못 했군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마음이 불안정하고 살심이 너무 강하군요. 오늘 전 함부로 살생하지 말라는 하늘의 뜻에 따라 당신의 살심을 없애버리겠습니다.”홍진후는 그렇게 말한 뒤 합장하면서 소리 없이 주술을 읊었다.기괴한 주문과 함께 주위에 순식간에 음산한 바람이 일었다.그리고 바람과 함께 쿵 소리가 나면서 거대한 나찰의 현신이 그의 앞에 나타났다.그것은 천암사가 신봉하는 인간, 신, 귀신 중 악귀 수라의 현신이었다.악귀 수라는 키가 구 척에 달했고 머리는 해골 같고 몸은 뱀 비늘 같았다.그리고 네 손에는 피가 가득 묻은 도끼를 들고 있었다.그것이 바로 용호산에서 가장 유명한 악귀 나찰이었다.홍진후가 나찰 현신을 불러냈을 때 윤구주는 차갑게 코웃음 쳤다.“내 살심을 없애겠다고? 오늘 누가 누구를 없앨지는 두고보자고!”윤구주가 그렇게 말하고 있을 때 그의 앞에 있던 금빛이 더욱더 눈부셔졌다.같은 시각, 거대한 악귀 나찰의 현신은 윤구주를 향해 도끼를 휘둘렀다.윤구주가 몸을 움직였다.놀라운 몸짓이었다.속도가 너무 빨라서 눈으로 좇을 수 없을 정도였다.“엄청 빨라...”“저 자식... 도깨비인가?”고준형을 포함한 주위에 있던 고씨 일가의 강자들은 윤구주의 움직임을 본 순간 전부 아연실색했다.고시연은 이를 악물고 두 손으로 옷깃을 꼭 잡고 있었다. 그녀는 찍소리하지 못하고 앞을 바라봤다.윤구주가 몸을 움직이자 용호산의 홍진후가 소환한 약귀 나찰은 그를 전혀 따라잡지 못했다.나찰의 도끼는 허공을 베었다.“젠장! 그렇게 피한다면 피할 수 있을 것 같나요? 음양천뇌, 음귀뇌, 나와!”홍진후가 오른손을 쥐었다. 그의 손바닥에 모여 있던 흰색 천둥이 순간 검은색이 되었다.검은색 뇌전이 나타나자 귀신들이

  • 구주, 왕의 귀환   제629화

    그것들이 동시에 습격하는 순간, 윤구주는 냉소를 지었다.“겨우 이 정도인가?”오른손으로 수인을 맺자 그의 앞에 모여 있던 수많은 금빛이 순간 금색의 거대한 검으로 변했다.거대한 검으로 악귀 나찰을 베자 악귀 나찰은 비명을 질렀고, 그의 거대한 몸은 윤구주의 검에 베여 흐릿해졌다.홍진후는 자신이 소환한 악귀 나찰 현신조차 윤구주를 막지 못한다는 걸 발견했다. 그의 음귀천뇌가 순간 그물처럼 하늘에서 내려와 윤구주를 속박하려 했다.“음귀뇌 아래서도 죽지 않을 수 있을까?”홍진후는 두 손으로 수인을 맺더니 윤구주를 손가락질했다.하늘을 가득 메운 검은색의 음귀뇌가 하늘에서 내려왔다.무시무시한 검은색 뇌전은 바닥에 닿는 순간 바닥을 전부 부숴버렸다.검은색 뇌전들은 윤구주의 발밑에 있는 모든 걸 파괴할 것 같았다.수많은 검은색 음귀뇌가 나타났을 때 그물에 뒤덮였던 윤구주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뇌법으로 놀고 싶은 거야? 좋아! 그렇다면 진짜 뇌법이란 어떤 것인지 내가 한 번 보여주도록 하지! 팔기지, 뇌왕인! 열려라!”그 목소리와 함께 하늘에서 번개가 번쩍거리면서 이루 형언하기 어려운 엄청난 뇌전이 사방에서 몰려들었다.“어? 뇌전?”“이 자식... 뇌전을 쓸 줄 알아?”하늘에 나타난 거대한 천둥 무리를 본 홍진후는 표정이 한껏 일그러졌다.윤구주는 마치 신처럼 그곳에 서서 차갑게 웃었다.“화진이 얼마나 큰데 천암사의 음양오뇌만 뇌법인 줄 알았던 건가? 오늘 내가 진정한 뇌법이 뭔지 한 번 보여주도록 하지! 뇌왕인, 멸하라!”윤구주가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수많은 번개가 하늘에서 떨어졌다.이루 형언할 수 없는 엄청난 뇌전들로 인해 고씨 일가의 마당이 폭발했다.윤구주의 뇌왕인 때문에 마당뿐만 아니라 널따란 고씨 일가 장원의 반 이상이 전부 벼락을 맞고 초토화되었다.윤구주는 사람이 아니라 신이었다.쿵, 쿵, 쿵!여전히 수많은 번개가 내리치고 있었다.홍진후는 윤구주의 뇌왕인을 보는 순간 동공이 급격히 떨리면서 얼굴에 경련이 일었다. 그는

