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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Author: 김원호
그 이름이 나오자 박창용은 놀라서 벌떡 일어섰을 뿐만 아니라 주세호도 갑자기 안색이 어두워졌다.

“저하... 그... 그게 무슨 소리십니까? 선우아름은 저하의...”

박창용은 말문이 막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내 약혼녀인데 왜 나를 죽이려 하는지 알고 싶다는 말이지?”

“맞습니다!”

윤구주가 피식 웃었다. 다만 웃음이 조금 괴기하게 일그러져 있을 뿐.

“사실 나조차도 내가 아름의 칼에 맞을 줄은 몰랐어. 그거 알아? 10개국 간의 전쟁에서 땅강아지와 개미들은 내 상대가 되지 않아. 설령 그들이 당대 최고의 군대를 보낸다고 해도 끄떡없지! 내가 죽음의 바다에 떨어진 건 오직, 아름이 때문이었어.”

뒤이어 그의 눈빛에서 한 맺힌 기운이 스멀스멀 드러났다.

“그날 아름이가 나한테 독을 먹였어. 문씨 세가에서 가장 독한 기린화독을 말이야! 만약 그렇지 않다면, 천하의 윤구주가 어떻게 패배할 수 있었겠어?”

분노와 미움의 말이 다시 윤구주의 입에서 나오는 그 순간, 박창용과 주세호는 모두 멍해졌다.

지금까지 윤구주가 10개국 전쟁의 진상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그가 10개국의 전쟁에서 죽음을 불사하면서까지 10개국을 물리쳤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누가 알았을까, 천하의 구주왕 윤구주가 자신이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여인에게 해를 당했다는 사실을!

모든 진상을 알게 된 박창용이 분노에 펄쩍 뛰었다.

“독한 여인이군요! 저하! 제가 곧 80만 창용 군으로 문씨 세가를 해치우겠습니다!”

옆에 있던 주세호도 입을 열었다.

“저하, 소인은 비록 싸움에 무능하지만 모든 재산을 다 쏟아부어 저하를 도와 피의 빚을 되찾아 줄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자, 윤구주는 오히려 손사래를 쳤다.

“복수 같은 건 아직 너희들이 필요하지 않아!”

박창용이 곧이어 말했다.

“하지만 저하, 문씨 세가가 저하를 이렇게 해쳤는데, 죽여서 원수를 갚아야지 않겠습니까?”

“안 돼! 문씨 세가가 나를 해친 까닭은 결코 아름이 혼자만의 생각이 아닌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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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구주가 쓴 술법은 서요산의 금술에 구양진용결을 더한 것이고 인황인은 윤구주가 곤륜에서 스승들로부터 미리 전수받은 것이다.인황인을 윤구주에게 전수한 목적은 단순했다. 미래에 윤구주가 인황이 될 수 있다면 천지의 영기를 호령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고 만약 되지 못하면 인황에게 전달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인황인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술법으로 천술을 넘어 전설 속 성술에 해당하는 경지였다.마치 격렬한 태양과 같은 금빛 인장이 서서히 떠올랐다. 이것이 전설 속 인황인이었다.인황인이 응축되며 천지의 영기가 사방으로 쏟아져 나갔다.이 영기들은 헨드리가 과거 화진에서 약탈해 간 고대 유물들 속으로 스며들었다.개방되지 않은 보물관 한쪽에서 청동 검 하나가 영기를 흡수하더니 진동하기 시작했다.이상을 감지한 박물관 관장이 달려왔다.“이 검은 화진 진왕의 칼인데. 대체 무슨 일어난 거지?”진왕의 검에서 엄청난 위압을 가진 한 사람의 형상이 튀어나왔다.“과인을 깨운 자가 누구냐? 과인의 영혼은 이미 소멸했을 터. 새로운 인황이 천지 영기를 모아 과인의 영혼 잠시 소환한 모양이로군. 시간이 많지 않아서 오래 버티지는 못할 것이다. 좋다. 인황이 부른다면 과인도 황인을 받들어 다시 한번 전장에 나서겠노라. 진국의 병사들이여, 어디 있느냐?”우웅!전시관에 보관된 진국의 문물들에서 눈 부신 빛이 솟아올랐다. 영혼의 형체들이 정신을 되찾으며 하나둘씩 모습을 보였다.순식간에 천 명의 영령 군대가 결집되었다.“폐하를 뵙습니다.”“그래. 짐이 바로 천자다. 여러 장수들은 명을 들어라. 짐을 따라 관문을 나서 사악한 마귀들을 섬멸하라.”진왕이 진국 병사들을 이끌고 전시관을 뛰쳐나오자마자 바로 다른 문명에서 온 고대 사신들과 맞닥뜨려 싸움을 벌였다.지하 보물실에서는 당국의 인황이 병사를 이끌고 지면으로 뛰쳐나와 타이탄 신을 향해 돌진했다. 술법으로 깨어난 무제가 친위대를 거느리고 고대 이집트 미라 군단을 향해 돌격을 개시했다.이들은 화진의 옛 인황들이었다. 왕의

