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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9화

“저쪽?”

윤창현과 윤정석은 동시에 윤신우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저 멀리 울창한 숲속에는 온통 뽀얀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 있었다.

그러나 그 안개 속에서 윤창현과 윤정석은 어떠한 적의 기운도 느낄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 두 사람은 의아함을 감추지 못하고 물었다.

“형님, 저쪽에 정말 적이 있다는 거예요?”

윤창현이 의아하게 물었다.

그러나 대답 대신 윤신우의 눈 속에 서린 살기는 점점 더 짙어져 갔다.

“따라오면 곧 알게 될 거야.”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윤신우는 하늘로 솟구쳐 밀림 속으로 날아가 버렸다.

윤신우가 멀리 사라지는 걸 보자 윤창현과 윤정석도 지체 않고 그 뒤를 따랐다.

뽀얀 밀림 속은 사방이 안개로 덮여 있었다.

이치대로라면 지금은 정오이고 막 가을로 접어드는 시기이기에 이런 날씨에 짙은 안개가 낄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이 하얀 안개는 실제 안개가 아니라 구름처럼 보이는 일종의 환술이었다.

윤신우는 숲속에 도착하자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겨우 이런 눈속임으로 나를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그는 오른팔 소매를 휘둘렀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강력한 기운이 일순간 태풍처럼 눈앞의 자욱한 안개를 휩쓸어버렸다. 눈 깜짝할 사이에 안개는 바람에 흩날리는 조각구름처럼 완전히 흩어져버렸다.

곧이어 세 사람의 눈앞에 드러난 것은 황량하게 펼쳐진 거친 들판이었다.

이곳은 죽음과도 같은 적막함이 감돌았다.

주변의 나무들은 모두 말라 죽었고 땅마저 검붉게 물들어 마치 생명의 기운이 전혀 없는 저주받은 땅인 것처럼 보였다.

죽음의 기운이 감도는 이 공간을 둘러보며 윤창현은 그자들이 어디 있는지 물으려 했다.

하지만 윤창현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윤신우가 먼저 큰 목소리로 외쳤다.

“여러분, 아직도 숨어있을 겁니까?”

윤신우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음산한 웃음소리가 이 죽은 듯한 숲속에서 울려 퍼졌다.

“하하! 역시 명불허전이군! 삼십 년 전 서울에서 천하를 호령하던 최고의 절정 고수다워! 이렇게 빨리 우리 존재를 알아차리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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