  • 구주, 왕의 귀환   제630화

    “홍진후 대사님!”홍진후가 윤구주의 일격에 맞아 바닥에 쓰러지자 고준형은 깜짝 놀라서 소리를 지르며 빠르게 그에게 다가갔다.바닥에 쓰러진 홍진후는 코와 입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고 단전도 파괴된 상태였다.숨만 겨우 붙어있는 홍진후는 입을 벌렸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대사님, 괜찮으십니까?”홍진후의 모습에 고준형은 큰 충격을 받았다.“걱정하지 마. 아직은 죽지 않을 거니까. 난 그저 단전만 파괴했을 뿐이야.”윤구주가 신처럼 입을 열었다.‘뭐라고?’“홍진후 대사님이 수십 년간 수련한 것을 파괴했다고?”고준형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깜짝 놀라 말했다.“맞아. 이 노인이 제 무덤을 판 거지. 왜 굳이 자기가 나서려고 했는지, 참나.”윤구주는 대수롭지 않은 듯 얘기했다.그 말에 그곳에 있던 무인들은 전부 넋이 나갔다.그들은 윤구주가 이렇게 쉽게 천 년의 역사를 가진 문파인 용호산의 대사 홍진후의 단전을 파괴할 줄은 몰랐다.겨우 숨만 붙어 있는 홍진후를 바라본 사람들은 전부 겁을 먹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이젠 당신 차례야, 고준형 가주.”윤구주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고준형을 바라보았다.“내가 말했지. 오늘 고씨 일가의 봉안보리구슬을 내놓는다면 그냥 넘어가 주겠다고.”윤구주의 마귀 같은 목소리에 고준형은 불안한 눈빛으로 윤구주를 바라보았다.“제가 내놓지 않겠다면요?”윤구주는 차갑게 웃더니 손바닥을 휘둘렀다. 순간 쿵 소리와 함께 마당에 있는 인공 산이 가루가 되었다.“내놓지 않는다면 고씨 일가는 저 꼴이 될 거야.”윤구주는 그저 손을 휘둘렀을 뿐인데 인공 산 하나가 박살 났다. 그 광경에 고준형의 눈가가 심하게 떨렸다.그는 두려웠다.홍진후 같은 태허 경지 최고 수준에 다다른 대사조차 윤구주의 상대가 되지 않으니... 윤구주를 상대할 수 있는 건 오직 고씨 일가의 어르신뿐이었다.고준형은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천천히 고개를 들면서 말했다.“당신의 실력이 강한 건 인정하겠습니다. 정말 대단하군요. 하지만 이곳은 서남이

  • 구주, 왕의 귀환   제631화

    무도천방이든 수법지방이든, 윤구주는 명실상부한 제일이었다!이 순간, 고준형이 팔왕창을 휘두르며 일격을 가해오자, 윤구주는 손을 들어 막았다. 철컥 소리와 함께 180근에 달하는 긴 창이 떨리며 방향을 잃고 말았다.고준형의 첫 공격이 빗나가자 그는 몸을 솟구치며 각기 다른 방향에서 연속 세 번 윤구주를 향해 공격했다.하지만 윤구주는 신처럼 우뚝 서 있었다. 그는 고준형의 긴 창을 마주하며 차갑게 말했다.“오늘 너는 육신으로 무도를 연마했기에 나도 무도로 너와 겨뤄주지. 만약 네가 내 세 번의 공격에서 버틸 수 있다면 오늘 고씨 집안을 살려줄 거다.”세 번의 공격이라니? 순수 육체를 단련한 8품 무도 대가를 쓰러뜨리겠다는 것인가? 이 말이 나오자 고준형뿐만 아니라 모든 고씨 집안의 강자들도 윤구주가 허풍을 떠는 것이라고 생각했다.“좋다!”“그럼 지금 시작하지! 첫 번째 공격이다!”윤구주는 말한 대로 실행에 옮겼다. 그는 상대가 순수 육신 무부임을 고려해 무도로 그와 겨루기로 했다.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몸이 번개처럼 공중으로 솟구쳤고 번개 같은 속도로 고준형에게 돌진했다.고준형은 신처럼 날아오는 윤구주를 보고는 크게 외치며 창으로 자신의 앞을 휘둘렀다. 창의 그림자가 그의 앞에서 파동을 이루며 보호막을 형성했다.그러나 윤구주의 눈에는 그 창의 그림자 보호막이 아무런 가치가 없었다. 윤구주가 손을 아래로 내리치자, 거대한 손자국이 하늘에서 떨어지면서 고준형의 창 그림자에 내려앉았다.순간, 고준형 앞을 둘러싼 창 그림자가 모두 부서졌고, 그뿐만 아니라 엄청난 손의 힘이 고준형 발 아래 일장을 완전히 부숴버렸다.고준형은 이 일격을 맞고 피를 뿜어냈는데 크게 다친 듯했다.아직 서 있었지만 몸은 떨고 있음이 보였다.한 번의 공격으로 고준형을 이렇게 만들다니! 주변 고씨 집안 무도자들은 이 광경을 보고 모두 얼이 빠져 있었다. 옆에서 지켜보던 고시연은 입술을 깨물어 피가 났고, 눈에는 눈물이 맺힌 채 아버지와 윤구주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