  • 구주, 왕의 귀환   제1982화

    함대 지휘실에서 작전을 지시하던 명필무가 드론으로 전송된 헨드리 왕도의 영상을 확인했다.그 영상을 본 구주군 장군들은 왕도 안의 마물들이 방금 함대가 섬멸한 괴물들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을 알아챘다.“왕도의 인구가 너무 밀집해 있어서 우리에게 무기가 있어도 함부로 사용할 수가 없네.”명필무가 책상을 내리치며 분노했다.왕도가 함락되고 헨드리 수천만 명의 시민들이 괴물들에게 찢겨 죽는 한이 있더라도 명필무는 사격 명령을 내릴 수 없었다. 일단 포격이 시작되면 그 성질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었다.방금과 같은 조건에서만 명필무는 공격 명령을 내릴 수 있었다.“사령관님, 저하께서 금방 명령을 내리셨습니다. 이 해역을 잘 지키고 헨드리 왕도의 위기가 해결되면 구조를 위해 왕도 항구 안으로 진입하라는 명령입니다.”구주군의 한 장군이 윤구주로부터 온 전음을 명필무에게 전했다.“오? 그 말은 구주왕께서 이 위기를 막을 수 있다는 거로군.”명필무의 눈빛이 반짝였다. 그는 윤구주가 어떤 방법을 쓸지 알 수 없었지만 화진의 인황인 그에게 반드시 방법이 있을 거라 믿었다.한편, 헨드리 왕도의 빙신전 수련자들은 한창 고전 중이었다.현모는 혼자 성수인을 발동해 수백만 헨드리 민간인들을 보호하고 있었다.성수인으로 형상화된 성수의 금빛은 점점 희미지고 있었는데 이는 현모의 정기가 고갈되어 버티기 힘들어졌음을 의미했다.가장 처참한 이는 빙신전의 전주였다. 그는 정혈을 끌어내어 목숨을 걸고 회의실을 지키고 있었다.“구주왕님, 저는 이미 최선을 다했습니다. 어차피 이 천술대진이 깨지면 저도 죽을 목숨이니 마음대로 하십시오.”빙신전 전주가 큰 소리로 소리쳤다.그가 저항을 포기하려던 순간 회의실 건물 옥상에 있던 윤구주가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윤구주가 손에 들고 있던 동화책을 높은 하늘로 던지며 뭐라 외치자 동화책은 화려한 자색 빛을 뿜어냈다.동화책은 한 장씩 풀려나갔고 페이지마다 고대의 신비로운 부호가 가득 새겨져 있었다.“팔기지, 천주금술.”“팔기지, 부자

  • 구주, 왕의 귀환   제1981화

    헨드리는 술법으로 깨어난 괴물들에게 점령당한 듯했다. 전설 속에서만 존재하던 괴물들이 인간 세상을 배회하고 있어 마치 진정한 세계의 종말이 온 듯해 보였다.부활한 고대의 사악한 영혼들이 곳곳에서 난동을 부리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타이탄 신들마저 인간 세상에 강림하자 헨드리는 완전히 절망에 휩싸였다.괴물들이 너무 많아 황혼 기사단과 빙신전의 인원들이 전부 동원되었음에도 그들을 막아내지 못하고 있었다.괴물들과 타이탄 신들이 함께 회의실을 향해 미친 듯이 공격을 가하고 있었다.빙신전의 전주가 홀로 현빙전법을 구축하고 여러 가지 법기를 동원해 연이어 금술을 펼쳤다. 그는 정말로 최선을 다했지만 혼자의 힘으로는 어마어마한 수의 괴물들을 막아낼 수 없었다.“구주왕님, 어서 나서 주십시오. 이대로라면 저도 더는 버틸 수 없습니다.”빙신전의 전주가 서둘러 윤구주에게 전음을 보냈다.사실 현재 난동을 부리고 있는 괴물들은 빙신전 전주 같은 강자에게는 위협이 되지 않았다. 그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었지만 윤구주와의 협약이 있었기에 도망갔다가는 참혹한 결과를 맞이할 것이다.“일단 버텨라. 아직 가장 위험한 순간이 아니다.”윤구주가 전음으로 대답했다. 그의 전법이 가장 중요한 순간에 이르렀기에 다른 일에 정신을 팔 수 없었다.웅!헨드리 상공에 세 가지 수력이 연이어 나타났다. 백호, 주작, 현모 세 사람이 성수인을 발동시키자 세 성수의 화신이 세상에 강림했다.현모는 여전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헨드리의 민간인들을 지키는 데 전력을 다했다.주작은 깃털의 수호신과 하나가 되어 붉은 그림자로 변해 괴물들 사이를 누비며 암살 기술로 수백 마리의 괴물들을 처리했다.그들 중 성격이 제일 괴팍한 백호는 가장 강한 괴물들만 골라 싸웠다.다른 이들에게 이곳은 지옥이었겠지만 싸움을 즐기는 백호에게 괴물들이 가득한 헨드리는 천국이나 다름없었다.슈욱!백호와 한 타이탄 거신이 맞붙었고 두 사람은 고층 건물 사이를 가로지르며 싸우기 시작했다. 수많은 약한 괴물들이 두

