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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다음 날이 되자마자 나는 빠르게 신혼집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열쇠를 바꾸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안에서 남자와 여자의 웃음소리가 간간이 들려왔다.

다행히 어제 일깨워 준 오윤서 덕에 나는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대책까지 세웠다.

나는 서두르지 않고 태연하게 친척들에게 전화를 돌리면서 구준우에게 선물을 준다는 핑계를 대며 신혼집으로 불렀다.

친척들이 내 신혼집 앞에 모이자 나는 초인종을 눌렀다.

구준우는 한참 지나서야 현관문을 열어주며 짜증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누구세요? 음식 배달이에요?”

그는 상의도 입지 않았다. 달랑 반바지 하나만 입은 채 나왔다.

그러자 친척들이 바로 눈살을 찌푸렸다.

안에선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준우 씨, 누구야?”

목소리의 주인공은 윤세아가 아님을 눈치챘다.

친척들의 기억력은 아주 좋았다. 전과 다른 여자의 목소리에 바로 구준우를 밀친 후 안으로 들어갔다.

“결혼을 앞둔 새신랑이 지금 이게 다 뭐 하는 짓이니? 집안 망신을 네가 다 시키는구나!”

“꺄악!”

집 안은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소파에선 여자의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여자는 알몸 상태였던지라 얼른 방으로 숨어버렸다.

인과응보이다.

“구준우! 어떻게 이런 상스러운 짓을 할 수가 있는 거니?!”

“살면서 너 같은 아이는 처음이구나! 결혼을 코앞에 두고 감히 다른 여자랑 뒹굴어?!”

친척들은 구준우를 향해 손가락질하며 욕하기 시작했다.

분위기가 험악해져 가고 있을 때 언제 도착한 건지 모를 윤세아가 문 앞에 서서 발을 동동 굴렀다.

그녀는 이내 눈을 반짝이더니 나를 발견하자마자 내 뒤로 숨으며 기쁜 표정을 지었다.

“성현 씨, 나 보러 온 거야? 드디어 나 용서해주기로 한 거야?”

나는 질색하며 윤세아가 뻗은 손을 피해버렸다.

윤세아는 서운한 듯 입술을 짓이기며 상처받은 눈으로 나를 보았다.

나는 픽 웃었다. 명백한 비웃음이었다.

“내 신혼집에서 구준우랑은 행복하게 살고 있었어?”

윤세아의 안색이 창백해지고 목소리도 덜덜 떨렸다.

“난 그냥, 그냥 지낼 곳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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