  • 구주, 왕의 귀환   제632화

    고준형은 고씨 집안의 재능이 뛰어난 대가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그래서 그의 명왕 공법은 첫 번째 단계인 검은 보호막만 겨우 수련한 상태였다.이 순간, 고준형은 고씨 집안의 절학인 ‘명왕 공법’을 펼치며 온몸에 물고기 비늘 같은 검은 보호막을 드러냈다. 이 강철 같은 검은 보호막이 나타나자, 고준형은 분노의 함성을 지르며 자신의 모든 내공을 보호막 방어에 집중했다.한편, 윤구주는 고준형의 몸에 이 괴이한 보호막이 생겨나는 것을 보고 눈을 빛내며 말했다. “이게 바로 고씨 집안의 절학인가? 좋아! 그럼 고씨 집안의 불사 육신이 내 이 주먹을 받아낼 수 있는지 한번 보지!”그는 말을 끝낸 후, 주먹을 날렸다. 형언할 수 없는 속도로 날아간 주먹은 포탄처럼 고준형의 방어막에 부딪쳤다.쾅!엄청난 파괴력이 순간적으로 공간을 뒤흔들었고, 주변에 있던 고씨 집안의 무도자들도 윤구주의 주먹의 기세에 밀려 몸이 뒤로 날아갔다. 내공이 약한 자들은 현장에서 코와 입에서 피를 흘리며 중상을 입었다.고준형은 윤구주의 강력한 주먹이 떨어지는 순간, 두 발이 땅에 박혔다. 더욱 끔찍한 것은 그의 몸에 덮인 보호막이 윤구주의 주먹의 힘에 의해 금이 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보호막이 갈라지는 것을 보고 고준형은 충격에 빠져 말을 잃었다. “어떻게... 가능하지?”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보호막은 산산조각이 나며 부서졌다. 고준형은 윤구주의 한 주먹에 의해 피를 뿜어내며 쓰러졌다.주변에 있던 고씨 집안의 무도자들은 이 장면을 보고 모두 경악했고, 옆에서 지켜보던 고시연은 눈물을 흘리며 소리쳤다. “아버지!”윤구주는 두 번째 주먹을 날린 후,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이제 세 번째 공격이다!” 그리고 손을 들어 고준형과의 전투를 끝내려 했다.그 순간, 한 여인이 윤구주 앞으로 달려와 무릎을 꿇었다. “제발... 아버지를 살려주세요! 부탁드려요!”그녀는 다름 아닌 고시연이었다. 눈물을 흘리며 아버지를 살려 달라고 부탁하는 고시연을 윤구주는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

  • 구주, 왕의 귀환   제633화

    고씨 집안이 큰 재난을 당하던 그때, 서남 천산!세계에서 일곱 대 산맥 중 하나로 꼽히는 천산은 유라시아 대륙을 2,000km 이상 가로지른다.천산은 세계에서 가장 긴 산맥으로, 해발이 너무 높아 연중 눈과 얼음으로 덮여 있어 ‘설산'이라고 불리기도 한다.지금 이 순간, 천산의 한 매우 가파른 봉우리 위로 한 대의 개인 헬리콥터가 천천히 올라가고 있었다.거대한 로터가 수만 척의 눈과 얼음을 날렸다.헬리콥터 안에서 두툼한 패딩을 입은 몇 명의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냈다.그들은 헬리콥터를 타고 가장 가파른 봉우리인 ‘표설봉'으로 향하고 있었다.봉우리 정상은 수십 척의 눈과 얼음으로 덮여 있었다.거대한 빙산은 얼음과 눈의 세계에서 마치 거대한 괴물처럼 서 있는 듯했다.“형, 저기가 할아버지가 폐관 수련 중인 곳이야?”헬리콥터 안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말하는 이는 남릉 고씨 집안의 둘째 아들, 고해식이었다.옆에 있는 사람은 고씨 집안의 장남, 고해진이었다.“맞아, 저기야.” 고해진은 이렇게 말하며 손가락으로 산봉우리를 가리켰다.“그럼 빨리 가서 할아버지를 모셔야겠어!” 고해식은 헬리콥터 조종사에게 표설봉으로 가라고 지시했다.거대한 표설봉에는 사람의 흔적이 전혀 없었다.조류와 짐승조차 얼어 죽을 만큼 험한 절정에는 눈과 얼음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헬리콥터가 천천히 착륙하자, 고씨 집안 형제는 세 명의 무도 고수와 함께 헬리콥터에서 내려왔다.휘몰아치는 찬바람 속에서, 고씨 집안의 대가는 보이지 않았다.“형, 할아버지는 어디 계셔?” 고해식이 묻자, 고해진도 주위를 둘러보며 고개를 저었다.그도 할아버지가 어디서 폐관 수련 중인지 알지 못했다.모두가 고씨 집안의 대가를 찾지 못하고 있을 때, 갑자기 거대한 진동 소리가 빙산 전체에서 울려 퍼졌다.얼음층이 중앙에서부터 갈라지기 시작했다.고해식은 놀라 외쳤다. “형, 얼음층이 무너지고 있어! 빨리 피해!”“안 돼! 오늘 할아버지를 뵙지 못하면 난 떠날 수 없어!” 고해진