  • 구주, 왕의 귀환   제1980화

    그 사령들의 목표는 각 제단 주변의 고대 문물들이었다.하늘에 소용돌이가 나타나자 사방에서 검은 기운이 벽을 이루며 헨드리를 봉쇄했고 순식간에 헨드리와 외부의 연결이 끊겼다.사령이 빙의되며 고대 문명의 신들이 부활했다.지하 동굴에서는 무수한 죽은 자들이 석관을 부수고 나왔다. 괴이한 빛을 내는 해골들이 성전 기사들과 윌리엄이 이끄는 특수 부대를 향해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더는 설명이 필요 없었다. 성전 기사단장이 앞장서자 다른 기사들도 죽음을 각오하고 해골들과 맞붙었다.윌리엄이 이끄는 특수 부대도 열심히 싸웠지만 열병기로는 해골에게 피해를 주기 어려웠다. 불꽃만 일으킬 뿐 아무런 효과가 없었고 폭발이 가능한 화약만이 미약한 피해를 줄 수 있었다.격전이 시작되었다. 앞장선 기사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지만 이 고대 신들을 막아내기는 턱없이 부족했다. 이 해골들은 무적일 뿐만 아니라 고대 신술까지 사용할 줄 알았다.신술때문에 수많은 성전 기사들이 폭사하거나 중상을 입었다.윌리엄의 특수 부대 역시 엄청난 손실을 보았다.박물관에서는 파라오와 그의 미라 하인들이 부활했는데 가장 무서운 것은 그들의 대제사장이 파라오 본인보다도 더 강력하다는 점이다.“망할! 저 극 신급 절정 후기 대제사장은 황자에 근접한 실력을 갖췄어.”양쪽의 실력 차이가 엄청 낫기에 청해는 미간을 찌푸리고 이겨낼 방법을 찾고 있었다.실력 차이가 어마어마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맞서야 했다.차가운 기운이 응집되며 박물관 전체가 얼어붙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검은 모래가 얼음을 깨고 사방으로 흘러나왔다.뜨거운 모래는 주변의 차들을 얼음처럼 녹여버렸을 뿐만 아니라 지면까지 녹여버렸다. 미처 대피하지 못한 수많은 기사도 뜨거운 모래에 삼켜져 시체조차 찾을 수 없었다.구주군의 한 장군도 심한 화상을 입었다. 윤구주가 전수한 공법이 없었다면 그도 기사들과 함께 모래 속에 묻혔을 것이다.같은 상황이 헨드리 왕도 곳곳에서 벌어졌다. 헨드리가 세계 각지에서 약탈해온 고대 문물들이 모두 부활한

