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7화

윤세아는 온몸이 젖어 있었다. 손에 분명 우산이 있으면서도 왜 쫄딱 젖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머리칼에서 뚝뚝 떨어지는 빗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나는 하마터면 눈앞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 알아보지 못 할 뻔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도 나는 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았다. 어차피 구준우를 찾아가 위로를 받을 테니 말이다.

윤세아의 일은 더는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

물론 내 일도 윤세아가 상관할 필요가 없었다.

“네가 상관할 바가 아니야. 얼른 집에나 가.”

나는 오윤서와 다시 만나게 되어 아주 기분이 좋았지만 그 기분을 윤세아가 망쳐버렸다.

얼른 집 안으로 들어가 소금을 뿌리면서 윤세아를 쫓아내고 싶었다.

윤세아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난 그냥 밖에 비가 내리기에 성현 씨가 우산 없이 출근했을까 봐 우산 가져다주려고 온 거였어.”

그러자 옆에 있던 오윤서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니까 우산을 가져다주려고 회사 앞이 아닌 집 앞에서 기다렸다고요? 은행 찾아가서 돈 내놓으라고 하는 거랑 뭐가 달라요.”

오윤서의 이상한 비유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그래, 맞아. 윤세아는 비가 아무리 세게 내려도 그간 우산 한 번 가져다준 적 없었잖아.'

만약 우산이 하나뿐이었다면 윤세아는 항상 자기가 절반 이상 끌어당겨 썼다. 행여나 빗물에 젖을까 봐 말이다. 우산 밖으로 몸이 나온 나를 신경 쓴 적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가식적인 모습으로 우산을 든 채 내 집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비에 쫄딱 젖으면 내 마음이 약해질 것으로 생각한 지 말이다. 참으로 아이러니했다.

윤세아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이를 빠득 갈며 나를 보았다.

“성현 씨, 나 들어가서 빗물이라도 좀 닦으면 안 될까?”

드디어 목적을 드러냈다.

불쌍한 척 연기를 하며 우리 집으로 들어간 후 나의 부모님의 동정을 사는 것이 목적이었다.

인간과 인간 사이엔 진심이라는 것이 존재했다.

윤세아는 단 한 번도 나에게 진심이었던 적이 없었다. 영원히 어떻게든 나를 이용해 원하는 것을 이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