최신 챕터

  • 구주, 왕의 귀환   제1754화

    “나 정도 실력이면 상대가 구오 지존이 아닌 이상 무적이야. 구주왕, 죽을 각오나 해! 당신을 죽이는 건 시작에 불과해. 난 세상 사람들에게 우리 천도궁이야말로 화진의 주인이라는 걸 증명해 보이겠어! 화진 사람들은 모두 우리 천도궁을 진짜 신으로 모셔야 해!”우렛소리가 울리며 핏빛의 벼락으로 이루어진 핏빛 용이 구름을 뚫고 윤구주를 향해 덮쳐 들었다.“흥, 악령이라고 불릴 자격도 없는 자가 감히 신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고 해? 겨우 반폭 구오 지존이면서 감히 내 앞에서 스스로를 신이라고 칭하는 거야?”윤구주가 다시 한 걸음 내밀었다. 그가 손을 들자 멈추었던 빗방울들이 하늘로 올라가기 시작했다.하늘로 올라가는 빗방울들은 예리한 검들이 되었다. 빗방울에서 엄청난 검의 위력이 느껴졌다.솩, 솩!눈 깜짝할 사이에 핏빛 용은 빗방울에 꿰뚫려서 만신창이가 되었다.“뭐야? 구주왕! 이건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야. 이건 금지술이라고. 내가 백 년 동안 수련해서 겨우 시전한 것인데 그렇게 쉽게 막을 수 없을 거야!”추현송은 크게 외치면서 두 손으로 수인을 맺었다.“응집하라!”핏빛 용이 다시 만들어졌고 그것의 혈기는 전보다 더 강해졌다.붉은색 빛이 산 전체를 환히 밝혔고 붉게 물들어진 하늘은 충격적이었다.“약하면 약한 건지, 쓸데없는 말이 많네.”쿠구궁!하늘과 땅이 뒤흔들리더니 손바닥이 핏빛 용과 붉은색의 구름을 내리쳐서 흩어지게 했다.곧 세계가 다시 조용해졌고 추현송은 넋이 나갔다.그의 금지술이 이렇게 사라지다니.이것이 바로 구주왕의 실력인 걸까?“하하하, 역시 구주왕은 남달라. 하지만 난 서울로 올 때 이미 너와 싸울 거라는 걸 알았어. 나는 너 때문에 서울로 온 거야.”추현송은 이를 악물고 법기를 하나 꺼내며 수인을 맺었고, 이내 핏빛 안개가 법기에서 뿜어져 나왔다.“이건 천도궁 서울 분문에서 추출한 정혈이야. 서남 재벌의 목숨을 연장하는 데 쓰려고 했던 것이지. 이 정혈은 무려 20조에 달하는 거래였다고. 하지만 내 상대가 구주왕이니