  • 구주, 왕의 귀환   제1979화

    윤구주는 단숨에 빙신전 전주의 머리 위로 점프했다. 그 신주의 위치보다 더 높은 곳에 선 것이다.이 순간 현장 모든 이들의 시선이 윤구주에게 집중되었다.“저 사람은 누구지?”“화진 사람이야!”“오 마이 갓. 저분은 화진의 구주왕이다!”윤구주는 구주에 이름을 떨친 인물로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했다. 그가 건물 옥상에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헨드리 인들은 그를 알아보았다.신에 대한 감정은 주요하게 공포였지만 인간계 최강의 전투력을 상징하는 유일무이한 존재인 구주왕은 그들의 존경을 받고 있었다.헨드리 왕도 상공에서 어두운 구름이 지면으로 점점 내려앉고 있었다. 이 음기는 보기만 해도 소름이 끼칠 정도였고 음기에 휩싸인 왕도는 겨울이 온 것처럼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졌다.이때 지휘실에서는 정보 요원들이 모니터 화면으로 각 곳에 만들어진 제단을 주시하고 있었다.황혼 기사단과 빙신전 소속 인원들이 각 제단 현장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봉인을 강화하고 있었고 제단 밖에도 병사들이 배치되어 있었다.이 요원들은 현재 왠지 모를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혔다.예감한 나쁜 일은 반드시 현실이 되는 법이었다.이때 갑자기 지하 동굴에 있는 한 제단에서 검은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성전 기사단이 봉인용으로 사용한 법기는 순식간에 부식되었고 반응할 틈도 없던 수많은 기사가 검은 기운에 삼켜졌다. 모니터 화면 너머로 들려오는 비명 소리에 정보 센터의 모든 요원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공포에 질렸다.성전 기사들은 단지 육체를 단련한 수련자들일 뿐이었기에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성전 기사단장의 법기만이 간신히 검은 기운을 막아냈고 윌리엄이 이끄는 특수 부대와 기사들은 모두 단장 주변으로 모여 목숨을 부지했다.검은 기운이 퍼지며 동굴의 석관 묘지 안으로 스며들었고 그 후 세상이 조용해졌다.모든 것을 부식시키던 검은 기운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묘지는 바늘이 떨어지는 소리조차 들릴 만큼 고요했다.“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윌리엄은 거의 정신이 나갈 지경이었고 다른 병

  • 구주, 왕의 귀환   제1978화

    그 꼭두각시에서 한 줄기 정기가 흘러나오더니 천지의 기운을 끌어모아 온도가 급격히 상승했다.천현수의 경고로 주작은 이미 준비를 마친 상태라 즉시 모든 암부 대원들을 데리고 멀리 대피했다.쿵!화염이 건물 전체를 집어삼켰고 열기가 사방팔방으로 퍼져나가며 놀라운 파괴력을 보였다.화염이 사그라든 후 반경 수백 미터가 평지로 변해 있었다.만약 주작이 문아름을 공격했다면 주변 암부 대원들이 모두 목숨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그녀 자신도 중상을 입었을 것이다.“개 같은 년. 기다려라. 언젠간 내가 너를 인지로 만들어주마. 죽어달라고 빌게 할 거야.”주작이 악에 받쳐 저주를 퍼부었다.천현수는 속으로 식은땀을 흘렸다.‘여자란 정말 무서운 존재구나. 사대 군신 중에 정상인은 하나도 없어.’윤구주는 이쪽에서 일어난 일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는 신념술로 모든 것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었다.‘대세는 거스를 수 없어. 문아름, 너도 그걸 잘 알고 있을 건데? 그런데도 너는 하늘의 뜻을 여러 번 거슬러왔지. 너는 하늘의 뜻 엿볼 수 있으면서도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망설였어. 이것이 바로 너의 가장 큰 약점이야. 네가 날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나 역시 너를 잘 알고 있어.’윤구주는 마음속으로 말했다.문아름의 치명적인 약점은 바로 상대가 압도적인 우세를 점하면 더는 손을 쓰지 못한다는 것이었다.하지만 윤구주는 이런 것들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길을 막는 자가 있으면 전부 죽여버릴 뿐.이때 회의실에서는 다시 우레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설윤이 헨드리의 왕이 된 것을 축하하는 자리였다.공중에 떠 있던 빙신전 전주는 회의실에서 벌어지는 일에는 관심이 없었다. 하늘을 올려다보는 그의 눈빛이 점점 어두워졌다.“구주왕님, 뭔가 이상합니다. 아사 신전이 도대체 무슨 꿍꿍이를 꾸미는 겁니까?”“청해 이 멍청한 놈. 뭔가 발견한 게 있으면 당장 보고하라.”빙신전 전주가 청해에게 전음을 보냈다.청해는 지금 윤구주를 따라다니는 중이었기에 빙신전 전주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 구주, 왕의 귀환   제1977화