  • 구주, 왕의 귀환   제1753화

    온 세상이 고요해졌다.시간이 멈춘 것처럼 빗방울들이 허공에 멈춰 있었다.추현송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튀어나올 것 같았다.인간의 수준을 벗어난 신의 경지였다.“당신이 진짜 배후였네. 견배영이 목숨을 걸고 싸운 이유가 있었어. 말해! 너 정체가 뭐야?”추현송은 쓰레기를 버리듯 견배영을 내팽개친 뒤 온 신경을 갑자기 나타난 그에게 집중했다.쿵!그 사람이 움직였다. 그는 구름 위를 거니는 듯했고 동시에 걸음걸음마다 하늘과 땅이 뒤흔들리는 것 같았다.강렬한 압박감 때문에 추현송은 정신을 똑바로 차리기가 힘들었다.눈 깜짝할 사이에 그가 가까워졌고 그의 그림자는 마치 하늘까지 닿을 듯했다.엄청난 압박감 때문에 추현송은 저도 모르게 몸이 떨렸고 두 다리에 힘이 풀려서 무릎을 꿇을 뻔했다.콱!추현송은 혀를 꽉 깨물었다. 그는 고통으로 정신을 붙잡으려고 했다.다시 상대방을 마주하게 된 추현송은 순간 표정이 심각해졌다.“저 자식 온몸에서 치명적인 기운을 내뿜고 있어. 운이 좋지 않다면 오늘 이곳이 내 무덤이 될지도 모르겠어. 너 이 자식! 네 정체가 뭐든 상관없어. 천도궁은 네가 상대할 수 있는 곳이 아냐. 내 배후에 있는 종문 동맹이 널 처참히 죽일 거다!”윙!그러나 상대방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오히려 살기가 더욱 강해졌다.그의 목적은 아주 간단했다. 바로 추현송을 죽이는 것이었다.협박해도 소용없자 추현송은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느꼈다.더 얘기해 봤자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상대방은 그를 죽이러 온 것이기 때문이다.“젠장, 날 죽이는 건 쉽지 않을 거야. 난 팔부 동천 절정이니까! 구오와는 겨우 한 걸음 차이라고. 난 이미 천인합일의 도리를 깨쳤어. 천도술 뇌연, 천벌행주!”추현송은 정혈을 토했고 이마에는 핏발이 섰다. 그의 얼굴은 사정없이 일그러졌고 핏자국이 그의 앞에 나타났다.핏자국에서 빛이 번쩍이자 하늘에 핏빛 구름이 모여들었다. 구름 사이에서 붉은빛이 번쩍이면서 우렛소리가 들렸다.바닥에 쓰러진 견배영은 문득 머리털이 쭈뼛 서

  • 구주, 왕의 귀환   제1752화

    상대를 죽이기는커녕 오히려 본인이 상처투성이가 되어서 겨우 버티고 있었다.“견배영, 넌 은용위 지휘사이자 임정설 휘하의 유능한 부하라지? 사람들은 너의 현공을 따라갈 사람이 없다고 하던데 왜 이렇게 힘을 못 쓰는 거야? 나랑 두 시간 넘게 싸웠으면서 내 옷자락도 건드리지 못했잖아.”맞은편의 노인이 웃으면서 비아냥댔다.“쳇!”견배영은 이를 꽉 깨물었다. 천도궁의 부궁주가 서울 분문에 왔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추현송은 백 년을 산 팔부 절정 강자였다.견배영은 이제 막 팔부 경지에 다다랐기에 추현송과 싸운다는 것은 그에게 죽음을 자초하는 일이었다. 평소라면 두 사람의 엄청난 실력 차이 때문에 빠르게 물러났을 것이다.그러나 오늘은 그럴 수가 없었다.국방부 사람들이 아래서 구경하고 있으니 말이다.은용위는 이젠 구주왕의 부하가 되었다. 국주는 그들의 충성심을 생각해서 그들이 한 짓을 못본 척해주었지만 구주왕은 달랐다. 그가 알고 있는 구주왕이라면 은용위가 저질렀던 짓 때문에 그들을 산 채로 찢어발길지 몰랐다.살고 싶다면 반드시 구주왕에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했다.“이 악물고 싸울 수밖에 없겠어. 싸우다가 죽으면 적어도 명성은 챙길 수 있잖아. 만약 실력 차이 때문에 도망친다면 구주왕에게 바로 살해당할 거야!”구주왕의 수단을 떠올린 견배영은 온몸을 덜덜 떨었다.화진의 백성이 보기에 구주왕은 백성의 편이 되어주는 좋은 사람이자 화진의 평화를 지켜주는 영웅이었지만 일부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마귀나 그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저승사자 같은 존재였다.“하하! 겁이 나서 그렇게 덜덜 떠는 거야? 싸우지 않는 건 어때? 이젠 임정설에게 충성하지 말라고. 대단한 분의 곁에 있으면 언제든 죽을 수 있는 법이야. 임정설에게 충성해 봤자 좋은 꼴을 보지 못할 거야. 차라리 우리 천도궁에 가입해. 실컷 즐기면서 살라고. 얼마나 좋아?”추현송이 웃으면서 말했다.그건 그냥 해본 말이 아니라 진심이었다. 그는 진심으로 견배영을 영입하고 싶었다.은용위는 화진의 권세가들의

  • 구주, 왕의 귀환   제1751화

    사람들을 구했다는 말에 윤구주는 뭔가를 떠올렸다.소문에 따르면 천도궁은 대외적으로 선인이 될 수 있다며 홍보했지만 사실은 사람들의 정혈을 빨아먹었다. 소녀의 정혈을 먹고 살았기에 천도궁 사람들은 모두 동안으로 실제 나이보다 훨씬 어려 보였다. 게다가 그들은 그 점을 이용하여 사람들에게 도를 닦고 도술을 배우면 불로장생할 수 있다고 속이며 돈을 뜯어냈다.“구출한 사람들은 어디 있어? 그곳으로 안내해 줘.”윤구주가 말했다.민규현이 윤구주를 데리고 조금 전 은용위에 구출된 소녀들을 찾으러 갔다.임시로 설치된 텐트 안에서는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었고 소녀들은 그곳에 모여 있었다.그들 모두 눈빛이 공허하고 몸이 여위었으며 얼굴은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다. 다들 심각하게 학대를 당했는지 꼴이 말이 아니었다.“피가 심각하게 부족해요. 그래서 조금 전에 군의관이 수혈해 주었어요.”민규현이 소개했다.그들을 치료하던 군의관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검사해 봤는데 다들 몸 곳곳에 멍을 달고 있었습니다. 폭력적으로 할퀴거나 물어뜯은 것 같아요. 특히 하반신 상태가 심각해서 수술을 해야 합니다. 수술을 받는다고 해도 평생 소변 주머니를 사용해야 하고 다른 사람의 돌봄 없이는 혼자 살 수 없습니다. 사실 몸의 상처는 그나마 나은 편이에요. 가장 중요한 건 다들 엄청난 충격으로 정신이 많이 망가졌다는 거예요.”텐트 안에 있던 군의관들은 고개를 저었고 간호사들은 소녀들의 안타까운 사정에 안타까워하면서 눈물을 흘렸다.윤구주는 침묵했다. 그는 종문을 너무 얕보았다.화진을 분열시키려고 한 것만으로도 죽을죄인데 그들의 악행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이때 정태웅이 마침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정태웅은 무섭게 생긴 편이었기에 소녀들은 겁을 먹고 비명을 질렀다. 어떤 소녀들은 본능적으로 입고 있던 옷을 벗으면서 온순하게 굴었다. 장기간 학대를 당한 탓인 듯했다.“어?”짝!정태웅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윤구주에게 뺨을 맞았다.“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민규현, 네 사람들

  • 구주, 왕의 귀환   제1750화

    “우리 서요산이 지우를 불러들인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어. 우리 서요산의 거자가 공격을 당했었거든.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 속수무책이었어. 문씨 일가는 네가 이럴 것이라는 걸 미리 알았던 것 같아. 그래서 종문 동맹에 우선 서요산을 공격하라고 했겠지. 그래야 우리에게 여력이 없을 테니까 말이야. 구주야. 우리 서요산은 이번에 윤씨 일가를 돕지 못할 것 같다. 홀로 종문 동맹과 싸울 각오를 하는 게 좋을 거야.”서요산의 거자가 공격을 당했다니!그 소식에 서요산 분문의 제자들은 모두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충격도 잠시, 이내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서요산 거자는 다음 검종 종주가 될 사람으로 아주 중요했다. 그런데 누군가 서요산의 거자를 공격했다니, 서요산의 명맥을 끊으려는 의도가 분명했다.“종문 동맹! 이 자식들 정말 극악무도하네요!”분문의 제자가 화를 내면서 욕을 했다.갑작스러운 얘기에 윤구주도 더는 책을 읽을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는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상황이 얼마나 심각한가요? 서요산 스스로 해결할 수 있나요? 서요산의 거자는 이미 죽었으니 함지우까지 죽게 할 수는 없죠. 정 어려우면 저한테 보내요.”“아주 심각해. 너도 알다시피 서요산 검탑에는 마귀가 봉인되어 있어. 만약 그 사람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면 화진에는 엄청난 재앙이 찾아올 거야. 그 때문에 나도 예정보다 일찍 출관했어. 곤륜 쪽도 평화롭지는 않아. 됐다. 너는 일단 종문 동맹을 평정해. 우리도 최대한 너의 발목을 붙잡지 않게 노력할게. 너는 마음 놓고 싸워. 종문 동맹은 화진의 질서를 삼천 년간 어지럽혔어. 이제는 뿌리를 뽑아야지.”푸른 빛이 서서히 사라졌다. 마지막 장면은 노인이 산에서 벗어나며 산이 뒤흔들리는 광경이었다.“문씨 일가는 대체 얼마나 일을 더 크게 키울 생각인 거지? 내가 손을 쓴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가만히 있지 못하다니. 벌써 위협을 느낀 건가? 천도궁은? 꽤 오래됐는데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거야? 내가 직접 가봐야겠군.”윤구주는