    문아름은 남의 마음을 가지고 노는데 능통했고 윤구주 부하들의 약점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천현수의 말을 들은 문아름이 감탄하며 말했다.“천현수 씨는 자기를 잘 알고 있어서 똑똑한 척하지 않죠. 그래서 천현수 씨를 여러 번 스카우트하려 했지만 실패했었죠. 아주 마음에 들어 죽이기 아까울 정도였어요.”이 말을 들은 천현수는 미소를 지었다.“문아름 씨는 너무 위선적이에요. 왜 저희가 문아름 시를 싫어하는지 아세요? 소채은 씨는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고 소채은 씨 본인도 우리 저하처럼 순수한 사람이에요. 문아름 씨는 소채은 씨보다 한참 못해요. 저를 죽이기 아까웠다니. 하하. 제가 자신을 잘 안다고 말씀하셨죠. 저는 무도도 제대로 못 배우고 수련은 더욱 길을 못 찾았으니 아무리 영리해도 재능에 구속되어 큰일을 맡기엔 부족한 인물이에요.”그를 죽이지 않은 건 사실 천현수가 문씨 가문에게 위협이 되지 않기 때문이었다.윤구주가 왜 권모술수를 쓰지 않는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절대적인 실력이면 어떤 술수도 짓밟을 수 있었다.“천현수,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야? 설마 저하께서 이 망할 년이 온 걸 알고 계셨다는 거야?”주작이 이를 갈며 물었다.천현수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의 대장님도 똑똑한 사람이었지만 문아름의 말에 흥분해 이성을 잃은 것이었다.“저하께서 나타나지 않으신 건 문아름의 본체가 이곳에 없다는 뜻이에요. 저하께서 여기 계시는데 문아름이 감히 나타날 수 있을까요? 이전에 빙신전 부전주가 우리에게 투항했을 때도 문아름은 놀라 죽을 뻔했잖아요.”빙신전 부전주는 투항하자마자 문씨 가문의 행적을 윤구주에게 보고했다. 윤구주가 설산으로 가서 문씨 가문을 처리하지 않은 이유는 문아름이 이 상황을 미리 예측하고 이미 도망쳤기 때문이었다.나중에 암부가 설산 깊숙이 들어가 조사한 결과도 이 추측을 입증했다. 문씨 가문 사람들이 급히 떠나면서 대량의 일족들을 설산에 버려 얼어 죽게 놔두었다.“이 망할 자식들. 저하께서 서울로 돌아가시기 전에

  • 구주, 왕의 귀환   제1976화

    이 광경을 본 문아름의 마음은 비통함으로 가득 찼다.주작은 더욱 크게 웃으며 말했다.“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더니. 문씨 가문의 개들은 다 똑같은 놈들이로군요. 유라비아의 기사회 여러분. 화진의 무예를 배워보고 싶지 않았습니까? 저 문씨 가문 사람들은 화진 무도의 고수들입니다. 그들을 여러분에게 맡기겠습니다.”주작은 마치 문씨 가문이 문아름을 버릴 것을 예상이라도 한 듯 전음을 내렸다. 수많은 기사가 숨어있던 곳에서 날아와 문씨 가문 고수들을 향해 돌진했다.문씨 가문 사람들은 무도 고수들이지만 이 기사들은 일정한 의미에서 수련자들이었다.게다가 그 기사들은 법기까지 착용하고 있었다. 문씨 가문 고수들은 이렇게 좋은 병기를 사용한 적 없었다.격전 끝에 문씨 가문 고수들이 모두 제압당했고 남은 몇 명도 암부에 섬멸당했다.“이제 문아름 씨 혼자 남았군요. 재미있죠? 문아름 씨가 한 짓 그대로 돌려받네요. 예전에 그쪽이 우리 저하를 배신했듯 이제는 문아름 시가 문씨 가문 일족에게 배신당하는군요. 이 모든 게 문아름 씨가 자초한 일입니다.”주작이 사납게 욕을 퍼부었다.“그래요. 주작 씨 말이 맞아요. 이런 결말은 제가 치러야 할 대가죠. 하지만 구주가 구주왕으로 남는 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 해도 구주는 우리 문씨 가문의 적일 겁니다. 어쨌든, 저와 구주는 진심으로 사랑했던 사이입니다. 저는 구주를 사랑한 걸 후회하지 않아요. 구주도 저를 사랑한 걸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저는 구주를 배신했지만 동시에 구주에게 인간의 심리를 이용하는 방법을 가르쳐줬죠. 그 기술은 쓰지 않을 수 있어도 방어할 줄은 알아야 한다고. 그 덕분에 구주도 저에게만 졌을 뿐 다른 사람의 계략에 넘어간 적 없었잖아요.”감정에 젖은 목소리로 말하고 있는 문아름의 표정은 주작의 이를 갈게 했다.화가 잔뜩 난 주작을 바라보고 있는 문아름의 눈동자에 교활함이 스쳐 지나갔다.그렇다. 그녀는 주작의 마음을 이용하고 있었다.그녀는 주작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이 여자는 수단이 잔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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