  • 구주, 왕의 귀환   제1749화

    피가 칼날을 적셨다. 국방부가 종문을 공격할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각 종문의 서울에 있는 분문도 은용위의 공격을 받았다.은용위에게 내려진 명령은 한 명도 살려두지 말라는 것이었다.자운각과 칠수방 분문은 겨우 거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었는데 칠수방의 분문 밖에는 윤구주 휘하의 한 장수가 수문장처럼 칠수방을 지키고 있었다.평화로운 칠수방과 달리 거리 너머 맞은편에 있는 자운각 분문의 상황은 처참했다.그곳에서는 학살이 일어나고 있었고 핏물이 빗물과 섞여 거리로 쓸려 나갔다.“은용위? 왕실에서 우리 종문을 공격하는 건가?”차비연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거리 너머 자운각에서 끊임없이 들려오는 처절한 비명을 들으면서 말했다.다른 칠수방의 제자들도 안색이 좋지 않았다. 다행히 그들은 구주왕과 사이가 좋았고 그 덕분에 구주왕의 사람이 그들을 지켜주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칠수방 또한 자운각과 같은 처지가 됐을 것이다.칠수방 사람들이 왕실이 왜 갑자기 이러는 것인지 그 의도를 짐작해 보고 있을 때 자운각 쪽이 조용해졌다.벼락은 계속 쳤고 비도 여전히 쏟아졌다.자운각 위로 벼락이 떨어졌을 때 그 불빛 때문에 자운각 마당의 모습이 언뜻 보였다.산더미처럼 쌓인 시체와 피바다를 보았을 때 적지 않은 칠수방의 제자들이 겁을 먹고 비명을 질렀다.“자운각 서울 분문은 끝장났어요.”“은용위가 나섰으니 살아남은 사람은 없을 거예요.”칠수방은 비록 다른 종문들과 줄곧 사이가 좋지 않았지만 자운각의 결말을 보니 조금 안타까웠다.바로 이때, 차들이 줄지어 도착했고 사람들이 차에서 줄줄이 내려왔다. 그중 한 명은 차비연이 아주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암부의 3대 지휘사 중 한 명인 늑대 천현수! 저들이 왜 이곳에 온 거지?”차비연이 의아해하고 있을 때 종문 사람들의 피를 뒤집어쓴 은용위가 밖으로 나와 천현수를 향해 예를 갖추었다.차비연은 그 순간 이건 왕실의 뜻이 아니라 구주왕이 종문과 전면전을 벌이려는 것임을 깨달았다. 천현수는 구주왕을 대표하여

  • 구주, 왕의 귀환   제1748화

    예전에 은용위는 윤구주의 휘하가 아니었고 국주의 사람이었기에 윤구주는 국주의 체면을 살려줘야 했다.그러나 은용위의 군권이 윤구주의 손에 들어왔고 이제 그들은 구주왕의 부하가 되었으니 반드시 윤구주의 규칙을 따라야 했다.앞으로도 당연히 규칙을 지켜야 했고 예전에 저질렀던 짓들의 벌까지 받아야 했다.‘세상에!’옆에 있던 육도진은 깜짝 놀랐다. 은용위가 했던 짓들을 그는 당연히 알고 있었다. 그들에게 벌을 준다면 목을 베는 것으로는 부족했다.은용위는 이제 막 윤구주의 휘하가 되었는데 윤구주는 바로 은용위를 처벌하려고 했다.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저하, 그건...”“내가 내 사람을 교육하는 건데 우상은 끼어들지 마.”‘윽.’육도진은 입을 다물었다. 윤구주는 한 입으로 두말하는 사람이 아니었기에 말을 더 보탰다가는 그에게 불똥이 튈지도 몰랐다.“견배영, 기회를 줄게. 앞으로 잘해 봐. 만약 너희들이 사람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면 가볍게 처벌해 줄 수도 있어.”윤구주가 입을 열었다.견배영은 감히 대꾸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는 서둘러 윤구주를 향해 무릎을 꿇으면서 감사 인사를 했다.육도진은 어이가 없었다. 죄가 있는지 없는지는 윤구주의 말 한마디에 달려 있었다. 윤구주는 단지 은용위를 이용하여 위상을 세우는 것뿐이었다.생각해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지금은 다른 때와 달랐고 대전을 코앞에 두고 있었기에 절대 방심할 수가 없었다.갑자기 국방부를 손에 넣게 되었으니 누군가는 다른 마음을 품을지도 몰랐다.국주의 사람까지 전부 윤구주 앞에 납작 엎드리는데 다른 사람들이 어찌 감히 다른 생각을 하겠는가?윤구주는 사람들을 쭉 둘러보다가 손을 움직여 그들이 일어나게끔 했다.“그대들 중에는 우리가 왜 종문 동맹과 싸워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 거야. 심지어 종문 동맹에 대해서 알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어. 상황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우리 화진의 국방부가 무도를 홀로 이끌어가려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 오늘 똑똑히 설명할 테니

  • 구주, 왕의 귀환   제1747화

    진동왕의 기세도 엄청났지만 눈앞의 사람에게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구주는 정말 놀라울 정도로 강해. 나로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정도야.”진동왕이 감탄했다.“임성진 아저씨.”윤구주는 진동왕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진동왕과 곤륜에서 알게 되었고 그와의 인연 덕분에 죽음의 바다에서 살아남은 뒤에도 여전히 국주를 신뢰했다.그렇지 않으면 당시 그 사건 때문에 윤구주는 국주까지 적으로 돌렸을 것이다.“진동왕을 뵙습니다.”윤구주의 부하들이 일제히 예를 갖추었다. 그들은 열정 가득한 눈빛으로 진동왕을 바라보았다. 진동왕을 향한 그들의 선망은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였다.구주왕 휘하의 장군들은 모두 흥분했다.그들의 왕이 드디어 돌아왔고 또다시 그와 함께 싸울 수 있었다.착, 착.국방부의 다른 장수들은 서둘러 예를 갖추었다. 구주왕 휘하의 흥분한 장수들과 달리 그들은 두려움만 가득했다.그들이 무슨 짓을 했었는지는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문아름이 새로운 왕으로 등극하면서 그들은 문씨 일가에 잘 보이려고 애를 썼었다.켕기는 게 많아서 감히 구주왕의 눈을 바라볼 수가 없었던 그들은 바닥에 납작 엎드려서 감히 숨조차 크게 쉬지 못했다.윤구주의 옆에 있던 육도진이 말했다.“문벌, 세가, 종문, 국방부가 화진의 무도를 이루었죠. 문벌은 쇠퇴하고 세가도 물러나고 종문도 세력이 많이 약해졌습니다. 현재 진국왕 군대가 대권을 움켜쥐고 있기에 우리 화진의 질서를 다시 바로잡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육도진은 그렇게 말하면서 비단함을 열어 용부를 꺼냈다.“진국왕, 국주님의 명령입니다. 종문 동맹은 우리 화진을 삼천 년 동안 혼란스럽게 했어요. 종문 동맹 때문에 그동안 백성들은 많이 힘들었습니다. 진국왕은 하늘의 뜻을 받들고 민심을 보살폈기에 국주님께서는 진국왕께 용부를 하사했습니다. 진국왕께서는 이 용부로 세상을 어지럽히는 자들에 대항하고 종문 동맹을 처단하여 우리 화진의 평화를 이루도록 하세요.”“헉!”장수들은 모두 넋이 나갔다. 심지어

  • 구주, 왕의 귀환   제1746화

    세 사람의 모습이 진동왕의 눈에 담겼다. 하지만 후배들이니 굳이 따지고 싶지 않았다.이때 진동왕이 말했다.“음, 두 가지 이유가 있어. 계획에 따르면 나는 종문 동맹과의 전쟁을 책임져야 했지만 당시 윤신우가 날 위해서 시간을 마련해 주었지. 그리고 내가 더 높은 경지로 나아가는 중요한 시기에 구주왕이 나타났어. 덕분에 나는 더 높은 경지에 다다를 수 있었지. 윤씨 일가가 아니라면 나는 구오 지존이 될 수 없었을 거야.”진동왕의 말에는 큰 의의가 있었다. 한 나라의 우상인 육도진은 곤륜에 관한 소문을 조금 알고 있었다.소문에 따르면 진동왕은 윤구주 덕분에 곤륜에서 진정한 강자의 가르침을 받게 되었고 그 덕분에 경지를 돌파할 수 있었다고 한다.육도진은 민규현 등 세 사람을 힐끗 바라보면서 말했다.“구주왕의 부하가 된 것은 여러분들에게 복입니다.”“당연한 말을 쓸데없이 하시네요.”정태웅은 입을 비죽이면서 말했다.진동왕은 선배라서 존경했지만 육도진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예전에 그는 암부를 상대로 적지 않은 일을 했었고 그 때문에 정태웅은 그를 아니꼽게 여겼다.육도진은 고개를 저었다. 소양 없는 사람을 상대할 땐 그도 어쩔 수가 없었다.육도진은 비단함을 들고 계속해 앞으로 걸어갔다. 진동왕을 지나치고 윤씨 일가 조당 계단을 올라 조당 문 앞에 도착하고 나서야 그는 멈춰 섰다. 곧이어 그는 몸을 돌려 장수들을 마주 보고 섰다.그곳에 있는 사람들 중 아무리 멍청한 사람이라도 그가 국주 대신 왔다는 걸 알았다.다들 비단함 안에 대체 뭐가 들어있는지 궁금해했다.바로 이때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정원에 도착했다.그들은 전 사람들과 달리 날아서 들어왔다.십여 명의 사람들 모두 검은색 갑옷에 검은색 가면을 쓰고 있었고 눈빛이 섬뜩했으며 허리춤에 황제가 하사한 금패를 차고 있었다.그들이 도착하자마자 사람들은 미간을 찌푸렸다. 수많은 이들이 그들에게 엄청난 적대감을 지니고 있었고 적지 않은 장수들이 욕지거리를 했다.그곳에 도착한 사람들은 왕실을 위해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